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리마스터 되면서 새로 플레이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 이상으로 PS2 시절에 플레이했던 추억을 잊지 못해서 구매하신 분도 꽤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예약당일에 결제할때만 해도 콘솔게임에 입문하게한 추억의 게임을 트로피 획득하며 다시 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막상 당일이 되니, 그 시절 패드집어던지며 부르르떨던 기억이 나네요.
1. 쵸코보 레이스 0:00 달성하기
제가 1회차로 플레이할 때 (2003년 당시) 정확히 5일 걸려서 깼습니다.
이게 초보자에겐 상당히 어려운 미션인데, 제 기억으로 약 3곳의 루트에서 앵글이 바뀝니다.
이게 운이 안좋으면 꼼짝없이 앵글변화와 함께 얻어맞아야 하는데, 상당한 스트레스였죠.
게다가 첫날에 0.1초 차이로 실패한 기억도 아직도 새록새록납니다.
2회차때엔 한 번에 성공해서 굉장히 얼떨떨했지만, 3회차땐 다시 며칠씩 걸리는 중노동을 했죠.
뭐, 스스로 깨달은 교훈은 풍선에 욕심내지 말고 적당히 먹으며 피하는데에 주력하라 입니다.
이거 또 할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오는군요.
2. 번개 200번 피하기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하는 맵이기도 합니다.
화면이 하얗게 되는순간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까딱 방심하면 바로 비명횡사하게 하는 질 나쁜 녀석이죠.
세이브가 됐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20번씩 끊어서 한 후에 스타트 눌러놓고 스트레칭하고 하면서 했던 기억이 납니다.
번개가 일정하게 떨어지다가 가끔 엇박자로 떨어지는데, 안되는 날은 아무리해도 안되는 날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멍때리다가 200번 세었다고 생각하고 보상받으러가면 알고보니 199번이었다던가 하는 경우도 생기기도 했죠.
3. 나비 피하기
사실 이 경우엔 몇번 숙련되다보면 위험한 스팟을 익히게 됩니다.
다만 제 눈이 색맹인건지 몰라도, 간혹 파란색인지 붉은색인지 구분이 안가는 녀석들도 있어서 처음엔 고생을 많이 했죠.
요즘 게임의 아주 자유로운 앵글변화에 익숙하신 분들은 원근법을 상실한 나비의 존재때문에 좌절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4. 캡쳐 10마리 모두 완성하기
상당히 짜증나는 작업입니다.
모든 맵의 몬스터를 '캡쳐' 옵션이 달린 무기로 줘패야 하는데, 몬스터종류가 상당하죠.
이 것만으로도 짜증난데, 간혹 몇몇 몬스터(특히 비룡계열)는 출현률이 극악이라 한 시간에 한 번 출현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뭐, 결국 자신의 운이겠지만, 이 뒤로 시작될 진정한 노가다를 위한 선행코스라는 점에서 군말말고 해야하는 겁니다.
5. 뻘짓하면 놓치는 필수 아이템들
몇가지가 있습니다. 사전의 경우에도 몇가지는 재차 입수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고,
젝트스피어도 그렇습니다. 아론의 드라이브기술을 익히기 위해서 필요한게 바로 이 젝트스피어인것으로 기억하는데,
스토리상 제 때 입수하지 못하면 영영 칼에 술이나 뱉어서 때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몇몇 케릭의 칠요일 재료라던가 숨겨진 소환수를 얻는 부분에서도 '제 때' 를 놓치면 어마어마한 녀석들과 만나야 하죠.
6. 다크 시리즈 때려잡기
사실 이건 뭐, 정상적인 노가다를 통해 제압해야하는 일종의 과제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몇몇 필수 아이템을 얻지 못해서 되돌아가야할 경우 마주하는 이 분들은 주인공을 무자비하게 학살해주십니다.
그럴 때 선뜻 꺼내들기 쉬운카드가 돈내고 구걸해야 하는 그분인데,
잡몹잡을 때 잘 휘둘러주시던 칼도 막상 필요할땐 똥개로 대체하기가 일쑤죠.
PS2 시절엔 자동 저장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리마스터에선 있는지 모르겠지만) 스피어에서 열심히 뛰어가서 짤막한 이벤트를 보고 다시 도전해야 합니다.
지금도 기억나는게 다크시바인데, 이 녀석 다시잡으려면 몇분동안 얼음길을 쭈욱 뺑 돌아야 가야합니다.
뛰는 동안 열심히 그분에게 신이 강림하시길 빌었던 기억이 나네요.
7. 스피어 반 갈아엎기
궁극의 보스 이름이 '모든 것을 초월한 자' 맞나요?
아마 인터판기준으로 일판에 없던 새로운 궁극보스가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녀석 목표로 노가다를 하다보면,
필수로 해야하는 것이 스피어반을 싸그리 갈아엎는 작업입니다.
총 스피어 칸수를 가늠하고 +4짜리 스피어를 255에 맞게 얼마나 배치할 것인가,
쓸데 없는 (예를 들어 최하위 마법 스피어) 스피어를 어디까지 지워버릴 것인가를 한참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고난이도가 럭스피어로 도배하는 것인데, 이걸 주는 녀석을 출현시키기 위한 과정도 험난할 뿐더러,
정말 깨작깨작 주기때문에 어느샌가 무아의 경지에서 머리가 아닌 손이 알아서 똑같은 보스를 때려잡고 있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저는 3케릭 럭스피어 완성하는데까지 총 300시간 넘게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8. 악세서리 최상의옵션 달기
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엄청난 노가다죠.
일단 돈을 열심히 모은다음에 몬스터에게 뇌물을 먹여서 재료를 모으는 방식인데,
제 경우엔 오메가던전의 미믹에게 리쿠로 10만길을 뜯어내고, 이렇게 해서 모은 돈을
오츄였나요? 굉장히 더럽고 기분나쁘게 생긴 식물형 몬스터에게 뇌물을 먹여서 재료를 모았던 기억이 나는데,
이렇게 해서 필수로 얻어야 하는게 제 기준으로 '리본' 과 'HP 한계 돌파' 였습니다.
무기야 칠요일의 무기로 커버가 가능하다지만, 모든 상태이상을 막아주는 리본과 9999의 HP상한선을 99.999까지 풀어주는 두 옵션은 거의 필수로 달아줬던 것 같습니다.
이게 또 아이러니한게, 다크 소환수를 포함한 보스들을 때려잡기 위해 이러한 노가다를 하는 것인데,
가끔 다크시리즈를 때려잡으면 이 두옵션을 포함한 악세서리를 떡하니 주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이건 노가다를 해서 때려잡으라는 건지, 참마도에 빌붙어 뜯어내라는건지 영문을 알 수 없게 되기도 하죠.
이렇게 쓰고보니 플레이한지 10년이 지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잘도 이것저것 기억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대로 기억하는건지 모르겠지만)
그 만큼 여러차례 새로이 플레이할 정도로 애정이 있었던 게임이었습니다.
당시 학생인 제가 용돈아껴가며 PS2를 사게만들었던 장본인이었던 게임이기에 더욱 애착이 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기억을 되새겨봐도, 처음에 보았던 엔딩의 감동은 아직도 쉽게 잊혀지지가 않네요.
지금에 와서야 그 때 처럼 맘편히 게임할 입장이 되지 못해 아쉽지만, 즐거운 추억팔이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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