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금붕어, 유령, 체인지 시프터, 티라노 등등. 정말 각양각색의 특이한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검볼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캐릭터는 수시일 것입니다. 수시의 턱을 맡은 배우는 오렐리 카보니어라는 사람으로 시즌 1에서는 성우도 겸하고 있었죠.
하지만 미인인 배우에 비해 작중 수시의 취급은 매우 안습하기 짝이 없습니다.
갓난 아기에게 미소를 지어주면
엄마 잃은 것 마냥 서글프도록 울게 만드는 그 외모와
비둘기에게 빵을 주는 할머니와 먹을 게 없어 배고픈 노숙자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비둘기를 잡아 노숙자의 입안에 우겨넣거나
고양이밥을 자기가 먹거나
심지어는 손때가 잔뜩 묻은 문고리를 하나하나 핡는 등 여러 엽기적인 행위들을 하기 때문이죠.
오늘은 학교 친구들에게 공짜로 선물을 나눠주는데
역시나 정상적인 선물은 아닙니다.
마요네즈를 통도 아니고 손에 일일이 발라주는 수시.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그런 수시를 우습게 여기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씹던 껌을 수시의 손에 뱉고는
그녀가 고맙다고 말하자 비웃는 일진들의 행태에
검볼과 다윈은 자기 일처럼 분노합니다.
'그런데 왜 바지까지 벗는거야?'
도와주려는 방식이 좀 엇나가기는 했지만요.
어차피 약골인 검볼이 나서서 맞아준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수시가 놀림받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다윈의 말에
검볼은 이렇게 답합니다.
'좋아! 그러면 다른 모든 이들에게 독을 먹여서 정신에 씻을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기면 되는 거지?'
'새삼스러운 거지만 이 녀석도 정상은 아니야.'
어쨌든 수시의 겉모습을 꾸며 덜 이상하게 보이게 만들기로 합니다.
자, 먼저 턱선을 강조해보자!
우히히히~
좋아. 머리카락(턱수염)을 붙이면...
후루루루카~
머리카락 뿐만 아니라 목도 늘리고, 눈썹도 붙이고, 코도 빚으면!
배우인 오렐리 카보니어가 나옵니다.
......
근데 눈과 입이 반대로 돌아갔군요.
최후의 방책으로 수시의 머리를 옷 안에 밀어넣은 검볼에게
수시는 왜 자기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바꾸려고 하는지 물어봅니다.
그에 따라 검볼과 다윈은 말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항상 친절하지 않고 세상은 각박하다고.
사회라는 한 무리에서 돌출되는 행동을 하거나, 다르다고 인식되면 그것만으로 꼬리표가 되어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닐 거라고.
그리고 사람들은 그녀의 내면 대신 꼬리표만을 보고 선입견을 갖게 되겠죠.
안 그래도 혼란하고 냉혹한 세상인데 그런 선입견에 둘러싸이게 되는 것이 수시에게 얼마나 힘든 시련으로 다가올지는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시즌 1처럼 마냥 철없고 순진한 꼬맹이였다면 그저 막연하게 웃으라고 했을건데 충고하는 걸 보니 이 둘도 어느새 많이 성장했군요.
하긴 작중으로도 3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고, 검볼과 다윈은 그 사이 무수한 사건을 경험했으니까요.
비록 엽기 코미디라는 장르 상, 항상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흘러가긴 하지만, 둘 역시 다르다는 이유로 겪은 고생이 한 두번이 아니었죠.
뭐 남 생각해준답시고 말하는 비유가 이따위인 걸 보면 어른이 되기에는 한참 남았지만요.
결국 수시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검볼과 다윈.
그래도 수시는 자신을 위하여 준 두 친구에게
수시는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이 어떤지 느껴보라며 인형 눈알을 줍니다.
약간 징그럽고 약간 이상한 선물이지만 친구의 호의에 감사하게 받는 둘.
그렇게 검볼과 다윈은 친구의 이상한 태도를 고치지도, 괴롭힘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도 못했지만
이 이상한 친구와의 인연을 더 굳게 다집니다.
여기서 끝났다면 평범하게 이상한 화였겠지만...
우헤헤헿헤!!!
수시의 눈알을 끼자 수시처럼 얼굴이 변한 둘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린이의 화풍이었습니다.
도화지와 크레용으로 그린 세상 속에서
수시는 벌레를 먹는 것도, 쓰레기를 줍는 것도 모두 다
자신이 세상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사람들이 설령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면, 또 이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도 웃음을 줄 수 있다면 그런 것쯤은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행복을 줄 때보다 공포를 줄 때가 더 많은 것 같지만 무시합시다.
그렇게 수시가 세상의 상식을 벗어나서 얻는 자유를 직접 체감해보는 일행의 앞에
아까 전의 불량배들이 나타나 시비를 겁니다.
아이들의 못생긴 얼굴을 비웃고
지갑을 내놓으라 협박합니다.
철퍽!
불량배에게 수시처럼 마요네즈를 던진 검볼은
어째서 수시가 그렇게 세상만사에 초연했는지 실감하면서
속세의 고뇌와는 먼 곳으로 날아오릅니다.
때론 그 행동이 특이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런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가지게 되거나 검볼과 다윈처럼 고치려 시도하려 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언뜻 이해하기 힘든 그 행동이 사실은 그 사람만의 굳건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현실에는 그 사람마다의 시선을 공유할 수 있는 인형 눈 같은 건 없지만, 그래도 한번쯤이라도 그 사람의 입장을 존중하려고 시도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당장에 저부터가 엄청 필요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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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에피소드가 감동 에피든 아니든 이 드립을 칠 수밖에 없는 날 용서해줘 으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