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전쟁에서 전투는 각개전투? No. 집단전투.
사극같은 걸 보면 병졸들은 저마다 1대1, 주조연들은 1대 다수를 베어넘기는 연출을 보여주지만
실제론 그럴 일은 매우 적음. 오히려 그 지경 됐으면 전투가 혼파망이 된 상황.
대형을 이뤄서 전투를 하는 건 의외로 아주 최근까지 있던 일로 불과 100년쯤 전인 1차대전에 이르기까지
전쟁에서 기본은 집단으로 대형을 이뤄서 서로 밀고당기는 싸움이었음.
이 짓거릴 무려 1차대전까지 하게 된 까닭은 별 이유없는데 그보다 발전된 전투 교리가 안 나와서임(...)
1차대전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탈피하게 됨.
이유는? 화력이 너무 세져서.장전속도를 높인 소총과 대포는 물론 19세기 후반엔 기관총같은 강력한
연사력을 가진 무기까지도 속속 등장하면서 대형을 짰다간 바로 다 아작나는 상황이 발생함.
한 가지 끔찍한 점은 실은 이미 이같은 한계가 벌써 수십년 전부터 점차 제기된 상황이었다는 것..
'Darkest of Days' 라는 고전게임에서는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게 있는데 이때는 이미 장전속도가 크게
높아진 소총들과 대포가 출현한 시기로 대형을 짜기보단 슬슬 산개해서 전투를 해야하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단적으로 보여줌.
게임적 허용을 감안해도 연사력이 크게 높아진 소총과 대포로 일자대열을 이뤄 척척 전진하는 적군을 볼링 핀 마냥
우수수 쓰러트리는 도중에도 안쓰럽단 생각이 들 정도고 실제 역사에서 미국이 치른 전쟁 중 가장 큰 인명피해를 입은 전쟁이
이 남북전쟁이었음.
비슷한 시기 유럽에서도 크림전쟁을 겪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마지막으로 교리를 바꿔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할 수 있을 러일전쟁 시기 (심지어 이땐 그 기관총까지 등장함.)에도 낙후된 러시아와 서구화 물 좀 먹은 일본간의
전쟁이라 절하하며 넘겼다가 1차대전에서 그 댓가를 치르며 완전히 바뀜.
2. 대체 왜 집단대형을 고집했을까?
단순하게는 그냥 '옛날부터 그렇게 싸워왔으니까'라는 정형화된 도식이라서 그럴 수 있음.
실제로 대형을 짜고 싸우는 건 인류가 문명을 이루고 근대에 접어들기까지 족해도 2천년 이상은
그러고 싸워 왔음. 무려 기원전 로마에서도 전열을 딱딱 갖추고 싸웠고 그보다 좀 더 옛날인 알렉산더 대왕때도
그렇게 싸웠음.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병사통제도 있음. 군대를 통솔하는 건 생각보다 많은 노하우와 숙련도를
필요로 하며 그와 함께 사기도 잘 유지해야 함. 여기서 딱딱하고 엄격하게 병사들을 교육시키고 통제하에
둬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게 됨. 이를 위해서 병사들에게 공식적인 체벌을 행하는 경우까지 적지 않았음.
병사통제가 중요한 이유는 자칫 일부라도 패주하면 그게 군대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임.
저 후방에서 지휘하시는 사령관 나리는 어디 언덕이나 오르막 위에서 전체 전황을 살피고 있겠지만
당장 적군과 코앞에서 칼부림을 하든 총탄을 주고받는 둥의 병사들은 그런 거 알 겨를이 없음.
우리 군대가 지금 이기는 지 지는 지 모르는 불확실함에 실시간으로 내 목숨이 위협받는 극기의 상황은,
생물의 생존본능이 극한으로 자극하고 이는 너나할 것 없음. 즉 한 번이라도 통제가 붕괴되면 집단으로 패주할
확률이 높고 전쟁에서 근대 이전까지 가장 큰 사상자가 발생하는 순간도 바로 이 때임.
그렇다보니 부대를 산개시키지 못 하는 거임. 어떻게든 뭉쳐놔야지 좀 덜 무섭고, 과거엔 통신과 통제수단 모두
마땅치 않기에 이렇게 좀 옹기종기 모여 있어야 부대간의 상호작용과 병력통제 모두가 해소됐으니..
물론 모두가 이런 집단대형을 이루고 싸우진 않았음. 경무장했거나 사격술이 뛰어나다 평가받는 병사들은 경보병으로
편제돼 전방에 좀 산개해서 방식으로 싸우고 했지만 전투에서 핵심을 이루는 축은 역시 서로 대형을 짠 병사들에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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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 관리는 중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