일개 게이머가 게임매장을 차린다는 건 그냥 허황된 꿈이다 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던 사람입니다
이상과 현실은 따로 논다는 걸 알게된 나이가 되버리기도 했고요
그냥 직장생활 하면서 소소하게 게임 구매하고 가끔씩 게임리뷰 만들면서 즐기는 데에 만족하자
그렇게만 게임을 즐겨도 충분히 만족 스러웠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경남 진주에는 게임매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타이틀 수급이 무척 힘들죠
대형마트나 DL판 구입, 오픈마켓이나 해외에서 주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거의 다 정가로 사야하고요
사실 누군가 진주에 차렸으면 했습니다...근데 아무도 안차리더라구요
그럼 이렇게 된거 내가 오픈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순간적으로 겁이 나더군요
무턱대고 할 사업도 아니고 좀 더 신중해지자 라는 생각에
자영업 하는 지인들에게 상의하고, 실제 업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유통총판 몇군데 방문해 창업(?)상담을 받으면서 느낀건
'지금 아니면 다시는 못하게 될 것이다, 꿈을 저버리자 말자’ 라는 결론이 섰고
결국엔 저질러 버리고...... 어느덧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럼 그동안 어떻게 오픈준비를 진행했는지 하나둘씩 풀어볼까 합니다
미리 긴 글 사과드립니다
상가계약
핫플레이스(?) 상권에 진입하기엔 큰 여유자금도 없었고 월세 충당도 힘들듯 하여
그 곳과 멀지않은 곳에 있는 비어있는 매장을 잡아 계약했습니다
권리금도 없었고, 보증금 및 월세가 합리적이고 자리도 괜찮은 편이긴 했는데
오래된 건물인지라 하나부터 열까지 다 뜯어 고쳐야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망설이긴 했지만, 자리가 좋아 이쪽으로 계약하자! 라고 마음먹고 바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엔 인테리어를 셀프로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문 인테리어 업체에 견적 문의를 하였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많은 금액의 견적이 나와버린 겁니다 (기천만원 정도 나왔습니다;;;)
그래도 매장은 깨끗하게 잘 하는게 좋을거 같아 그래도 계약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너무 비싸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 힘들지만 자재를 직접 구입해 셀프 인테리어를 하자는 결론이 섰습니다
가구 배치나 조명등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모든 준비과정 중 가장 힘든 것은 더위일 것이다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을 때였습니다
철거시작
일단 낡은 샷시부터 건물의 목재가구 기타 부수적인 것들을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목재는 건설현장에 불뗄때 쓰신다고 해서 그냥 무료로 드렸고
시멘트나 샷시같은 물품은 폐기물이라 고물상 및 폐기물처리하는 곳에 금액주고 정리했습니다
이제 완전 텅 비어지게 된 건물
유리문 설치
철거 때 모든걸 다 뜯어낸 상황이었기에 문부터 달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유리문 설치
조명 설치
요즘에 유행이라는 레일조명을 달고 싶어서 일단 천장을 검은색으로 칠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살인적인 폭염이 시작되고 있었다는 것이죠
참고로 이때는 선풍기 에어컨도 틀 수 없던 상태여서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삐질삐질 나던 때였습니다 (오죽 더웠으면 인명피해도 나고 했으니 말 다했죠)
아무튼 천장을 전부 검은색으로 칠한 후, 용접 작업을 거쳐 조명 뼈대를 만들고
미리 조명가게에서 주문해 놓은 레일조명을 설치
전기는 정돈되진 않았지만, 일단 살아있는 콘센트가 하나 있어 대량의 멀티탭을 구매하여 어찌어찌 사용했네요
에어컨 설치
가게가 5.5평 정도라 큰 에어컨이 필요없을 거 같아
벽걸이 에어컨으로 설치를 했는데....문제는 전혀 시원하지 않다는 겁니다
가게가 앞건물이 없이 넓게 탁 트인 곳에 있어 직사광선이 직빵으로 들어왔는데
유리문을 닫아두고 있으면 완전 한증막처럼 푹푹 찌는데다 선팅이나 어닝천막을 아직 못했고
출력도 낮은 벽걸이를 설치해서 에어컨을 틀어도 전혀 시원하지가 않더군요
또 여름시즌인지라 에어컨도 가격이 올라버리는 바람에
이번 여름은 어떻게든 버티고 나중에 큰걸로 바꾸자 라는 생각으로 일단 쓰기로 했습니다
(매장에 에어컨 설치는 가게 평수의 2배 출력으로 구매해야 한다네요...)
바닥 공사
바닥은 그냥 시멘트 바닥이었기에 타일을 골라 본드 바르는 방식으로 시공할 계획이었습니다
원래는 옅은 회색으로 하려고 했는데, 특가라면서 어떤 품목이 한박스(한박스에 보통 1평 시공할 수 있는 양)에
2만원에 판다는 겁니다..정확히 말하면 특가보단 재고떨이에 가까운 거지만
원했던 색상보단 좀 더 진한 회색이었지만 그래도 싸다! 라는 생각에 6박스를 주문하고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원래는 평평하게 해놓고 작업을 했어야 하는데
그걸 놓치고 진행하는 바람에 좀 애 먹었습니다. 다시 뜯을 수도 없고 ㅜ
목재가구 설치
원래는 벽에 페인트칠 먼저하고 바닥하고 그 다음에 가구를 배치하는 것이 순서상 맞는데
각 업체들이 때마침 여름휴가철인 상황이라 엄청나게 많이 꼬여버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아직 휴가가 아닌 업체들 순서대로 하다보니 결국 마구잡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목재가구는 (처음)원하던 제품보다 제작하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하게 나와버려 제작하는 것으로 결정했는데
주문해 놓은 목재가구 (선반, 수납장 등등..)이 먼저와버리는 바람에
일단 설치부터 하고 페인트 칠은 눈에 보이는 곳만 하자...라는 것으로 급 선회가 되었습니다
벽 공사
저 열리지도 않는 문은 어떻게 처리할 방법이 없어 합판으로 막아버리자 라는 결론이 생겨
구간별로 각목을 놓아 뼈대를 만들고 합판을 잘라 덮어버리기로 했습니다
다 완성된 모습, 이제 어느정도 정돈 된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저 태양 들어오는 것 보십쇼....정말 덥습니다)
페인트 작업
가운데는 회색, 양 옆은 흰색으로 칠하기로 결정
회색은 원하는 색상이 없어서 흰색과 검은색을 혼합해 조색한 페인트를 사용하였고
흰색은 시중에 판매되는 외벽용 수성페인트를 사용했습니다
아직 간판이나 선팅작업을 하지 않았기에 매장 오픈 전단지(?) 비슷한것도 붙여 놓았구요
이제 페인트칠 완성! 그럴싸하죠 ㅎ
선팅 및 간판작업
자외선을 줄여야 하기에 선팅작업은 필수가 됩니다
그래서 선팅작업은 시안을 직접 디자인(이라고 하기엔 민망하지만)하여 광고사에 전달하고
바로 작업을 진행해 주었습니다
간판은 검은색 배경에 흰 글씨로 결정
요즘에 대부분 게임매장이 간판을 파란배경으로 하는 분위기인지라 파란색으로 해야되나 싶었는데
매장 분위기를 블랙&화이트로 잡았기에 심플한 것으로 가기로 결정
간판 역시 용접작업을 거쳐 셀프로 만들어 냈습니다 (설치는 물론...전문 기사님들이 해주셨습니다)
로고나 문구는 광고사에서 출력받아서 그 안에다가만 LED 작업을 했네요
그래서 조금은 특이한 간판이 만들어졌습니다...그리고 많이 심플하죠 ㅎㅎ
유리 장식장은 근처 금은방에서 안쓴다고 버리려는거 하나 공짜로 얻어서 검은색 락카칠 했습니다
밤에 찍은 매장 앞모습
유리문 왼쪽 공간에 게임 트레일러 편집영상을 틀어 시험방송을 해봤습니다
영업중엔 항상 이런식으로 제품홍보 겸 트레일러를 틀 예정입니다
보안업체 계약 및 기타 부자재 구입
그 사이에 세무서에 가서 사업자 등록을 마쳤고 전화 및 인터넷 설치
매장에 방문해 주실 고객분들을 위한 체험존 준비 (뭐 제가 더 많이 할것 같지만 ㅎㅎ)
명함 및 운영하면서 필요한 각종 물품 구매
원할한 거래를 위해 택배회사 계약, 인터넷카페 관리 등 몇가지는 운영하면서 하나씩 갖춰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보안업체도 정상적으로 계약을 했습니다, 카드단말기는 내일(27일)쯤 들어온다고 하네요;;
그러던 와중에 광복절도 찾아왔습니다......
돌출간판 설치
이건...사실 할까말까 고민하던 부분인데, 그래도 찾아오기 조금 더 수월(?) 하라는 의미이서
하는게 좋다고 하더군요 좀 부랴부랴 만든감이 없지않지만 그래도 만들었습니다
이것 역시 용접작업을 거쳐 광고사에 출력 받아 작업했습니다
근데 크기도 작고 글씨도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그런가..효과가 별로 없네요 ㅜㅜ
물품수령
이제 마지막으로 물품을 채웠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죠, 수요를 예측할 수 없어 일단 구색만 맞춘 상태입니다
조금 더 하고 싶지만 욕심이라며 일단 조금만 하고 꾸준히 주문하는 것으로 하라더군요
일단 작게 시작하고 꾸준히 주문해 나가는 식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개점준비
사실 여기까지 준비하는데 지인들의 도움이 많았습니다
저렴한 업체를 소개해주고, 돈이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후불거래를 해주고
물품 수급부터 인테리어, 업계 전반적인 상황 등 사업에 대한 많은 조언들을 해주셨습니다
물론 인테리어는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닌 셀프로 진행한 것이기에
화려하고 멋지고 깔끔한 매장은 만들지 못했지만
모든것 하나하나 제 손을 거쳐서 완성되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매장이기에 물품도 부족하고,
가격도 서울에 어느 큰 매장처럼 최저가로 드리기엔 조금 힘들 수 있고
지방이라 물품이 (출시일 기준)하루,이틀 지연되어 빠른 공급이 안될 수 있는 리스크도 있겠지만
(가끔 발매일에 출고가 되는 제품의 경우 지방은 배송상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하루정도 지연됩니다)
많은 분들의 걱정과 격려 그리고 비아냥도 있었지만, 좋아서 시작하는 일이니 만큼
끝까지 그 소신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경남 진주시 거주분 뿐만 아니라 인근에 계신 분들 많이들 놀러오세요
게임도 즐기고 타이틀 교환도 하시고 게임이야기도 나누고
현재로선 제가 해드릴 수 있는건 음료수 정도밖에 안되겠지만
서부경남 비디오 게이머들의 아지트, 쉼터 같은 곳으로 느낄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나중엔 서비스 팍팍 드릴 수 있도록 잘 운영해 나가겠습니다
매각도 많이 많이 해주세요 ㅎㅎ
내일(8월 27일)부터 임시 오픈을 시작합니다.
정식 오픈은 29일(토) 이지만 내일부터 장사 시작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열심히 할게요 응원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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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많은 응원 덕분에 베스트 글로 가게 되었네요
다시한번 응원과 격려, 조언해주신 많은 유저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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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매장 오픈 하신거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조심하실게 유리문 장금장치나 cctv설치도 생각해 보셔야 할것 같네요 예전에 루리웹에서도 게임매장 하시던 분 있으셨는데 유리문 장금장치를 쉽게 부수고 들어와 비싼 제품들만 훔쳐갔는데 주변에 cctv가 없어 도둑 못잡으신 사례가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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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그 이야기는 알고 있어서 바로 경비업체는 계약 및 시공을 마쳤습니다 항상 조심해야죠 ㅎㅎ 조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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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 그거 루리에서 유명한 사건이었는데 아직 못잡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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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이름은 플레이스테이션인데 마크는 대난투인게 함정... 축하드립니다 번창하세요... 서울이면 가보겠는데 너무 멀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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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업체도 100% 신뢰하시면 안됩니다. 10명도 안되는 최소 인원으로 시 전체를 커버할려고 하니 늦장대응이 빈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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휑 한게 아직은 좀 모자란것 같네요 ㅎㅎ 차근차근 더 준비해야죠 ㅎ | 15.08.26 14: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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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매장 오픈 하신거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조심하실게 유리문 장금장치나 cctv설치도 생각해 보셔야 할것 같네요 예전에 루리웹에서도 게임매장 하시던 분 있으셨는데 유리문 장금장치를 쉽게 부수고 들어와 비싼 제품들만 훔쳐갔는데 주변에 cctv가 없어 도둑 못잡으신 사례가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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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 그거 루리에서 유명한 사건이었는데 아직 못잡았구나 | 15.08.28 16: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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