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을 앞둔 지난 1년,
실패와 좌절만 함께하던 제 삶에
정말 감사한 일이 많았습니다.
첫 장편소설 <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가
한국 소설 베스트셀러가 되어 교보문고 본점에서 사인회도 하게 되었고
루리웹 게시글 링크 -> 열심히 하니 결국 되네요..(첫소설 베스트셀러)
올 봄엔
한국의 대문호인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문화재단에서
'창작 지원 소설가'로 선정되어
선생님 생가에서 숙식을 제공 받으며 집필할 수 있는 영광도 얻었습니다.
루리웹 게시글 링크 -> 소설가 박경리 선생님 생가에서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여름엔,
돌아가신 할아버지께 뒤늦게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되기도 했습니다
루리웹 게시글 링크 ->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6.25 한국전쟁'에 참전하셨었습니다.
뭐지?
왜 나한테 이렇게 감사한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나는 걸까?
이 감사함을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
그런 고민을 하다가
이번 자선 기부 전시회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8월 중순의 어느 날 새벽,
텅 비어있는 갤러리에 도착해 짐을 옮겼습니다
(이렇게 차에 꽉꽉 채워 총 9번 옮겼습니다... 뭐가 이리 많은지...)
애처롭게 홀로 서 있는 그레이트 다간...
이번 전시에 메인이 될 셀 원화들 바닥에 펼쳐보며 점검하고...
셀화 및 원화란?
과거 애니메이션의 아날로그 제작 방식으로
원화를 셀로판지에 덧댄 뒤 채색을 한 그림 여럿을 묶어 작품을 완성하는 방법
작품 제작비에 따라 적게는 1초당 8장의 셀화에서 많게는 1초당 22장까지 그렸다고 합니다.
다음날 오전 일찍 '반도의 중년'님과
팀원분들께서 오셨습니다!
반도의 중년님께선 이번 전시의 '좋은 취지'를 알게 되자마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전시회를 홍보해주시고,
가장 애정하는 귀중한 작품들도 협찬해주셨습니다.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반도의 중년' 님의 든든한 뒷태
멋진 작품과 멋진 장인
.
.
.
.
.
다음날엔
베스트하비와 굿스마일 컴퍼니에서 보내주신 협찬품도 도착했습니다
베스트하비 대표님 손이 정말 크신...
같은 기간에 베스트하비도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써머페스타'를 개최하느라 정신없이 바쁘셨을 텐데
베스트하비 대표님과 상무님께서
이쪽 자선 기부 행사의 취지에 무척 공감해주시며
물심양면으로 신경 써주셨습니다.
이렇게
베스트하비 써머페스티벌 행사장 곳곳에
자선 기부 전시회 포스터와 베너도 놓아주셨습니다.
이제 전시회 오픈까지 남은 5일간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해봅니다
셀 원화의 사이즈에 맞춰서
액자 120개 주문
맞춤 액자 도착
'액자365' 라는 회사에서 주문 제작했는데
정말 빠르게 만들어 퀵으로 보내주셨습니다
제일 힘들었던 일 중 하나인 100점이 넘는 셀 원화를
액자(맞춤 제작)에 끼워 넣기
갤러리 벽에
오와 열을 맞춰 못을 박아 거는 일
.
.
.
한 달 동안 디자이너님과 고심해가며
같이 만들었던 포스터와 베너도 도착하고...
포스터 및 베너 디자인 :
안수진 디자이너 soooyaa.design@gmail.com
방문객들께 기념으로 드리려고 제작한 이 포스터는
인쇄비가 100장에 28만 원이나 들어갔습니다.
제일 좋다는 최고급 용지로 뽑았습니다.
최고의 손님들에게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귀한 작품 사진을 포스터에 쓰도록 허락해 주신 반도의 중년님께도 그게 예의인 것 같았고요)
베너도 세워둔 뒤에
이제 테이블 배치를 해봅니다
혼자서 테이블 자리를 몇 십 번이나 옮겨가며 전시 위치를 요리조리 계속 바꿔보고...
전시회 당일날 아침까지 매일 20시간 가까이 갤러리에서 숙식하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너무 피곤할 때면 갤러리 한쪽에 이렇게 박스를 깔고 그 위에 누워서 30분, 1시간씩 잤습니다
(우체국 박스가 의외로 엄청 푹신합니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구세주 해맑게 등장
세상 해맑고 이 인상 좋은 친구는
그동안 지역 사회에 꾸준히 좋은 일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번 전시회를
'자선 기부 행사'로 하게 된 가장 큰 동기를 준 친구이기도 합니다.
친구는
앞으로 보육원 '선덕원' 아이들이 치과 진료, 치료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얼마든, 무료로 치료해 주겠다고
보육원에 무상 의료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최고의 도움 아닌가 합니다.
멋있는 놈
암튼,
빡시게 일하고 돌아간 친구의 뒤를 이어
또 다른 구세주도 등장 !
키덜트 취미 생활을 정말 즐겁게 잘하고 계시는
회원님이 도움 주러 와주셨습니다
(힌트 : 별명이 '후추'이신 분)
그것은 바로 전시품 포징!
이것이 전문가의 손길!
와... 포징만으로 킷들이 이렇게 몇 배는 더 멋져 보일 수 있구나 싶은 순간입니다
그렇게 전시회 준비가 얼추 끝나갔습니다.
먼 걸음 방문해 주시는 분들께 하나라도 더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아직 준비를 완전히 끝마치진 못했지만,
건너건너 자선 기부 전시회 소식을 알게 된
매일경제 기자님께서 취재 차 가장 먼저 방문해주셨습니다!
https://www.mk.co.kr/news/culture/11098261
https://www.mk.co.kr/news/premium/11098263
그렇게 두 건의 기사도 올라오고...
.
.
.
그리고
대망의 전시회 오픈 당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무도 안 오면 어떡하지...' 하는 우려와 달리
오픈 시간에 맞춰 갤러리 인근에서 기다리고 계셔주셨던 회원님들... ㅠㅠ
뉴피스에서 촬영도 와주시고
갓 브레이브 스튜디오에서도 와주시고
유튜브 건담홀릭 채널에서도 와주셨습니다
(사진은 아인스님과!)
용자 전문 유튜브 채널 'C2FACE'를 운영하고 계신 회원님께서
용자 아크릴 세트도 선물해주시기도 하고...
어째 얼굴이 점점 부어갑니다...
그렇게
이 무더운 여름에
4일간 무려 381명이 다녀가 주셨습니다.
전시회 장소에 혼자 있느라
밥은커녕 소변 보러 갈 틈도 없이
4일 내내 바쁘고 힘들었지만,
즐거워 해주시는 방문객들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또 루리웹 뿐만 아니라
모두의 건프라, 액션 피규어 카페, 키덜트 용자세상, 미니카붐, 브릭나라 등등...
각 회원님들(이라 쓰고 가족이라 읽습니다)께서
고생한다며
음료며 빵이며 김밥이며 만두며
꽃이며(?!) 가져다 주셔서 힘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전시회는 불미스러운 일 한 번 없이
성황리에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 치우자...
(전시품 다 치우고 집으로 옮기는데만 이틀이 걸리더라는....)
짐을 모두 뺀 뒤,
이제 가장 조심조심해야 할 일이 남았습니다
반도의 중년 님께서
맡겨주신 귀한 작품들을 다시 돌려 보내드리는 일!
장갑을 끼고
'예술 작품 보존'이라는 생각으로
곽 티슈를 아낌없이 감싸 작품을 보호해준 뒤
뽁뽁이를 3중으로 감싸줬습니다.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즐거웠다 !
그렇게 정이 든 다간과 친구들도
반도의 중년 님 품으로 안전히 돌려보내드렸습니다.
전시회 정리가 끝났으니
이제 갤러리 원복을 해야지요
아름다운 사람들이 오간 자리는 좋은 향기를 남겨야 하는 법.
사실....
이쯤되니 몸이 너무 피곤해서
갤러리 '화장실'에서 3시간이나 졸아버린 탓에
결국 사장님 혼자서 일 다해주신....
어찌되었든(?)
대관하기 전보다 깨끗하게 원상 복구 완료!
이제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았습니다.
남겨주신 방명록을 토대로
전시회에 와주신 분들 명단을 정리하여
보육원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일입니다.
밤새 방명록에 적힌 글을 보며 이름, 연락처, 기부금, 방문 인원 등을 엑셀 파일로 정리하고...
10원 하나라도 틀리지 않게
몇 번을 다시 확인하고 또 다시 확인하고...
그렇게 정리한 명단과
맡겨주신 귀한 마음(!)을 들고
서울시 종로구 소재 보육원인 '선덕원'으로 향했습니다.
원장님과 담당 직원분께
기부자 (전시회 방문자) 성함과 연락처, 기부내역 등 전달드리고
본 행사의 취지도 소개했습니다
보육시설 선덕원을 소개해주시는 원장님
아이들이 지내고 있는 공간도
아이들에게 잠시 양해를 구한 뒤
함께 방문하여 보여주셨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쾌적하지만
'고시원'을 개조한 공간이라 어쩔 수 없는 '답답함'이 느껴졌습니다.
마음이 숙연해지는...
내가 이 아이들에게 뭘 더,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 고민이 많아지게 되는...
분위기를 바꿔서
보육원의 마스코트이자 실세(!)인 '마음'님(!)과도 인사...
정말 너무너무 착하고 귀여워서 아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죠.
제 차가 떠날 때까지 주차장 앞에 나와 감사 인사해주시는 원장님...
(오른쪽에 있는 의리의리한 저택은 선덕원과 무관한 개인 가정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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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준비하다보니 알게 모르게 야금야금
돈이 정말,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야이 멍청아. 그럼 그냥 그 돈을 기부하면 되잖아."
라고 말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말도 맞습니다.
그게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이겠지요.
하지만
왠지 이번엔 '우리 다 같이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
유년 시절 우리는
텔레비젼 앞에서 만화를 보고,
로봇을 좋아하고
그렇게 유년기를 보낸 과거를 추억하고
그게 우리의 '낭만'이라면
우리의 낭만을 조금씩 모아
지금 이 순간 '낭만'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
전시회 기획 단계부터 함께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무더운 여름 날 먼 걸음 해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늘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걱정하고 마음 쓰는 모든 분들
우리 모두가 용자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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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 있는책인데, 와이프가 산거같아요 ㅋㅋ 집에가서 읽어볼게요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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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신분의 '낭만'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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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그 자체입니다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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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깊고 의미 있는 전시회를 관람 못해 아쉽네요..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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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신나갔네 ㅋㅋ 전글보기 누르다가 베스트셀러 가셧다길에 집에있는책이라 댓글단다고 여기 달아버렸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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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 있는책인데, 와이프가 산거같아요 ㅋㅋ 집에가서 읽어볼게요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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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85
아 정신나갔네 ㅋㅋ 전글보기 누르다가 베스트셀러 가셧다길에 집에있는책이라 댓글단다고 여기 달아버렸네요 ㅠ | 24.08.30 14: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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