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애니플러스에서 방영된 '러브라이브! 선샤인'을 봤기에 제목대로 간단하나마 감상을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물론 제목에서 적은 AV란 Audio & Visual의 약자이므로 안심... 아니 실망하지는 마시라고 해야하나요? 아무튼(웃음).
애니플러스가 근자에 시작한 익스프레스VOD 서비스(일본 최속방영시간과 거의 동시각대에 넷 스트리밍 방식으로 감상 가능한 서비스)를 통해 이미 저번 주에 보신 분들도 많으시겠습니다만, 굳이 TV로 시청해본 것은 영상 퀄리티 체크에 편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영상물 디스크 타이틀 리뷰를 쓰면서 오랫동안 기준 디스플레이로 쓰던 TV에다 여기에 연결하는 IPTV 서비스도 오래 써왔으므로 영상 경향을 파악하는데 편하다보니. 그런 걸 떠나서도 조막만한 PC 모니터보다 판단이 편한 것도 사실이고요.^^
* 스크린 샷은 우상에 적힌대로 애니플러스 VOD 방영분에서 발췌(제1화 무료 공개 중)
그래서 실 감상은 어땠는가... 일단 가장 주안점을 둔 영상 퀄리티 체크면에선 비교적 빠르게 결론이 나왔습니다.
1. 아주 눈에 확 띄는 클리어런스 감은 아니고 때문에 발색감도 충분치 않으며, 명암 다이나믹스 면에서도 다소 답답한 편
2. 계조 처리가 드문드문 거슬리는 수준의 약점이 보이되 디테일 재현면에선 최소한의 끈은 붙잡는 느낌이나
3. (애니메이션 화질 판단에서 보통 가장 먼저 눈에 띄는)선예도 면에선 그냥 무난한 편
대략 2012~2013년 이후 대부분의 일본 TVA(특히 심야 TVA)는 1080/24P 마스터를 먼저 제작한 뒤 TV 송출용 영상으로 코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니, 상기 사항 중 1과 2는 비트레이트 축소 압축(& 방송사에 따라 해상도 축소 압축 병행. 단, 애니플러스가 일본측으로부터 받는 마스터가 어떤 상태의 것인지 알 수 없으니 이 부분은 판단 요소에서 제외)의 디메리트에서 해방될 본 애니메이션의 BD에서는 개선점이 예약된 사항이긴 합니다. 종종 나오는 희뿌연 화면들은 광원 표현에 따른 의도된 효과일 가능성이 높으니 그러려니 하고. 다만 3의 경우엔 코딩 원리 상 BD에서도 개선될 여지는 별달리 없습니다. 이건 거의가 만들 때 & 출력할 때의 해상도에 직결된 문제이므로, 비트레이트가 대개 AVC 코덱 기준 10M 가량 나오면 잘 나오는 편인 방영판(혹은 VOD) 영상이건 동 코덱 기준 40M에 육박하는 BD의 영상이건 같은 1080P 해상도로 나온다면 선예도 판정은 거의 비슷한 채점 결과가 나옵니다.
더불어 이러한 경향은 러브라이브! 선샤인 TVA BD 퀄리티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재료로 꼽히는 BD 수록 PV 포함 싱글 음반(의 BD)에서도 거의 그대로 나타나는 특성입니다. 말하자면 위와 같은 영상 핸들링 경향의 소위 '틀'이랄까 '얼개'라 할 수 있는 부분이 TVA 쪽의 경향과 공유되기 때문에- 바꿔 말하면 싱글 음반 동봉 BD의 수록 PV를 TVA 송출 방식으로 코딩하여 방송한다면 위에서 지적한 모양새가 나온다는 이야기- TVA BD라 해서 이 BD 수록 PV의 영상 퀄리티와 갑자기 차원이 다른 물건이 뿅 하고 튀어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또한 러브라이브! 선샤인 TVA는 전작 '러브라이브!' TVA의 TV 방영 당시(1기와 2기 중에 어느 쪽이냐 하면 2기쪽) 보여주던 영상 경향을 고대로 답습한다는 말도 되며, 따라서 TVA BD에 담기는 영상 퀄리티도 90% 가량은 예측이 끝난 셈입니다. 남은 10%는 글쎄... 러브라이브! 1기부터 BD화를 담당해 온 소니 PCL의 역량에 달린 문제지요.
물론 이런 점들은 딱히 퀄리티를 일부러 깎거나 모자라게 만들었다는 게 아니라 어떤 의미에선 일종의 '메이커만의 습관'이라고 할 수 있는 점(애니메이션 제작국의 제작 및 편집 스타일 + BD화 담당사의 영상 핸들링 경향)이기는 합니다. 다만 바로 이때문에 이 애니메이션은 BD에서도 최소한 영상면에서 '발전'보다는 '답습'을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뭐랄까, 맨날 밥만 먹으면 빵도 먹고 싶듯 기왕 브랜드도 그룹도 후속인데 너무 하던 대로만 유지하는 것도 좀 애매하다는 생각은 드네요.
한편 음성 측면에선 판단 자체를 보류. 작금의 TV 방영 컨텐츠, 특히 BD를 팔아야해서 혹은 여러가지 이유로 사운드 퀄리티에 심혈을 기울이는 타입의 TV 방영 컨텐츠가 내포한 음성 퀄리티는 BD가 아니면 판정할 수 없는 법입니다. 러브라이브! 선샤인은 세간의 대개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는 '아이돌(+ 애니메이션 지향)의 음악'이지만 최소한 그걸 만드는 사람들은 아주 진지하게 만들어 왔고 이는 러브라이브! 당시부터 충분히 증명된 사항이므로, TV 송출용으로 압축에 압축을 거친 소리로는 판정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로 명약관화.
특히 러브라이브! 선샤인은 발족 직후나 싱글 음반 표제곡 등 관련된 모든 '음'에서 '싱그러움' 같은 걸 강조하는 측면이 있었고 이런 부분은 애니메이션 오프닝 곡 青空Jumping Heart 등에서도 여전히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역시나 BD와 거기에 수록되는 24비트 스펙 사운드가 아니면 제대로 된 퀄리티를 감지할 수 없습니다. 뭐, 굳이 필요없는 말을 덧붙이자면 이 브랜드의 사운드 핸들링 전례 상 녹음 그대로의 사항에 가장 근접하는 음원 마스터에서 그냥 기계적인 손실 압축만 세게 건(: 주로 BD화 담당사에서 주도하는) TVA 송출 음성이 vs 같은 마스터를 이상하게 수동으로 한땀한땀 엉뚱하게 컷팅해 낸 CD(: 주로 음원 발매사에서 주도하는)보단 최소한 '경향의 파악' 측면에선 더 유리하긴 하니까- 결국은 이 애니메이션의 사운드 퀄리티 판단은 BD를 들어봐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미 발매된 싱글 음반의 동봉 BD에 수록된 PV의 사운드 퀄리티는 PV에서 불리는 표제곡의 생동감이 잘 살면서 그와 어울리는 싱그러움을 잡고 들어가는 느낌이었으니까 이쪽은 그다지 우려가 되는 부분은 아닙니다. 영상쪽이 일장일단 사항을 내포하고 있다면 음성쪽은 최소한 컨텐츠 제작진이 의도한 사항에 완전하게 부합하는 수준의 퀄리티를 갖고 나올 것이 미리 예상된다고 할까요. 이것도 물론 선배인 '러브라이브!' 애니메이션의 BD들이 이미 보여주었던 사항이기도 하고.
이 브랜드의 영상화 실무를 담당하는 선라이즈는 현재까지 그네들이 관여해 온 애니메이션 디스크 타이틀을 포괄적으로 살펴볼 때 1화 이후 영상 퀄리티- 그림 실력이 아니라, 소위 '화질'이라고 불리는- 를 떨어트리거나 하는 병크를 저지른 적은 기억에 없으니 이 러브라이브! 선샤인 애니메이션도 무슨 어마무시한 돌발사태라도 벌어지지 않는 한 여기 1화에서 보여 준 영상/음성 경향을 계속 답습하리라 전망합니다.
따라서 앞서 1화의 AV 퀄리티에 대해 그 감상으로 논한대로, 향후 이 애니메이션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건 적어도 TV에서 볼만한 퀄리티의 모양새로 나온다는 것도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되며 아울러 BD 수록 퀄리티 역시 충분히 주목을 기할만한 레벨로 나올 것이라 예상하기도 합니다. 말이 너무 복잡한 것 같은데 요약하면 '러브라이브! 선샤인 TVA BD의 퀄리티는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라는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그 편린이나마 보여줄 TV 방영분도, 거기에 내포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건 볼 만한 구석이 최소한 한 군데 이상은 있다는 말씀으로 요약하고 싶네요.^^ 그럼 서문에선 간단하다고 해놓고 실제론 재미없고 복잡한 긴 이야기는 여기까지.
PS:
어쩌다보니 루리웹 개편 후에 처음으로 적는 글이 되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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