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를바 없는 하루가 되리라 여겼것만.
화장실에 들어섰을 때, 그 기대는 무너졌다.
마스크 너머로도 풍겨오는 비릿한 냄새.
처음엔 그저 잘못 맡았거나 밖에서 나는 냄새인 줄로 착각했지만.
그 냄새를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고서 바닥을 닦으려 칸을 열어봤을 때.
난 그 상태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바닥과 벽, 그리고 변기에 까지 물든 붉은 물
그리고 그런 변기 앞에 나뒹굴어져 있는 두개의 붉은 살덩이...
꿈이길 바랬다. 환각이길 바랬다. 이대로 기절하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도 잔혹했다.
손에서 놓쳐진 대걸래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주저앉아 한 살덩이를 바라보았다
두손에 들어오는 피로 물들어 있는 아기를.
아직도 꿈틀대고 있는 작은 생명을.
도저히 그대로 놔두고 있을 수만은 없어
상의를 벗고 그대로 손을 감싸 주워들었지만
그 작은 몸은 너무도 무거웠고 동시에 뜨거웠다.
과거에 주워봤던 고양이 시체와는 다르게.
그것을 비틀거리며 겨우 세면대쪽에 내려다놓고서
그대로 나는 다시 변기로 달려가 토하기 시작했다.
남의 토사물, 똥, 쓰레기를 치우고 닦을 때에도
토는 커녕 구역질도 하지않았던 나지만
이번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새벽부터 나오느라 아침도 챙겨먹지 못하고 나왔것만
위에선 수없이 위액을 내뿜어댔고
겨우 위와 심정이 진정되고 나서야
나는 경찰에 전화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