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소설은 모두 픽션이며, 몇가지 내용은 던전앤파이터 원본 시나리오를 각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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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적당히 사선에 걸려, 궁궐의 담벼락 밑까지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담벼락의 조금 위, 손을 뻗으면 달에 닿을 것 만 같은 곳.
그곳에 소녀는 서있었다.
지나치게 화려한 조각이 가미된 기와의 일부를 밟고, 그녀는 가만히 서 있었다.
축제를 하는 밤은 더 이상 어둡지 않고, 외롭지 않고, 사람들은 웃고 떠들며 저들끼리 즐기고 있다.
소녀의 바로 아래로 누군가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소녀는 살짝 눈을 감았다.
물론 절대 들킬 리 없겠지만, 하고 생각하는 소녀의 귓가에 그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야, 오늘같은 축제날에 우리가 이런 곳에서 썩어있으란 법은 없잖냐! 어차피 황녀님도 안계신데 후딱 마시고 후딱 돌아오면, 윗선에서도 그정도는 봐주시겠지"
너무나도 태평한 그들의 말투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요즘들어 자주 느끼는 기분이다. 저번의 그 시란이라는 기분나쁜 남자한테도 느꼈던 감정이다.
어느새 내려가있던 마스크를 바로잡아 입술 위까지 바짝 올리고, 무기질적인 단검을 다시 살짝 움켜쥐었다.
"......"
낙하하듯이 뒤로 떨어진 소녀에게 그 경비병들이 눈길을 줄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소녀는 움직였다.
바람에 소녀의 머리카락이 조금씩 날렸다. 이미 소녀의 단검은 그들의 구석구석을 스치고 난 뒤였다.
물론 소녀에게 그들에 대한 악감정은 없다. 애초에 소녀는 '감정' 이라는 단어를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따분한 일상의 한 장면처럼 장정 네명을 처리한 소녀는, 단검에 뭍은 피를 없애기 위해 손목을 살짝 털었다.
"원한은 없습니다. 다만....."
자신이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소녀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어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여전히 적당한 달빛은, 그녀의 눈빛까지도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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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월(期月)일을 맞아 개최된 축제때문에 황녀 에르제는 본궁에 없는걸로 판단, 지금 귀환하였습니다."
"그러냐."
"다만...."
"다만?"
쥐죽은듯이 조용한 실내에서, 소녀의 침삼키는 소리만이 살짝 공기를 울렸다.
"무관계한 경비병 세명을 사살했습니다."
"......이유는?"
윽, 하고 말문이 막힌 소녀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하아, 너도 어리석은 짓을 할 때가 있구나."
"면목없습니다..."
고개를 숙인 소녀에게 어쩔 수 없다는 듯 상대가 말을 이었다.
"사실 그런 만큼, 너에게는 따로 시킬 일이 있다."
".....예."
"이번 프로젝트에서 앞으로 너는 제외된다."
그 말을 듣자마자, 소녀의 안색이 매우 안좋아진다. 어딘가 삶의 이유를 잃은 사람처럼.
"ㄱ...그말씀은..."
"걱정 마라. 이용가치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너라는 칼은 조금 더 다듬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 뿐이다."
몇시간 전의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을 후회하며, 소녀는 체념하며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상대는 이내 굳은 표정을 풀며,
"넌 지금부터 잠정적 휴가 임무를 받는다."
라는 알 수 없는 소리를 했다. 물론 이해하지 못한 소녀는 예? 라고도 되묻지 못한 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들고 있다.
"기간은 미정. 별다른 임무가 떨어지기 전까지 본 임무를 수행한다고 판단. 본 임무는 기밀도 A급 직속임무에 포함한다."
"A급...."
난생 처음 받아보는 커다란 임무에, 한쪽만 무릎꿇은 소녀의 다리가 살짝 떨렸다.
"걱정마라. 너라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넌 나의 제일가는 비도(秘刀)니까."
칭찬해주는 상대의 말에 소녀는 기분이 좋았지만, 아직까지는 부담이 더 크다. 게다가 임무의 내용도 듣지 못했다.
"이제 자세한 임무의 내용을 말해주지."
소녀는 행여라도 놓칠까, 최선을 다해 귀를 기울였다.
"넌 내일부터, 무인의 도시 쇼난에서 일반인들과 생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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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평소에 던리웹을 자주자주 눈팅하고 있었지만 처음 글 쓴 곳이 여기라니!
사실 평소에 구상은 계속 하고 있었는데 다른 분들 작품들을 보니 왠지 쓰고 싶더라구요
본편 내용은 저것보단 많이 밝은 분위기고요, 굳이 따지자면 러브코미디....라고 보기에는 연애적인 요소가 부족하긴 하지만...
그냥 엔터테인먼트형 소설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오타나 이상한 부분 댓글 남겨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그럼, 다음편에서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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