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관 G열에서 봤는데 한두칸 앞으로 가서 봤어야 했네요. 생각보다 G열이 머네요.
가운데 자리여서 자막 읽을때 좀 불편하지 않을까 했는데 이 영화도 아래 자막이더군요.
근래에는 영화를 좀 뜨문뜨문 보는지라 세로 자막이 아예 없어진건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건 이미 리뷰 몇을 들어서,
'드라마성 영화다'
'뭔가 터져나가는 영화는 절대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영화다'
'등장인물 많고 말 굉장히 많이 하는 영화다'
등등을 들었기 때문에 배우들 헷갈리거나 대사를 제대로 못 캐취할까봐 걱정정도만 했습니다.
근데 막상 딱 제 수준으로 과학 이야기 떠들어주고,
등장인물들도 명확해서 자주 배우 헷갈리는 저도 별 문제없이 봤고,
대사가 엄청나게 많은데 전 아슬아슬하게 다 읽을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대사는.... 어려움을 겪는 분들 많겠더군요.
이해하면서 대사를 읽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데 굉장히 빠르게 읽는 저조차,
배우보랴 대사 이해하랴 하는 통에 몇번은 뇌가 버벅이는걸 느꼈습니다.
아마 속독 성향이 없는 관객들은 대사 수시로 놓칠거 같더군요.
배우들 연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ㅇ.ㅇb 나오고,
영화적 흐름도 전혀 루즈 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드라마 요소가 많은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꺼리게 되었는데...
뭐 당연히 너무 많이 보고 들어서 이제 그게 그거라서 그렇습니다.
다 어떤 틀에서 못 벗어나고, 그냥 조금 괜찮구만 정도에서 그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절로 덜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면에서 오펜하이머는 역시 명장답게 이 많이 봤던 주제를 흡입력입게 끌여들였고,
3시간 내내 빨리 넘기기 없나 하는 생각이 단 한번도 안 들고 보게 만들었습니다.
최근 opp의 영향으로 좀 루즈하면 그냥 좀 뒤를 보는 그런 경향이 심해졌고,
극장에서도 가끔 좀이 쑤시는데,
이 작품은 몇 장면 (제가 좀 싫어하는 연출 방식) 빼고는 다 좋았습니다.
과학 지식 좀 있고, 그 시대 유명과학자들도 대충 이름정도는 알고, 2차 세계 대전 미국의 입장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고, 그 시대 공산주의에 대한 미국 사회의 반응의 흐름에 대한 역사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영화를 보는 데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물론 없다면 약간 에러 사항이 있습니다. 대사가 너무 빨리 지나가고, 설명도 없다시피 해서, 그냥 본인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영화가 진행되는것처럼 간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입니다.
어쨌건 제 입장에서는 고평점 영화이고, 근래에 본 영화들 중 제대로 된 영화 오랜만에 봤다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만약 자기가 진득한 영화 좀 보는 타입이다 하는 사람이면 무조건 가서 봐야 합니다.
확실히 잘만든 드라마 작품은 극장에서 보는게 더 재미있기 때문이죠.
추신 : 구로 CGV는 생각보다 괜찮은데 사람들이 잘 안 가는 극장이라 (아마 용산 같은 곳이 가까워서인듯)
막상 가면 자리가 널널해서 아주 좋습니다. 시설이 좋은데 자리가 널널함....
물론 우리집에서 아주 가깝죠;;;
어쨌건 구로 CGV 추라이 추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