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자꾸 사게 돼서 돈을 못 모읍니다.
한우리에서 만져보고 빨간 철판이 마음에 들어서 충동구매 하게 된 이 제품. 나중에 기판 갈이 하면서 요리조리 가지고 놀기 편할까? 하는 궁금증에 국전 가서 엄청 고민하는 통에 따라 온 여자친구는 옆에 망부석처럼 30분 동안 멍 때리게 하며 앉혀놓고 결국 여자친구한테 '남자는 지르고 후회하는 거야. 과소비는 오늘이 마지막이야...' 라는 개소리를 시전하며 일단 사왔습니다. 유일하게 격겜 좋아하는 친구한테 샀다고 이야기 하자 '야 이 호구 색히야 하야부사를 샀어야지.' 하고 욕 먹은 건 덤.
박스 정면. 무게 만큼 무지막지하게 큽니다. 17일에 샀는데 연휴라서 도로가 안 막혀서 쾌적하게 택시 타고 오느라 편하게 오긴 했습니다만
저걸 들고 지하철 탔다면...
박스 뒷면에는 대응기종, 주의사항, 레버와 자체 기판 정보가 적혀있습니다.
레버는 헬프미 레버로 알려진 삼덕사 309M, 버튼은 산와 OBSF-30 입니다. 저 자체기판에 대해서 할 말이 좀 있지만 그건 해부 사진에서.
상단 4개의 버튼은 맨 왼 쪽이 4가지 모드 변경 버튼, 차례대로 홈, 메뉴(SHARE), OPTION(START) 입니다.
빨간색 철판 바디 위에 아크릴로 하나 더 입혀놓았습니다. 디자인 하신 YO-O 님 댓글 보니 폴리카보네이트라는군요.
십자 볼트가 4개와 별모양 볼트가 3개가 박혀있어서 사실 살 때 별거 아닌 저게 고민됐습니다. 드라이버 따로따로 쓰는 게 귀찮아서...
USB 케이블은 분리가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매뉴얼에 보면 4가지 모드가 지원되는데 사실 인풋렉 같은 거 EX체인저 PS3 모드 만큼 안 좋지만 않다면 크게 상관 안 하는 저한테는 별 의미 없습니다.
그냥 잘 되기만 하면 돼...
아무 버튼 누르지 않고 PC에 연결하면 저렇게 인식합니다.
매뉴얼에 적힌 스팀 모드로 연결하면 엑스박스 패드로 인식. 엑스인풋 모드인듯.
이것이 마메 키보드 모드인데 매뉴얼에 잘못 나와있는 것이 네모 버튼과 모드 변경 버튼을 누르라고 했는데 X버튼과 모드 변경 버튼이 마메 1P 키보드 모드고
2P는 O버튼과 모드 변경 버튼을 누르면 인식합니다. 근데 사실 저것도 저한텐 중요하지 않습니다. 안 쓸 모드기 때문에.
제로랙 모드라는 것으로 연결하면 저렇게 인식합니다. 사실 이 제로랙 모드도 저한테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회의감이 드는 것이 예전 매직스틱 M5S 도 그렇고 굳이 플스에서 8분 인증 해결이 안 되는 제로랙 모드를 고집하는 것이 뭘까였습니다. 뭐 이유가 있겠죠.
IF STICK M과 오른쪽에 보이는 정체 불명의 스틱은 껍데기만 판타스틱이고 내부는 BROOK PCB에 푸쉬버튼 대충 맞는 거 발품 팔아 구해와서 억지로 끼워서 교체해버린 개조 버전입니다. 예전에 목있는 에어백 레버만 있던 시절에 네이버 카페 에어백레버연구소라는 곳에 소정의 공임비를 지불하고 의뢰해서 판타스틱 기본 레버 제거하고 홀커터로 구멍 넓히고 아래에 철판 덧대서 작업한 것입니다. 그래서 목있는 레버도 잘 들어갑니다. 뚜껑 나사 두 개만 풀면 돼서 여닫이 케이스 못지 않은 편리한 커스텀을 자랑합니다. 다만 레버 체결하는 나사 끼는 게 엿 같아졌고 격하게 쓰다보면 푸쉬버튼 연결하는 터미널 단자가 분리돼서 글루건 질을 했을 뿐...
친구에게 양도한 EX체인저가 가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아래는 호리 미니 스틱입니다.
이제 외관 구경 및 플스, PC에 연결해서 간단하게 사용도 해봤으니 볼트를 풀어 분해할 차례입니다.
스틱 상단이 아닌 측면(윗 측면 4개, 아래 측면 4개) 8개의 볼트를 풀면 쉽게 분리가 됩니다. 레버 교체도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분리 후 측면 사진.
자 PCB입니다. 잘 보시면 약간 그을린 듯한 부분이 보이는데 저게 문제가 될지 안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작동은 잘 되기 때문에.
지금 플스4에서도 8분 인증 걸리는 것 없이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도 잘 되기 때문에 걱정은 없습니다만 한 가지 걸리는 문제는 PC에서 펌웨어 업데이트 프로그램에서 장치 인식을 못합니다.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했을 때 프로그램을 받고 메뉴 버튼을 누른 채로 USB포트에 연결하면 장치 관리자에서 인식이 된다는데 제 거는 알 수 없는 장치로만 나오는 겁니다. 근데 또 그냥 정상적으로 연결해서 게임할 때는 문제가 없고.
이에 대해 문의를 해봤는데 일단 플스4 다음 펌웨어 업데이트가 됐을 때 지켜봐야지 알겠지만 전화 상담이 나을 것 같다고 하시네요. 답변은 상당히 빨리 달렸습니다. 시간이 될 때 전화상담 하고 한번 찾아가봐야지 싶습니다. 저 그을린 PCB 사진도 보여주면서 말이죠.
* 인풋렉 : BROOK 모듈을 사용했다고 하니 4.5ms 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저는 인풋렉 민감하지 않아서 이건 패스.
* 조작감 : 무각 좋아하시는 분들한테는 좋습니다. 기본 구성이 309 헬프미 레버에 산와 버튼에, 입맛에 따라 레버 교체도 어렵지 않을 것이고요. 일단 제가 충동구매 한 것은 외관이 마음에 들고 나중을 생각해서 튼튼한 케이스가 필요해서였는데 이 정도면 저는 굉장히 만족합니다. 지금 제가 메인으로 쓰는 판타스틱 개조한 거는 오랜 세월 격하게 써서 그런지 이제 철판이 슬슬 맛이 가고 있어서.
* 무게 : 무겁습니다. 묵직합니다. 3.7kg라는데 박스 크기와 완충제 때문에 정말 무겁게 들고 왔네요.
* 편의성 : 순정 BROOK PCB에 비해서는 확실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냥 모드 변경 같은 거 없이 바로바로 인식되는 게 좋았을 뻔.
전체적으로 저는 만족하면서 쓰려고 합니다.
만족하면서 쓸 땐 쓰더라도 깔 건 까야죠.
이 스틱이 많이 까인 것을 정리해보자면 대충 이렇습니다.
1. 비라이센스 주제에 비싸다. (정가 16만 9천원. 호리 하야부사 신형인터넷으로 저 정도 가격으로 살 수 있음.)
2. 출시 후 초기불량 범람. (킹황갓14 방송에서 8분 인증으로 먹통된 게 보너스.)
3. 판매처 직원들의 무리한 추천.
추가로 제가 생각하는 단점은 차라리 메이크스틱처럼 순정 BROOK PCB를 쓰지 왜 자체 기판이냐 는 겁니다.
저는 솔직히 게임 정말 못합니다. 친구가 좋아하는 거에 비해 재능이 너무 없다고 할 정도로. 그래도 그냥 격투게임 자체를 좋아하고 스틱 뜯어서 요리조리 개조하는 게 맛들려서 관심이 많이 생기게 된건데 제가 고수 유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참 많습니다. 매직스틱 M5부터 유저들이 외면하고 쓴소리가 왜 나왔나 생각해보면 좀 더 PCB 설계에 신중했어야지 않나 싶습니다.
전자부품 들어간 기기라는 것이 초기불량이 없을 수가 없지만 사자마자 뽑기로 인해 양품이 아닌 불량품이 걸린 소비자의 마음은 다 똑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격투 게임 관심 좀만 많은 사람이면 케인 님 방송에도 나오신 YO-O 님이 디자인한 스틱이라는 거 알텐데 초도물량 PCB 불량 사태로 이미 이미지 많이 훼손되고...
물론 비라이센스 기판이 다 나쁜 건 아니죠. 메이크 스틱도 비라이센스니까요. 업데이트 하는 거 1분도 안 걸리는데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BROOK 사는 플스 업데이트 되면 거의 다음 날 바로 펌웨어 올라옵니다. IF STICK도 프라빈 측에서 초기불량 대응이 늦었다고 보긴 모호하지만...글쎄요.
라이센스를 비용과 시간 등 여러 가지 요건으로 받지 못했다면 차라리 제로랙 모드 이런 거 포기하고 다음 레트롤러 제품부터는 자체기판 안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그냥 순정 BROOK 으로 가고 가격이 지금보다 단돈 몇 푼이라도 더 저렴했다면 지금처럼 욕 먹진 않았을 건데 안타깝습니다.
아니 그럼 스틱 사는데 가격하고 성능만 보지 뭘 보란 말인가
저 말을 격갤 눈팅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됐는데 진짜 공감됩니다. 저처럼 디자인 마음에 들어서 스틱 사는 격겜 유저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기판과 버튼, 레버 이런 기본적인 구성만 보지요. 추가로 사후 관리까지.
저 정말 아이에스티몰 사장님도 갈 때마다 정말 친절하고 우리 나라 스틱 제조사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만 이번 제품은 솔직히 PCB가 너무 아쉽습니다... 저 조차도 누가 주변에서 스틱 돈 주고 산다고 하면 하야부사나 돈 더 보태서 TE2+ 직구 하라고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저처럼 계속 쓰는 사람도 있을테니 사후 관리에라도 신경 잘 써주시고 다음 번에 좋은 스틱 만들어서 출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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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맙습니다. | 16.09.22 19: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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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 been trying to find the firmware update. to this stick. Can u please share it with us? thanks! | 23.02.26 23: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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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마메에서 키보드로 바로 인식하는 건 불편해서 스팀 모드로 그냥 스틱 설정해주고 하는 것이 편했습니다만 이것도 개취니까요. 일단 펌웨어 업뎃 대응 부분은 다음 플스 업뎃이 있을 때까지 지켜봐야지요. 또 좋은 정보 있으면 공유하겠습니다. | 16.09.22 18: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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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메의 스틱설정을 이용하는 방법은 1인 게임만 할때는 문제가 없는데 2개 이상의 스틱 및 패드를 이용해 2인, 3인용 게임할 때 스틱 설정을 다시 해야 하는 번그러움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A, B, C스틱 연결후 게임한 후 나중에 A만 연결하면 스틱 설정을 다시 해야 하는 번그러움이 있어 위에 기능을 써보고 싶네요. 혹시 다른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6.09.22 20: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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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메의 경우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2명 내에서 게임을 즐기다보니 IF Stick 에서 3P, 4P 모드가 없네요. 마메 내에서 기본으로 3P 4P를 위한 키 세팅값이 있다면 iolab 측에 한 번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 16.09.22 21: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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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조카들과 스틱 2개에 엑박패드 물려서 3인게임(천지먹다2, 캐딜락, 원탁의기사등)을 아주 잼있게 하는편입니다. 3인 모드도 가능하게 되면 더 좋겠네요~~ | 16.09.22 22: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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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신을 받아서 답글 답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MAME 버젼들이 1P 와 2P는 거의 공통되는 키를 사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3P 부터는 MAME 마다 그 값의 차이가 커서 일부러 넣지 않았다 하시네요 ^^ | 16.09.22 23: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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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스틱 사고 싶은데 고민하시거나 궁금해하시는 분들한테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 16.09.22 19: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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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직접 댓글 달아주셨네요. 고맙습니다. ㅎㅎ 사실 국전 가서 여자친구 앉혀놓고 혼자 열심히 고민하다가 구매 결정 하게 된 것도 킹오파14 게시판에 F 스틱 관련 글 댓글 남겨주신 내용 중에 소재에 대한 부분 보고 확신이 생겨서 샀던 거거든요. 글에도 써있지만 인풋렉 이런 건 그닥 신경쓰지 않는 타입이다보니. 아직 그래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리뷰 글도 많이 없는 건 그렇다치고 iolab 공식 페이지에 글 쓰면 바로바로 댓글 남겨주시는 게 참 좋네요. 지금같은 마음만 변치 않으면 앞으로 충분히 회사 이미지 만회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별모양 볼트는 당분간 신경 쓸 일이 없을 것 같아서 괜츈... ㅋㅋ 헬프미 레버와 산와버튼 제가 원하는 부품이 기본 세팅 돼있으니 플5 나오기 전까지 특별한 일 없으면 그냥 쓰게 될 것 같습니다. ㅎㅎ 아무튼 편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 16.09.22 23: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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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잘 쓰고 계신다니 다행입니다 할부인생님 ^^ 초기 PCB 불량은 지금도 무척 아쉬운 부분임에 틀림이 없지만 디자인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양보도 하지 않았지만 io lab 에서도 제 의견을 수렴해 주셨기에 그런 소재를 사용할 수 있었네요 ^^ 이런 점을 보고도 비록 처음의 실수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잘 할 수 있겠다라는 바람어린 믿음도 갖고 있죠. 그리고 첫 발의 호된 신고식이 오히려 io lab 에게는 약이 되어 다 나은 제품을 만드는데 초석이 될 거라 생각하고요 ^^ 그러한 제품을 만드는데에 할부인생님의 리뷰와 같은 솔찍한 리뷰야말로 큰 자양분이 됩니다. ^^ 격투게임을 좋아하는 제품디자이너로서 저 역시 앞으로도 계속 게이머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그런 제품을 디자인 하고 싶고요 ^^ 오늘 io lab과 통화 중 알게 된 것 중 하나가 상판에 사용된 폴리카보네이트가 고경도 긁힘방지 코팅이 된 건 알고있었는데 정전기 방지 처리까지 돼 있는 폴리카보네이트라 먼지도 상대적으로 덜 앉는다 하네요 ^^ | 16.09.22 23: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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