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이 메인인 애니메이션은 아이돌이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부르는 스테이지씬이라는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아이돌에도 여러 종류가 있긴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아이돌이라고 하면 무대에서 노래와 춤을 부르도록 기획된 연예인을 의미하죠. 일반적으로 의미하는 아이돌물에서 다루는 아이돌도 이런 종류입니다. 그 때문에 스테이지씬은 캐릭터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가장 중요한 장치이고, 때문에 아이돌들의 스테이지씬에서 제작사가 공을 들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최근에 방영하는 러브라이브 S2를 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아이마스의 몇몇 에피소드를 찾아 보고 각 작품에서 스테이지씬이 하는 역할의 차이가 눈에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써 봅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아이돌마스터와 러브라이브를 비교하는 것이지, 컨텐츠로서의 아이돌마스터와 러브라이브를 우열을 논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돌마스터의 스테이지씬은 단순히 캐릭터들의 매력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에 그치지 않습니다. 몇몇 에피소드의 스테이지씬은 캐릭터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이 캐릭터의 성장이나 희망을 상징하기도 하고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작품 내에서도 어떤 사건이나 갈등을 마무리하는 역할도 합니다.
3화의 스테이지씬 작중에서 가장 처음 나오는 스테이지씬입니다. 뒤에서 언급할 다른 스테이지씬과 비교하면 규모도 동네 마을잔치 수준에 무대 상황도 엉망진창입니다. 또한 765프로덕션의 아이돌로서의 실력도 상당히 부실하죠. 거기에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유키호는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상당히 소심한 인물입니다. 거기에 남성 공포증과 개 공포증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유키호 개인의 입장에서는 남성 공포증과 개 공포증을 어느정도 극복하는 계기이기도 하고, 작품 전체적으로는 765프로의 첫걸음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노랫말도 모든 것들이 잘 될거라고 이야기하는 긍정의 노래죠. 뭐, 작품 전체적으로는 딱히 두드러지는 스테이지씬은 아닙니다. 이 글 쓴다고 반복해서 보다 보니 유키호가 귀엽습니다.
6화의 주요 스테이지씬은 류구코마치의 데뷔 공연입니다. 류구코마치는 아이돌마스터2가 실패하게 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남코가 인기 없는 캐릭터들을 묶어서 처리한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고, 이건 타 캐릭터들 또한 버려질 수도 있다고 여기는 타 캐릭터 팬들에게도 좋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작품 외적으로는 흑역사로 여겨지는 류구코마치를 되살리기 위해 이 장면에 힘을 쏟은 것입니다. 작품 내적으로 류구코마치 의외의 아이돌들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류구코마치의 데뷔 이후 다른 아이돌은 사실상 2군에 가까운 처지이고, 이 2군 아이돌들은 류구코마치를 보면서 부러움이나 열등감, 초조감 등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1쿨 후반부의 주역인 미키의 내적 갈등과 프로듀서의 갈등의 씨앗은 류구코마치의 스테이지씬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공연 장면에서 미키가 짓는 미묘한 표정이 후반 전개에 대한 복선이 되죠.
13화에서는 주요 스테이지씬이 미키의 단독 스테이지씬과 류구코마치를 제외한 2군 멤버들의 단체 스테이지씬 있습니다. 13화에서는 사실상 류구코마치를 메인으로 라이브가 구성되어 있었는데, 악천후에 의해 류구코마치가 늦게 오게 됩니다. 그래서 765의 2군 멤버들은 이들이 빠진 자리를 메꾸기 위해 분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스테이지씬들은 호시이 미키와 2군들이 가지고 있던, 류구코마치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정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류구코마치를 보기 위해 온 팬들은 류구코마치의 등장이 늦어지자 시큰둥해지고, 아이돌들도 그런 관객들의 반응에 의해 지쳐갑니다. 미키는 이에 대해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류구코마치의 부재를 알리고 정면으로 부딪히죠. 미키는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단순히 들러리나 뗌빵이 아니라 스스로 빛나기 위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춥니다. 그리고 이 분위기는 류구코마치를 제외한 2군 멤버들의 단체 라이브로 이어집니다. 빛나고 싶어하는 소녀들이라는 테마는 미키의 '마리오네트의 마음'보다는 단체 라이브인 '자신 REST@RT'에 더 잘 드러나죠.
역시 이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인상깊은 스테이지씬은 20화의 치하야의 스테이지입니다. 치하야는 과거와 마주하고자 무대에 섰지만 아직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고, 이 때 765 프로덕션의 동료들이 무대에 난입(?)해서 함께 부릅니다. 이 스테이지씬에서 하루카와 동료들은 치하야를 격려해줍니다. 그리고 치하야를 옭아매고 있던 주박, 후회와 괴로움, 그리고 자신을 격려해 주는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 등 온갖 감정과 함께 치하야의 목소리도 폭발합니다. 이 라이브는 단순히 주역 아이돌이 노래하고 춤추는 자리가 아니라 치하야를 둘러싸고 있던 다양한 문제와 갈등을 해소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해 주는 장치입니다. 스테이지씬 극의 일부로서 기능하고 있는 겁니다.
아이돌마스터가 아이돌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잘 만들어졌다고 평가받는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스테이지씬이 단순히 잘 만들어진 퍼포먼스로뿐만이 아니라 극의 일부로서 기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테이지씬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에서는 시청자들의 의식을 스테이지씬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여 극의 일부로 기능하는 라이브에서 그 에피소드에 쌓은 것들을 터뜨립니다. 여기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18화의 리츠코가 메인인 스테이지씬에서는 리츠코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에서 아이돌로 임시로 복귀한 리츠코가 무대 위에서 보고 듣는 것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아이돌마스터라는 대미를 장식하는 765프로 올스타즈의 라이브는 1쿨과 2쿨의 오프닝을 합치고, OP와 ED에 포함되어 있는 장면들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치하야를 격려하기 위한 합창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멤버가 함께 무대에 서는 라이브는 작중에선 이게 최초였죠. 아이돌마스터라는 애니메이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화려한 무대였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러브라이브에게 부족한 것이 이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각각의 스테이지씬들은 화려하고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하지만 그뿐이죠. 스테이지씬과 본편의 연계성이 약하고 본편과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어떠한 장치로서 사용되는게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13화의 스테이지씬은 3화의 스테이지씬을 의식하고 연출했음이 보이고, 이 작품의 시작과 끝을 같은 곡으로 하므로서 수미쌍관을 이룹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포인트들을 배치하였죠. 첫번째 라이브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묘한 감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의외의 스테이지씬은 극과의 연결성이 상당히 낮습니다. 일단 가장 기억에 남는건 11화의 스테이지씬입니다. 이 스테이지씬의 퀄리티는 상당히 뛰어낱 편이지만 그뿐이죠. 이 스테이지씬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에서는 코토리의 유학이나 호노카의 폭주 같은 불안요소가 언급됩니다만, 이 스테이지씬은 그러한 것들과는 무관하게 그저 완성도가 높을 뿐입니다. 특히 호노카는 무리하다가 몸이 상했는고, 공연 전 까지는 그러한 것들이 묘사됩니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고 나서는 그러한 낌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으며, 공연히 끝난 직후에 부자연스럽게 쓰러집니다. 극의 완성도보다도 스테이지씬의 완성도를 중시한다는게 팍 느껴지더군요. 아래 제시한 영상에서는 스테이지씬만 정확히 편집해서 나오지 않습니다만, 호노카가 쓰러지는 장면을 보면 안타까움보다도 실소가 터집니다. 그만큼 부자연스럽죠.
특히 정점을 찍은게 2기 9화의 Snow Halation(일명 스노하레) 입니다. 러브라이브라는 컨텐츠에서 이 스노하레라는 곡이 굉장히 상징적인 곡이라고 하던데, 사전에 접한 적이 없었던 저로서는 뜬금없는 각본에 뜬금없는 타이밍에 뜬금없는 곡이 튀어 나왔다는 인상 외에는 없습니다.
뭐, 표절 논란이나 각본 문제-특히 9화- 때문에 러브라이브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으로 쓰긴 했습니다만, 사실 어느 표현 방식이 우월한가에 대해서는 어느것이 옳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음악을 그다지 즐겨 듣지 않는데다가, 일본어 청음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에피소드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시청자를 스테이지씬으로 유도하는 아이돌마스터의 방식을 더 높히 평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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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씨님이 하시는건 스노하레를 아는 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스노하레를 모르는 저로서는 솔직히 이 에피소드의 전개도 따라갈 수 없었고, 스노하레의 등장에 솔직히 무덤덤했습니다. 그냥 흔히 나오는 라이브구나 수준의 감상밖에 없었고, 노래보다는 에피소드 각본의 부실함에 더 눈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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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넣을 수 밖에 없다.' 라고 하시는데 솔직히 극 전개상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거든요. 아이돌마스터의 에피소드들은 라이브로서 완성되지만, 러브라이브의 에피소드들은 딱히 라이브 없어도 되죠. 그만큼 에피소드와의 연결이 약하고, 그렇게 강추하시는 스노하레도 없어도 될 만큼 에피소드하고 따로 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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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품을 평가하는 방식에는 그 작품만을 보는 것과, 그 작품을 둘러싼 것들을 보는 것이 있습니다. 러브라이브나 아이돌마스터는 각각 가상 아이돌을 내세운 상당한 규모의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작품 외적으로도 작품 내적으로도 별개의 평가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제가 논하는 것은 작품 내적인 평가죠. 프로젝트고 사업이고간에 모든걸 떠나서 애니메이션만을 논하고 있습니다. 사업 전체를 비교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지도 모르나, 애니메이션이라는 한정된 컨텐츠를 비교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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뗄레야 뗄 수 없다고 하시는데, 모든 시청자가 거대한 프로젝트의 하나로서 러브라이브나 아이돌마스터를 봐야 하는 의무는 없죠.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감상할 자유 또한 있고, 이 관점에서 작품을 평가하는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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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쓰셨네요 공감도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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