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단은 마영전을 한 번이라도 해본 유게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을 npc다
콜헨 마을에 주둔 중인 칼브람 용병단의 단장으로
플레이어는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건, 이 용병단의 신참 용병이 되어 전투에 출정하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된다
이 프롤로그에서 아이단 단장은 매복중이던 놀에게 기습당해 화살 한 방 맞고 리타이어 하게 된다
어찌 보면 현실적인 설정
여하튼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플레이어가 명백히 월권이나 명령 위반 같은 행동을 저질러도
크게 문책하지 않고, 오히려 이에 격분하는 선임 용병(마렉)의 과도한 언사를 제지하는 등
무뚝뚝해 보이지만 무척 침착하고 선량한 사람인 걸 알 수 있다
아마 시즌3 후반부 이전에 접은 대다수의 유저들은 그냥 그렇게만 기억하고 있을 텐데
시즌3 후반부에 엄청난 격변이 일어나게 된다
다름 아닌 아이단이 시즌3 마지막, 시즌4를 시작을 장식하는 레이드 보스로 출현하게 된 것
심지어 해당 레이드 '잊지 않기 위하여'의 목표는 아이단 처치이다
마영전에서 스토리상 죽지 않는 보스몹은 처치가 아니라 '저지'로 표기한다
이로써 아이단의 죽음은 확실시된 것
처음에 이 소식이 나왔을 때는 당연히 안 좋은 쪽으로 여론이 형성됐다
이젠 레이드몹 낼 게 없어서 아이단을 써먹냐
놀한테 화살 한방컷인 놈이 무슨 온갖 탈인간, 신적인 존재들이랑 싸우는 현시점에 가당키나 하냐 등
하지만 스토리가 공개된 이후에는 마영전 스토리 역사상 최고점이라고 평하는 사람도 많은데, 왜 그런지 알아보자
마영전 세계에서 인간측에 내려오는 예언이 한 가지 있다
"마족을 멸절하라. 그리하면 여신(모리안)이 강림하고 낙원(에린)이 도래할 것이다."가 바로 그것
이 예언에 따라 인간들은 여신 모리안을 섬기는 법황청을 필두로 끊이지 않는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라는 설정
다만,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이 예언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린간을 멸절하라.
그들이 모두 사라지면 마족의 신이 강림할 것이다.
그렇다.
린간과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너희의 멸절을 위해 전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것이 진실일지는 모른다.
둘 다 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에린이 강림하면 우리에게 신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우리의 신.
키홀 님이 말이지.
(시즌1 '포벨로 평원으로')
시즌1 말미에 마족의 수장, 샤칼이 마족 측의 예언을 알려주게 되는데
이는 인간 측의 예언과 똑같은 내용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상반된 두 예언 중 어느쪽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인데, 이 떡밥은 시즌3에 들어서 완전히 해소된다
브린 : '마족을 멸절시켜라. 그렇다면 낙원이 강림할 것이다.'
예언은 이렇습니다만 마족은 멸절되지 않았습니다. 예언은 거짓말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거짓말은 어디서부터, 도대체 누가 지어낸 것인가? 그걸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죠.
이 거짓이 초래한 것은 인간과 마족 사이의 오랜 대립… 나아가 이번 원정이었죠.
이번 원정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자가 누구였다고 생각합니까?
메르 : …마하였지.
브린 : 그렇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밝혀낸 실험을 주도했던 것도 에녹, 마하의 추종자였습니다.
그렇다면 그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메르 : …인간 혹은 마족의 모습으로 위장해서 마족에 대한 적대감을 심었단 말이군.
브린 : 그렇습니다. 추정하건데 이들이 뻗은 세력은 단순히 법황청 내에 그치지 않을 겁니다.
필시 마족 내에도 마하의 추종자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시즌3 '오래된 거짓')
사실 두 예언 모두 날개와 신격을 잃은 전쟁과 혼돈의 여신, 마하가 인간과 마족 측에 뿌려둔 거짓 예언이었다는 것
마하는 '전쟁'과 '혼돈'을 주관하는 신이니 만큼 그 두 가지가 세상에 만연하길 바란다
그런 이유에서 거짓 예언을 퍼뜨려 전쟁을 지속시켜온 것
이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플레이어는 당연히 거짓된 예언과 눈 먼 증오를 바로 잡기 위해 마족과 손을 잡고
다가올 진짜 전쟁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 현시점 마영전 스토리의 주요 골자 중 하나
아이단 : 설마 이런…. 이런 기억이…. 내 모든 것을…. 난, 난 잊고 있었단 말인가?
말도 안 된다!
에녹 : 하나씩 낱낱이 기억해 내는 게 좋을 거다. 그리고 그 소중한 것조차 잊어버린 자신을 원망하는 것도 좋겠지.
아이단 : 당신은 도대체 누군가?! 왜 나에게 이런…?
에녹 : 인간과 마족의 화합을 누구보다도 싫어하는 사람. 당신 못지않게 말이지.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나?
아이단 : 수, 숨이….
에녹 : 그대로 미쳐버리면 곤란하지. …오늘은 이쯤 해두도록 할까.
모든 것을 잊고 있던 자신을 원망하도록 해라. 그리고… 소중한 것을 앗아간 마족에 대한 증오를 일깨워 내라.
(시즌3 '깨어나는 상흔')
시즌3 때 '아픔도 슬픔도 없는 낙원'이 강림해버리면서
운명에 얽힌 일부를 제외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죽음과 아픔에 관한 기억이 말소되었다
아이단도 예외는 아니었고, 그는 제 목숨보다 소중한 가족에 관한 기억을 잊게 되었다
아이단 : 법황청의 마법사가 날 돕겠다는 말인가?!
에녹 : 그렇다.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당신에게 힘이 되어주려는 거다.
아이단 : 죽었다고?
에녹 : 그렇지 않다면 뭐라고 하겠나? 가족의 목숨이 끊어지던 날 당신의 목숨도 끊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지.
아이단 : …….
에녹 : 당신은 마족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목숨을 구해준 은인의 등 뒤에도 칼을 꽂는 것이 마족의 본성임을 잊진 않았겠지.
아이단 : …….
이런다고 해서 내가 법황청을 도울 것 같은가?
에녹 : 법황청을 도울 필요는 없다. 그저… 당신이 하고자 하는 바대로 움직이라는 것뿐이다.
아이단 : 하고자 하는 바대로 라고?
에녹 : 답은 이미 내려져 있는 것 아닌가? 로체스트의 선언을 전해 들은 후에도 당신은 로체스트에 합류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잊은 그 시점에서조차… 참을 수 없었겠지.
법황청의 음모였다? 마족에게 잃은 것이 없는 놈들이나 지껄일 수 있는 속 편한 이야기지.
아이단 : …….
에녹 : 그런 당신에게 선물을 하나 주도록 하지.
아이단 : 이것은…!
에녹 : 당신이 이전에 사용한 것보다 더 개량된 물건이다. 사용하는 방법은 이전과 같고 말이야.
아이단 : …….
에녹 : 받아두는 것이 좋지 않겠나?
당신은 오랫동안 시달려 왔지. 마족을 향한 증오만을 원동력으로 삼아 불필요한 목숨을 부지해오지 않았나.
그런 당신에게 그 증오를 버리라고? …그걸 버리면 당신은 도대체 뭐지?
죽은 가족에 대한 원한조차 잊고…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갈 텐가?
새로운 시대라 해도 당신에겐 그저 공허할 뿐. 절망 밖에는 남지 않을 것이다.
아이단 : …….
에녹 : 당신은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고 또 그렇게 죽어갈 수밖에 없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당신이 제일 잘 알고 있겠지
문제는 마하의 충실한 수족이자 명언 제조기, 에녹이 이 기억을 되살리면서
플레이어와 아이단의 관계를 이간질한 것
에녹은 개량된 블러디 셰이드를 그에게 쥐어주며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말했고
아이단 : 이곳은 마족과의 전쟁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을 기리는 위령비일세. 많은 자들이 이렇게 사라져 갔지.
아이단 : 자네의 이야기를 마렉에게 들었네.
여신을 만나고, 수많은 모험을 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아이단 : 마족과의 화합. 그래. 확실히 평화롭고 새로운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네.
아이단 : 하지만 그 새로운 시대에… 나의 이 증오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군.
(시즌3 '잊지 않기 위하여')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플레이어의 행동원리가 옳음이 자명하지만, 심정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고
그런 자신이 플레이어의 곁에 서서 도움을 줄 수는 없으리라고 판단했는지 결국 칼을 빼들고 반목하게 된다
아이단이라는 '거짓된 예언과 눈 먼 증오'를 상징하는 구 시대를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영웅의 길을 걷는 플레이어에게 처단당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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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켈스 : …자네. 어째서 우리가 이래야만 했는지 그것만 알아주게.
여신은….
우리 모두를 죽여도….
오지 않아….
…….
(시즌1 '우리 모두를 죽여도')
거기에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어차피 반목해야 한다면 잉켈스처럼 '적'이 아닌 '이해자'인 플레이어의 손에 존엄하게 죽고 싶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단이 블러디 셰이드를 복용한 것이 셀프 오마쥬임이 확실시되므로
동시에 가족을 망각했던 사실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서 그들을 기억한 채, 그들을 기리는 위령비에서 죽음으로써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고자 했던 내러티브까지 들어간, 마영전의 정교한 캐릭터 메이킹이 돋보이는 에피소드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합쳐져서 아이단의 에피소드는 스토리의 호평받고 있다
아이단 : 때론 그렇다네. 살아있는 것 자체가 하나의 책임으로 작용할 때가.그 책임감을 품는 것은 온전히 자의에 의한 것일세.자네라면… 많은 것을 가슴에 품어야 할 걸세. 틀림없이.
아이단 : 새로운 시대를… 미래를 부탁하네.
(시즌3 '잊지 않기 위하여')
결국 시즌1에서 잉켈스가 죽을 때 그가 뱉었던 대사가 나오며 시즌3는 막을 내리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시즌4가 시작된다
이래저래 말이 많은 마영전이지만
스토리 하나 만큼은 게임 전체를 통틀어서도 꽤 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다고 생각될 정도니까
혹시라도 찍먹해볼 유게이들은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지금은 보급장비 주는 것만으로 아이단 너머까지도 쉽게 뚫을 수 있으니까
근데 그 뒤로는 시즌1때부터 이어져온 같은 던전 무한반복 폐지줍기 겜이라 장담 못함ㅋㅋ;
가기 전에 짱 좋은 아이단 브금도 듣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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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여? 아이단 리시타과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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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여? 아이단 리시타과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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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남자용병은 시타고 여자용병은 피오나지! | 23.01.06 16:1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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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카단 스토리는 급전개, 급발진이라 별로였음 시즌1 스토리 자체가 글라스 기브넨 이후로는 주역이 플레이어에서 카단으로 옮겨가고, 그 과정 묘사가 부실해서 이입이 안 됐음 | 23.01.06 09:2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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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캐애니제작회
그 새끼는 좀 겨눠줬으면 싶은데 | 23.01.06 09:21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