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 시리즈 중에 해본 거라고는 PS시절의 제노기어스가 전부인 제가 제노블레이드2를 겁도 없이 붙잡았습니다.
뻘짓을 많이해서인지 클리어까지 210시간쯤 걸렸군요.
재미있는 게임이었지만, 짜증나는 부분도 많아서 높은 평은 주기 힘들 듯 합니다.
좋았던 점
1. 전투
난해하지만, 이해하고 나면 재미가 확실하게 보장되는 전투.
2. 세계관/설정/스토리/캐릭터성
개인적인 취향과는 좀 거리가 멀지만, 공들여서 꼼꼼하게 만든 느낌이 전해져옵니다.
스토리는 Boy meets girl 로 시작하는 흔한 세카이계 중2병 스토리.
개인적으로는 손발이 오그라들었지만 왕도 느낌으로 탄탄하게 잘 완성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NPC가 전부 고유이름이 붙은 네임드이며, NPC대사에 무의미한 대사는 거의 없고 세계관 설정에 기반한 각종 힌트가 많이 녹아있습니다.
진행도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NPC대사도 상당히 많아서 대사량이 매우 방대합니다.
NPC 하나하나가 나름대로의 설정을 가지고 있고, 서브퀘스트 또한 내용이 충실합니다.
서브퀘스트, 블레이드퀘스트 내용도 거의 대부분 재밌었습니다.
3. 보이스 이벤트
전투 개시,전투중, 전투종료마다 블레이드 조합구성에 따라 각종 드립이 난무하는데, 성우진도 화려해서 듣는 맛이 쩔어줍니다.
캐릭터성도 탄탄해서 키즈나토크는 하나하나가 전부 다 재미있었습니다.
각 에피소드 시작,끝부분의 무비의 완성도도 높은 편입니다.
4. 입체적이고 아름다운 맵
맵 자체는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탐험하는 보람은 있을지도...
5. 비교적 짧은 로딩, 편리한 스킵트레블.
이 게임의 단점들이 너무 치명적이어서, 사실상 스킵트레블이 없으면 진행이 막힐 정도.
불만점
1. 전반적으로 병쉰같은 UI
편의성이라고는 조금도 고려되지 않아 시종일관 짜증을 유발합니다.
육성 요소가 매우 복잡한 게임인데도 각 메뉴가 여기저기 흩어져있어서 난잡하기 이를 데 없으며
미니맵UI는 고저차 따윈 밥말아먹은지라 동굴 같은데 들어가면 맵은 없는거나 마찬가지이며
네비게이션 마커는 2개만 겹쳐져도 거리/방향을 알수 없게 되어버려 무쓸모 그자체.
1.1.1 패치로 확장미니맵이 아주 약간 더 보기쉬워졌으니 패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물론 이래도 딱히 편하진 않음)
스킵트레블 화면을 맵화면 대용으로 쓰는 것도 어처구니 없는데, 랜드마크 외의 로케이션은 지명이 표시되어있지 않아서
일일히 커서 옮기면서 찍어봐야 표시가 뜹니다. 퀘스트에서 'OOO로 가라' 라고 하면, 어딘지 몰라서 헤메는 건 기본.
유저가 로케이션 지명을 다 외우고 다녀야 함.
안그래도 불친절한 퀘스트가 많은데, 이러한 UI 덕분에 퀘스트 진행이 스트레스 마하.
모처럼 아름답게 만들어진 맵도 UI의 불편함으로 인해 탐색의 의욕이 대폭 저하됩니다.
UI가 불편하니 원하는 아이템/어시스트코어를 찾는 것도 고역입니다.
아이템의 레어리티 정렬기능도 아이템의 성능과 그다지 관계없어서 원하는 아이템을 찾는 게 거의 불가능.
쓸만한 아이템은 이름을 외워서 이름순 정렬해서 찾는 게 가장 빠를 정도.
불필요한 중복아이템은 상점에 미리미리 팔아없애서 정돈해두지 않으면 아이템 선택부터가 HELL입니다.
2. 블레이드 가챠
전혀 재미있지 않은 이런 짜증나는 요소를 왜 처집어넣는지 도무지 이해불가.
게다가 동조 연출은 스킵도 안되며(블레이드 등장씬만 스킵가능), 10연가차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하나하나 까는데 시간낭비가 엄청납니다.
나중에 가면 커먼/레어 코어 99개씩 쌓여도 까기 귀찮아서 그냥 방치하게 됩니다.
게임시스템상, 블레이드의 역할군이 매우 중요한데 가챠로 어떤놈이 어떤 역할군의 블레이드를 뽑을지 복불복입니다.
공격 역할군의 드라이버로 탱커 블레이드 뽑거나, 탱 담당이 힐러 블레이드 뽑거나 하면 어그로튀고 존망.
드라이버를 변경할 수 있는 오버드라이브 아이템은 매우 희귀한 아이템인데 별다른 설명도 없어서 무의미하게 낭비해버리기 일쑤입니다.
가챠 덕분에 초중반에는 유저 마음대로 조합해서 전략을 짜거나 하는 게 아예 불가능합니다.
뽑기 확률도 의도적으로 조작해둔 게 티가 나서 하면할수록 신뢰도가 매우 떨어집니다.
초중반에는 레어블레이드가 잘 뜨게 설정되어 있고, 첫 가챠는 무조건 풍속3레벨짜리의 1성 커먼이 나오게 정해져 있고 릴리즈도 못하게 막혀있음.
즉, 메인퀘 진행에 필수 스킬을 가진 블레이드는 무조건 나오게 설정되어 있는데 이딴식으로 할거면 가챠를 왜하나 싶음.
네? 초반에 나나코오리를 뽑으셨다고요? 아마 게임 끝날때까지 제대로 못쓸겁니다ㅋㅋㅋ
3. 용병단
남아도는 블레이드를 파견보내면 알아서 보상을 물어온다는 식의 모바일 쏘쎨껨스러운 사양인데,
어처구니없게도 스위치 슬립모드에서 시간이 경과하지 않습니다. 즉 항상 켜놔야 합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병맛 철철 넘치는데, 편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설계에 유저는 제대로 엿을 먹게 됩니다.
용병단 메뉴는 사용빈도가 매우 높은데도 선택하기 힘든 곳에 처박혀있어서 메뉴 열때마다 고통이며, 한땀한땀 파견할 블레이드 찾아서 선택하는 것도 고통입니다.
출격 보이스, 복귀 보이스의 대사를 끝까지 다들어야만 화면이 넘어가게 만들어놔서 스트레스가 하늘을 찌릅니다.
클리어할 때쯤에는 전캐릭터 용병단 대사를 거의 암송할 지경에 이르렀음.
용병단 스트레스의 절정은 나나코오리를 키우면서 더욱 실감하실 수 있습니다.
10분마다 용병파견 노가다를 몇십시간(저는 3일 걸렸음) 동안 반복해야하는 고통. 나나코오리 잊지않겠다 ...ㅂㄷㅂㄷ
4. 불친절한 튜토리얼, 도움말
초반부터 '채집포인트에서는 채집을 할수 있다' 같은 뻔하고 당연한 내용은 게임흐름 팍팍 끊어가면서 짜증날정도로 시시콜콜 설명해주는 주제에
정작 이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시스템의 설명은 매우 대충 넘어가며, 심지어 설명 안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전투시스템 이해 못하는 사람은 스매쉬나 속성옥은 게임끝날때까지 뭔지도 모르고 구경도 못해볼 겁니다.
포션 개념도 없고, 자코전투조차 빡센 게임이라서, 게임에 익숙치않은 유저는 도중에 때려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메뉴에 도움말이 없습니다. 튜토리얼 다시보기도 없고요. 필드 십자키에 조작키도움말이 전부입니다.
몬스터도감? 아이템도감? 그딴거 없습니다. 일일히 맨땅헤딩 하면서 어딨는지 찾아야 하고요.
지나간 이벤트 대사 다시 볼수도 없어서 중요한 힌트대사 놓치면 일부 퀘스트는 진행이 막힐 정도입니다.
그뿐인가... 정보 판매NPC가 각종 튜토리얼에 해당하는 문서아이템을 팔고있는데,
정작 이 내용이 필요한 초반에는 매우 비싼 판매금액 때문에 선뜻 구매하기가 쉽지 않으며
막상 큰 마음 먹고 구입해서 내용을 확인했더니 고작 2줄짜리 설명이 끝. 도움말 메뉴 같은 게 생기나 했는데 너무 어이없어서 처음엔 버그인 줄...
유저 엿먹이려고 작정한 게 분명합니다.
5. 인게이지를 강요하는 각종 시스템들 (필드스킬/키즈나토크/블레이드퀘스트)
블레이드 퀘스트는 해당 블레이드가 인게이지 상태가 아니면 아예 표시되지도 않아서 버그인가 착각할 정도.
필드 스킬의 경우는 심각하게 불편함을 초래하는데,
각자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레이드 조합이 있을텐데, 프리셋 저장기능 같은 것도 없으면서 시도때도 없이 블레이드 교체를 강요합니다.
블레이드 퀘스트 진행중에 다른 블레이드로 교체해버리면 맵상에서 사라져버려서 헤메게 만드는 건 덤.
UI가 불편해서 스킬 가진 녀석을 메뉴에서 일일히 찾는 것도 고통이고, 행여 스킬가진 놈이 용병단 파견나가 있으면 진행 발목잡히고,
레어블레이드 전용스킬은 가챠에 의존하기 때문에, 가챠 운이 없으면 한동안 그 필드의 탐색은 포기하고 넘어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각자 특기분야를 살려 동료끼리 힘을 합쳐 탐험하자!!" 라는 의도는 알겠는데, 쥐뿔도 재미없으니 이딴식으로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음.
6. 반쪽짜리 오픈월드
오픈월드에, 맵을 아무리 이쁘게 잘만들면 뭐합니까. 이동요소가 병맛인데.
점프가 낮아서 올라갈수 있는데가 거의 없으며(정해진 루트 밖에 못간다고 보면 됨),
운해나 물에 빠지면 가슴높이의 턱도 못넘어서 경사면을 찾아서 온종일 헤메야 하며 (그리고 올라가는 법을 못찾아서 스킵트레블을 쓰고... )
파쿠르 같은 요소도 없어서 낮은 언덕도 올라가지 못하고 가까운 직선거리도 빙 둘러갈 수 밖에 없고
결국 맵구조가 일방통행이라는 걸 알고 실망하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맵상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채집,필드스킬이 전부이며, 자유도라곤 거의 없는 전형적인 일본식 오픈월드입니다.
오픈월드 자유도라 느낄만한 건 '추락할 수 있는 자유' 정도. 죽지 않았다 해도, 탈출할 수 없는 곳에 떨어져서 스킵트레블을 쓰는 건 덤.
그외에도 소소한 불만점들이 많지만, 생략한다 ....
총평
재미있는 쿠소겜. 재미 반 짜증 반. 재미없으면 때려치기라도 하지 이건 뭐...
시리즈 팬이라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게임 초심자에게는 그다지 권장하고 싶지 않은 게임. (아마 클리어도 못할 것이다)
wiki 참조 없이 자력으로 클리어가 가능한가 싶은 수준의 불친절하고 터무니없는 맨땅헤딩 난이도의 서브퀘스트들이 수두룩.
길찾기부터 자코전투까지 쉬운 것 하나 없으므로, 적극적으로 공략에 임하는 자세와 꿋꿋하게 살아남을 강인한 멘탈이 필요합니다.
친절하게 떠먹여주는 요즘 게임에 길들여지신 분들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재미는 있는데, 섣불리 추천은 못하겠다 정도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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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6번 빼고는 다 공감합니다. 장르자체가 오픈월드는 아니고 JRPG인데 이정도로 필드구현을 해놓건 감탄스럽더군요. 여기저기 배경 구경하는 맛도 있고 나름 꼼꼼히 숨겨놓은 길 찾는것도 나름 재미있었네요. 그넘의 ㅄ같은 유아이가 문제지 요근래 해본 JRPG중에 돌아다니는 맛은 가장 좋았네요. 오히려 오픈월드라고 신나게 홍보하던 파판15보다 더 나았습니다. 편의성만 잘 만들어줬어도 명작반열에 들만한 게임인데 많이 아쉽죠.
(IP보기클릭)112.187.***.***
그게 경험치 바예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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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퀘스트 난이도가 높은게 꽤 있더군요; 나나코오리 꼭 키우세요(...) | 17.12.31 10: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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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6번 빼고는 다 공감합니다. 장르자체가 오픈월드는 아니고 JRPG인데 이정도로 필드구현을 해놓건 감탄스럽더군요. 여기저기 배경 구경하는 맛도 있고 나름 꼼꼼히 숨겨놓은 길 찾는것도 나름 재미있었네요. 그넘의 ㅄ같은 유아이가 문제지 요근래 해본 JRPG중에 돌아다니는 맛은 가장 좋았네요. 오히려 오픈월드라고 신나게 홍보하던 파판15보다 더 나았습니다. 편의성만 잘 만들어줬어도 명작반열에 들만한 게임인데 많이 아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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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부분 다 공감해요. 맵 자체는 오픈월드가 맞죠 일본식이라 그렇지ㅋ 제 말의 취지는 '모처럼 잘만든 맵인데 아깝다'는 겁니다. 좋았던점에 언급했던 것처럼 저도 맵은 확실히 잘만들었다고 생각해요. 훨씬더 재밌을 뻔한 게임인데, 탐색의 재미가 불편한 UI와 필드스킬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길찾기 짜증나는데, 이동제약도 심했던 게 불만이라서...결국 6번 불만점은 1,5번 불만점에서 파생된 불만입니다. 저도 JRPG에서 양키식 오픈월드를 요구하진 않습니다ㅋ | 17.12.31 10: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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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누티
그게 경험치 바예요??? ㅋㅋㅋㅋ | 17.12.31 06:14 | |
(IP보기클릭)14.58.***.***
저도 그 게이지가 신경쓰여서 인터넷검색해보고 알았어요;; UI 진짜ㅋㅋㅋ | 17.12.31 10: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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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거의 거치형으로만 플레이했는데도, 해상도가 오락가락 하는 게 좀 거슬리긴 하더군요. 휴대플레이가 해상도 낮아지는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개인적으로는 프레임레이트나 해상도는 크게 신경쓰는 부분은 아니어서 딱히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 17.12.31 10:3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