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진] (부고)천일모험기 호크윈드를 추억하며

[낭인자파]

이제는 추억의 게임잡지 게임매거진이지만 한때는 인생에서 올인했던... 어쩌면 누군가에겐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시기일 수도 있던 그런 추억이 깃든 물건입니다.

유일하게 TRPG코너를 다루던 잡지인데 그 코너에서 초심자들을 위해 기존에 플레이하던 TRPG스토리를 제공한 게 천일모험기이고 가장 인기있던 플레이어가 호크윈드 입니다. 게임매거진의 박형구 기자님이죠. 제 직속선배이자 저를 매거진에 취업시킨 분이기도 합니다.

지난 11일에 박선배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을 다녀왔습니다. 다른 매거진 동료분들도 많이 오셨어요. 똑똑하고 웃음이 많은 분이셨는데... 저보다 나이도 별로 많지 않은데... 죽음은 다 허망하지만 이제 우리세대 차례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상념에 젖어 박선배랑 만들던 매거진을 다시 열어봤습니다. 사실 만든 책은 다시 안읽게 되요. 지금와서 읽으면 오글거리는 게 많아서요.

그러다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루리웹에도 많으실 거라 생각이 들어 이 자리를 빌어 적어봅니다. 추억하시는 분들도 같이 빌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여기가 내사진 갤러리라 제 사진을 올립니다. 달리 어디에 이 글을 써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adoru0083]

게임매거진의 D&D 천일모험기.. 진짜 추억이네요.
중3때 친구가 게임매거진에 게임공모전 응모해서, 상품으로 받아온게 D&D 룰북이었고(빨간책이랑 파란책)
(그 친구는 나중에 웹툰 '와라!편의점' 그려서 애니화까지 되었는데, 지금은 뭐하는지..)
주말마다 모여서 전부 TRPG 초짜라 천일모험기 보고서 참고를 많이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닥돌전사 호크윈드는 진짜 강렬한 이미지였죠.
오랫만에 저 이름을 들으니, 고등학교가 갈라진 뒤에도 주말에 만나서 TRPG하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멍청한마법사]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96년 고3 때 당시 갓 개장한 여의도 중소기업박람장에서 열렸던 게임전시회에 여름방학 자율학습을 째고 친구와 같이 갔었죠. 당시 막 개통한 5호선이 신길역이 개통되지 않아서 당산역에서 내려서 버스 타고 가서 고생을 했었죠. 그때 게임메거진 부스에서 받았던 창간호에서 처음 천일모험기를 보고 처음 TRPG를 접했고 수험생 주제에 친구들과 파티를 구해서 모험을 즐겼었죠. 물론 자율학습 짼 결과 담임한테 두둘겨 맞기는 했습니다. 플레이도 일요일에 학교에 공부하러 간다고 나와서 교실에서 모여서 했더랬죠...

[THERei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TRPG라는것을 여러분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단순한 취미생활의 얕은 지식이 아닌 젊은날의 추억이자
제 삶의 일부가 되어있습니다.
호크윈드,위스퍼링레인,탈리에신,머즈,단검의캘리온

[탕고]

와.... 중고등학교때 참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덕분에 나도 언젠간 TRPG를 해봐야지! 하고 그당시 게임매거진에서 발매한 박스를 아직도 소장중입니다.
덧붙여서 지금은 친구들과 5판을 진행중입니다.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샤아♡]

좀 늦게 부고를 듣고 아니 어쩌다가? 했다가 어디 공유할데도 없고 해서 클리앙에 올렸었는데 그땐 왜 루리웹을 생각을 못했지? 싶어서 검색해봤네요.

국내의 척박했던 TRPG 계를 개척하셨고,
이후 많은 후진들이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길잡이역할을 하셨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