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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3일차인 26일 오후 2시 40분, 판교에 위치한 경기창조혁신센터 B2 국제회의장에서 ‘몬스터 헌터: 월드’의 동반자 아이루 3D 모델링을 맡았던 캡콤의 3D 모델러 손석민 아티스트가 참석한 가운데 ‘<몬스터 헌터: 월드> 동반자 아이루 방어구 제작기 - 록맨 콜라보 원세트 장비가 세상에 등장하기까지’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모델러, 컨슈머 게임, 일본이라는 세 가지 목적을 지닌 이번 발표는 몬스터 헌터: 월드, 동반자 아이루, 록맨의 소개로 시작됐다. 몬스터 헌터: 월드와 동반자 아이루에 대한 부분은 루리웹 이용자라면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여 사진으로 설명을 대체하도록 하겠다.
동반자 아이루의 방어구는 머리, 가슴, 무기의 3개로 구성되고, 원세트 방어구가 존재하며, 외형이 몬스터의 특징을 그대로 따르고, 특수 효과가 부여된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 사례로 소개된 제노 아이루 방어구는 제노 지바를 소재로 하고 있으므로 제노 지바의 실루엣, 발광, 질감을 참고하고 있으며, 머리, 가슴, 무기의 일반 구성을 취하고 있고, 수 많은 체인본과 Fur맵이 특징이다.
방어구 제작 과정에서 모델링 워크플로우는 원화 확인, 모델링 제작, 리깅, 스키닝, 가맵핑, 체인본, UV 전개, 하이폴 제작, 베이크, 텍스처 제작, 엔진에서의 최종 데이터 제작 순으로 이루어진다.
이 부분에서 캡콤의 프로세스와 국내 개발사들과 두 가지가 다른데, 우선 UV 전개 전 리깅, 스키닝, 체인본을 삽입한다. 이유는 모델링 수정의 최소화, 테스트 맵핑과 가모델링 엔진에서 체크, 하이폴 제작 전 실루엣 결정을 위해서이다. 두 번째로 하나의 원화에 한 명의 모델러가 배정된다. 이렇게 되면 모델러가 모델링과 텍스쳐를 제작해야 할 뿐 아니라 리깅, 스키닝, 엔진 기능을 숙지해야 하지만, 1년 동안 작업한 결과 한 사람의 모델러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오늘의 소주제이기도 한 록맨과 몬스터 헌터의 인연은 2014년 10월 닌텐도 3DS로 발매된 ‘몬스터 헌터 4G’에서 시작되어 ‘몬스터 헌터 크로스’를 거쳐 몬스터 헌터: 월드로 이어지게 됐다.
처음에는 월드에서의 콜라보레이션인 만큼 ‘데빌 메이 크라이 5’처럼 당연히 하이엔드 그래픽으로 제작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디렉터로부터 전달 받은 컨셉 디자인은 록맨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인지 레트로 비주얼이었으며, 그래서 도트 느낌의 모델링을 리얼한 게임 세계 안에서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에 빠졌는데, 일단 큐브를 쌓고, 각을 조정해가면서 직접 부딪혀보았다고 한다.
텍스처는 포토샵에서 스포이드로 색을 찍으면서 30분 만에 만들었지만, 머리와 가슴이 한 세트로 된 방어구인데다 차별화된 공격 이펙트 및 특별 사운드, 전용 모션과 E캔 모델링 및 특수 쉐이더가 필요한 만큼 세 차례에 걸쳐 테스트 모델링 작업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전용 회복 수단인 E캔은 적당한 크기를 찾는 고민이 따랐다고 하며, 표정도 다양하게 만들었으나 최종적으로 눈 깜박임만 채택되어 나머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고 한다.
방어구의 실루엣 체크와 잘못된 리깅, 스키닝을 찾기 위한 필드 테스트도 이루어졌다. 이 때 플레이어 시점뿐만 아니라 아이루 시점에서도 확인을 하는데, 이 부분에서 실루엣과 스키닝을 중점적으로 체크하게 된다.
제작을 하면서 신경 쓴 부분으로는 아이루의 다양한 모션이 들어가도 자연스러운지, 다른 장비와 조합해도 어색하지 않은지, 길드 포즈나 텍스쳐 등에 문제는 없는지가 있고, 이를 확인하면 최종적으로 어셋을 마무리 한다.
“하이엔드에 어울리는 제노 아이루 방어구 같은 경우 오히려 고민이 크지 않았지만, 록맨 아이루 방어구의 경우 모두 처음 겪는 일인데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어려우면서도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말한 손석민 아티스트는 모델러라면 모델링 만이 아니라 텍스쳐, 리깅, 스키닝 등에서 1인분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여러 컨셉을 제작하고, 제작한 데이터를 확인,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모델러로서 고민해야 하는 일로 어떤 상황에서도 최적의 결과물을 뽑을 수 있는 데이터 최적화, 더 좋은 컨셉을 원화가와 공유, 스스로 생각하면서 제작해야 한다는 세 가지를 언급한 후, 모델러로서 해야만 하는 일로는 항상 새로운 기술 공부, 어떤 내용이든 팀과 공유, 꼼꼼한 데이터 관리의 세 가지 사항을 강조했다.
아래는 질의 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 캡콤의 입사 방법은? 또 일본어 실력은 얼마나 필요한지?
전문적인 포트폴리오가 있으면 일본어 실력이 엄청나지 않아도 된다. 일본어는 일상 생활 정도만 가능하면 되는데, 면접관을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할 정도면 된다.
● 어떤 모델러 스타일을 추구하는가?
개인적으로는 원화를 3D로 그대로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지만, 3D 데이터에도 모델러의 성격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만큼 원화가와 의견을 나누면서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 한국에선 모델링과 리깅, 스키닝이 분업화 되어 있는데, 일본에선 모델러가 리깅, 스키닝까지 작업하는 것이 일반적인지?
캡콤에서는 일반적이다. 다만 모든 것을 다 하는 것은 아니고, 전문가가 이미 심은 것을 변경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필요하다.
● 모델링 제작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나?
꽤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는 듯하다. 지난 3년 동안 캡콤에서 일하면서 야근을 한 기억의 거의 없다.
● 본인이 캡콤에 입사한 과정은?
이력서를 넣은 후 화상 면접을 두 번 보고, 아트 테스트 후 캡콤 본사에서 최종 면접을 거쳐 입사했다. 아트 테스트는 본래 많이 안 본다고 하는데, 즉 전력이 필요할 때만 시행한다더라.
● 리깅과 스키닝을 할 때 애니메이터와 협의하는가?
애니메이터와는 항상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해당 작업 시에는 애니메이터가 만들어 놓은 모션을 보고 데이터를 넣는 정도라 딱히 조언을 구할 정도는 아니다.
● 아이스본은 언제 나오나?
올 가을에 나온다.
● 가장 좋아하는 아이루 방어구는?
제노 아이루 방어구.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높다.
● 외곽 라인은 어떻게 제작했는가?
엔진과 관련이 있어서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으나 노말을 뒤집어서 만들었다.
● 본인의 헌터 랭크는?
월드는 70, 더블 크로스는 250이다. 특수 개체까지 다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