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푸념글

[설명요정]

 지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니라, 이길 수 없는 도전이 무섭다.
 공허하게 끝맺는게 아쉬운게 아니라, 채울 것이 없어지는게 괴롭다.

 신체의 이상을 알게 되고, 약과 병원의 도움을 받은지 달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
 증상은 줄어들고, 일상은 점차 자기자리를 찾아가고 있으며. 모든 것이 잘 풀리는 것 같았지요.

 그러나, 이번에 단 한 차례 실수가 생기면서 약이 끊어지고. 두려운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름 자신이 참는데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하루 뿐이지만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네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기 어렵겠고, 공감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푸념할 곳이 없어 마음 속 상처를 정처없이 늘어놓아봅니다.

 부디 제 마음의 위안을 위해 저지르는 의미 없는 푸념글을 가여히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마음의 문제는 성장하면 된다고 배웠습니다. 정신의 문제는 배우면 된다고 배웠습니다. 그럼 채울 수 있고 나아갈 수 있다고 말이에요.
 그러나 이번에 약이 끊어지는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은 단순히, 그런 수준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생각은 끊어지고, 의지가 지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치, 머리 일부가 없어지는 것처럼 나의 존재가 작아지는 걸 느꼈지요.
 마치 죽는 것처럼 말이에요.

 저는 원래 자살지망자였습니다. 고통 없이 죽는 법을 많이 연구하고 고민했었지만
 급성 폐렴으로 졸도하는 순간, 나 자신이 지워진다는 것이. 고통이나 고뇌가 모두 의미 없이 공허로 돌아간다는 게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맛보고나서는
 죽는 건 절대 피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만

 약 한 번 끊어졌다고 그런 감촉을 다시 느낀다는게 얼마나 두렵고, 치가 떨리는지 모릅니다. 지금이라도 울고 불고 소리치고 누군가에게 기대어 너무 무서웠다고 떠들고 싶은 심정이 들 정도였네요.

 그건 어쩌면, 약으로 인하여 활성화 되었던 신경 부분이 다시 원래대로 약해지면서. 그런 느낌을 준 것이 아닌가 회상합니다만

 어쨋든, 너무나도 깊은 마음의 상처를 느낍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2년 정도 고생하면 차도를 보일 거라고 하시고, 저는 그걸 믿고 따라가야하겠습니다만.
 이번에 생긴 마음 속 상처가 스스로의 불안을 자꾸 부채질하네요.

 그래도 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겁니다.

 실수는 바로잡았고, 약은 잘 먹고 있고, 일상은 돌아왔으니. 실수만 반복하지 않으면 괜찮을 겁니다.

 의미 없는 푸념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분들의 마음 속에 평안이 깃들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루리웹-0470455721]

무슨병입니까?

[설명요정]

사소하게 들리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ADHD입니다.

현재는 약 없이 일상 생활이 안 되네요.
나아지지 못할 건 없겠지만, 불안한 일입니다.
불안과 잘 마주하며 나아가야겠지요

[키자르]

힘내세요

[설명요정]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