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위에서 받은 건, 반으로 접혀진 어떤 용지.
마이 : 부적 대신이야
사쿠타 : 부적?
마이 : 그래
사쿠타가 물어봐도, 마이는 살짝 부끄러워할 것뿐, 뭔지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부적 대신이란 대체 뭘까.
의문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사쿠타는 반으로 접혀진 종이를 테이블 위에서 펼쳤다.
이름, 본적 같은 사무적인 기입란이 늘어선 용지.
자세히 보니 '혼인신고서'라고 써 있다.
사쿠타 : 에?
언뜻 본 것만으로 알아채지 못한 건, 일반적인 혼인신고서와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입란의 주위는, 하늘과 바다의 푸름으로 칠해졌고, 아래쪽에는 요트가 떠있고, 에노시마도 그려져 있다.
마이 : 요전 영화 선전으로 나온 낮 정보 프로그램에서 그 지방의 혼인신고서를 소개하는 코너가 있었어
그렇게, 빠른 어조로 마이가 가르쳐줬다.
에노시마가 그려져 있다는 건, 이게 후지사와시의 혼인신고서겠지.
마이 : 프로그램에서 쓴 걸, 스태프가 반 재미삼아서 줬어. 내가 후지사와에 살고 있는 걸 알고.
'그 남자친구와 결혼할 때 써주세요'라는 말을 들었거든.
사쿠타 때문이라는 듯한 말투였다.
표정은 어딘가 삐친 어린애처럼 돼 있다.
마이가 수줍은 걸 감추고 있을 때의 얼굴이다.
마이 : 그러니까 딱히 내가 직접 받아온 건 아니니까
그 점이 중요하다는 듯, 마이가 강조한다.
사쿠타 : 저기, 마이 씨
마이 : 왜?
명백하게 마이는 경계하고 있다.
사쿠타 : 마이 씨 이름이 들어간 게 갖고 싶어요
산뜻한 디자인의 용지는, 지금은 공란 상태다.
사쿠타 : 그쪽이 부적으로서의 효력이 있을 것 같아요
사쿠타가 그렇게 물고 늘어지자,
마이 : 이름만이야
하고,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 마이의 손이 혼인신고서를 빼앗는다.
그걸 자기 쪽으로 돌리고, 마이는 '아내가 되는 사람' 란에 '사쿠라지마 마이'라고 예쁜 글씨로 써줬다.
빤히 쳐다보는 사쿠타의 시선을 겸연쩍은 듯이 하면서.
그 혼인신고서를 사쿠타 쪽으로 돌려준다.
마이 : 자, 이제 됐지?
사쿠타 : 저, 다음 달 10일이 생일이에요
한달하고 조금 후의 4월 10일.
마이 : 알아
사쿠타 : 어라? 말했었나요?
마이 : 카에데한테 물어봤어
그 얼굴은, 마이의 생일을 몰랐던 사쿠타와 똑같이 취급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그건 모른 척하고, 사쿠타는 마이가 사용한 볼펜을 받아
'남편이 되는 사람' 란에 '아즈사가와 사쿠타'라고 자기 이름을 정성스럽게 썼다.
오늘까지 살아오면서 자기 이름을 가장 똑바로 썼을 것이다.
사쿠타 : 그런고로, 다음 달엔 18살이 돼요, 저
마이 : 제대로 투표해
사쿠타 : 시청에도 갈 수 있어요
마이 : 멋대로 내면 화낼 거야
이 나라에서는, 18살의 남녀는 결혼할 수 있다.
사쿠타 : 혼날 뿐이라면, 내볼까
마이 : 그럼 헤어질래
결국 사쿠타가 마이에게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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