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소맨 : 이블 데드
2화 : "너는 마키마를 죽인 게 아니야"
지하실 안의 공기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
금속성 형광등이 다시 깜빡였고, 덴지의 숨소리만이 가볍게 울렸다.
덴지의 허벅지에선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요루는 그런 덴지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요루:
“…이제 말하지.
마키마를 네가 죽였다는 게… 진짜야?”
덴지는 한동안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마침내, 낮게 중얼였다.
덴지:
“…그래.
그 여자가 다 죽였어. 공안과 소속 데블헌터
히메노, 아키, 파워… 레제까지.”
아사의 눈동자가 반응했다.
요루는 몸을 숙이며 덴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덴지(계속):
“그땐… 다 끝났다고 생각했어.
악마도, 지배도, 마키마도.
내가… 체인소맨으로 변해서,
그 여자를 갈기갈기 찢고,
…그리고, 먹었어.”
아사(나직이):
“…먹었다고?”
덴지:
“응. 그게, 내가 그녀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
그 후로… 임무를 마치고 공안과로 나와 데블헌터 그만뒀어.”
정적.
요루는 덴지의 얼굴에 얼굴을 바짝 들이대며 속삭이듯 말했다.
요루(속삭이며):
“바보야, 덴지.
마키마는 먹는다고 끝나는 존재가 아니야.”
덴지:
“뭐…?”
요루:
“그녀는 죽었지만, 영혼은 살아 있어.
지배의 악마는… 지옥에서 죽으면 다시 ‘현세’로 돌아와.
넌, 그녀를 놓아준 거야.”
덴지(어이없는 웃음):
“그게… 말이 돼?”
요루는 작은 웃음을 흘리며 한 발짝 물러섰다.
그리고 아사를 향해 손짓했다.
아사(덴지의 얼굴을 가까이 대면서):
“그건… 죽음의 악마, 시이가 말해줬어.
지옥에서 가장 오래된 악마 중 하나.
그가 말했어— 마키마는 이미 이 세계로 돌아왔다고.”
덴지(혼잣말):
“…말도 안 돼…”
요루가 다시 천천히 다가온다.
그녀의 눈빛은 이번엔 유혹이 아닌 경고였다.
요루:
“그리고… 네 집에 난 화재.
그거, 조작된 방화야.
너희를 노린 즉 마키마가 만든 함정이었지'
덴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요루(계속):
“너희 집에 있던… 그 애.
‘나유타’라고 했지?
사실은… 마키마가 죽기 전에 만들어둔 자신의 아바타였어.”
덴지:
“……!!”
요루:
“그리고 그 나유타를 죽인 것도… 시민들이었지.
그 시민들, 마키마가 조종한 인형들이었어.”
덴지는 숨이 막히는 듯 고개를 숙였다.
입술이 바짝 말랐다.
아사(조심스럽게):
“…이 모든 정보,
공안과 소속 키시베씨한테 들었어.”
덴지:
“……그 사람…”
아사:
“지금은 연락두절 상태야.
마지막으로 ‘연옥의 균열’에 들어갔다는 말만 남기고.”
덴지(한참 침묵 후):
“…그럼… 레제도?”
요루(팔짱을 끼면서):
“응. 레제는 천사의 도움을 받고 연옥에서 불의 악마의 계약으로… 다시 살아났어.
지금은… 누군가의 명령을 받고 있을 거야.”
요루(계속):
“그리고 피의 악마 파워.
그 아이는 아직 완전히 죽은 게 아니야.
파워란 얘는 원래 지옥에서 있다가 ‘연옥’에서 옮겨저서…
지금은 기억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어.”
덴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고개를 떨군 채, 3분 가까이 침묵했다
그리고 마침내, 요루가 말했다.
그녀는 천천히 덴지의 귀 옆까지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요루(덴지의 귀를 가까이 대며):
“마키마를… 다시 막을 자신 있어?”
덴지는 고개를 들었다.
요루(천천히):
“우리와 함께하면…
이번엔 진짜로 그녀를 ‘소멸’시킬 수 있어.”
덴지(작게):
“…그게 진짜라면…”
요루(의자에 않아서 다리를 꼬며 요염한 말투):
“네가 지배당하기 전에,
우리가 그녀를 지배할 거야.”
덴지의 표정이 바뀌었다.
공포에서 분노로, 분노에서 결의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