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질이 실제로 추했던 부분들도 상당히 있지만(스스로의 인간성을 잘라낸 것, 유리즌으로써의 행보, 민간인 피해에 속죄 없음) 그런 차원에서 볼만한 장면이 아닌 부분이나 장면에도 밑도 끝도 없이 '윽 버질 개추함....;;'을 시전하는 사람이 많은 느낌...
컷신 상으로도 후반부의 버질의 성격 변화에 대해 상당히 신경써서 보여주는데, 그런 부분은 감안하지 않은 채 '3편 시절과 다르니 추하다.', '단테와 싸우는 꼴이 유치해서 추하다.'등으로 치부해 버리는게 좀 아쉬워요.
거기에 질 떨어지는 번역도 이걸 더 부추긴 면이 있는데
1. Heal your wound, Dante. Get Strong.
직역하면 Get strong은 강해져라. 가 맞지만, 문맥과 상황을 감안하면 '니가 상처를 회복하고 만전의 상태로 다시 싸우자.'라고 보는게 맞죠.
근데 이걸 '강해져라'라고 번역을 하니 전에도 지고, 방금 유리즌으로도 저놓고 똥폼잡는 것처럼 들리게 되죠....
2. I won't lose next time.
이게 어떻게 하면 '다음에 봐주지 않는다.'인거죠...?
물론 컷신 연출을 보면 버질이 진짜 전력을 다해 네로랑 싸워서 졌다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적당히 싸워봤는데 생각보다 네로가 강해서 밀렸다에 가까운 느낌이지만....
원래대로라면 '다음엔 지지 않곘다.'이니 비록 전력을 다한 것은 아니었으나 자신이 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네로를 인정하는 대사인 셈인데,
이래놓으니 또 져놓고 똥폼잡는 꼴이....
그리고 이 부분은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추함의 절정으로 언급되곤 하는 '내가 네로한테 이기면, 단테 너한테도 이기는 거임'이라는 기적의 논리는 그 전 장면과 어느정도 연관을 지어야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네로가 버질과 단테 둘다 죽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하는 장면에서 아주 살짝이지만 버질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는 거냐?'라고 묻는 부분도 표정을 보면 '그딴 이유로 날 방해해?'가 아니라 '그런 생각으로 막아서다니 얘 좀 재밌네?'라는 뉘앙스였구요.
실질적으로 형제간의 혈투를 막으려는 네로의 주장에 단테와 버질이 암묵적으로 동의를 한 셈이고, 이 시점을 기점으로 단테와 버질은 서로 상당히 유치한 자존심 싸움만을 하게 되죠. 형제가 다 그렇죠 뭐.
그 직후 형제간의 혈투는 갈등과 해묵은 감정이 해소되고 나서, 평범한 형제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변했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저 대사라고 생각을 합니다.
동시에 네로를 단테, 그리고 그와 호각인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써 어느정도 인정한다는 의미도 겸하는 것이고, 이제는 버질과 네로 사이의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나온 대사라고 생각을 합니다.
해외 영상 댓글들에는 버질의 성격 변화, 단테와의 갈등 해소에 대한 부분이 많이 언급되고는 하는데, 유독 한국 영상 댓글엔 '추질아 버하다.' '추질이 추질했다.'만 남발되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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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은 오역이 아니지만 그 대사에 대한 제 생각은 글에 쓴대로입니다. | 19.03.11 16: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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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의미로 봐줘도 굳이 저 대사가 들어가야했나 싶긴 하더군요. 만약 3시절의 버질 성격을 고려해본다면 저 상황에서 더 어울릴법한 대사는 '흥...내 핏줄과의 결투라. 그것도 괜찮은 여흥거리겠군' 같은 대사도 좀 중2스럽긴해도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네요. | 19.03.11 16: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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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은 솔직히 동의합니다. 네로가 끼어들어서 그만 싸우라고 한번 막았다고 갑자기 '좋은게 좋은거' 전개가 되어버리는 것도 김새는 느낌도 있었고, 아쉬움이 많은 장면이라는 점은 부정하지 못하겠어요. | 19.03.11 17: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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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의 성격상,상황적으로 더 맞는 대사는 이 녀석을 처리하고 마무리 해주마 단테, 뭐 이정도지... 저도 오역인가 싶어서 원음도 다시듣고 해봤는데 오역이 아니었음, 그전의 스토리텔링의 아쉬움등은 어느정도 납득하면서 했는데 이 대사를 뱉는 순간 무너지는 버질의 카리스마는.... 막을 수 없었음, 정말 패치해서라도 바꿨으면 하는 대사임 | 19.03.12 05: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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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을 다큐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닼소 3 하던 시절에도 재의 빌런 드립을 정설로 믿는 사람들이 참 많았거든요 | 19.03.11 17: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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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봐도 잘 모르는 사람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제대로 알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봐요 스토리 게임에 모든 사람들에게 설명해주면서 개입하면 그것도 피곤해져서요 ㅋ | 19.03.11 17: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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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런 내면의 변화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임, 사실 버질의 어두운 그림자들인 소환수들이 죽으면서, 또 V로 지냈던 잠깐의 시간 덕분에 인간성을 찾았다고 납득은 하면서 진행했는데, 그 부분이 좀 더 깊고 많이 다뤄졌어도 될 부분인데 너무 짧고 부족했어서 너무 아쉬움 | 19.03.12 05: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