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작년 이맘쯤인가... 길티기어 Xrd Sign 이 발매되면서 제가 난생 처음 콘솔에 입문을 하게 됐습니다.
오로지 이 게임 하나만을 위해서 PS4도 사고, 게임도 당연히 사고, PC연결용 캡쳐보드까지 사고...
그리고나서 게임을 시작하려니 당연히 듀얼쇼크로는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인데, 저렴하게 구해온 스대철 파이팅스틱의 경우엔 PS4를 지원을 하지 않아서
이 스틱에다가 길티기어 패드를 개조해서 PS4 용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발매된 길티기어 한정판에는, PS4 를 지원하는 패드 하나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정작 게임 자체는 스토리모드의 언어 문제로 DL판을 또 샀기 때문에, 사실 오로지 이 패드 하나를 갖기 위해서 한정판을 구매한 셈이죠.
이게 길티기어 한정판에 포함된 패드입니다. 사실 패드의 완성도는 상당히 저렴합니다. 이 패드를 그대로 쓰는 많은 사람들이 패드 자체가 쉽게 부서진다고 하네요.
뭐 저에게 필요한건 패드가 아닌 기판이니, 패드 겉부분은 분해해서 버립니다.
내부에는 요렇게 생긴 기판이 간단하게 있습니다. 음 이 사진은 이번에 추가개조하면서 찍은 거라 이미 기판들에 상당한 납땜의 흔적들과 기판벗겨짐의 흔적들이 보이네요...
기본적으로 방향키4개와 다른 모든 버튼들의 음극(-극)은 전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제일 하단부의 스위치는 PS3/PS4 전환 스위치이지만 저는 PS3이 없으므로 사실상 쓸 일이 없습니다.
버튼의 접점 크기중에서 대체 왜 상단의 세모 네모 R1의 3버튼은 쥐꼬리만한 접점으로 만들어졌는지는 알수가 없네요.
이건 초기에 스틱과 연결했던 기판을, 테스트용으로 선을 더 따서 키보드와 연결을 해보던 사진이네요.
처음에 스틱은 정상작동하였지만 제가 스틱을 잡아본지도 하도 오래된 터라 좀처럼 익숙해지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키보드를 제작해보기로 하고 되는지 안되는지도 모르는 채로 일단 제작부터 들어갔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메이크키보드라는걸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기본적인 구조는 거의 동일합니다. 사용된 기판만 듀얼쇼크 기반인듯 하구요)
임시로 박스에 스위치를 그냥 대충 박은다음 납땜을 해서 테스트를 해보는 사진이네요.
이때는 음극(-극)을 선 한가닥으로 병렬로 때웠습니다.
완성샷입니다.
사실상 게임 플레이는 불가능한 수준의 내구성이고, 그냥 버튼들이 정상 작동 한다는 점을 확인만 한 걸로 만족.
스틱+박스다 보니 책상위에 올리고 게임을 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한 크기죠.
이 책상 사진도 굉장히 오랫만에 다시 보게 되네요. 벌써 2년이나 지났군요.
그래서 이 녀석을 이제 제대로 만들어보기 위해서, 난생 처음 써보는 오토캐드 (체험판) 라는 프로그램으로 진짜 단순하게 도면 찍찍 그려서 주문을 했습니다.
이때 당시만 해도 목표는 오로지 경량화 + 그래도 언젠가는 스틱을 쓸지도 모르니 스틱과의 호환성을 유지.
이 두개의 목표를 만족하기 위해서 리시버와 컨트롤러가 서로 분리가 되게 됩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후회할 짓이였죠.
일단 컨트롤러부분을 조립해 본 사진이네요.
이때는 이동키에 적축, 버튼부에 갈축을 사용했습니다.
리시버 부분 완성된 사진입니다. 말 그대로 기판만 달랑 들어있고, 이 기판을 DVI단자에 연결했습니다.
이쪽은 컨트롤부 사진입니다. 키보드 축과 DVI단자가 서로 연결된 형태죠.
그리고 이 두 단자를 DVI케이블로 연결을 해 주면 작동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만든 이유는 위에도 잠깐 언급했듯이, 나중에 스틱도 DVI단자를 달아서 스틱과 키보드를 전부 쓸 생각이였습니다.
그리고 이 키보드를 만든 뒤로 2년동안 전 단 한번도 스틱을 찾지 않았고, 여전히 스틱은 DVI단자는 커녕 내부 배선도 정리가 안 되어 있죠^^;
이건 당시의 키보드 완성샷입니다.
나름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으나, 여기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일단 팔목의 높이에 비해 키 스트로크 시작점이 너무 높고, 왼손과 오른손이 너무 바짝 붙어있어서 상당히 손목에 무리가 가는 구조였습니다.
게임을 장시간 하기에는 손목이 아파서 불가능할 정도였구요.
또 DVI케이블을 사이에 연결하다 보니 가끔 특정 버튼이 씹히는 증상이 생기더군요. DVI단자가 기성품처럼 완전히 고정되는게 아니라 실리콘으로 대충 둘둘 붙여놨더니 가끔 뒤틀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뭐 사실 케이블 문제야 다시 잘 꽂아주면 되니 크게 지장은 없는데, 손목 부분은 정말 타격이 컸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큰맘먹고 새로운 구조의 인체공학적 키보드를 설계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게 구 버전의 키보드 도면입니다. 캐드 체험판이야 진작에 끝나서 새 버전을 깔아보니 잘 안 되더라구요. 막막했는데 알고보니 일러스트레이터로도 호환이 되더군요.
그리고 신 버전의 키보드 도면을 구버전에서 측량해 둔 정보를 토대로 다시 제작을 했습니다.
구버전에 비해서 사이즈를 6배 (가로2배, 세로3배) 늘리고, 키보드의 배치도 넉넉하게 바꿨습니다. 그리고 좌우 손목 각도를 15도씩 약간 틀어주고, 제일 상판쪽에 두께를 추가해서 키보드의 스트로크 시작높이도 낯췄습니다.
무엇보다 스페이스바를 하나 더 추가했는데, 일부 게임 기술의 경우 저공입력 등에서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귀국해 보니 이미 집에는 주문한 아크릴이 도착해 있더군요.
일단 이 아크릴들이 제대로 재단되었는지 확인해볼 겸, 전부 겹쳐 봅니다.
전부 겹쳐놓고 나니 이게 무슨 일인지, 보강판 용도로 스위치를 지지해줘야 할 녀석이 구멍이 전부 아래로 5mm정도씩 잘못 뚫렸습니다. 도면을 확인해 보니 제가 주문 자체를 잘못 했더군요.
다시 도면을 주문하고 기다려서 제작하자니 시간상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 일단 보강판 없이 그냥 제작을 바로 진행합니다.
비닐을 전부 제거해놓고 다시 겹쳐보니 엄청난 반사광 + 먼지 + 고양이털 + 지문까지
색상조합도 기존이랑 비슷하게 했는데 이게 잘못된 선택이라는걸 깨달았습니다.
일단 기존 리시버를 분해해서 보드를 다시 적출해 냅니다.
위에 올렸던 그 사진이네요. 기판 상태가 사실 좋지 않습니다.
이미 세모버튼과 쉐어버튼의 접점부가 박리되어버려서 이대로는 납땜이 불가능한 상황.
사포를 이용해서 얇은 선 부분을 갈아내고, 그 부분에 선을 납땜해야 합니다. 당연히 선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그 선째로 박리되니 선은 고정을 확실하게 해야 하구요.
컨트롤러부에서도 키보드 스위치 재활용을 위해서 적출해 냅니다. 가지고있는 스위치 여분이 딱히 많지 않아서 기존 스위치를 다시 써야 하거든요.
일단 새 키보드에 스위치를 다시 장착해 봅니다. 이전에는 무빙키를 적축, 버튼을 갈축을 사용하였는데 이번에는 그 반대로 제작을 했습니다.
정작 버튼은 연타를 자주 하게되는데 저공대쉬 입력 등 무빙키가 분리감이 더 필요하더군요.
그리고 이번엔 리시버 개념 없이, 기판도 바로 다이렉트로 박아 넣었습니다.
기존과 다르게 음극도 모든 키를 전부 개별로 납땜을 해주었습니다. 중간중간의 랜케이블 껍데기는 선 고정과 정리를 위해서 일부러 남겨 두었구요.
스페이스바는 점프키 용도로 사용할것이기 때문에, 방향키 ↑버튼과 연결해 줍니다.
전체적으로 완성이 되었습니다. 이제 하판을 다시 덮어주면 제작이 바로 끝이 납니다.
확실히 DVI케이블 이런게 없이 다이렉트로 만드니 제작시간이 1/4 정도로 줄어드네요. 기존 키보드의 분해 시작부터 총 완성까지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일단 완성이 되었는데, 정작 보강판이 없어져버려서 기판이 누드로 노출이 되고, 빛반사에 지문에 고양이털에...
게다가 막상 사용해보니 키 스트로크가 아직도 생각보다 높았습니다. 그래서 이걸 커버하기 위해서 상판에 5T 두께의 반투명 아크릴을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택배를 기다리기엔 시간상 여유가 없고, 또 이미 PS4는 해외에 들고 나간 터라 확실한 테스트를 위해서 밖에 나가기로 합니다.
가는 위치는 콩터라는 PS4 를 테스트해보기 아주 좋은 곳이죠. 남부터미널에 위치해 있는데 가는 길에 아크릴판도 현장수령을 해서 방문했습니다.
콩터의 내부 전경입니다. 평일 낮에 방문했더니 한산했는데, 덕분에 드라이버 등 도구를 빌려서 키보드를 다시 조립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PS4나 엑박 등의 게임 말고 보드게임도 전시가 되어 있더라구요. 이용 요금은 2시간에 3천원, 최대 1만원이라고 합니다.
이후에 밤이 되니 블레이블루 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시더군요.
내부가 어둡고 사람이 많다보니 사진은 찍지 못했는데, 자리가 가득 찰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셨었습니다.
현장수령해온 5T 반투명 아크릴을 한장 더 덮은 모습입니다. 확실히 기존에 비해서 깔끔한 느낌이 나네요.
아쉬운 점은 너무 밋밋하다는 건데, 레이저 각인을 알아봤는데 전체적으로 각인을 새기면 비용이 +8만원쯤 되더라구요.
아쉽지만 이번 제작에는 포기했습니다. 뭐 조립 자체가 적층형 구조라서 나중에라도 상판만 바꾸면 언제든지 변경할수 있으니까요.
테스트삼아 길티기어를 몇판 해보니 작동에도 전혀 문제없이 잘 되고 있네요.
중국으로 돌아갈 날이 하루 남아서, 다음날도 동네 근처의 플스방에서 사용을 한번 더 해봤습니다. 다만 이 플스방이 유선랜이 아니라 무선랜으로 신호를 잡는데 신호가 상당히(...) 안 좋아서, 정작 게임은 만족스럽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일단 제작 후기는, 확실히 기존 키보드랑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편합니다. 손목도 자연스럽게 지지가 되고, 키스트로크 높이 시작점도 낮아서 손가락에도 무리가 가지 않구요.
단점은 기존보다 상당히 거대해진만큼 휴대성이 거의 없어졌다는 부분이겠네요. 뭐 스틱이 다 그렇지만 편의성을 갖추면 휴대성이 있긴 힘드니까요.
만약 4번째 개조가 있다면 그때는 V자 형태를 자유롭게 각도조절을 할수있게 경첩식으로 만드는 부분을 고려해 볼까 합니다. 그럼 좀더 자연스러운 각도를 쉽게 찾을수 있을테니까요.
여기까지입니다. 길고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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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레스트를 따로 만들자니 거실에서 게임하는 특성상 무릎위에 얹고 게임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스틱처럼 아예 통짜로 만들었어요. | 16.10.04 16: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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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틱보다 키보드가 더 손에 익더라구요 | 16.10.04 16: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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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스틱을 어떻게 마우스 신호에 접목..시키면 될것도 한데 난이도가 우주돌파급이군요 ㅎㅎ | 16.10.04 16: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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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만드시면 구매 의향도 있습니다-ㅎㅎㅎ너무 시중에는 비싸서 엄두가 안나더군요-ㅎ 물론 플스를 좋아하지만 fps 만큼은 하다보면 스트레스만 더 받을것 같아서..ㅠ(몇개를 샀다가 되판지 모르겠네요-ㅎㅎㅠㅠㅠ) | 16.10.04 17: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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