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메트로이드 드레드 | 출시일 | 2021년 10월 8일 |
개발사 | 닌텐도 / 머큐리스팀 | 장르 | 메트로배니아 |
기종 | 스위치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Graz'zy |
“재미있어 보이는데, 이거 장르가 메트로배니아인가요?” 게임 정보 게시판에 누군가 댓글로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게시글 속 영상서 소개하는 작품이 꼭 메트로배니아스러웠다. 수수께끼에 둘러싸인 미지의 행성! 탐색을 진행하며 새로운 능력을 획득! 다양한 액션을 활용한 다채로운 전술! 심지어 제목이 ‘메트로이드 드레드’라니 메트로배니아라고 스스로 선언한 거나 다름없지 않나. 그러나 이처럼 합리적인 추론에도 불구하고 해당 유저는 곧 메트로배니아의 어원을 설명하는 수많은 댓글에 압살당하고 말았다. 끝내 “알았다고!!”라는 절규와 함께 모습을 감췄던가…
아, 필자는 그 유저를 놀리거나 간섭할 마음이 전혀 없다. 메트로배니아의 어원을 모르는 이들이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하나의 장르로 오롯이 독립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사실 필자가 일을 시작했을 적만 해도 메트로배니아란 장르 자체가 그리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었다. 기사에 이 표현을 썼다가 그냥 액션 어드벤처라 하라고 선임에게 혼나기도 했다. 그러다 2010년대 급성장한 인디 게임계가 메트로배니아에 주목하며 ‘동굴 이야기’부터 ‘할로우 나이트’까지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다. 바야흐로 ‘메트로이드’는 몰라도 메트로배니아 장르는 아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인디 게임계가 메트로배니아에 주목한 후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다. 장르의 관점에선 그야말로 전성기.
반면 그 어원이 된 '메트로이드'와 '캐슬배니아'는 2010년대 들어선 더이상 현역으로 대접 받지 못했다.
물론 메트로배니아는 문자 그대로 ‘메트로이드’와 ‘캐슬배니아’가 원조다. 이들이 없었다면 후대의 여러 명작도 존재하지 못했으리라. 하지만 정작 2010년대 이후 두 원조가 메트로배니아 저변 확대에 관여한 바는 거의 없다. 그때쯤 닌텐도와 코나미는 옛 IP를 쇄신한다며 3D화에 매진하고 있었으니까. 선후 관계를 따지자면 원조가 더는 안 만드니까 그 대체재를 자처하는 인디 게임이 많이 나왔고, 그러다 보니 장르의 대중화가 앞당겨졌다가 맞겠다. 어쨌든 소위 정신적 계승자가 난립하는 작금의 상황 자체가 원조가 더이상 현역이 아니라는 인식을 보여주는 셈이다.
실제로 ‘캐슬배니아’는 이가라시 코지의 코나미 퇴사로 내리막길에 들어서지 않았나. 반면 ‘메트로이드’의 아버지 사카모토 요시오는 아직 닌텐도서 건재하다. 거기다 다소 의외지만 스페인 게임사 머큐리스팀이 든든한 조력자로 함께하는 중이다. 사카모토가 프로듀스하고 머큐리스팀이 개발한 2017년작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는 원작에 비견할 만한 수작이었으나 리메이크라 너무 저평가된 감이 있다. 즉 이들이 다시 뭉친 완전 신작 ‘메트로이드 드레드’야말로 이 시리즈가 그저 한 장르의 어원으로 기억될지, 당당한 현역으로 경쟁할지 판가름하는 진짜 승부처다.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메트로이드 드레드'의 호평 요소는 대부분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서 시작됐다.
사카모토 요시오와 머큐리스팀의 완전 신작 '메트로이드 드레드', 이 작품이 시리즈의 부활을 건 승부수다.
조인족, 메트로이드, X 그 여정의 일단락
‘메트로이드’가 올해로 35주년이지만 막상 주요 사건만 나열하면 그다지 긴 내용은 아니다. 흔히 2D 메트로이드라 분류하는 사이드뷰의 정통파가 ‘메트로이드’, ‘메트로이드 2’, ‘슈퍼 메트로이드’, ‘메트로이드 퓨전’까지 네 작품이다. ‘메트로이드 제로 미션’과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는 각각 1, 2편 리메이크니까 논외로 두자. 그간의 이야기를 되짚자면 바운티 헌터 사무스 아란이 생명 에너지를 흡수하는 메트로이드란 괴생명체 때문에 우주 해적과 싸우고(1편), 다른 행성의 메트로이드를 처리하다 또 싸우고(2편), 그러다 아기 메트로이드 하나가 납치당해서 또 싸우고(슈퍼), 마지막에는 의태생명체 X도 끼어들어 또 싸우는(퓨전) 그야말로 고생길의 연속이다.
어쩌다 이렇게 싸움 일변도로 흘렀을까. 초대 ‘메트로이드’는 1986년에 나온 고전이다. 당시만해도 게임에서 서사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거기다 RPG도 아니니 굳이 대사나 설정을 장황히 써줄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 이것이 게임 전반에 흐르는 신비롭고도 두려운 분위기와 잘 어울렸고, 사무스 아란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상여자란 캐릭터성이 확립되는 효과를 보았다. 마치 ‘둠’처럼 절제된 서사가 되려 매력으로 받아들여졌다. ‘메트로이드 퓨전’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절제된 가운데 서사성을 부여하려 했지만 반대급부로 레벨 디자인이 경직되고 말았다.
초대 '메트로이드'가 1986년작이니 서사의 비중이 크지 않았는데, 신비로운 분위기 형성에 도움이 됐다.
사무스 아란도 말보다 빔이 먼저 나가는 상여자로 캐릭터성이 잡혔다. '메트로이드 드레드'도 이를 잘 살렸다.
이에 ‘메트로이드 드레드’는 서사성을 강화하되 비선형적인 레벨 디자인도 포기하지 않는, 말하자면 ‘메트로이드 퓨전’과 ‘슈퍼 메트로이드’의 장점만 취한 완전체를 목표했다. 뿐만 아니라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서 보여준 3D 기반임을 적극 활용한 역동적인 연출로 사이드뷰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특유의 과묵함을 유지하며 흡입력 있는 서사와 자유도 높은 구성까지 챙기기란 결코 쉽지 않았으리라. 본작 또한 그런 면에서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이정도 균형감이 가장 ‘메트로이드’답다고 느껴진다. 다음 작품은 더욱 발전된 스토리텔링을 기대해도 좋겠다.
새로운 이야기는 전작 ‘메트로이드 퓨전’의 결말부에서 이어진다. 장장 19년을 기다린 현실과 달리 작중에선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정도로 언급된다. 사무스 아란은 절멸한 줄 알았던 X가 다시금 발견되자 급히 미지의 행성 ZDR로 향하고, 그곳에서 일찍이 고도의 문명을 일궜던 조인족과 마주친다. 그녀가 ZDR에 대한 정보를 얻은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ZDR은 그간 벌어진 조인족, 메트로이드, X를 둘러싼 모든 사건의 전모가 숨겨진 장소였다. 즉 ‘메트로이드 드레드’는 사무스 아란의 여정을 한차례 일단락 짓는다는 점에서도 뜻깊은 작품이다.
'메트로이드 퓨전'에서 거의 곧장 이어진다. 그래도 19년의 간극을 고려했는지 지난 이야기는 해준다.
나름 35년간 걸어온 여정의 일단락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여러분이 직접 게임을 통해 확인하시라.
원조가 장르의 정수를 수용·변주·발전시킬 때
닌텐도만 ‘메트로이드’를 만들던 시절에는 당연히 ‘메트로배니아로서 경쟁’이란 존재치 않았다. 그저 타사의 액션 어드벤처와 경쟁했을 뿐이다. 반면 소위 정신적 계승자가 난립하는 현재는 메트로배니아로서 경쟁선상에서 원조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닌텐도가 2D 메트로이드서 손을 뗀 사이 정신적 계승자들은 저마다 이 장르의 정수를 수용·변주·발전시키려 애썼다. 물론 대다수는 무작정 더 쉽거나 어렵거나 로그라이크 요소를 섞거나 하는 수준에 그쳤고, 원조의 전성기에 버금간다고 인정받은 작품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진정한 의미의 발전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렇다면 ‘메트로이드 드레드’는 어떨까. 이제와 전작과 비슷하면(그것도 대단하지만) 답습이라 평가 절하당하고, 하물며 정신적 계승자보다 못했다간 그만한 망신살이 따로 없다. 사카모토 요시오와 머큐리스팀이 처음 손발을 맞춘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는 굳이 따지자면 답습에 가까운데, 애초에 리메이크라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중요한 건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로 원작의 게임성을 수용하는데 성공했으니 이제 변주를 넘어 발전에 다다를 수 있느냐다. 누군가 메트로베니아의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면 ‘메트로이드’의 아버지 사카모토 요시오가 적임자 아닐까.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는 괜찮았으나 결국 리메이크였다. 시리즈의 미래를 제시할 작품은 아니었단 것.
정신적 계승자가 난립하는 이 시대에, 원조 '메트로이드'야말로 수용과 변주를 넘어 발전을 이루어낼 적임자다.
메트로배니아의 정수를 하나만 꼽는다면 촘촘하고 세밀하게 설계된 비선형적 레벨 디자인일 것이다. 처음에는 온통 잠긴 문과 장애물 투성이지만 새로운 능력을 익히고 도구가 늘어날 때마다 탐색 범위가 넓어진다. 일견 단순한 열쇠 → 자물쇠 구조 같아도 실제로는 매우 복잡한 문제다. 잠긴 문을 나중에 연다는 건 바꿔 말해서 왔던 길을 거슬러간다는 뜻이다. 그런 지루한 경로 반복을 최소화하려면 여러 방과 방의 유기적인 배치가 필요하다. 아울러 얼기설기 뻗은 미로에서 플레이어를 자연스레 목표로 유도하는 구성이야말로 메트로배니아의 정수인 셈이다.
상술했듯 ‘메트로이드 드레드’는 서사의 비중이 상당히 커졌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실상 외길 진행이 되어버린 ‘메트로이드 퓨전’과 달리 ZDR은 보다 넓은 범위에서 플레이어의 운신을 통제한다. 특정 시점에서 도달해야 할 목표는 정해져 있지만 거기까지 경로가 다양하고 옆길로 새더라도 어느정도 허용된다. 맵 자체가 역대급으로 크고 복잡함에도 승강기와 열차를 통해 유기적으로 이어 놓았고, 지나온 지역이라도 붕괴나 한랭화로 재차 변화를 준다. 그 안에서 최소한의 안내만으로 어디가 올바른 방향인지 깨닫게 되는 레벨 디자인은 그야말로 신기의 경지다.
흥미로운 서사와 비선형적 탐색을 모두 잡았다. 역대 최대 규모,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매우 유기적이다.
한랭화로 전혀 다른 모습이 된 초반 구역. 이처럼 경로 반복의 지루함을 덜고 새로운 재미로 채워준다.
그리고 메트로배니아라면 역시 도전심을 자극하는 보스전도 빼놓을 수 없다. 솔직히 필자는 누차 고백했듯 똥손이라 어려운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장르를 아끼는 이유도 완전히 탐색에 쏠려 있어서 보스전은 괴로울 뿐인데… 그럼에도 ‘메트로이드 드레드’의 보스전이 아주 치밀하게 설계되었음을 인정해야겠다. “피할 수 없는 공격은 없다”는 로딩 화면 속 TIP처럼 제아무리 압도적인 보스라도 반드시 하나 이상의 사각이 존재한다. 그 패턴을 파악하기 위한 뇌지컬 + 패턴 공략을 수행하기 위한 피지컬이 모두 필요하되 서로 부족분을 벌충하는 게 가능하다.
작중 모든 보스는 미사일이나 차지빔, 멜레이 카운터(Melee Counter)로 공략할 수 있다. 그렇지만 모프볼 상태로 약점에 파고들거나 그래플 빔으로 방패를 빼앗고 파워 봄으로 특정 패턴을 무효화하면 싸움이 훨씬 수월해진다. 역으로 손가락이 탭댄스를 춘다면 특정 공략법이 요구되는 패턴에서 피지컬만으로 찍어 눌러도 무방하다. 만약 보스전이 너무 어렵다면 처음에는 공격을 포기하고 최대한 살아남으려 노력하라. 그렇게 회피에 익숙해지면 그때부터 반격할 틈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차피 시간 제한도 없고 입구 부근에서 부활하니 마음의 여유를 갖고 도전하자.
보스전은 화려하면서도 치밀하게 설계됐다. 제아무리 압도적인 적이라도 반드시 사각이 존재한다.
다만 피지컬이 필요 없다는 건 아니고, 뇌지컬과 피지컬이 모두 요구되는데 상호보완적인 구조다.
E.M.M.I.야 목숨이 짜다, 오메가 캐논 좀 다오
메트로배니아에게 레벨 디자인과 보스전은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두 요소의 완성도가 졸작과 수작을 가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마저도 명작 반열에 오른 ‘메트로이드’ 시리즈 기준으로 보자면 답습이 아닐까. ‘메트로이드 드레드’가 아무리 레벨 디자인이 굉장하고 보스전이 치밀하다 한들 새로운 경지로 나아갔다고 볼 수 있을까. 플레이어로선 이미 충분히 만족스러운 게임이지만, 창작자인 사카모토 요시오라면 뭔가 참신한 걸 넣고 싶었으리라. 19년 만에 2D 메트로이드로 돌아온 딸에게 신무기 하나쯤 쥐어주고픈 게 아버지 마음일 테니까.
그래서 ‘메트로이드 드레드’를 대표하는, 진정으로 새롭다고 할만한 콘텐츠가 바로 Extraplanetary Multiform Mobile Identifier 줄여서 E.M.M.I.다. 모쪼록 발음에 주의하자. 은하연방이 외계 행성을 조사한답시고 만든 이 로봇들은 게임 시작도 전에 해킹 당하여 웬만한 보스보다 더 귀찮게 군다. 맵 중간중간 E.M.M.I.존이란 영역에 들어서면 E.M.M.I. 하나가 순찰을 도는데, 가까이서 소리를 내거나 감지 범위에 걸리면 경계를 시작하고 적발 시 진짜 죽어라 쫓아온다. 운 좋게 멜레이 카운터라도 맞추지 않는 한 저지 불가이고 잡히면 강철 죽창으로 한 방에 게임 오버다.
주인공이고 숙련된 바운티 헌터고 E.M.M.I.의 죽창 한 방이면 게임 오버다. 이땐 옷도 안 벗는데…
아니, 사무스 아란도 상대가 안되는 킬러봇이 있으면 조사가 아니라 우주 해적을 소탕하는데 쓰라고!!
물론 ‘메트로이드’가 잠입, 추격전을 다룬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메트로이드 제로 미션’ 후반에 제로 슈트만 입고 우주해적을 상대하는 부분은 잠입 요소가 다분하고, 저지할 수 없는 추격자는 ‘메트로이드 퓨전’의 SA-X가 벌써 유명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단발성 이벤트에 가까운 이전 사례와 달리 E.M.M.I.는 게임 전반에 단단히 결합된 주요 콘텐츠다. 언제나 정해진 행동 규칙에 따라 E.M.M.I.존을 배회하고, 최종적으로 격파해야 하지만 그전까지 어떻게 대응할지는 순전히 플레이어의 몫이다. 숨어서 지나가거나, 뛰어서 따돌리거나, 아예 멀리 돌아갈 수도 있다.
즉 E.M.M.I.는 그 위험성이 현격히 높아서 그렇지, 플레이어의 비선형적 탐색을 방해하는 다른 장애물과 비슷한 존재다. 따라서 새로우면서도 기존 ‘메트로이드’의 게임성을 헤치지 않는다. E.M.M.I.를 처치하려면 숨든 도망치든 어떻게든 E.M.M.I.존 심층부서 센트럴 유닛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센트럴 유닛으로부터 오메가 캐논을 획득한 후 적절한 거리를 벌려 E.M.M.I.의 프로텍터를 벗기고 코어를 박살내야 한다. 이 과정 전체가 다양한 경로(숨든 도망치든)로 목표(센트럴 유닛)에 도달한 다음 보스전(E.M.M.I. 격파)을 치르는 ‘메트로이드’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센트럴 유닛까지 도달하는 과정은 '제로 미션'의 잠입과 '퓨전'의 추격전을 주요 콘텐츠로 가져온 느낌.
오메가 캐논을 얻었다고 끝이 아니라 E.M.M.I.를 격파할 만큼 거리를 벌리는 것 자체가 일종의 퍼즐이다.
공포는 탐색만큼이나 ‘메트로이드’ 시리즈의 중요한 정체성이다. 저지할 수 없는 적을 등장시켜 플레이어를 압박하는 건 호러 게임이 즐겨 쓰는 방법이고, 그렇기에 SA-X가 많은 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 E.M.M.I.는 전작에서 호평 받은 SA-X를 게임의 주요 콘텐츠로 확장하려 한 사카모토 요시오의 고민이 낳은 결과물이다. 실제로 총 7대의 E.M.M.I.는 시종일관 플레이어를 괴롭히며 능력과 도구가 늘어날수록 하락하기 마련인 난이도를 강제로 잡아챈다. 격파 방법은 다 똑같지만 매번 E.M.M.I.존 구조가 달라져 거리 벌리기 자체가 일종의 퍼즐이다.
정리하자면 ‘메트로이드 드레드’는 E.M.M.I.를 통해 공포라는 정체성과 높은 난이도를 모두 잡고 여타 메트로배니아와 차별화에도 성공했다. 다만 시리즈 전체로 봐도 워낙 새로운 콘텐츠인 만큼 호불호 역시 가장 크게 갈리지 않을까. 진득한 탐사와 긴박한 추격전의 호흡이 너무 다르고, 잡히면 즉사라는 방식이 자칫 짜증을 유발하기 쉽다. 일정 구역을 순찰하는 E.M.M.I.가 특정 구간에서 갑자기 나타나 도저히 떨쳐낼 수 없는 SA-X만큼 존재감이 강렬할 리도 없고. 결국 사카모토 요시오가 내놓은 답조차 확실한 발전보다는 변주랄까, 훌륭하지만 딱 이거다! 싶진 않다.
제발 좀 저리 가, 제발 좀 저리 가, 제발 좀 저리 가, 제발 좀 저리 가, 제발 좀 저리 가, 쫌 제에발~
'메트로이드 드레드'는 분명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필자가 이 술래잡기를 즐겼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멋대로 정신적 계승하지 말라고
잠시 서두로 돌아가자. 메트로배니아의 어원이 된 ‘메트로이드’는 오랫동안 옛 유물처럼 여겨졌다. 2D 메트로이드는 2000년대 초반 명맥이 끊겼고 나름대로 팬덤을 형성한 ‘메트로이드 프라임’ 삼부작도 2010년이 되기 전 종결. 그 후 나온 거라고는 흑역사 취급을 받는 ‘아더 M’과 그보다 더 충격과 공포인 ‘페더레이션 포스’니 어쩌겠는가. 사카모토 요시오와 머큐리스팀의 첫 합작품 ‘메트로이드 사무스 리턴즈’는 괜찮은 작품이었으나 3DS 말기에 나온 데다 리메이크라 그다지 관심을 못 받았다. 그사이 사무스 아란은 ‘스매시 브라더스의 섹시한 누나’가 되어버렸고…
하지만 그러한 퇴물 취급도 여기까지다. ‘메트로이드 드레드’는 원조라는 후광 따위 없이도 현세대 최고의 메트로배니아 게임 가운데 하나다. 시리즈의 오랜 팬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고 그냥 메트로배니아를 즐기는 누구라도 기꺼이 권하고픈 명작이다. 비록 사카모토 요시오조차 틀을 부수진 못했지만 적어도 그 틀 안에서는 본작과 대적할 상대가 거의 없다. 저마다 자신이 진짜 정신적 계승자라 자처하던 후배들은 긴장해야겠다. 머큐리스팀과 함께 ‘메트로이드’가 돌아왔으니. 이제 ‘메트로이드’의 정신적 계승은 ‘메트로이드’가 한다. 그렇다. 누나 아직 안 죽었다.
이미 현세대 최고의 메트로배니아가 되었지만, 다시금 시리즈의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게 더 좋다.
싫다는 사람도 꽤 있지만 그래도 제로 슈트까지 포함하여 사무스 아란의 매력이니까. 한 번 더 보자.
작성 및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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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맞아요 걍 장르자체가맘에안드는거아닌이상 크게평가절하할곳이안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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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이드가 되살아났으니 . 캐슬바니아도 되살아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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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평가는 취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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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진짜 재밌게 즐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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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메트로베니아 게임들을 하면서도 정작 원조인 메트로이드는 해본 적 없었는데 이번에 정말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닌텐도가 광고 열심히 할 만큼 잘 만든 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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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이드가 되살아났으니 . 캐슬바니아도 되살아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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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미는 죽었어요. 악마성 ip를 다른회사에게 팔지않는 이상... | 21.10.20 06:52 | |
(IP보기클릭)49.97.***.***
앞으로는 감독이 퇴사 후 만든 블러드스테인드 시리즈를 후속이라 생각하심이.. | 21.10.20 10:13 | |
(IP보기클릭)121.160.***.***
블러드스테인드 재밌게 했습니다. 이걸로 되살아났다고 할 수 있겠죠. 아쉬운 점이 2개 있는데 플레이타임이 너무 짧았다는 것과 스위치버전이 최적화가 구렸다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 21.10.20 11:29 | |
(IP보기클릭)116.41.***.***
제목처럼 눈나는 아직안죽었지만 앙마성은 이미 죽었.. | 21.10.20 13:43 | |
(IP보기클릭)61.43.***.***
그러기엔 움직임이나 그래픽이 너무 아쉬운점이 많아서... 좀 큰 자본이 들어갔으면 바람 | 21.10.21 08:45 | |
(IP보기클릭)220.85.***.***
이가가 넘어간 이후부터 메트로 베니아 자체를 완전 리부트해서 완전 변경된 3d액션겜만 만드는.. | 21.10.31 13:41 | |
(IP보기클릭)220.85.***.***
메트로배니아 -> 캐슬배니아 | 21.10.31 13:42 | |
(IP보기클릭)222.112.***.***
플탐은 캐슬바니아로서도 적당한듯하더군요 단 스위치버전이 구렸다는건 인정 | 21.11.02 09: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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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슬바니아는 기대 못함... 정신적 후계작인 블러드스테인드만 그나마 좀 잘나온게 다행이고 본가에서 이름 가져다가 만든건 휴대용기기에서 나왔던 빼앗긴 각인 이후로는 IP만 갖다 만든 어줍잖은 3D 양산겜밖에 없었음 블러드스테인드도 기기 최적화 못한거 생각하면 점수 좋게 주기도 힘듬 | 21.11.05 22:40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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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좋아
그야 평가는 취향이니까요 | 21.10.20 01: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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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좋아
갓겜맞아요 걍 장르자체가맘에안드는거아닌이상 크게평가절하할곳이안보여요 | 21.10.20 03: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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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좋아
일단 별로라고하는 사람은 소수인듯 기본적으로 갓겜 | 21.10.20 09: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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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좋아
극찬을 받고 지금도 한국에서도 잘 팔리는 야생의 숨결도 별로란 사람이 있으니까... | 21.10.20 13: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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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좋아
슈퍼메트로이드를 기준으로 하는 올드팬이라면 살짝 실망할 수도 있지만 객관적으로 잘 만든 게임이란 점은 변함없습니다. | 21.10.20 18: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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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좋아
메트로이드가 별로인적은 없어요 외전 작품 말고 2d 메트로이드는 갓겜이죠 | 21.10.20 18:52 | |
(IP보기클릭)175.114.***.***
권은비좋아
메트로바니아를 좋아하는 사람 들이라면 사실 불호가 없을 게임이죠. | 21.10.22 02:15 | |
(IP보기클릭)118.32.***.***
권은비좋아
아미보 모으는 사람인데.. 이번에 아미보 구하기가 어려워서 일마존에서 게임까지 인질로 붙어있는거를 억지로(?) 구매했었는데.. 평가가 좋은거 같아서... 개봉해서 플레이 해봤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놀랐었네요.. (평소에 메트로배니아 라고 불리는 장르 그닥 그랬던 사람임, 월하 빼고!!) 역시 근본은 근본인가?? 싶었던... | 21.10.22 06:33 | |
(IP보기클릭)49.161.***.***
권은비좋아
세상에는 갓겜은 없죠. 그냥 취향에 맞냐 안 맞냐 차이죠. | 21.10.22 11:27 | |
(IP보기클릭)210.105.***.***
권은비좋아
재미의 영역은 개인의 영역이니까요 제일 확실한건 남들 말 들을거 없이 직접 해보는거죠 | 21.10.22 17:04 | |
(IP보기클릭)14.44.***.***
권은비좋아
젤다 야숨도 홉 ㄹ호가 갈리는데 이거라고 안 그러겠나요?ㅋㅋㅋ | 21.10.29 07: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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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좋아
메트로바니아가 자체가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라 그렇습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호불호 갈려요. 괜히 악마성 시리즈가 잘 안 나오는게 아니죠. 그 정도 완성도의 작품들이 대중적인 장르였으면 미친듯이 팔렸어야 하니까요. | 21.10.30 14: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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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좋아
그냥 툭하면 죽고, 길 겁나 헤메고, 보스전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하고 이런게 취향이라면 정말 재밌습니다. 라이트한 게임을 좋아한다면 재미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 21.10.30 16: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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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본게임중 최고였습니다. 짧고, 굵고, 강렬했어요 | 21.10.21 10: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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指輪物語
폴른오더는 그래도 일단 스타워즈 게임중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수작으로 꼽히지 않나요? 그리고 메트로배니아 장르라기보단 메트로이드프라임쪽의 영향을 많이 받은 느낌입니다 맵 구성이나 지도 역시 프라임에서 많이 차용해왔는데, 프라임에 비해 가시성이 많이 떨어져서 길찾기 부분에서 호불호가 좀 갈린 편이죠 | 21.10.22 19: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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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진짜 재밌게 즐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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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메트로베니아 게임들을 하면서도 정작 원조인 메트로이드는 해본 적 없었는데 이번에 정말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닌텐도가 광고 열심히 할 만큼 잘 만든 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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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바니아 장르 중에서 해본건 캐슬베니아:효월의 원무곡, 빼앗긴 각인, 블러드 스테인드 정도이고 메트로이드는 이번이 처음인데, 이번주 월요일에 시작해서 계속 이것만 하고 있어요. 조금 어렵다는 느낌은 있는데 확실히 재밌네요. | 21.10.20 21: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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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면 50되는 아재인데 닌텐도 게임기는 스위치가 처음이라 메트로이드라는거 처음 해 봤는데 진짜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고 있네요. 이제 거의 엔딩 가까워지는게 아쉬울 정도로요. 보스전이나 EMMI 추격은 확실히 어렵고 좀 짜증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계속 도전하게 하는 매력이 있고 하다보면 패턴 파악이 되서 차분히 하면 또 깨게 되는게 매력인거 같아요, | 21.11.08 13: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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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iom verge 라고 메트로배니아 작품중 꽤나 잘만든 명작임 한글화는 안되있음 | 21.10.20 20: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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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해봐야겠네요 | 21.10.20 20: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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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형 맞습니다. 피지컬이나 뇌지컬만 되면 스킵하거나 순서 다르게 할 수 있는 구간이 수두룩합니다. 예를 들어 크레이드는 정석적으로 가면 크레이드 깨고 한참 뒤에야 얻을 수 있는 모프볼 봄을 미리 얻어놓으면 크레이드를 순식간에 잡을 수 있는 기믹이 있습니다. | 21.10.21 04: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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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디자인이 선형처럼 유도하지만 플레이어 선택에 따라 딴길로 새서 스킵할수있어요 그냥 유도하는대로만 진행하면 선형처럼 보이긴 합니다 | 21.10.22 01: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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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먹는 순서가 정해져 있는게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파워봄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관련템을 먹으니까 미인식으로 처리되더라구요. 다른사람 플레이와 비교해봐도 서로 템 먹는 순서도 다르고 진행 루트도 다르고 | 21.11.02 17: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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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분들 댓글을 보니 메트로이드가 비선형 진행이 가능한가보네요. 그런데 원 댓글님의 질문에 답을 좀 드려보자면, 원래 메트로베니아 장르가 비선형을 뜻하는건 아닙니다. 어찌보면 복잡하고 거대한 지도 내에서 스토리라인을 선형으로 만들기 위해서 처절하게 레벨디자인을 해놓은 장르죠.. 다만 탐색의 관점에 있어서는 맵이 열린 후에는 마음대로 다닐 수 있으니 그 점에 있어서는 정해놓은 순서가 없다 뿐입니다. | 21.11.02 22: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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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퓨전 제로미션은 괜찮았고 프라임과 프라임 헌터즈도 했는데, 최근에 슈퍼메트로이드 해보니까 길을 모조리 깰 수 있는 블럭으로 숨겨놔서 정말 짜증나더라고요. 벽 깨고 숨겨진 길 찾는건 메트로배니아의 기본인데, 없어도 게임 깰 수 있는 것들을 숨겨놓은 게 아니고 메인 루트를 이렇게 해놓으니까 진짜 별로였습니다. 플랫포밍 조작감도 이상해서 돌아다니는게 재밌기는 커녕 화만 나고... | 21.10.22 10: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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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무 것도 없이 하기엔 헤매기 쉽고 뭘 찾지를 못해서 애를 먹는 구간 때문에 클리어를 하기까지 고생을 많이 했죠... 나름의 재미는 있지만, 퓨전 부터 오히려 훨씬 재미가 붙었던 시리즈입니다. | 21.10.22 23: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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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우 나이트가 그래서 좋았죠. 숏컷도 눈에 확 들어오게 만들어놨고... 드레드가 잼있긴 했는데, 벽 여기저기에 막 쏴대면서 '내가 지금 왜 이짓을 하고 있지?' 하는 의문이 간간히 드는게 단점이었습니다. | 21.10.30 14: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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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이드도 그랬어요 회사들이 대접을 안했다는 뜻인 듯 | 21.11.28 13: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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