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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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어 스토리 총정리 1부 - <지난편 보기>
- 드래그 온 드라군 3
■ 니어 스토리 총정리 2부 - <지난편 보기>
- 죽음에 이르는 적색(DOD3 코믹스)
- 드래그 온 드라군 1.3
■ 니어 스토리 총정리 3부 - 현재 페이지 ●
- 니어 : 레플리칸트
■ 니어 스토리 총정리 4부
- 니어 : 오토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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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3465년, 세상의 풍경은 과거와 많이 달라져 있었다. 곳곳에 널린 폐공장이나 기계는 구세계의 유물이라 불리고 있었고, 중세 시대에 가까운 모습으로 회귀한 인류 문명은 왜인지 자신들의 역사를 잊은 듯했다. 그 가운데 어느 작은 마을에 니어라는 이름의 소년이 있었다.
유년기 시절의 니어.
니어의 성장 과정은 불우했다. 소년에겐 요나라는 이름의 여동생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다른 곳으로 일하러 떠나 소식이 없고 어머니마저 병마로 죽자 니어는 병약한 요나를 어떻게든 홀로 먹여 살려야 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가난해서 그들 남매를 도울 생각을 하지 못했다. 농사일에 도전해보기도 했지만 작물은 금방 말라버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소년이 어쩔 수 없이 찾아간 곳은 성매매 업소였다. 니어는 남자임에도 이쁘장한 외모를 갖고 있었고, 그 덕에 성인 남성과 잠자리를 가지는 것으로 생계를 어느 정도 꾸릴 수 있었다.
차라리 이 시대에 인터넷 bj가 있었더라면...
하지만 니어는 그 일을 오래 할 수 없었다. 성매매를 하는 동안 생긴 트라우마로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다. 결국 니어 남매는 고향을 떠나 떠돌았고, 다행히 어느 마을에서 친절한 이웃을 만나 다시 정착하게 된다. 마을의 촌장을 맡고 있는 데볼과 포폴이라는 쌍둥이 자매는 니어에게 이런저런 일거리를 주며 남매가 마을에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배려해주었다.
니어 남매를 친절히 돕는 데볼&포폴 자매
어느 날 요나는 자신의 불치병을 고치고 고생하는 오빠를 돕고 싶어 ‘달의 눈물’이라는 꽃을 찾아 마을 밖으로 나선다. 포폴의 말에 따르면 달의 눈물은 소원을 이뤄준다고 알려진 희귀한 꽃이었다. 이를 알게 된 니어는 재빨리 여동생을 찾아 나섰고, 다행히 바위 신전이라는 곳에서 마물들에게 붙잡힌 여동생을 무사히 구출한다.
이때 니어는 신전 내부에서 말하는 마법책, ‘백의 서’라는 존재의 봉인을 풀게 된다. 니어로부터 흰색이라는 뜻을 가진 시로라는 이름을 받은 백의 서는 요나가 가진 불치병이 ‘흑문병’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흑문병은 잠복기가 끝나고 나면 결국 죽음에 이르는 병이었다. 시간이 얼마 없음을 깨달은 니어는 여동생을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시로와 함께 서둘러 여행을 떠난다. 데볼에게서 얻은 정보에 따르면 세상에 흩어져있는 ‘봉인의 서’라는 것을 모으면 요나의 병을 낫게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니어의 첫 번째 동료 ‘시로’. 과거의 기억이 소실된 상태다.
※ 니어 시리즈 첫 편은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한다. 하나는 플스로 발매된 <니어 : 레플리칸트>, 하나는 엑박으로 발매된 <니어 : 게슈탈트>. 둘 다 동일한 세계관에 동일한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주인공 니어의 설정이 다르다는 차이점이 있다. <니어 : 레플리칸트>는 니어가 요나의 오빠로 나오지만, <니어 : 게슈탈트>에서는 니어가 요나의 아버지로 등장한다.
북미에선 플랫폼과 상관없이 모두 아버지 니어 버전으로 발매되었다.
모험 도중 니어는 어느 작은 움막에서 요나가 그토록 찾고 싶어 했던 희귀 꽃 달의 눈물 여러 개가 화관으로 엮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꽃의 효능은 그저 전설일 뿐이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꽃의 주인으로 보이는 어느 여인이 나타나 다짜고짜 니어를 공격해온 것이다. 카이네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는 민망하게 속옷만을 입고 있어 니어를 첫 만남부터 놀라게 했는데, 그와 어울리게 카이네는 굉장한 성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카이네의 가장 큰 특징은 아니었다. 그녀는 선천적으로 양성구유의 육체를 갖고 있었다.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둘 다 가진 것이다.
후타나리 카이네. 얘도 스트리머 했으면 구독자 최소 100만 각(...)
카이네는 자신의 신체적 특성 때문에 어릴 때부터 마을에서 따돌림을 받았다. 할머니만이 유일한 가족이자 마음의 의지였는데, 그 할머니마저 어느 거대 마물에게 죽자 카이네는 복수심을 불태웠다. 이를 니어가 도와 함께 마물 퇴치에 성공하면서 그 인연으로 카이네는 니어의 두 번째 동료가 된다.
니어 일행은 다시 길을 떠났다. 그리고 이번엔 남쪽의 어느 저택에서 자신의 눈을 천으로 가린 채 살고 있는 어린 소년을 만난다. 이름은 에밀. 눈가리개를 하고 있는 이유는 자신의 눈으로 본 상대를 돌로 만드는 힘이 있지만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풋풋한 시절의 에밀.
에밀은 대규모의 마물 병력이 니어의 마을로 쳐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일행에게 알려주었다. 일행은 서둘러 마을로 돌아가 이를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들이 마을로 쳐들어온 목적은 여동생 요나의 납치였다. 마물들의 선봉에 선 마왕이라 불리는 존재는 요나를 데리고 사라졌고, 그와 함께 나타난 ‘흑의 서’라는 또 다른 책쪼가리는 백의 서 시로에게 ‘우리는 언젠가 하나가 될 것’이란 의문의 말을 남기고 종적을 감춘다. 그리고 이때 카이네는 마을에 흘러넘치는 마물들을 봉인하기 위해 에밀의 눈을 이용해 스스로 돌이 되어 희생한다.
요나를 납치해간 의문의 존재 ‘마왕’
5년 후, 니어는 21세의 청년으로 성장했다. 그동안 니어는 계속해서 마왕의 흔적을 쫓았지만 발자취조차 찾지 못했다. 5년이란 세월 동안 세상은 더욱 황폐해졌고, 흑문병으로 죽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그러던 찰나, 왜인지 전혀 나이를 먹지 않은 에밀은 자기 저택 지하의 숨겨진 연구실에서 에밀의 석화 마법과 자신의 저주를 해제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낸다. 니어와 에밀은 함께 연구소로 진입했고, 그곳에서 에밀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일말의 진실을 깨닫는다. 에밀은 인간이 아니었다. 그곳에 남겨진 자료에 따르면 에밀은 과거 구인류의 전쟁이 계속되던 시절에 국립 병기 연구소에서 제작된 궁극의 전쟁 병기였다. 실험체로 이용된 에밀의 누나 할루아가 먼저 완성되었다가 끔찍한 모습으로 변형되어 폭주해버리자 이를 막기 위해 제작된 것이 석화 능력을 가진 에밀이었던 것이다.
지하 연구실에서 봉인된 누나를 발견한 에밀은 즉시 그 봉인을 풀었다. 그러나 에밀은 곧바로 누나에게 잡아먹혀버렸고, 니어가 이를 쓰러뜨렸으나 에밀과 누나는 그대로 영구히 융합해버린다. 덕분에 에밀은 강력한 마력을 다룰 수 있게 되었으나 융합의 대가로 에밀은 누나와 같은 끔찍한 모습을 갖게 된다.
누나 나 죽어
에밀은 새롭게 얻은 능력으로 카이네의 석화 마법을 해제해 그녀와 5년 만에 재회한다. 니어, 시로, 에밀, 카이네는 다시 의기투합하여 마왕을 찾아 나섰고,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마왕성에 도착한다. 그런데 그 안에서 처음 니어 일행을 맞이한 것은 놀랍게도 마을의 촌장 자매인 데볼과 포폴이었다. 사실 그녀들은 모종의 계획을 위해 일부러 니어 남매의 곁에 있었던, 마왕을 돕는 안드로이드였다. 그리고 니어는 그녀들로부터 이 세계에 관한 더더욱 충격적인 진실을 전해 듣는다. 사실 현재 존재하는 모든 인류의 정체는 진짜 인간이 아니라는 것. 진짜 인간은 이미 세상에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였다.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약 1400년 전, 도쿄 신주쿠 한복판에 괴생명체가 나타났던 그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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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03년 12월, 신주쿠에서 신체가 점점 소금으로 변화해 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백염화 증후군’이라 명명된 이 질병에 감염된 사람들은 사망하거나, 또는 흉포한 이형의 괴물이 되어 비감염자들을 공격했다. 포악해진 감염자들에게는 ‘레기온’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고, 신주쿠는 레기온이 모여드는 소굴이 되었다.
도쿄에 거대 괴물이 나타나고 6개월 후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악몽
이듬해 2004년 10월, 일본 정부는 신주쿠 봉쇄를 결정했다. 거대한 벽(예리코의 벽)을 쌓고 자위대를 동원해 레기온을 진압하는 작전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는 것 같았다. 그러나 4년 뒤 결국 붉은 눈의 괴물 ‘레드 아이’가 통솔하는 레기온들은 벽을 파괴하고 탈출, 일본 전역으로 쏟아져 나온다. 2009년 8월 일본 정부는 미국의 권고에 따라 신주쿠를 포함한 레기온의 근거지에 핵 공격을 가했고, 11월에는 마침내 일본 내의 레기온 절멸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전 세계에서 다발적으로 백염화 증후군과 레기온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류는 결국 세계에 창궐한 레기온들과 기나긴 전면전에 들어선다.
그즈음 모체와 함께 추락했던 붉은 용 앙헬의 유해를 조사한 인류는 마침내 ‘마소(魔素)’라 불리게 될 미지의 입자를 발견한다. 이는 신주쿠 상공에 나타났던 거인 ‘모체’의 몸을 구성하고 있던 입자로, 모체가 파괴되었을 때 신주쿠에 방출된 이것이 바로 백염화 증후군의 원인이었다. 백염화 감염자들은 마소에 부여된 신의 의지, ‘인간을 멸망시킨다’는 계약에 동의하면 레기온이 되고 거부하면 소금이 되어 사망했다. 전 세계에서 갑자기 다발적으로 창궐한 이유도 역시 이 마소가 핵 공격으로 발생한 폭풍으로 전세계에 확산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질본이 출동한다면 어떨까.
2010년, 마소의 연구를 통해 인류는 마침내 백염화 증후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한다. 이른바 <게슈탈트 프로젝트>. 사멸해가는 인간의 육체로부터 인류의 혼을 따로 분리해 보존함으로써 백염화 질병과 레기온이 절멸될 때까지 버티는 것이 계획의 골자였다. 그리고 2014년, 마소를 응용하여 다원세계에서 에너지를 뽑아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기술, 즉 ‘마법’이 개발된다.
한편 동시기에 백염화 증후군을 늦추는 약인 ‘루시페라제’도 개발되었다. 루시페라제를 투약한 십자군이 조직되어 대 레기온 전투가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전투 엘리트 구성을 위해 국제기관 ‘하멜 기관’도 설립되었다. (별도로 일본은 마소를 이용하여 강화 인간병기를 만들 목적으로 ‘국립 병기 연구소’를 설립한다. 에밀과 누나가 이즈음 만들어졌다.)
하멜 전투부대들의 활약으로 2030년 경에는 레기온의 리더인 레드아이들을 절멸시키는데 성공, 레기온의 위협을 상당 수준 줄이는데 성공하지만 백염화 증후군 자체는 여전히 저지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믿을 건 오직 게슈탈트 프로젝트가 서둘러 준비되길 바라는 것뿐이었다.
마소를 이용한 병기 개발 목적으로 만들어졌던 에밀과 누나 할루아.
2032년, 마침내 완성된 게슈탈트/레플리칸트 기술의 구체적인 정보가 일반에 공개되었다. ‘게슈탈트’는 분리된 인류의 혼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게슈탈트 상태에서는 백염화 증후군에 감염되지 않았다. 또한 혼을 보존하더라도 육체의 수명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원본 육체를 복제하기로 했다. 이 복제된 육체를 ‘레플리칸트’라고 불렀다.
레플리칸트는 한마디로 껍데기였다. 마법의 의해 만들어져 스스로의 자아가 존재하지 않는 ‘유사 인격체’에게 통제되었으며, 정기적으로 원래의 게슈탈트에게서 정보를 피드백해야 존재할 수 있었다. 이들 레플리칸트는 레기온에 대한 전투의지를 심어 레기온과의 전투를 담당하게 만들었으며, 최종적으로 레기온과 백염화 증후군이 근절되는 날이 오면 게슈탈트와 레플리칸트를 마법으로 다시 합쳐서 원래의 인간으로 돌려놓는 것이 계획의 궁극적 목표였다. 인류는 이러한 시스템의 관리와 통제를 위해 반영구적으로 가동하는 ‘안드로이드’도 만들어 세계 각지에 배치해두었다.
게슈탈트(혼), 레플리칸트(복제된 육체), 안드로이드(기계).
하지만 이 계획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대부분의 인간이 혼을 뽑아낼 경우 동면을 시켜둔다 해도 그 혼이 영원히 유지되지 않고 언젠가는 붕괴, 이성을 잃고 광폭화된다는 점이었다. 게슈탈트가 일단 붕괴하기 시작하면 막을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게슈탈트에게 정보를 피드백 받는 레플리칸트에도 영향을 미쳐 육체 또한 붕괴되었다. 이 육체 붕괴 현상이 소위 ‘흑문병’이었다.
다만 극소수의 인간은 게슈탈트화해도 안정적으로 혼이 유지되었는데 이러한 적성자들, 통칭 ‘오리지널 게슈탈트’에게서 마소를 추출해 공급하면 게슈탈트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자 정부는 이들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뿌려둔 덫이 바로 ‘흑의 서’와 ‘백의 서’를 포함한 13개의 ‘봉인의 서’였다. 혼과 육체가 분리된 인류를 통제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이 마법책들은 일반 사람이 손을 댈 경우 게슈탈트 붕괴가 일어나지만 적성자의 경우에는 오히려 모종의 힘을 얻어 오리지널 게슈탈트로서 두각을 드러내게 만들었다. 정부는 이것을 구호물품이란 핑계로 사람들에게 두루 접촉시켰다. 사실상 대규모 생체실험이었다.
2053년 신주쿠, 괴물 레기온들로부터 여동생 요나를 지키며 숨어살던 소년 니어는 피난처와 음식을 얻기 위해 자선기관에 들렀다가 흑의 서를 발견한다. 남매가 책에 손을 대자, 동생은 바로 게슈탈트 붕괴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빠는 그렇지 않았다. 놀랍게도 니어가 바로 적성자 중 하나였다. 곧 소년에게 정부 사람들이 찾아왔다. 니어는 망설임 없이 그들과 계약하여 마소를 공급하는 오리지널 게슈탈트가 되기로 했다. 대가는 여동생의 게슈탈트를 치료법이 개발될 때까지 냉각 보존시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남매의 혼은 특별히 분리 보존되었고, 요나의 오리지널 육체는 그대로 흑문병으로 죽는다.
프롤로그에 잠깐 등장했던 현대 배경의 니어와 요나
또다시 시간이 흘렀다. 인류의 영혼이 동면한 사이 복제 육체인 레플리칸트와 관리자 안드로이드는 레기온과 끝없이 전쟁을 치렀다. 그런데 수백 년 후, 어느 과학자도 예상하지 못한, 전혀 계획에 없었던 일이 발생한다. 빈 껍데기인 레플리칸트에 원래의 혼이 아닌 ‘별도의 영혼’이 자라나기 시작한 것이다.
3000년 즈음이 되자 주체적인 의지와 자아가 완전히 자리 잡은 레플리칸트들은 독립적인 문명마저 구축했다. 레기온과의 오랜 전쟁으로 기존의 문명이 파괴된 상황이었기에 레플리칸트들은 모자란 지식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문명을 생성해야 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3287년, 마침내 안드로이드와 레플리칸트들에 의해 레기온 토벌이 완전히 완료된다. 마소도 이세계로 환원되었다. 이로 인해 세계의 완전한 정화가 확인되자 3288년, 드디어 육체의 원래 주인이었던 진짜 인간, ‘게슈탈트’들이 1300년의 시간을 건너 눈을 뜨기 시작한다.
하지만 깨어난 영혼들은 돌아갈 곳이 없었다. 이미 육체를 차지한 다른 영혼의 존재 때문이었다. 육체를 찾지 못한 게슈탈트들은 그림자 같은 형상으로 떠돌거나, 일부 게슈탈트들은 붕괴하여 이성이 사라지고 공격적으로 변화했다. 어떤 게슈탈트들은 서로 융합하여 강력한 괴물로 변하기도 했다. 이들이 바로 ‘마물’이었다.
게임 내내 그렇게 때려잡았던 마물들이 바로 육체를 빼앗긴 진짜 인류.
서기 3400년 경을 살아가던 요나는 인간이 아닌 레플리칸트였다. 새로운 영혼이 싹터 자아를 갖게 된 레플리칸트. (이하 ‘R요나’로 서술) 하지만 요나의 게슈탈트(이하 ‘G요나’로 서술)는 여전히 붕괴되고 있었기에 그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R요나 역시 흑문병을 앓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납치한 마왕의 정체가 바로 레플리칸트 니어의 본래 영혼, 즉 니어의 게슈탈트였다.
오리지널 게슈탈트 니어, ‘마왕’은 과거의 계약에 따라 사람들의 게슈탈트가 붕괴되지 않도록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힘을 쏟고 있었다. 몇 명 더 있던 오리지널 게슈탈트들도 이미 다 사라지고 남은 건 그뿐이었다. 하지만 사실 정부/하멜 기관은 그를 속인 것이었는데, 애초부터 G요나의 영혼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능력 따위는 그들에게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치료법 개발에 힘을 쏟을 생각도 없었다. 그럼에도 마왕은 인류를 위해 긴 시간 동안 엄청난 희생을 해왔다. 데볼과 포폴은 그런 마왕이 혹시 딴 맘먹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안드로이드였다.
인류의 게슈탈트 붕괴를 막고 있었던 마왕
그런데 마왕의 이런 노력들을 헛되게 만드는 이가 있었다. 바로 마왕의 복제 육체인 레플리칸트 니어(플레이어). 니어는 그동안 여행을 하면서 괴물이 된 게슈탈트뿐만 아니라 전혀 호전성이 없는 평범한 시민들의 게슈탈트도 마물로 판단하고 학살해왔다. 아무 죄도 없는 이 민간인들은 오히려 니어의 잔인한 폭력을 피해 다니며 제발 살려달라고, 아이들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다가 마지막에 니어를 저주하면서 죽어갔다. 이같은 게슈탈트 학살 행위는 인류의 존속에 매우 악영향을 끼치는 행동이었다.
한편 카이네 역시 누군가의 레플리칸트였다. 그녀가 양성구유의 육체를 갖게 된 이유는 게슈탈트 계획이 장기화되면서 생긴 시스템 오류 때문이었다. 그녀의 본래 오리지널 육체는 하나의 생식기만을 가진 멀쩡한 인간 여성이었다.
사실 모두 레플리칸트였던 플레이어 일행. (에밀은 특수병기)
이처럼 빈 껍데기였던 레플리칸트에서 새로운 영혼이 싹트고, 융합하지 못한 게슈탈트들이 마물화되고, 서로가 죽고 죽이는 등 게슈탈트 프로젝트에 균열이 점차 커지자 계획의 완수만이 목표인 안드로이드 데볼&포폴은 통제 강화를 위해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한다. 게슈탈트/레플리칸트 통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봉인의 서’들을 다시 모아 합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데볼&포폴은 니어를 종용하여 ‘백의 서’를 포함한 마법책들을 모두 모으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그동안 마왕의 심경에도 변화가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여동생의 치료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1400년이 흐르는 동안 치료법 개발은 전혀 진척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를 깨달은 것은 좀 더 오래 전이지만 딱히 방법이 없어 어쩌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마왕은 포기하고 여동생이 마지막만은 인간답게 죽을 수 있도록 그녀의 게슈탈트와 레플리칸트를 융합하기로 한다. 마왕이 자신의 성으로 R요나를 납치해간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마왕성이래봐야 결국 과거 문명의 유적
니어가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마왕성으로 진입하자, 데볼&포폴은 안드로이드로써 가진 본래 임무를 자각하고 그를 막아섰다. 그들은 프로젝트의 관리자로써 강력한 마법의 힘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데볼이 먼저 니어 일행에게 쓰러졌고, 데볼의 죽음에 이성을 잃은 포폴은 폭주한다. 그리고 이때 에밀이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폭주하는 포폴과 함께 동귀어진한다. 그렇게 모두가 에밀이 죽은 줄 알았지만, 사실 에밀은 머리통만 남아 저 멀리 사막 어딘가로 튕겨져 나간 채 굴러다니고 있었다.
이후 에밀은 수천 년 동안 고독하게 생존한다.
그동안 마왕은 요나의 게슈탈트와 레플리칸트 융합을 시도했다. 하지만 뜻밖에 G요나는 레플리칸트에 자라난 새로운 자아를 인정하고 융합을 거부한 채 자살을 택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마왕은 미쳐버리고, 니어는 영문을 모른 채 그에 맞서 결국 마왕마저 죽이고야 만다. 마왕 살해는 그야말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행위였다. 마소를 공급해줄 개체가 없어진 인류의 게슈탈트가 전부 붕괴되고, 이어서 게슈탈트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없게 된 레플리칸트 역시 차례로 멸종이 확정된 것이다. 본래 레플리칸트들은 생식 능력이 없으며 사망할 경우 게슈탈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시 재생, 부활하는데 그 원본이 사라졌으므로 당연한 결과였다. 이리하여 인류보존계획은 실패하고, 지구상에서 인간이라는 종은 완전히 사라진다.
의도치 않게 인류를 멸망시킨 니어. 당연히 구출하려던 여동생도 요절행.
상황을 온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니어 앞에 이번엔 갑자기 카이네가 마물화되기 시작한다. 사실 카이네는 게슈탈트 계획 중 발생한 특이체로, 분리 중에 ‘튜란’이라는 미친 살인광의 게슈탈트가 침입을 시도해 한 몸에 게슈탈트와 레플리칸트의 자아가 공존하게 된 개체였다. 평소엔 튜란의 각성을 억제하고 있었으나 마소 공급이 끊겨 게슈탈트가 날뛰자 폭주하게 된 것이다. 니어는 어쩔 수 없이 카이네를 제압하고 그녀를 죽인다. 그러지 않고 잠시 살려두는 길도 있었지만 이러나저러나 어차피 레플리칸트를 포함한 인류의 절멸은 확정이었다.
인류 멸망을 위한 여정이 되어버린 니어 일행의 모험
수천 년 후 인류가 모조리 멸종해버린 세상. 그곳엔 아직 안드로이드들이 남아있었다. 그들은 본래 인간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였다. 하지만 인류가 멸망함에 따라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안드로이드들은 마침내 특단의 결정을 내린다.
<계속>
(IP보기클릭)121.155.***.***
진짜 하면서 사람 죄책감 들게 만드는 작품이였음 1회차땐 마물들이 알수도 없는 말로 웅엉웅엉 대다가 2회차 들어가면 무슨말인지 알수있게 대사로 다 뜸... 플레이어의 적이니 안죽일수도 없고 참... 제발 아이만은 살려달랄땐 겜그만두고 싶었음
(IP보기클릭)116.34.***.***
여기서 정리되지 않은 가장 마지막의 시나리오로는 폭주한 카이네를 되살리기위해 니어는 자기자신의 존재를 바치게 됩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세이브파일 날리는 엔딩인거죠. 지금까지 플레이해왔던 모든 기록들을 전부 지우게되고 존재했었다는 사실자체가 사라져 되살아난 카이네와 요나는 주인공을 기억하지 못하고 끝나게 되버리죠.. 엔딩이후 새로 시작할때 그전에 했던 이름으로 지으려고 하면 어떠한 이유인지 사용할수 없다고 나옵니다 참으로 씁쓸한 엔딩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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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것만큼 스토리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없더군요 감사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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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잘 봤씁니다 이제 최신작 니어 오토마타만 남았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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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진짜 소름이네요 잘읽었습니다 최고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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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잘 봤씁니다 이제 최신작 니어 오토마타만 남았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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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진짜 소름이네요 잘읽었습니다 최고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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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것만큼 스토리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없더군요 감사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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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음 | 20.05.04 15: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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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잉? 니어 시리즈 리마스터 해요? 첨 들었네요. | 20.05.07 13: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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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2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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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하면서 사람 죄책감 들게 만드는 작품이였음 1회차땐 마물들이 알수도 없는 말로 웅엉웅엉 대다가 2회차 들어가면 무슨말인지 알수있게 대사로 다 뜸... 플레이어의 적이니 안죽일수도 없고 참... 제발 아이만은 살려달랄땐 겜그만두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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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스터 한글화 된다면 다시 해바야겠네요 | 20.05.03 06: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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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니어가 죽었으니 당연히 죽음. | 20.05.04 13: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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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엔딩이던가 서적으로 또다른 엔딩만 나온것도있습니다..그것도 보시면 잼날듯요. 인터넷에 번역한거 많이 돌아다니는거같더군요..블로그 등등에.. | 20.05.04 23: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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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오리지널인 G니어가 죽은고로 R니어도 머지않아 사망하는게 확정났음요. | 20.06.15 16: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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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실상 그 친구들은 프로그래밍된대로만 행동하는 안드로이드인지라 ... | 20.05.06 17: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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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정리되지 않은 가장 마지막의 시나리오로는 폭주한 카이네를 되살리기위해 니어는 자기자신의 존재를 바치게 됩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세이브파일 날리는 엔딩인거죠. 지금까지 플레이해왔던 모든 기록들을 전부 지우게되고 존재했었다는 사실자체가 사라져 되살아난 카이네와 요나는 주인공을 기억하지 못하고 끝나게 되버리죠.. 엔딩이후 새로 시작할때 그전에 했던 이름으로 지으려고 하면 어떠한 이유인지 사용할수 없다고 나옵니다 참으로 씁쓸한 엔딩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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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겜 인생에서 최고로 충격/절망했던 엔딩이고, 아마 앞으로도 이 정도급의 결말은 없을듯 하내요 차라리 죽거나, 다른 시공에서의 영원 이별 같은 엔딩같은게 해피하게 느껴질 정도니... 다른 엔딩들 먼저 보고 마지막에 보길 잘했지(세이브 삭제 사양상 그럴수 밖에 없긴 하지만), 아마 먼저 봤더라면 더이상 절망감 때문에 겜 못했을 겁니다. | 20.05.06 14: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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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일러스트가 참 유니크 하죠. 특히 데볼 포폴 캐릭터는 정말 ㅎㅎㅎ | 20.05.07 13: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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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문병 걸리면 어차피 죽어요 게슈탈트 붕괴->흑문병->사망 인류가 전부 죽는다했으니까 그냥 생략하신 듯 | 20.05.12 17: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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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한 거였군요. 그럼 게슈탈트가 전부 붕괴되었으니 남은 레플리칸트는 전부 흑문병에 걸려 죽는다고 보아도 되겠군요. | 20.05.12 17: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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