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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왔습니다.
호텔이름에 미야지마 뷰라고 들어갈 정도니 뷰에 기대가 좀있었는데
체크인 시점에는 이미 해가 떨어져 확인을 못했죠.
양식장 너머로 저 멀리 오오도리이나 선착장이 보이긴 합니다.
갤럭시 망원 카메라로 땡기지 않으면 형체도 안보일 정도라, 호텔이름에 미야지마 뷰는... 거짓말은 안했다 수준이네요.
날씨 까지 불안하고...
무인호텔에 조식 같은게 있을 리 없으니 빠르게 체크아웃.
안그래도 오늘은 장거리 이동이라 빡셉니다.
어제는 어둑해서 그냥 지나왔는데, 역에서 호텔가는 길이 포장이 엉망이라 두 배는 힘듭니다. 캐리어가 안굴러가요...
오늘은 노면 전차가 아니니 JR역으로.
어제 내린 역에서 가까운 JR 아지나 역입니다.
오늘의 이동 경로.
알아보기 힘들지만, 하츠카이치에서 JR 산요본선으로 히로시마와 히가시 히로시마를 가로질러 미하라까지 가서,
쿠레선으로 갈아타 조금 돌아오는 루트입니다.
히로시마에서 직통 버스가있어서, 그쪽을 사용하면 2시간 쯤 이면 도착 할 수도 있지만
모종의 이유로 이쪽을 선택.
중간 정차역. 하늘이 좀 맑아져서 안심했습니다.
모종의 이유 1.
쿠레선은 세토우치 해안을 따라 노선이 깔려 있어서, 전철에 앉아서 바다뷰를 즐기는 희귀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모종의 이유 2.
타케하라 역을 나서면 바로 맞이해 주는 이 문구를 보고 싶어서입니다.
별거 아니지만, 2년 만에 다시 방문한 입장에서는 조금 감동하게 되네요.
역 앞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굳이 찾아온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쇠퇴한 지방 소도시의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마음은 들떴지만, 다시 구름이 끼기 시작했네요.
이 때서야 아차 싶어 일기예보를 확인했습니다.
예보는 비. 오늘의 메인 이벤트가 있는 시간에 딱 겹친 비소식이...
단번에 심숭생숭해졌지만, 어쩌겠습니까. 구름이 좀 있지만 아직 맑을 가능성도 있다고 믿고 움직입니다.
짐을 맡기러 호텔로.
Green Sky Hotel Takehara
グリーンスカイホテル竹原
타케하라 시내에서 유일한 3성 호텔입니다.
역 까지 도보 3분이라 매우 가깝습니다.
인터넷으로 예약한다고 하면 타케하라 시내에 숙소는 둘 뿐인데,
이곳과 후술 할 곳은 숙소로서 성격이 확연히 달라서, 저같은 평범한 여행객은 다른 선택지가 없네요.
참고로,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호텔이였습니다.
이벤트가 있는 날이기도 했고, 다른 선택지도 없으니 가격이 오르는 건 어쩔 수 없죠.
제발 맑아라.
너무 오래전이라 굳이 언급하지 않았는데, 타케하라시는 애니메이션 '타마유라' 시리즈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치유물로 유명한 'ARIA'시리즈의 제작진이 대거 참가한 애니메이션으로,
이쪽도 잔잔한 일상 치유계 + 청춘물입니다.
당시에는 일상물 주제에 마지막 시리즈를 극장판 4부작으로 만들어 버리는 패기에 놀랐죠.
역시 타마유라에 등장하는 마스코트(?) 캐릭터인 모모네코사마.
시간이 지나면서 타케하라의 간판캐릭터 취급을 받고 있네요.
세전함과 오미쿠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비 소식이 있지만, 이벤트 준비는 착착 진행되는 모양입니다.
아직 점심시간인데 곳곳에 주역인 죽등이 배치되어있네요.
타케하라를 가로지르는 두 강 중 하나인 혼카와.
특징이라고 하면, 바로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썰물이 되면 물이 싹 빠지는 점일까요.
지나가다 발견한 포스터.
道の駅, 미치노에키 라는 건 일본 공공도로 휴게소입니다.
타케하라는 세토우치 카이도와 가깝기 때문에 드라이브나 바이크 투어링도 활발하기에, 꽤 큰 휴게소가 있습니다.
오늘 이벤트에 맞춰 이것저것 준비된 모양입니다.
타케하라의 동네 뒷산(?)
아사히야마 입니다.
세토우치 뷰의 전망대가 있어서 이 동네 관광업이 활발할 때는 관광객이 꽤 찾았던 모양입니다.
정상 부근 까지 차로 이동할 수 있고, 걸어도 2시간이 채 안걸리기 때문에 제 여행 스케쥴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만...
저질 체력 이슈+ 무릎 통증으로 결국 이번에는 단념했습니다.
NIPPONIA HOTEL Takehara Saltworks Town
NIPPONIA HOTEL 竹原 製塩町
타케하라 유일의 전통 여관입니다.
평이 상당히 좋아서, 평시에도 퍽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지라, 이벤트 기간이 되면 1박에 100만원을 호가 하는 고급 여관입니다.
전술 했듯이, 타케하라 시내에 멀쩡한 시설을 가진 호텔은 이곳이나 그린스카이 호텔 밖에 없는 지라
언젠가 한번 쯤 묵어보고 싶긴합니다.
호텔 주변에도 준비의 흔적
호텔을 지나, 타케하라시 관광의 알짜인 타케하라 마치나미 보존지구로.
건축 백 년을 넘긴 건물들이지만, 여전히 가게들이 영업하고 있습니다.
점식식사는 오코노미야키 맛집으로 유명한 호리카와.
애니메이션 타마유라에서도 '호보로'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실제로 '호보로야키' 라는 매뉴를 판매중입니다.
이 시기가 되면 항상 긴 대기열이 생깁니다.
메론소다.
한국에서는 메론소다 = 메론 플로트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일본에서 메론 소다를 주문하면 저렇게 나오더군요.
주문한 매뉴는 시푸드 스페셜 + 추가 굴 토핑
주문은 기본 오코노미야키 + a로 해산물이나 다른 토핑을 추가하는 방식인데,
시푸드 스페셜은 가능한 토핑을 모두 추가한 매뉴입니다.
맛은 맛집다운 훌륭한 맛.
적당히 정키한 양념 맛에, 바짝 익어 살짝 누른 소바면, 다양한 토핑덕에 혀가 즐겁습니다.
서방사 西方寺 로 향하는 계단
수수하기 짝이 없지만 이 마을을 상징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타케하라는 메이지 이전부터 항구마을로 발전한 역사가 있어서
절과 신사가 많이 있습니다.
구 우체국 건물
이곳의 우체함은 1871년우편사업 창업 당시에 사용했던 우편함모양이라고 하네요
타케하라 마치나미 보존센터.
안에는 관광 팜플렛이나 간단한 전시물이있습니다.
세레머니 용이라고 적혀있네요.
23년에 방문했을 때는 저 안쪽 공터에서 공연이 이루어졌는데, 개최 전이라서인지 막아두었네요.
유명한 찻집이였던 유카리.
이곳도 애니메이션 성지였지만, 안타깝게도 폐업해 간판만 남아있습니다.
준비중인 모습을 보고 싶어 일찍 도착했지만,
아무래도 준비 자체는 일찌감치 끝냈는지 몇몇 바쁘게 움직이시는 분들 말고는 사람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23년도에 봤던 사람으로 가득한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었기에, 평상시에 모습을 보니 조금 씁쓸한 기분이드네요.
예보는 정확했는지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비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 골목안으로 들어가면 오카카에 지장 おかかえ地蔵 이라는 작은 지장보살있습니다.
경사가 살짝 급해서, 올라가면 마을 풍경이 보입니다.
오카카에지장 입니다.
특이하게도 누구나 자유롭게 만져도 상관 없고,
양손으로 안아 올리듯 들어 올리면 소원 이루어진다는... 그런 느낌의 파워 스팟이 되어 있습니다.
아주 드물게 아직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쩌면 일부 어르신들에게는 익숙할지도 모르는 작은 사당 胡堂 입니다.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등장한 장소입니다.
2010년 작이 아닙니다. 1983(!)년 작입니다.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에 밀려 인지도가 없지만, 원작 소설을 모 유명감독이 애니메이션보다 먼저 영상화해
일본에서는 꽤 인지도가 있는 모양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것이 쇼렌지 照蓮寺라는 절입니다.
이 주변은 아직 준비중인 모양입니다.
마을 풍경을 쓱 둘러보고, 다시 서방사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아까는 지나쳤지만, 이번에는 위로 올라갑니다.
경내 풍경. 이런말 하면 뭐하지만 어디서나 볼 법한 작고 고즈넉한 절 풍경입니다.
하지만 서방사의 진짜 매력은 이 경내를 지나 좀더 올라가면 나옵니다.
올라가기 전에 계단 한 장.
늙으면 이 정도도 고행입니다.
서방사 경내에서 좀 더올라오면 보이는게, 타케하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라고 할 수 있는 보명각 普明閣 이라고 하는 누각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자리 잡고 있는 분들을 보시면 왜 유명한지는 쉽게 짐작이 갑니다.
흙발 엄금으로, 올라가려면 신발을 벗어놓고 올라가야합니다.
재작년에는 좀더 빨간색이 선명했던 것 같은데, 색이 많이 바랬습니다.
보명각 위에서 찍은 타케하라 시내 전경.
날씨가 아쉽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굴뚝은, 예전 타케하라와 일대의 섬들이 공장마을로 유명하던 시절의 흔적으로, 지금도 이 마을의 랜드마크입니다.
23년도에는 여기서만 사진 수십 장을 찍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따라주질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내려갑니다.
서방사 본당은 이런 느낌.
준비하는 모습을 한 바퀴 돌자, 호텔 체크인 시간이 다가옵니다.
먼저 들어가 잠깐 쉬었다 나올 생각으로 호텔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사먹은 이중야키 二重焼き
이 동네 명물이긴 하지만, 밀가루 반죽에 팥앙금이 들어간... 여러분이 아시는 딱 그맛입니다.
가는 길에 도리이가 있어서 안을 들여다 보니, 안쪽은 하치만 신사 (礒宮八幡神社)인 모양입니다.
여름에는 이곳이 축제장이 된다고 하네요.
호텔가는 길에 있는 경찰서.
마을 규모를 생각해보면 엄청난 규모입니다.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 마을을 거점으로 삼고 수십년 동안 활동한 폭력단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 그 때문이겠지요.
체크인.
1월에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방 밖에 남은 게 없어서 혼자 이 큰 방을 쓰게 됐습니다.
창문 밖은 주차장 뷰.
호텔 바로 뒤에 마트가 있다고 해서 그 건물인 줄 알았는데, 이건 무려 빠칭코 건물이였습니다.
마트는 저 뒤에 있는 seria 라고 써있는 건물이였구요.
빠칭코가 마트보다 큽니다;
공용스페이스에는 자판기, 제빙기는 물론 전자렌지나 나무젓가락 같은 1회용 식기도 완비되어 있었습니다.
자판기에 유튜버들이 그렇게 맛있다고 호들갑을 떨던
생팹시가 있기에 사봤습니다.
저도 친구놈한테 맛있다고 호들갑을 떨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제발 빠른 정발을...
한 숨 쉬었다가, 해질 시간이 되어서 다시 외출합니다.
슬슬 라이트업 시간이지만, 아니나 다를까 비가오고있습니다.
우산 같은건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후드를 뒤집어 쓰고 마치나미 보존 지구로 돌아갑니다.
해가아직 있어서 잘 안보이지만 라이트업은 진행중입니다.
다행히 행사가 전면중단 되거나 하는 일은 없는 모양입니다.
다른 분들은 우산을쓰고 속속들이 모여 듭니다.
비에 젖은 죽등. 양초불이 빗물에 흔들립니다.
방재 준비 ok인가
글씨가 이쁘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을 날고 싶습니다
좋은 일이 있기를
노래를 잘 부르게 되기를
무서운 하라스멘트(괴롭힘)을 없애자
냐옹
아까 전에는 준비 중이던 쇼렌지 앞입니다.
그 잠깐 사이에 준비가 끝나서, 라이트 업도 이루어져 있네요.
쇼렌지 안에는 지역 아동들이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살짝 늦어 퍼레이드는 마지막 후미만 볼 수 있었습니다.
빗속에서 강해 해 주실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유명한 조경 광장의 등불길
빗속에서도, 노점상들이 장사를 하고있습니다.
폐업한 유카리에도 죽등이 장식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죽등이 재현되어있네요.
23년도에 공연을 했던 공터는 그대로 막혀있습니다.
올해는 사용할 예정이 없던건지, 우천으로 결국 취소 된건지는 모르겠네요.
이미 이쯤에는 비에 흠뻑젖어 있었지만, 비에 젖은 마을을 비추는 죽등은 또 아름답습니다.
실내전시, 장지문에 그려진 보명각의 단풍풍경입니다.
다양한 디자인의 죽등들. 뭔가 이상한게 있는거 같지만 못본척 지나갑니다.
이하는 구 마츠자카 저택이라는 특히 오래된 건물 중 한 곳으로, 정원이 넓은 특징을 살려서 라이트 아트 전시장이 되어있습니다.
소소한 포토 스팟
잘 안보이지만 귀와 꼬리가 있는게 토끼 모양이였던 대나무 공예
구 마츠자카 저택을 나와서 카페로
비에 완전히 젖어버려서 좀 쉬고 싶었습니다.
신감각 아이스크림(딸기)를 주문
맛은 딱 설빙 기본 빙수에 시럽.
한국인에게는 전혀 신감각이 아니였네요.
같이 나온건 전통과자 카린토. 우리에겐 맛동산으로 익숙 합니다.
가게를 나와서
다시 서방사로.
어느새 완전히 해가 졌습니다.
라이트 업 된 보명각.
보명각 라이트업을 보고 내려와서, 비가 계속 내렸다 말았다 하는 통에 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해,
오늘은 이만 물러나기로 판단했습니다.
돌아가는 길, 상점가 공터에도 전시가 있습니다.
올해 봄, 이곳 상점가에 화재가 있었습니다.
건물 3채가 전소 되는 피해를 입은 모양이라, 화재복구를 위한 모금행사를 했었고, 이 주변 죽등에는 모금에 참여하신 분들의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낮에는 자리를 지키던 모모네코사마가 사라졌습니다.
어디로 가셨는지는 내일.
사실 오늘 가져온 사진들 속에 계십니다.
흠뻑 젖은 주제에 그냥 들어가는 건 또 아쉬워서 이자카야에.
치킨 가라아게입니다.
일본주와 맥주 밖에 취급을 안하는데다, 티비로 야구를 틀어놓고 동네사람들 끼리 노가리를 까는... 엄청 로컬한 가게였습니다.
우엉 텐푸라.
카라아게와 이것만으로 순식간에 생맥주 3잔을 비우고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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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 25.11.15 23:2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