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강렬한 어느 날. 무앙응오이에서 인근의 반나마을까지 트래킹을 다녀왔습니다.
왕복 10km 정도의 거리인데 많은 사람들이 가이드를 대동해서 트래킹을 하더군요.
저는 같은 숙소의 영국친구 에디와 함께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처음엔 기분도 상쾌하고 아주 순조롭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반나마을까지의 여정중 중간지점에 위치한 시냇가에서 기분을 잡쳤습니다.
시냇가 앞에는 작은 매표소가 있었는데 사실 그 곳은 동굴 탐방을 위한 매표소였고
저는 동굴을 별로 안좋아 하는지라 그냥 지나치려 했습니다.
하지만 아주머니가 다짜고짜 반나마을로 그냥 지나가더라도 동굴 관람용 티켓값을 지불해야 한다고 우겼습니다.
라오스에는 작은 개천이나 강을 건너는 곳에서 통행료를 받는 곳들이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그 다리를 건너지 않고 개천으로 건너가면 돈을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길 자체는 국가의 소유이고 개인이 혼자 만들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어이가 없었지만, 혹여라도 마을사람들에게 피해가 될까 염려되어 지불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저 가족분들이 번갈아 매표소를 지켜가며 억지로 통행료를 받는 것이고. 그 점에 불만이 있는 반나 마을분들이 가족분들에게 따졌지만 헛수고였다는 뒷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심지어 경찰들도 불러서 왔다갔었지만, 저 가족분들은 요지부동이랍니다.
지금 당장은 저곳에서 돈을 벌수 있겠지만, 과연 이 상황이 계속 될까요?
어리석게도, 왜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반나마을을 오며가며 이 분을 제외하고 만난 모든 사람들이 너무나도 친절하고 살가웠으며 행복해 보였습니다.
만약 옥의 티인 저분을 차치한다면 라오스에서 가장 친절한 동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반나로 가는 길은 산길을 따라 걸었고, 무앙응오이로 돌아오는 길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는 논두렁 길을 걸었습니다.
이 지역은 추수가 한창이라 황금 들녘에서 일하는 농부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가끔은 대 자연의 풍경속에 녹아든 사람들을 함께 담아내는 것도 좋은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오토바이 여행중 제작한 영상중에 가장 아름다운 영상이라고 자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