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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의 목을 조르는 신지. 이건 도대체 무슨 상황일까? 그리고 아스카의 "기분 나빠"의 의미는?
지난 글에서 각각 알아봤던 제1 시조 민족과 제레, 겐도의 계획들과 욕망, 바람이 서로 뒤엉키며 한꺼번에 충돌하게 되고 결국 서드 임팩트가 발동한다. 하지만 그렇게 발동한 서드 임팩트의 결과는 우여곡절 끝에 신지의 의지대로 실현되고 지혜의 열매를 가진 생명체들은 자신의 모습을 되찾을 기회를 얻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신지의 의지대로 실현된 서드 임팩트의 결과 생명체들은 자신의 모습을 되찾을 기회를 얻게 된다.
임팩트가 끝난 해변에 신지와 아스카는 자신이 상상하는 모습대로 스스로를 형상화하여 현실로 돌아와 있었다.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의지에 따라 현실로 돌아온 신지였지만, 자신 곁의 첫 타인인 아스카를 인식하자 임팩트를 통한 보완 과정에서 세계와 인류의 종말을 바랐을 정도의, 그런 타인에 대한 자신의 두려움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첫 타인인 아스카를 인식하고 이를 두려워하는 신지의 눈빛.
그리고 그 두려움에 아스카를 죽이려 목을 조르는 신지. 하지만 임팩트를 통한 보완의 과정에서 신지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던 아스카는 자신의 목을 조르는 신지에게 반항하는 대신 타인을 두려워하는 신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를 안심시키듯 손으로 신지의 얼굴을 쓰다듬어 준다.
신지는 되돌아온 현실에서도 타인에 대한 두려움에 아스카를 죽이려 목을 조르지만 아스카는 신지의 얼굴을 쓰다듬어 안심시킨다.
자신을 죽이려는 신지의 마음을 오히려 이해하고 안심시키는 아스카의 손길에 타인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위로받은 신지는 그대로 아스카 위에 엎드려 혼자서 울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그렇게 혼자서 울고있는 신지를 바라보던 아스카는 "기분 나빠"라고 말하고 극은 그대로 끝나 버린다. 아스카의 "기분 나빠"는 무슨 의미이고, 안노 감독은 무슨 의도로 이런 결말을 그린 걸까?
신지를 안심시킨 아스카지만 혼자 울고 있는 신지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기분 나빠"라고 말한다. 아스카는 왜 기분이 나빴을까?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원래 아스카의 마지막 대사는 "기분 나빠"가 아니었다. 아스카의 성우 미야무라 유코는 한 방송에 나와 당시 안노 감독이 말하길, 미야무라가 혼자 자고 있는 집에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서 미야무라를 겁탈할 수도 있는데, 미야무라를 겁탈하지는 않고 혼자 자위를 하고 있다면 미야무라가 깨어났을 때 뭐라고 말할까라는 물음에 "기분 나빠"라고 대답했고 이에 안노 감독이 수긍하며 마지막 대사를 그것으로 바꿨다고 한다.
방송에 나와 "기분 나빠"라는 대사가 나오게 된 당시 상황과 그 일화를 얘기해 주는 아스카의 성우 미야무라 유코.
이 일화를 통해 아스카의 마지막 대사인 '기분 나빠'가 나온 극의 마지막 장면에 대한 안노 감독의 의도를 알 수 있다. 물론 이 일화는 안노 감독이 미야무라 유코에게서 특정한 감정과 대답을 이끌어 내기 위해 극단적인 상황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그 상황을 극의 마지막 장면과 그대로 등치 시키는 것은 당연히 무리이다.
안노 감독이 미야무라 유코의 감정과 대답을 이끌어 내려 했던 당시 일화를 극의 마지막 장면을 그대로 등치 시키는 것은 무리이다.
이 일화에서 집에 몰래 들어온 사람은 왜 미야무라 유코를 겁탈하지 않고 혼자 자위만 한 걸까? 그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극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볼 때 그 사람이 극의 마지막에서 처럼 타인을 다시 만나길 원했음에도 정작 타인을 마주하자 여전히 타인을 두려워하는 신지라고 한다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다가가기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미야무라를 (성적으로) 원했음에도 다가가기 두려워 (성적으로) 혼자 위로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일화에서 그 사람이 혼자 자위만 한 이유는 미야무라를 원했지만 다가가기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 일화에 대한 이런 관점으로 아스카의 입장에서 극의 마지막 장면의 상황을 다시 생각해 보자. 아스카는 타인을 두려워하는 신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안심시키기 위해 신지의 얼굴을 쓰다듬어 준다. 하지만 아스카의 손길에 위로를 받은 신지는 그대로 아스카 위에 엎드려 울어버릴 뿐 아스카를 죽이려 했던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아스카의 마음을 헤아리거나 위로해 주지는 않았다.
신지는 아스카의 손길에 위로받았지만 자신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아스카의 마음을 헤아리거나 위로해 주지는 않았다.
아스카 입장에서는 자신이 먼저 신지에게 다가가 이해와 위로의 손길을 건넸지만 정작 타인에게 다가가기 두려워하는 신지는 여전히 타인의 이해와 위로를 바랄 뿐 타인 즉, 아스카 자신에게 다가와 자신을 이해해 주려 하거나 위로해 주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자존심 강한 아스카가 그렇게 먼저 신지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음에도 여전히 자신만 생각하는 신지의 모습에 아스카는 자존심도 기분도 상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신지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나지막하게 한마디 내뱉는다.
"기분 나빠"
자존심 강한 아스카가 먼저 손을 내밀었음에도 여전히 자신만 생각하는 신지의 모습에 아스카는 자존심도 마음도 상해버렸다.
이처럼 신지는 임팩트를 통한 보완의 과정에서 타인을 먼저 이해하려 하지 않고 다가가기 두려워한 자신이 틀렸음을 깨닫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용기를 낼 만큼 내면적으로 성장했지만 그 성장은 딱 거기까지 였다. 극의 마지막 장면에서처럼 그렇게 되돌아온 현실에서도 여전히 타인을 먼저 이해하려 하지 않고 다가가기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신지의 내면적 성장이 불완전함을 보여준다.
극의 마지막 장면은 신지가 여전히 타인을 먼저 이해하려 하지 않고 다가가기 두려워하는, 내면적인 성장이 불완전함을 보여준다.
어쩌면 인간이 서로를 이해하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꿈꾸며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잘못을 만회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신지였지만 그렇게 다시 시작하게 된 현실에서도 여전히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신지의 성장의 불완전함은, 이를 본 관객들로 하여금 극이 끝난 뒤에도 아스카의 마지막 대사처럼 뒷맛이 좋지 않은 기분 나쁨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을 것이다.
종극. 하지만 신지의 성장의 불완전함은 아스카의 마지막 대사처럼 뒷맛이 좋지 않은 기분 나쁨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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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쨌든 정리됐다니 다행입니다! | 25.01.13 12: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