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 1편은 사실 단순 '컴퓨터 속으로 들어간다'는 소재만 다루는 영화가 아니라, 기업과 개인 간의 정보전을 다루는 테크 스릴러의 성향도 상당히 짙었던 영화임.
그러다보니 의외로 현실 - 그리드 사이에서 오가는 장면도 많았기 때문에 컴퓨터 속 세상이라는 그리드의 차별성이 더욱 확실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있었음.
근데 레거시에서 묘사되는 그리드는 사실 말이 좋아 컴퓨터 세상이지, 이거 이고깽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아예 현실에서 유리된 듯한 묘사만 나와서. 막말로, 트론 레거시에서 현실 분량은 말 그대로 '케빈 플린이 사라졌다' 정도의 묘사만을 위해 존재하는 수준임.
아레스에서 그리드 장면의 비중이 좀 줄어든 거랑 별개로, 다소 어설프긴 하지만 1편의 테크 스릴러적인 묘사가 돌아온게 그래서 좋았음.
덕분에 오히려 그리드라는 설정과 세계관이 더 뚜렷하게 구분되는 느낌이라.
결국 트론 시리즈에서 현실 묘사는 비중을 가져야만 함. 왜냐면 현실에서 소프트웨어(그리드)를 활용하는 장면이 있어야 프로그램 간의 싸움, 움직임이라는 주요한 설정이 빛을 발하는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