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아토피로 중학교는 검정고시를 치루고, 고등학교는 자퇴를 반복해서 4년을 다녔습니다. 병역은 당연히 면제가 나왔고, 그나마 홀로 있는 시간,
간지러움 속에서 각질과 진물이 덮인 책을 쓸며 공부하면서 수도권 인문 계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네요.
대학생이 되면 나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버텼지만, 상황은 쉽게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가정에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지원을
받으며 자취가 가능했지만, 혼자서 병든 몸으로 생활과 학업 모두를 관장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밤에 닥쳐오는 간지러움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보니 수면은 항상 부족했고, 음식도 철저히 가려야 했건만 점점 쌓이는 스트레스와 피로 덕분에 쉽게 주문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에
손이 가게 되더라고요.
대인관계는... 사실상 포기했던 것 같습니다. 흉한 아토피가 얼굴에 집중적으로 드러나다보니, 그나마 패기로 덤벼보던 새내기 이후로 사실상 교류 없이
집 안에 홀로 단절된 반 히키코모리 상태로 몇 년을 보냈습니다. 학업을 위해서 연구모임이나, 외부행사는 부작용을 두려워하면서도 독한 스테로이드 주사와
약을 달고 정말 간신히 나갔는 데, 매 해가 지날수록 이젠 그럴 용기도 사라지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몇 번의 질병 휴학을 거치고, 졸업 후 전공에 대한 집착이 커서 석사 과정도 진행중이었지만, 병세는 여전히 진전이 없었고, 결국 이번 코로나 현타를
계기로 더 이상 전진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스스로에게 내리고, 무기한 휴학을 결정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평범한 학사 외엔 아무것도 없는 28살이네요.
집에선 지금까지 수고 많이 했다며, 어서 정리하고 내려오라고 성화입니다. 힘들더라도 함께 부대끼며 살자는 부모님의 말을 들을 때마다 깊은 감사함을 느끼지만,
한편으로 이렇게 내려간다는 것 자체가 두 분께 너무 죄스럽습니다. 흉한 모습 보이기 싫어 명절에 쉬이 내려가지 못했고, 공부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한 채 돈만 타간
ㅂㅅ을 두 분이 어떻게 감당하실지 울컥할 뿐이고요... 짐은 다 정리했고, 내일 아침 일찍 내려가는 데 넋두리 마냥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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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저런...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립니다. 아토피 얼굴에까지 번지면 사람 만난다는 용기 내기 진짜 쉽지 않은데.. 정말 노력 많이 하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그나마 집에서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하시니 다행이군요. 저도 성인 아토피(집먼지 진드기..)가 엄청 심해서 침구류도 가리고, 연고도 꼭 발라줘야하고 난리인데..저랑은 비교도 안되시겠군요.. 집에 가시는것 자체에 너무 죄의식을 갖지 마세요 솔직히 아토피이고 싶어서 아토피인것도 아니고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이 있을 정도면.. 노력할만큼 노력했는데도 안되는데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죠.. 맘 편하게 푹 쉬니까 아토피도 조금 낫더군요..스트레스 안받는 환경 조성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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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 내려가는건 포기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휴식이라 생각하고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하기보다 지탱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져보시는건 어떨까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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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당사자가 아니라 완전하게 공감은 못하지만. 저의 둘째 아들이 아토피가 심해서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한 100일정도부터 발현되어서 약 1년가량 엄청 고생했는데. 얼굴 전체가 진물이 흘러서 하루 거의 20시간이상을 아이가 울면서지내 엄청 고생했습니다. 지금은 작성자처럼 심하진 않지만. 주의만하면 올라오진 않습니다. 지푸하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여러가지 다 해봤는데 저희같은경우엔 플라즈마 치료로 효과를 좀 봤습니다. 아토피가 황색포도산구균 때문에 발현한다하는데 플라즈마를 쬐어주니까 약 3달정도 지나니까 효과를 보더라구요 한번 작성자님에게도 조심스레 추천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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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나도 비슷한 시기를 보냈기에 글남겨요. 저는 허리가 아팠어요. 많이요. 25살부터 굉장히 고생을 했는데 멘탈나가고 아무것도 못하고 시간을 보냈어요. 나만 정체되있는 것 같고 모두들 사회의 일원이 되어 한발짝씩 나아가는데 난 늘 병원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다행히 저도 가족들이 버틸 수 있는 힘을 줬어요. 그래서 마음 다 잡고 기나긴 천장만 바라보는 시간을 버텼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운동하고 어느정도 일상생활이 가능할 때 내 상황을 이해해주는 좋은 여자를 만나 결혼을 했어요. 말도 안되는 기적같은 일이었어요. 사실 일하는 시간외에는 매일 누워야 회복이 되는 패턴이라 결혼을 포기했었는데...감사하게도 짝이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결혼을 하고 1년 뒤 사랑스런 딸을 낳았는데...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졌요. 저도 그런 감정 느낀 적 있거든요. 아프니까 난 필요없고 쓸모도 없다. 부모님께 죄송하고 민폐다. 근데 내가 딸을 낳고 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이 딸을 위해서라면 주저없이 목숨을 버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입니다. 부모님에게도 누나들에게도 심지어 와이프에게도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거든요. 그래서 글쓴이분에게 말해주고 싶어서 글남겨요. 부모님께서 지금까지 수고많이 했다고 하시는 것 보면 글쓴이분의 노력을 모두 아시는 것 같아요. 정말 매일 놀고 먹고 했으면 저렇게 말씀안하실거에요. 다행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신 것 같으니 부모님곁에서 조금 쉬어요. 저는...다시 사람구실하는데 5년 걸렸어요. 사실 몸은 지금도 힘들어요. 아마 아토피도 계속 힘드실 것 같아요. 몸이라는게 쉽게 안바뀌잖아요. 그래도 함께 버팁시다. 버티면 좋은 날이 와요. 저도 요즘 다시 아파서 딸도 못안아주고 있는데...다시 정신차려서 매일 닭가슴살 밥만 먹으며 체중조절하고 운동하고 있어요. 글쓴이분도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밖에 없으니 조금 쉬시다가 다시 뛰세요. 글쓰는 이 짧은 순간이라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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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저런...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립니다. 아토피 얼굴에까지 번지면 사람 만난다는 용기 내기 진짜 쉽지 않은데.. 정말 노력 많이 하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그나마 집에서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하시니 다행이군요. 저도 성인 아토피(집먼지 진드기..)가 엄청 심해서 침구류도 가리고, 연고도 꼭 발라줘야하고 난리인데..저랑은 비교도 안되시겠군요.. 집에 가시는것 자체에 너무 죄의식을 갖지 마세요 솔직히 아토피이고 싶어서 아토피인것도 아니고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이 있을 정도면.. 노력할만큼 노력했는데도 안되는데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죠.. 맘 편하게 푹 쉬니까 아토피도 조금 낫더군요..스트레스 안받는 환경 조성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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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 내려가는건 포기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휴식이라 생각하고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하기보다 지탱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져보시는건 어떨까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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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당사자가 아니라 완전하게 공감은 못하지만. 저의 둘째 아들이 아토피가 심해서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한 100일정도부터 발현되어서 약 1년가량 엄청 고생했는데. 얼굴 전체가 진물이 흘러서 하루 거의 20시간이상을 아이가 울면서지내 엄청 고생했습니다. 지금은 작성자처럼 심하진 않지만. 주의만하면 올라오진 않습니다. 지푸하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여러가지 다 해봤는데 저희같은경우엔 플라즈마 치료로 효과를 좀 봤습니다. 아토피가 황색포도산구균 때문에 발현한다하는데 플라즈마를 쬐어주니까 약 3달정도 지나니까 효과를 보더라구요 한번 작성자님에게도 조심스레 추천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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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나도 비슷한 시기를 보냈기에 글남겨요. 저는 허리가 아팠어요. 많이요. 25살부터 굉장히 고생을 했는데 멘탈나가고 아무것도 못하고 시간을 보냈어요. 나만 정체되있는 것 같고 모두들 사회의 일원이 되어 한발짝씩 나아가는데 난 늘 병원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다행히 저도 가족들이 버틸 수 있는 힘을 줬어요. 그래서 마음 다 잡고 기나긴 천장만 바라보는 시간을 버텼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운동하고 어느정도 일상생활이 가능할 때 내 상황을 이해해주는 좋은 여자를 만나 결혼을 했어요. 말도 안되는 기적같은 일이었어요. 사실 일하는 시간외에는 매일 누워야 회복이 되는 패턴이라 결혼을 포기했었는데...감사하게도 짝이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결혼을 하고 1년 뒤 사랑스런 딸을 낳았는데...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졌요. 저도 그런 감정 느낀 적 있거든요. 아프니까 난 필요없고 쓸모도 없다. 부모님께 죄송하고 민폐다. 근데 내가 딸을 낳고 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이 딸을 위해서라면 주저없이 목숨을 버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입니다. 부모님에게도 누나들에게도 심지어 와이프에게도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거든요. 그래서 글쓴이분에게 말해주고 싶어서 글남겨요. 부모님께서 지금까지 수고많이 했다고 하시는 것 보면 글쓴이분의 노력을 모두 아시는 것 같아요. 정말 매일 놀고 먹고 했으면 저렇게 말씀안하실거에요. 다행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신 것 같으니 부모님곁에서 조금 쉬어요. 저는...다시 사람구실하는데 5년 걸렸어요. 사실 몸은 지금도 힘들어요. 아마 아토피도 계속 힘드실 것 같아요. 몸이라는게 쉽게 안바뀌잖아요. 그래도 함께 버팁시다. 버티면 좋은 날이 와요. 저도 요즘 다시 아파서 딸도 못안아주고 있는데...다시 정신차려서 매일 닭가슴살 밥만 먹으며 체중조절하고 운동하고 있어요. 글쓴이분도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밖에 없으니 조금 쉬시다가 다시 뛰세요. 글쓰는 이 짧은 순간이라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