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부임하면 미친 짓이 하고 싶은 충동이 드는 순간이 있는가 봄
예비군 엘베 사용금지 글 보니까 나 예비군 4년차쯤에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나는데
기본정훈교육 끝나고 동대에서 훈련장까지 도보로 이동하는데 동산보다는 약간 큰 산 끄트머리에 훈련장이 있어서 산 옆으로 따라 난 인도로 가면 됨
근데 부임한지 얼마 안된 새 동대장이 갑자기 마속에 빙의가 되었는지
직선코스의 더 편하고 더 빠른 인도를 냅두고 일부러 돌아서 산입구부터 시작해서 산길을 따라 훈련장까지 가자고 하는거임.
그때가 8월쯤에 오후훈련이라 그냥 인도로 가도 더워 뒤지겠는데 굳이 산길을? 왜? 하고 다들 왕평마냥 불만이 팽배했지만 생업학업 놓고 훈련받으러 왔다가 퇴소당하기 싫었으니 꾹 참고 등산 시작함.
절반 쯤 왔을때 쉬었다 가자고 해서 다들 퍼질러서 쉬고 있었는데 사전준비도 없이 아 오늘은 존나게 산이 타고 싶다고! 하는 동대장의 지랄 때문에 급하게 진행된 산행이라 물이고 뭐고 아무것도 준비된게 없었지. 거의 폭동직전 수준으로 들고 일어나서 개쫀 동대장이 급하게 애들 시켜서 물 가지고 오라고 하고 하는 사이에 산 중턱에서 음료수 파는 아지매들한테서 마실거 사서 마시고 하는 아재들도 있었고 그날 훈련 존나 스펙타클했음.
지금 예비군 받을 나이대고 동대장이 그랬으면 다들 민원폭탄 터뜨렸을것 같았는데
그게 10년 가까이 된 옛 기억이라 다들 그냥 참고 넘겼나 뭐라도 했나 모르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