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소녀인법첩 -월섬투쟁록-
제2장
제2장 01 도토리 키재기 (미노리)
유미:
이곳이 한조학원이군요.
헌데, 이렇게도 간단하게 침입할 수 있다니…… 선닌의 학교인데 보안이 허술한 듯 하군요.
아스카:
유감! 그렇지 않습니다!
너희들이 침입한건 확실히 알고 있었는걸.
유미:
자랑스럽게 말한만한것도 아닙니다. 딱히 기척을 지우고있지도 않았으니.
아스카:
너희는 시노비같은데…… 한조학원에는 무슨 일로?
유미:
나의 이름은 유미. 사숙월섬여학관을 통솔하고있습니다.
아스카:
나는 아스카. 한조학원의 선발팀의 일원이야.
유미:
아스카상. 오늘은 한조학원에 학염제를 제안하러 왔습니다.
아스카:
에? 학염제!?
유미:
훗.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은 어디까지나 인사차 들른 것 뿐이니까요.
한조:
뭐야 재미 없구먼! 김빼기는 안되지, 김빼기는!
유미:
이 목소리는!?
아스카:
하, 할아버지!?
한조:
드디어 시작되는구나! 사상 첫, 같은 선닌끼리의 싸움이!
유미:
모습을 드러내십시오! 이 변태노인!
아스카:
……변태노인. 심한 말이지만 사실이라 뭐라 할 말이 없어.
한조:
유미쨩, 그렇게 내 모습이 보고싶느냐? 아무래도 내 매력에 헤롱헤롱인가 보구나?
유미:
우, 웃기지 마십시오!
아스카:
그래! 할아버지 장난치지 마!
유미:
읏, 아스카상, 저에게 동조하지 말아주세요.
아스카:
따, 딱히 동조한게 아니라 생각한걸 말한 것 뿐이야.
한조:
내가 유미쨩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건, 이전의 결착을 낼 때다.
그러는게 드라마틱하고 좋지?
유미:
과연. 그렇다면 우물쭈물할 여유는 없습니다.
여러분! 한조학원과는 지금 여기서 승부를 보겠습니다!
미노리:
네! 미노리, 잔뜩 잔뜩 날뛰어야지!
히바리:
에? 저렇게 쬐그만 애가 시노비야? 아무리 봐도 어린이같은데...
미노리:
실례야! 미노리 어린이 아니야!
와사비도 조금 핥을 수 있어!
블랙 커피도 마실 수 있는걸!
히바리:
에에? 블랙 커피 마실 수 있어?
미노리:
응! 설탕이랑 우유를 잔뜩 넣으면!
히바리:
설탕이랑 우유 넣으면 히바리도 마실 수 있어!
애초에 그런건 블랙 커피가 아니잖아.
……역시 어린애 같아.
미노리:
아 또 그랬어!
미노리를 어린애같다고 했어!
히바리:
……그렇잖아.
미노리:
히바리쨩이야말로 어린애같으면서!
히바리:
히, 히바리는 어린애 아니야!
미노리:
어린애야!
히바리:
어린애 아니야!
카츠라기:
……히바리, 같은 수준이 돼버렸어.
히바리:
그럼 누가 어린애인지 싸워서 결정하자!
미노리:
좋아! 바라던 바야!
히바리쨩, 울어도 용서 안할꺼야!
-전투생략-
미노리:
해냈다! 미노리의 승리!
히바리:
우으…
미노리:
미노리가 더 세니깐 어른이지! 히바리쨩은 어린애!
히바리:
진건 진거니까 …히바리가 어린애라고 인정할게.
그, 그래도 진짜 어른이란건 세기만 한게 아니라고 생각해.
미노리:
에? 어른은 세기만 한게 아니야?
히바리:
응. 히바리는 그렇게 생각해.
미노리:
…그렇지. 듣고보면 그럴지도.
그럼, 진짜 어른이란 뭘까.
히바리:
그, 그건 히바리도 모르지만...
미노리:
어른이라.
히바리:
어른이라.
미노리:
응! 미노리, 이거 숙제로 할래!
히바리:
그래. 히바리도 숙제로 할래.
미노리:
그럼 안녕. 히바리쨩. 다음에 만나면 답 알려줘.
제2장 02 은귀의 눈 (시키)
시키 "관자재보살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옛날에, 나는 반야심경과는 연이 없는 귀족였다.
부모님 모두 선닌 엘리트 간부로,
살던 곳은 유명한 고급주택가의 신축 독립주택이었다.
3층 건물 방 8개짜리 집에는 가사도우미가 두명이나 있었고,
차는 누구나 아라만한 고급 외제차가 몇대나 있었다.
내 용돈은 초등학교 시절엔 한달에 10만엔.
주말에는 친구들과 함께 자주 거리로 쇼핑하러 나갔었다.
옷, 악세서리, 어른들 잡지, CD…….
용돈이 부족해지면 부모님의 신용카드로 갖고싶은 것은 뭐든지 샀다.
미용실에서 스트레이트 퍼머를 하거나,
에스테에서 네일 관리도 정기적으로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안되는 초등학생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그런 귀적 시절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나의 부모님은 임무에서 실패하여 돌아가신 것이다.
집으로 돌아온 부모님의 시신에는
짐승의 발톱자국같은 상처가 몇개나 나 있었다.
상처에 대해서 물어봐도 모두가 '임무에 관한건 말할 수 없다'
라고 이유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다만, 간부였던 부모님이 출격하지 않으면 안될정도로
중요한 임무였다고 한다.
나는 분해서 어쩔줄을 몰랐다.
시노비의 세계의 룰은 알고있다.
그래도,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유를 알 수도 없다니.
부모님의 시신을 앞에두고 나는 울었다.
그 눈물의 반은 슬픔의 눈물이고,
나머지 반은 갈 곳을 잃은 분노의 눈물이었다.
밤을 새고 손님들이 모두 돌아가도
나는 입술을 물고서는 계속 울었다.
쿠로카게 "관자재보살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갑자기 반야심경이 들려와서 나는 뒤돌아봤다.
그러자 그곳에는 얼굴이 상처투성이인 다부진 노인이 있었다.
시키 "…누구?"
쿠로카게 "내 이름은 쿠로카게"
그것이 나와 쿠로카게님의 만남이었다.
쿠로카게 "이 세상에는 미워해야 할 어둠이 있고, 쓰러뜨려야 할 악이 있다."
어렸던 나에게는 쿠로카게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래도 쿠로카게님의 다정한 검은 눈동자를 보고 있자,
어째서인지 따뜻한 담요로 몸을 덮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쿠로카게 "어둠을 멸하고, 악을 쓰러뜨리고 싶다면 나에게 오거라"
쿠로카게님의 말에 나는 작게 끄덕였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쿠로카게님의 은신처에는 유미쨩과 무랏찌, 요자쿠라찡, 미노리찡이 있었다.
모두가 같은 처지인 아이들... 부모님을 여읜 아이들이란걸 금방 눈치챘다.
그래도, 나는 모두에게 마음을 잘 터놓지 못했다.
이유는 잘 모른다.
억울하게 부모님을 잃은 분노를,
누구에게든 상관 없으니 분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특히 무랏찌와는 맞붙어 다툼도 많았고,
미노리찡에게는 나쁜 장난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짓을 하면 쿠로카게님은 반드시 화를 내셨다.
때로는 머리에 꿀밤을 맞기도 했다.
화난 쿠로카게님의 눈은 정말 슬퍼보였다.
시키 "…쿠로카게님. 화났는데 왜 슬퍼보이는거야?"
쿠로카게 "시키야. 분노의 정체는 슬픔이다. 분노에 마음을 빼앗겨있는 한, 슬픔이 사라질 수는 없다"
그 말이 내 마음속에 슥 들어왔다.
그래도,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 분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걸까.
그런 나에게 쿠로카게님은 반야심경을 가르쳐주셨다.
그로부터는 줄곧 반야심경은 나의 마음의 기둥이다.
친구와 전화로 이야기를 해도, 바겐에서 이것저것 사도,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때가 있다.
그럴때에는 나는 반야심경을 읊는다.
시키 "관자재보살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분노와 슬픔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쿠로카게님과 같은 평온한 눈동자를 가질 수 있도록.
-대화-
시키:
안녕!
네가 야규찡이지?
야규:
……그렇다. 너는 누구냐?
시키:
난 시키라고 해. 잘부탁해!
그보다 야규찡! 그 안경 완전 귀여운데!
야규:
음?
시키:
주라! 그 안대 주라!
야규:
무슨소리를 하는거냐? 줄 수 있을리가 없지.
시키:
왜?
야규:
이유를 말할 필요는 없다.
시키:
흐음. 뭐 됐어.
그럼 쓰러뜨러고 가져가버릴게! 그게 훨씬 간단하고.
야규:
흥.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 봐라.
시키:
갖고싶은건 반드시 손에 넣는다. 이게 내 상식인걸.
그럼, 간다!
-전투생략-
야규:
큭…….
시키:
……그렇구나. 그런거구나.
싸워보고 알았어. 그 안대, 비전인법의 힘을 봉인하고 있는거지.
야규:
…….
시키:
나, 이래보여도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있거든.
그거…… 은귀의 눈…… 이라 부르는거지?
야규:
…….
시키:
자신의 소원을 특수한 안대로 봉인함으로써 깃드는 힘…… 이지?
야규:
꽤 박식하군.
시키:
헤헤. 갭모에하지?
그럼, 그러니깐 그 안대 받아갈게.
야규:
……손 대지 마라!
시키:
!?
……뭐, 뭐야 이 기는!?
야규:
이 안대는 특수한것이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안대다.
시키:
거짓말? 은귀의 눈을 깃들이기 위해선 특수한 안대가 필요하다고 배웠어.
야규:
그런 이야기는 어찌되든 상관없다.
끝까지 이 안대를 노린다면, 그에 맞는 각오를 해야 할것이다.
시키:
……흐음.
이래저래 모르는게 있으니깐 오늘은 넘어가 줄게.
시키:
……하지만
다음에 만났을때는…… 그 안대, 반드시 손에 넣을테니깐.
제2장 03 가면의 영애 (무라쿠모)
무라쿠모:
……이카루가, 로군.
이카루가:
…….
무라쿠모:
……. 뭘 힐끔힐끔 보는것이냐?
이카루가:
……이전에 어딘가에서 뵙지 않았나요?
무라쿠모:
!?
이카루가:
그 가면, 본 적이 있습니다만…….
무라쿠모:
나에게 그런 기억은 없다. 너와는 오늘이 첫 만남이다.
이카루가:
그런가요? 으음…….
…….
이카루가:
……. 아! 기억났습니다!
무라쿠모:
!?
이카루가:
재벌 교류파티에서 봤습니다 예쁜 드레스를 입었는데도 그 가면을 쓰고 계셔서…….
무라쿠모:
그런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이카루가:
없습니다!
어떤 파티에서도 가면을 벗지않은 전설의 영애….
저도 실제로 보기 전까지는 그저 도시전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무라쿠모:
모른다.
이카루가:
분명 타이로 재벌의 영애분이신걸로 기억합니다. 그렇죠?
무라쿠모:
모, 모른다.
이카루가:
아니요. 틀림없습니다!
가면을 쓴채로 춤을 추고, 주위 남성분의 발끝이란 발끝은 모두 밟고…….
이카루가:
마지막에는 샴페인 타워에 박혀서 엉덩이를 죄다 보인 타이로 재벌의 영애….
그것이 무로쿠모상, 당신이지요?
무라쿠모:
그, 그만해라. 떠올리고 싶지도 않다.
이카루가:
역시나!
무라쿠모:
지금껀 아니다.
이카루가:
그렇게 부정하신다면, 그 가면, 제가 벗기겠습니다!
무라쿠모:
그, 그렇겐 못한다!
-전투생략-
무라쿠모:
훗…….
입만 살았군.
이카루가:
큿…….
틀림없는데…. 얼굴은 가리면서 엉덩이는 못가린 무라쿠모상인게 틀림없는데!
무라쿠모:
그러니까, 그건 이제 그만 잊어라!
이카루가:
으으으…….
무라쿠모:
……분명히 나는 타이로 재벌의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은 월섬의 시노비로서 이곳에 서있다.
이카루가:
어째서? 왜 당신같은 분이?
무라쿠모:
그걸 네가 할말이더냐? 사정이라는건 각자 있는 법이다.
이카루가:
…분명 그렇군요.
무라쿠모상. 당신이 타이로 재벌 사람이라면 한가지 묻고싶은게 있습니다.
빈민가의 도시재개발 계획은 알고 계신가요?
무라쿠모:
……물론 알고있다.
이카루가:
그렇다면 부탁입니다! 그 계획은 중지해주세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 갈 곳이 없습니다!
무라쿠모:
네가 어째서 빈민가의 사람들을 걱정하지?
이카루가:
그, 그건…….
……제 친구의 고향이 빈민가입니다.
그 친구는 아직 개발계획에 대해선 모르지만…….
무라쿠모:
……. ……그렇군.
그러나, 패자가 승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도리에 반한다.
나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고싶다면, 우선 나를 이겨라.
이카루가:
……. ……말씀대로입니다. 돌려드릴 말도 없습니다.
무라쿠모:
그럼, 이야기는 끝이다. 이만.
제2장 04 쾌락지상주의 (요자쿠라)
우리집은 대가족이었다.
내가 장녀고, 밑으로 남녀 11한명이나 되는 남동생, 여동생이 있었다.
모두 연년생으로 쌍둥이와, 세쌍둥이가 하나씩.
9년간 12명이나 낳으시다니 엄청난 어머니셨다.
요자쿠라 "얘들아, 다들 조용히 하렴!"
집 안은 항상 축제 분위기였다.
아기들은 밤낮 가리지 않고 울고 보챘고,
아기를 졸업한 남매들은 뛰어다니거나 과자를 서로 뺏거나.
어린이들 방에는 2단 침대도 아닌 5단 침대가 2개 있었다.
1살이 되서 특별 취급할 때가 지나면,
자동적으로 우리들의 침대가 위로 늘어나갔고,
결과적으로 5단 침대가 만들어져버린 것이다.
꽉꽉 채운 잠수함의 침실같았다.
더 시끌벅적해지는 것이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맛있는 냄사가 나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우글우글 주방으로 모여든다.
싸움하던 여동생들도 낮잠자던 남동생들도,
야생동물처럼 눈을 요리로 옮기고, 젓가락이나 컵을 준비하고
도와주기 시작한다.
잘 가르쳤기 때문에 도와주는것이 아니다.
목적은 그 날의 메뉴를 가능한 빨리 파악하고,
좋아하는 요리 앞에 앉기 위해서다.
대가족에 흔히 있는 생존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스스로 그렇게 도와주게 된 것이다.
12명 "잘 먹겠습니다~!"
그 목소리와 함께 요리 쟁탈전이 시작된다.
베스트 포지션을 차지한 아이는 묵묵히 좋아하는 요리를 입에 가득 채우고,
그렇지 못한 아이는 불평을 하거나 울어 보채거나.
그런가 싶으면 밥이 언니보다 적다느니,
당근은 싫다느니, 내 고기 먹지말라느니,
보리차는 마시기 싫다느니, 오렌지 쥬스가 좋다느니...
요자쿠라 "자자. 싸우지 마, 싸우지 마"
그런 가운데 나는 모두가 공평하게 먹을 수 있도록
작은 접시에 요리를 담아 멀리 있는 아이에게 주거나,
오렌지 쥬스를 가져다 주거나 하며 움직였다.
이래저래 우리집 요리는 흔적도 없이 다 먹어치워져 간다.
나도 사실은 배부르게 먹고 싶었다.
그래도 어쩔수가 없었다.
12명째를 낳은 뒤, 어머니는 시노비로서 직장복귀를 하고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12년간 실전에서 멀어져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은 힘들었던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아이들의 어머니를 대신하고 있다.
엄마의 죽음 이후로 그런 자각을 가지고,
눈물도 우는소리도 일체 하지 않고, 남매들보다 한걸음 더 나가서 밝게 행동했다.
아버지는 시노비 일로 그다지 집에 돌아오시지 못했고,
그렇게 되면 젖먹이를 포함한 11명의 생활은 나의 손에 걸려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말 안듣는 11명을 돌보는 것은 상상이상이었다.
매일이 필사적이었고, 진심으로 웃기도 하고, 진심으로 화내기도 하고.
공부를 봐주기도 하고, 싸움을 말리기도 하고,
성적을 칭찬해주기도 하고.
힘들었지만, 불만은 없었다.
대가족이 풍기는 분위기가 오히려 나에겐 힘의 원천이 되었다.
그런 가운데 엄마의 죽음이 1년도 되지 않았을 때에 아빠가 돌아가셨다.
역시, 시노비 임무중에 생긴 일이었다.
아빠의 장식날 시신의 옆에는 친척 어른들이 소곤소곤 말하고 있었다.
친척1 "차남은 우리가 거두겠다"
친척2 "삼녀는 우리가"
나는 친척의 굴레 속에 뛰어들었다.
요자쿠라 "내가 일할거야. 내가 벌어서 형제들을 지키겠어!"
그러나 나는 아직 당시 아홉살.
진심으로 결의한 일이라도 상대해줄 나이가 아니었다.
결국, 형제들는 친척들에게 키워지게 되었다.
나도 갈 곳이 정해져있었지만,
그 친척 집에는 가지 않고 도망쳤다.
나는 혼자서 살것이다.
사는 것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된다.
혼자서 사는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형제들을 다시 맞으러 갈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아홉살의 얕은 생각이다.
살아갈 방법이 있었을리가 없다.
금새 가지고 있던 돈은 다 떨어졌고, 공원에서 노숙하며 지내게 되었다.
쿠로카게 "……나에게 오거라"
그 때 만난것이 쿠로카게님이었다.
요자쿠라 "당신이 있는곳에 가면…… 남동생이나 여동생이랑 다시 같이 살 수 있어?"
피로와 공복으로 나는 희미한 목소리는 내는것이 겨우였다.
그러자 쿠로카게님은 크고 튼튼한 손을 나에게 건냈다.
쿠로카게 "그래. 소중한것을 지키는 힘을 너에게 주마."
나는 힘없는 오른 손을 쿠로카게님을 향해 뻗었다.
요자쿠라 "……더 강해지고싶어. 동생들을 지킬 수 있도록"
쿠로카게님은 나의 손을 꽉 잡았다.
투박하지만 따뜻한…… 쿠로카게님은 그런 손을 가지고 있었다.
-대화-
요자쿠라:
당신이 카츠라기상인가요.
카츠라기:
응. 맞아.
요자쿠라:
……뭔가요? 그 이상한 손놀림은?
카츠라기:
그거야 뻔하잖아.
성희롱이야!
너에겐 어떤 성희롱이 어울릴까. 으으. 생각만해도 두근두근거리는걸.
요자쿠라:
……카츠라기상. 당신은 아무에게나 성희롱을 하는건가요?
카츠라기:
우문이군. 만지지 않는 가슴에는 가치가 없다라고 하잖아.
요자쿠라:
……상스러워.
카츠라기:
에?
요자쿠라:
상스럽다 안카나! 니는 성희롱이 뭐라 생각하는기가!?
카츠라기:
에, 에에?
요자쿠라:
알겠습니까! 잘 들으세요. 성희롱의 용도는 이 세상에 두가지뿐입니다.
한가지는 시노비의 무기, 또 한가지는 평생을 함께할 서방님을 위해서.
성희롱이란 가볍게 할 행동이 아닙니다!
카츠라기:
……아니, 그, 뭐냐. ……서, 성실하구나.
요자쿠라:
카츠라기상이 불성실한 것 뿐입니다!
요자쿠라:
자, 그 근성을 제가 때려고치겠습니다.
-전투생략-
카츠라기:
제길. 졌다 졌어!
요자쿠라:
당연한 결과입니다.
카츠라기:
너 강하군. 오랜만에 즐겼어.
요자쿠라:
싸움을 즐겼다?
어디까지 당신은 쾌락지상주의입니까!
카츠라기:
쾌, 쾌락지상주의?
요자쿠라:
불건전해! 불쾌해! 불결해!
카츠라기: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이게 내 성격이니.
요자쿠라:
당신의 근성을 때려고치는건 간단하지 않을것같군요. 더 장기적인 지도가 필요하겠어요.
카츠라기:
자, 장기적?
요자쿠라:
그러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에 만났을때는 더 엄하게 지도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정신수행을 해두십시오.
제2장 05 선닌VS선닌 (유미)
아스카는 한조의 손녀이고, 나는 쿠로카게의 손녀다.
즉, 지금부터 이뤄질 죽음의 아름다움은 전설의 시노비의 손녀끼리의 대결이라는 뜻이다.
할아버지와 만난건 10년 전 쯤……
나의 부모님의 장례식에서였다.
산속 작은 장례식장에서 나는 만난적 없는 사람들에게서,
부모님이 얼마나 훌륭한 시노비였는지를 들었다.
그러나, 그런이야기를 나는 듣고싶지 않았다.
아무리 아버지와 어머니를 칭찬해줘도,
두 분은 살아돌아오지 않는다.
내가 알고싶은것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유였지만,
그 질문에 답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장례식장 밖에서 멍하니 서 있자,
얼굴이 상처투성이인 노인가 다가왔다.
쿠로카게 "양친이 죽은 이유를 알고싶나?"
처음보는 사람이 말을 걸어왔는데도,
나는 겁먹지 않고 확실하게 끄덕였다.
쿠로카게 "알고싶다면 나에게 오거라. 너를 시노비로 만들어주마"
나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다시한번 크게 끄덕였다.
그러자 노인은 옅은 미소를 띄었다.
쿠로카게 "그럼, 오늘부터 너의 시노비명은 유미다"
유미 "……당신의 이름은?"
쿠로카게 "나의 이름은…… 쿠로카게. 너의 조부다."
사람이 없는 산골마을에 있는 할아버지의 집에 도착하자,
곧바로 수행이 시작되었다.
쿠로카게 "목숨을 걸고 수행을 하지 않으면, 실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 말대로다. 1초 차이로 죽음으로 이어질 정도로
할아버지의 수행은 엄격했다.
내가 수행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과 같은 시노비가 되고싶었기 때문이다.
시노비가 되면 부모님의 죽음의 이유를 알 수 있다.
죽은 이유가 분명해지면, 복수를 할 상대도 틀림없이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빨리 시노비가 되고싶다. 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너무 성급했던 걸지도 모른다.
1년이 지났을 때 쯤, 나는 할아버지와 같은 비전인법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유미 "할아버지, 이 힘을 봐주세요! 이만한 힘이 있다면 복수도 간단해요! 그래요 전 뭐든지 할 수 있어요!"
흥분하며 외치자 할아버지는 조용히 다가와서…….
짝하고 내 뺨을 때렸다.
그 이후로 할아버지는 나에게 수행을 시키지 않으셨다.
할아버지는 수행 대신 나에게 다양한 것을 가르쳐 주셨다.
곡물이나 채소를 기르는 법, 밤하늘에 빛나는 별자리의 이름,
일본의 역사나 전승…… 배운 내용은 모두 재미있었고,
살아가는데에 의미가 있다는것도 알았다.
그러나, 나는 조금 불만이었다.
왜냐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수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언제쯤에야 수행이 다시 시작될까.
그 시절의 나는 항상 불만스런 표정을 짓고 있던게 틀림없다.
내가 초원에서 산나물을 캐고있을 때 갑자기 볼에 차가운 것이 닿았다.
유미 "꺅"
내가 작은 목소리를 내자, 뒤에 할아버지가 서 있었다.
쿠로카게 "힘들지. 조금 쉬어라"
할아버지의 손에는 컵 팥빙수가 있었다.
나는 풀숲에 앉아서 팥빙수를 입에 넣었다.
차갑고 소박한 달콤함이 입안에 퍼진다.
쿠로카게 "너는 나와 닮았구나"
옆에 앉은 할아버지가 속삭였다.
쿠로카게 "힘을 길러 강해지면 모든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유미 "……강해지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입을 삐죽 내밀면서 말하자 할아버지는 나의 머리를
콩 하고 때렸다.
쿠로카게 "이 세상은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 투성이다"
유미 "그런가요?"
내가 바로 반론하자 할아버지는 살짝 웃으며 일어났다.
그리고 소태도를 뽑고 낮게 자세를 잡았다.
쿠로카게 "……비전인법, 흑빙"
할아버지가 소태도를 휘두르자 검은 기의 덩어리가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주변이 어두워질 정도로 엄청난 양의 기였다.
이만한 위력이 있다면 상대가 시노비 대군이라고 해도
일격에 끝낼 수 있을 것이다.
내 비전인법은 어린애 장난으로 보일 정도로 할아버지의 흑빙은 수준이 달랐다.
너무나도 놀라 손에 들고있던 팥빙수를 떨어뜨려버렸다.
쿠로카게 "이만한 힘이 있는데도, 나는 널 만나지 못했다."
유미 "무슨 뜻이에요?"
쿠로카게 "너의 어미는 나에대해서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았을거다"
분명히 나는 할아버지가 있다는걸 몰랐다.
어머니는 어머니의 부모님에 대해서
왜 나에게 들려주지 않으셨던 걸까.
쿠로카게 "힘은 절대로 옳지만은 않다. 그걸 모르는 자가 힘을 가지게 되면…… 나처럼 된다"
할아버지는 쓸쓸한 눈빛을 띄면서 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쿠로카게 "그러니, 내가 가르쳐주겠다. 힘의 의미를"
다음날부터 다시 수행이 재개되었다.
여전히 엄한 수행으로 나는 다시 한번 더 강해졌다.
하지만 강해지면 강해질 수록, 나의 마음은 조용해지는 듯 했다.
그것은 스스로도 의아했다.
얻은 이 큰 힘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나는 그런 걸 열심히 생각하게 되었다.
부모님의 복수라는 개인적인 원한이 아닌,
커다란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쓰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할아버지에게 고개를 숙였다.
유미 "힘을 사용할 곳, 저에게 가르쳐주십시오"
할아버지는 눈을 감고 조용히 모든것을 이야기 해주셨다.
선닌으로서 수련받고 탈주닌자가 되어 살아온 일생의 반을…….
이야기가 끝났을 때 나는 마음은 결심을 하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이상을 이어 악이 없는 세계를 실현하는 것.
그것이 내 힘을 사용할 곳이다.
그래서 나는 아스카상을 용서할 수 없다.
악과 가까워지는 선을 용서할 수 없다.
그것에서는 어떠한 이상도 신념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선이라면 악과 마찬가지로 멸해야 할 뿐.
그것은 손녀 대 손녀의 대결이라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
손녀 대 손녀의 전쟁이다.
-대화-
유미:
아스카상. 당신은 악닌과 사이좋게 지내는군요?
아스카:
사이가 좋다기보단…… 라이벌이야.
유미:
라이벌……입니까. 그럼, 그 악닌을 당신은 죽일 수 있습니까?
아스카:
……죽일 필요는 없어. 서로 이해할 수 있는것도 많이 있고.
유미:
선닌과 악닌은 상반되는 존재. 서로 이해할 필요따위 없습니다.
아무래도 전설의 시노비는 손녀 교육을 잘못한 것 같군요.
아스카:
할아버지에게 나쁜소리 하지마.
할아버지는 나에게 소중한 것을 잔뜩 가르쳐줬어.
유미:
나의 할아버지도 소중한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악을 근절하고 선만의 올바른 세상을 만든다. 그것이 이 세상에서 눈물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아스카:
……나는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세상에 웃음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유미:
그 말은 즉, 악을 받아들이라는 뜻입니까?
한심하긴. 전혀 대화가 안되는군요.
아스카:
한심하지 않아! 왜냐면…….
유미:
당신과 의논할 생각은없습니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그건 시노비답게 싸움으로 증명하는 되는 일입니다!
-전투생략-
아스카:
꺄아!
유미:
마무리입니다! 각오하시죠!
호무라:
그렇게 둘까보냐!
아스카:
호무라쨩!?
유미:
뭐라!? 악닌에 어째서 여기에!?
호무라:
한심하다, 아스카!
아스카:
호무라쨩, 어째서?
호무라:
어쩌고 저쩌고도 아니다!
학염제가 열린다는 소문을 듣고 와봤더니……. 나말고 다른사람에게 지는 건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을텐데!
아스카:
아, 아직 안당했어! 지금부터 잘 되려고 하고 있었는데!
호무라:
흥. 위세만은 잃지 않았나보군.
유미:
꽤나 사이가 좋으시군요.
호무라:
사이가 좋다? 착각하지 마라.
아스카는 나의 라이벌이다. 언젠가 내가 쓰러뜨려야 할 존재다.
유미:
쓰러뜨려야 할 존재를 왜 구한겁니까?
호무라:
여기서 죽어서는 내가 곤란하니까. 나는 나를 위해서 행동한 것 뿐이다.
유미:
말은 잘하시는군요.
선과 악이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 없습니다.
호무라:
너는 꽤나 악을 미워하고 있는 듯 하군.
유미:
당연합니다. 악을 이 세계에서 몰아내는 것. 그것이 나의 사명입니다.
호무라:
흥. 마음대로 해라. 그러나, 악이 없는 세계엔 선도 존재하지 않는다.
유미:
무슨 뜻입니까?
호무라:
말 그대로지.
유미:
……흥. 악의 궤변을 들어줄 생각은 없습니다.
아스카상. 오늘은 방해가 끼어들었습니다. 승부는 다음에, 학염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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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아니고 신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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