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퀘스트, 파이널판타지 등과 더불어 PS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롤플레잉게임 (RPG)으로 유저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테일즈 시리즈의 최신작이 플랫폼을 PS2로 옮기며 DVD라는 고용량의 매체를 사용, 그래픽과 사운드 등 모든 요소를 대폭 일신하여 돌아왔다. 과연 PS2로 발매되는 시리즈 첫 작품의 느낌은 어떠할지 필자와 함께 차근차근 들여다보도록 하자.
※주의 : 이 리뷰에는 위험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이상 읽을 것인 가에 대해서 심각히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테일즈 시리즈에 대하여
필자가 구구절절하게 설명을 늘어놓지 않아도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대부분 다 아실테지만, 이제 막 테일즈의 세계로 입문하시는 여러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다.
시리즈 중 첫 작품인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는 닌텐도의 게임기인 수퍼패미콤(SFC) 으로 발매되었는데, 게임소프트의 매체가 롬팩이었던 시절, 오프닝에 흐르던 보컬송이 많은 게이머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던 수작이며, 그 인기에 힘입어 이 후 하드웨어를 PS로 옮겨 리메이크된 작품이 발매되기도 하였다. PS로 처음 발매된 것은 지금 소개하는 작품의 전작인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이며, 일 본의 인기그룹인 DEEN의 노래를 게임의 오프닝송으로 채택, PS의 탁월한 동영상재생능력을 보여주려는 듯 멋지게 만들어진 화려한 애니메이션오프닝으로 화제를 낳았었다. 이후 PS로의 마지막 작품인 테일즈 오브 이터니아가 발매되었는데, 시리즈 사상 최다인 CD 3장의 방대한 용량을 사용하였지만 게임의 전 체적인 퀄리티는 데스티니나 판타지아보다도 낮았었다(개인적으로 이터니아는 모 잡지사시절 공략을 맡았다가 몸살까지 앓았었던 쓰라린 기억 이...).
테일즈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역시 아름다운 오프닝 애 니메이션과 높은 퀄리티의 주제곡, 그리고 타 RPG들과는 차별화된 액션성이 강한 전투시스템일 것이다.
노래실력뿐만 아니라 |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의 오프닝 역시 매우 높은 퀄리티의 미려한 애니메이션이 흐르며, 일본의 인기가수인 쿠라키 마이(倉木麻衣)가 부른 Key to my Heart를 게임의 오프닝송으로 채택하였다. 이 노래에 대해서는 게임이 발매된 후 많은 유저들의 의견이 분분했었고, 필자 역시 처음 들을땐 기존 시리즈에서 들려주던 음악들과는 분위기가 너무 달라 매우 이질감을 느꼈지만, 게임을 어느 정도 즐긴 후에 이 곡의 가사를 음미하며 다시 들어보면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의 세계관을 너무도 기막히게 표현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할정도로 느껴지는 신비 롭고도 감미로운 곡이다.
테일즈의 전투시스템은 드래곤퀘스트로 대표되는 일본RPG의 전형적인 커맨드선 택방식이 아닌, 직접 방향키로 캐릭터를 조종하며 각종 다양한 스킬과 마법을 구사하며 몬스터와의 싸움을 벌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플레이어가 RPG가 아닌 액션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할 만큼 잘 만들어져있으며, 플레이어는 RPG에서 게임의 진행상 어느정도는 필수로 요구되는 레벨을 올리기 위한 무의미한 반복전투(흔히 레벨노가다라고 하지만 표준어가 아니니 이렇게 표현하겠다)에서 오는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투시스템은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더욱 개량되고 화려해졌으며, 이번 데스티니2의 전투시스템은 스피릿츠 포인트(SP)와 트러스트&택티컬 리니어모션배틀(TT-LMB)을 새롭게 채용해 더욱 전략성높은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되어있다. SP와 TT-LMB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등장인물 소개
전작인 데스티니의 후속편인만큼 낯익은 인물들도 다수 재등장한다. 데스티니에서 세계를 구한 영웅들과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탄생되는 영웅들에 대해 살짝 들여다보도록 하자.
|
||
|
||
|
||
|
||
|
||
|
||
|
||
|
||
|
||
|
||
|
||
|
||
|
그래픽과 사운드
PS로 발매된 테일즈 오브 이터니아에서도 PS의 한계로 보여질 정도의 극상의 2D 그래픽을 보여주었던 남코이니만큼, 그래픽면에서는 정말 훌륭하다. 특히 전투화면에서의 캐릭터들의 크기가 대폭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적들과 각종 이펙트가 한 화면 안에 등장해도 전혀 느려지는 일이 없다. 이터니아때와 마찬가지로 전투시의 마법효과나 스킬, 오의 등의 효과는 폴리곤으로 처리하 고 아군캐릭터와 몬스터들은 2D애니메이션으로 그려져 로딩을 감소시켰다. 게다가 각 캐릭터들의 부드러운 움직임은 왠만한 격투게임수준이니 남코와 울프 팀의 기술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새삼 느끼게되었다.
장비한 무기의 종류에 따라 그래픽도 바뀌는 것도 신선한 요소. 뭐, 예전 시리즈에 서도 이런 요소는 있었지만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에서는 매우 다양한 형태의 무기그래픽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무기를 바꾸었다면 바로 전투화면에 서 알아볼 수 있다는 시각적인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이런 그래픽은 레어급 무기일 경우(유니크 아이템이라고 한다)에도 따로 전용 그래픽이 준비 되어있을 정도이니 제작사가 얼마나 세밀하게 신경을 썼는지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월드맵에서 보여지는 필드의 그래픽과 캐릭터의 모습은 3D폴리곤으로 처리되 어있는데, 로딩 등의 요소를 감안한 것인지 그다지 높은 퀄리티는 보여주지 못한다. 게임 중에 등장하는 배나 비공정 익시포러의 모습도 폴리곤으로 그 려져있으나 역시 디테일이 세밀하지는 못한 수준. PS2를 대표하는 RPG라 볼 수 있는 파이널 판타지10의 경우와는 상반대는 모습인데, 이것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 테일즈 시리즈가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 것이니 딱히 아쉬워할 필요는 없는 점이지만, 그래도 아쉬운 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다음은 사운드에 관해 이야기해보겠다. 매체를 DVD로 옮긴 탓일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방대한 양의 음성데이터였다. 게임 중 셀렉트버튼을 누르면 발생하는 스크린 챗 이벤트의 수가 500여개를 넘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늘어났으며, 왠만한 이벤트에서는 거의 모든 대사가 음성지원이 된다. DVD인 만큼 음성의 질도 매우 깨끗하여 성우들의 연기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멋지다. 이 러한 방대한 음성들은 전투시에도 쉴새없이 흘러나오는데, 전투상황에 따라 전투에 참가하고 있는 캐릭터들이 다양한 대사를 말해주는 것은 DVD의 힘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을 듯.
다만 음악의 경우, 테일즈 시리즈 대대로의 음악풍과 비슷하긴 하지만, 특별히 귀 에 익은 음악이 없었다는 것은 좀 아쉬운 부분. 전체적으로 무난한 수준의 음악들을 들려주며,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전투음악도 바뀌고 특정 보스급 캐릭 터와의 전투시엔 전용 음악이 흐르긴 하지만, 뭔가 게임속에 몰입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정도의 임팩트를 지닌 음악이 없다고 느꼈다는 것은 좀...
로니와 나나리의 이벤트는 정말 재미있다.
저런 관절기를 수차례 당하고도 멀쩡한 로니를 보면,
정 말 둘은 천생연분이라는 생각이...
|
스피리츠 시스템과 트러스트&택티컬 리니어모션 배틀
앞서 서술한 대로,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에서 새롭게 등장한 시스템에 대해 간략 하게 설명하겠다.
스피리츠(SP)란 캐릭터의 정신력과 집중력을 나타내는 포인트로서, 이것은 적들도 지니고 있는 요소다. 기본적으로 공격을 실행하면 줄어들며, SP가 적어지면 명중&회피력이 떨어지게 된다.공격을 하지 않고 있으면 회복되며 방어나 정 술 등의 행동을 취해도 회복된다. 그러므로 전투시에는 항상 SP의 양에 주의하며 전투를 벌여야하는 것이다.
트러스트&택티컬 리니어모션배틀이란, 동료들간의 트러스트(신뢰)와 택티컬 (전략)을 중요시하는 시스템으로, 각 캐릭터마다 기존 시리즈에 비해 더욱 세세한 작전을 지정해줄 수 있게 되어 각 캐릭터마다 공격,회복 등의 역할을 분담, 더욱 높은 전략성을 지닌 전투를 벌일 수 있게 해준다. 트러스트에 대한 좋은 예를 들자면, 한 캐릭터가 단신으로 적 사이로 진격했다가 적들에게 포위 당하게 되면, 그 캐릭터의 SP 회복량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으며, 포위망을 뚫게되면 SP 회복량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 다.
마법을 외우는 동료는 반드시 지켜줘야한다.
더구나 그것이 아리따운 리아라라면 더욱...
만약, 해롤드가 마법을 외우는 도중 적에게 공격받으면
\'마법 외울 때 정도는 좀 지켜달란 말이야!\'
라고 투덜거리 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구성
스턴 일행이 \'신의 눈\'을 둘러싼 사건을 해결하고 난 후, 18년이 흐른 뒤의 세계가 게임의 무대가 된다. 스턴과 루티의 아들인 카일은 마을친구들과 모험을 떠났다가 몬스터의 습격을 받게되고, 마침 나타난 로니의 도움으로 무사히 위기를 넘기게 된다. 마을 근처의 라그나유적에서 엄청난 가치를 지닌 렌즈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로니로부터 듣게된 카일은 로니와 함께 그곳으로 향하고, 리아라 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리아라의 \'전 영웅을 찾고 있어요\'라는 말에 카일은 자신이 리아라가 찾는 영웅이라며 그녀를 설득하지만 냉정하게 물리치 고 영웅을 찾아 가 버리는 리아라. 이후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사건을 거치면서 쥬다스의 도움으로 리아라를 찾아, 그녀가 찾고 있는 영웅을 찾아 함께 여행을 하게된다. 그러던 중, 사람들에게서 성녀라고 불리며 존경받는 에르레인이 \'신\'을 강림시켜 인간을 지배하려는 엄청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 고, 그것을 막기위해 1000년 전의 과거로, 또 10년 후의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게되는 일행. 그러면서 나나리와 해롤드와도 만나고 인간을 지배하려는 신이라는 존재에 대항할 의지를 확고히 다지며, 결국엔 신을 쓰러트리고 평화를 되찾는다는 줄거리이다.
그리운 데스티니의 마지막 장면.
스턴이 소디언 딤로스와 작별하는 순간이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그동안 여러 게임에서 많이 다루었던 스토리라인이지만, 데스 티니2의 스토리가 그다지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주인공인 카일이 여행을 통해 영웅으로서 정신적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과, 사명이라는 굴레에 갇 혀있던 리아라가 그 굴레를 벗어 버리고 자신의 창조주인 \'신\'에게 대항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과장되지 않은 담담한 형태로 풀어나갔기 때문이리라. 물론 여기에는 각 캐릭터를 담당한 성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한몫을 했다. 카일과 리아라의 풋풋한 로맨스도 즐겁고, 처음에는 서로 견원지간이었던 로니와 나나리 가 여행을 하면서 차츰 서로를 이해하게 되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러한 요소는 그동안 많은 게임이나 영화 등에서 수없이 다루어졌던 내용들 이건만, 필자는 게임 속의 캐릭터들이 풀어나가는 드라마에 흠뻑 매료되어 식상함 같은 그런 것은 게임을 즐기는 동안 전혀 생각해보지도 못했다...라고하면 좀 과장이 심한 것인가?
\'신\'을 쓰러트리면 창조주의 소멸로 인해 자신도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리아라는
카일에 게 신을 쓰러트리라고 부탁한다.
스토리적인 면에서는 그다지 흠잡을 것이 없으나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작을 모르면 게임의 내용을 파악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전작의 등장인물들이 다수 재등장하고, 전작의 엔딩으로부터 18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 등을 보더라도 어느 정도의 내용이 이어지리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전작을 플레이해보지 못한 유저라면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난감할 정도로 이 작품의 전작과의 스토리연계는 매우 심한 편이다. 게임 내에서도 하이델베르그에 위치한 박물관에서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때의 사건을 열람할 수 있게 되어있지만, 이것만으로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기엔 역부족. 데스티니2를 처음 접하는 유저라면 도대체 소디언은 무엇인지, 천지전 쟁이란 또 무엇인지 모를 것이며, 에르레인이 역사를 바꾸는 것을 막기 위해 18년 전의 과거로 날아간 카일일행이 아버지인 스턴일행과 만나게되는 장 면을 보더라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애초에 전작을 즐겨본 팬들을 위해 기획된 작품이라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것은 아닐 터. 다만 데스티니를 즐겨본 유저라면 스턴이나 루티를 비롯하여 피리아, 우드로우, 첼시, 마리, 콩맨, 죠니 등의 캐릭터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만나 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커다란 즐거움이 되겠지만 말이다. 이것은 시리즈물이 가지는 어쩔 수 없는 딜레마인가?
리뷰를 마치며...
정말 오랜만에 게임에 푹 빠져서 플레이했던 것 같다. 특히 스크린 챗모드가 너무 재미있어서, 게임을 클리어한 지금도 가끔 재생시켜 듣고는 한다. 유저서비스가 뛰어난 남코의 게임답게, 이것 저것 숨겨진 요소와 미니게임도 많으며, 아이 템을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는 리파인이라는 요소도 꽤 마음에 들었다. 마치 이상한 던전 시리즈를 연상하게 하는 아쿠아베일의 숨겨진 던전인 아 쿠아 래비린스도 아이템 컬렉터들의 도전욕을 자극하는 좋은 장소. 이 던전은 들어갈 때 마다 던전의 구조가 바뀌며, 입수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몇몇 유니크 아이템과 삼신기를 제외하면 거의 랜덤이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한 투쟁을 벌일 수 있으니 말이다. 숨겨진 던전답게 보스급으 로 존재하는 마그나디우에스의 황당한 강력함도 치를 떨게 만들지만, 더욱 황당한 것은 그를 쓰러트려도 던전자체가 끝이 없는 형태라서, 다시 그가 있 던 곳으로 가면 계속해서 등장한다는 것. 다행히도 쓰러트릴 때마다 입수할 수 있는 아이템이 다르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지도...
머지않아 한글판으로 정식발매가 된다고 하니, 그동안 언어의 장벽에 가로막혀 테일즈 시리즈를 접하지 못했던 유저들도 하루빨리 아름다운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의 세계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장황한 리뷰를 마칠까 한다.
|
|
연말특별부록 - 참 잘했어요(의미불명)
카일의 비오의 한 컷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