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동료들에게는 Ji 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박지성이 팀 동료로 합류했을 때
[게리네빌 다이어리]입니다.
박지성의 자서전에서 알 수 있듯이 네덜란드 출신인 반 니와 반 데 사르가 유난히 박지성과 친했죠.
게리네빌 다이어리가 공개되고 축구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영감님과 베컴에 대한 애정어린 집착...
그쪽 다이어리는 차차 올리기로 하고, Ji가 합류했을 때 다이어리부터 올려보겠습니다.
1. 게리 네빌은 찰리 채플린 같은 수염을 가지고 있는데 본인은 이 수염에 대해서 무한한 자부심과 집착을 가지고 있음.
2. 데이비드 베컴과 굉장히 친한 친구사이
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 퍼거슨을 무지 존경한다고 함.
4. 루니를 제외한 리버풀 출신 사람들을 죽도록 싫어한다고 합니다.
5. 그의 남동생 이름은 필립 네빌. 역시 축구 선수입니다.
Monday : Ji에게 여전히 자연스럽게 말을 걸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저 루드 반 니스텔루이 때문이다. 한시도 Ji에게서 떨어지지를 않고 있으니까!!
니스텔루이 뿐만 아니라 같은 네덜란드인인 반 데 사르와도 굉장히 친한가보다.
오늘따라 수염이 더 옅게 보인다. 엄마보고 싸인펜 좀 더 사다달라고 해야겠다.
Tuesday : 훈련도중 Ji가 넘어졌다. 내가 바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또 내 앞길을 막는 건 니스텔루이였다. Ji는 웃으면서 그에게 괜찮다라고 말한 거 같다.
솔샤르가 어제 카툰 네트워크에서 본 <파워퍼프걸>에 대해 떠들었지만 듣지않았다.
왜냐면 그것보다는 Ji가 더 걱정되거든. 솔샤르는 삐진 것 같았다.
저녁에 필립이 싸인펜으로 수염을 그리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나에게 말했다.
그 녀석의 엉덩이를 걷어차려다가 엄마한테 걸려서 혼났다. 펑펑 울다 지쳐 잠들었다.
Wednesday : Ji가 나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었고 나는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우하하!
게다가 오늘 감독님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칭찬을 해주셨다.
오늘밤은 웃으면서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Friday : Ji와 더 가까워진 느낌이든다. 그와 하루종일 턱수염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끝까지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나는 흡족해진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필립에게 내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이며 내 턱수염은 어떤 남자보다 멋지다고 훈계해주었다.
그는 내 말을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뒤따라갔지만 그는 이미 방문을 잠궈버렸다.
Sunday: 훈련이 없어서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Ji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었다. 하루종일 울었다.
Monday : Ji에게 문자의 답장이 왜 없었는지에 대해 물었고 Ji는 핸드폰을 꺼놨다고 하면서 사과했다.
나는 괜찮다고 말하며 이제부터는 꼭 답장을 해달라고 말했다. Ji는 알겠다면서 웃었다.
턱수염이 몇일 전보다 빳빳해지고 진해졌다. 이번주는 싸인펜 없이 지내도 될 거 같다.
Wednesday : Ji가 잠시 한국으로 떠났다. 나도 같이 떠나고 싶지만 엄마가 안된다고 하셨다.
Thursday : TV에서 Ji가 한국에서 인터뷰한 내용이 방송되었다.
맨유에서의 생활에 만족한다는 내용이었다. 모두 내 덕분이지. 역시 난 위대하고 친절한 게리 네빌님이다. 그리고 그는 최고의 클럽인 맨유에서 뛴다는 것은 굉장히 영광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내가 있으니 최고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 위대한 게리 네빌이여!
필립의 방문을 고장내고 말았다. 이제 그는 수리공이 오기 전까진 문을 잠글 수 없을 것이다.
Friday : 저녁무렵쯤 베컴과 통화를 했다.
한참 이야기 하다가 그에게 어떻게 하면 내 턱수염이 더 짙고 멋지게 보일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선 "너도 사실 내 턱수염을 가지고 싶지?"라고 물었다. 베컴은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울면서 잠이 들었다.
Monday : Ji가 돌아왔다. 나는 니스텔루이를 제치고 맨 처음으로 그에게 인사를 했다.
Ji는 밝게 웃었고 하루종일 같이 붙어서 훈련했다.
엄마는 나에게 혹시 내가 필립의 방문을 고장내뜨린 게 아닌지 물었다. 난 아니라고 말했다.
방에 들어와 Ji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뒤 답장이 왔다. 첫 답장이다! 답장마저 귀엽다.
보관함에 저장하려고 했으나 실수로 삭제를 눌러버렸다. 또 울었다.
Tuesday : Ji에 대한 감정이 점점 커져간다. 오,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이다!
스콜스에게 다가가 나의 신뢰를 받는 동료들이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해 말했지만 스콜스는 나에게 엄청난 양의 낙엽을 뿌리고는 여유로운 걸음으로 사라졌다. 이런 스콜스 같으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가와서 아침에 공들여서 그린 수염이 몽땅 지워졌다.
나의 옅어진 수염을 보고 필립은 배를 잡고 웃었고 나는 엄마에게 일렀으나 엄마는 아무말도 안했다.
다음번엔 필립의 방문을 통째로 없애버려야겠다.
Saturday : 나는 경기에서 골을 넣었고 나에게 달려오는 동료들을 안아주었는데,
그 중 Ji를 가장 꽉 끌어안았다. 품 안에 쏙 들어오는 게 마치 아기를 안고있는 느낌이었다.
세상이 이대로 멈추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내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Sunday : 처음으로 Ji에게서 문자가 왔다. 그가 나에게 처음으로 보낸 것이다!(답장이 아니다.)
답장을 보내려는 순간 배터리가 다 닳아서 셀폰이 꺼졌다.
시간이 꽤 흘러서 다 충전을 하고 답장을 보냈지만 그의 답장은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Monday : Ji가 니스텔루이와 반 데 사르를 집으로 초대했었나보다.
낄낄거리고 난리도 아니다. 흥, 어디 두고보라지. 이젠 이 게리 네빌님이 방문순위 1위가 되주지!
솔샤르는 무언가 이상한 말을 외치며 공을 차 정확히 나의 엉덩이에 맞췄다.
분명 카툰 네트워크 어디선가 본 만화에서 주인공이 필살기 쓰기전에 외치는 소리겠지.
Wednesday : Ji의 머리를 쓰다듬는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그것은 마치 내가 무척이나 아끼는 강아지를 사랑스럽게 쓰다듬는 것과 같은 느낌일지도 모른다.
내가 그의 머리에 손을 올리면 그는 가만히 서있는다. 아, 역시 너무 사랑스런 아이야!
가끔씩 그는 나와 이야기 할 때면 얼굴이 새빨개져서 말을 잠시 못할 때가 많은데,
그 때의 모습은 마치 수줍은 여자아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젠장, 젠장.
내 방에서 없어졌던 싸인펜이 필립의 방에서 발견되었다. 그것도 잉크가 다 떨어진 채로.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그 녀석을 어디론가 입양 보내버려야겠다.
Thursday : 행운이다! 훈련이 끝난 뒤 Ji가 내게 자신의 집까지 차로 태워다 줄 수 있냐고 물은 것이었다. 물론 OK.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와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내게 필립을 보고싶다며 언젠가 그 녀석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오, 말도 안돼! 그런 녀석보다는 이 게리 네빌님이 더 위대하다는 것을 그가 모를리 없다!
애써 외면하며 잘 둘러댄 뒤 그를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보다 늦게 왔다고 엄마한테 잔소리 들었다. 필립의 방 문은 완벽하게 고쳐져있었다.
Sunday : 나는 또 다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영감님은 나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셨다.
경기가 끝난 뒤 Ji는 나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겠다는 이야기를 몰래 귀띔해줬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 제의를 받았지만, 내 마음은 커다란 풍선처럼 부풀어졌다!
최고의 선물이다. 신문에서 스크랩한 내 사진에 싸인펜으로 수염을 그렸다. 역시 잘생겼다.
Monday : 입에 연신 웃음이 걸려 주체할 수 없었다.
긱시가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볼 때 쯤에서야 나는 입꼬리를 내렸다.
나의 작은 아이는 여전히 사랑스럽다. 몇 일 뒤면 Ji의 집에 갈 수 있는 것이다. 우하하하!
스머져 저녀석, 요즘들어 부쩍 Ji에 대한 스킨십 빈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그의 수염은 전혀 남성적인 매력이 없으니까.
Wednesday : 필립에게 넌지시 "나의 위대한 팀에 소속되있는 동양인 선수를 알어?" 라고 물었고,
그 녀석은 안다고 대답했다. 역시 그와 이 녀석을 만나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쩝. 나는 지난번 필립이 싸인펜을 몰래 가져간 것에 대한 벌로 내 등번호를 빳빳하게 다리도록 했다.
역시 그 녀석을 믿을 게 못 된다. 여기저기에 아직도 주름이 남아있잖아! 결국 내가 다시 다렸다.
Thursday : 이제 Ji가 나에게 안기는 정도의 스킨쉽은 아무것도 아니다.
여기까지 발전해오다니, 역시 내가 생각해도 나는 정말 매력있는 남자인 것 같다.
내가 안아줄 때마다 그의 얼굴은 터질 듯이 새빨개지고는 하는데 그게 참 귀엽게 보인다. 우하하!
문자도 어느때보다 더 자주하고 있다.
지난번처럼 삭제를 누르는 바보같은 짓은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다!
Friday : 드디어 내일이다.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엄마는 나에게 필립과 함께 마당의 잡초를 뽑는 일을 시켰다.
필립이 잡초보다 잔디를 더 많이 뽑는 것을 보고 엄마에게 말했으나 엄마는 너 역시 같다고 말했다.
내가 지나간 자리 또한 잡초보다 잔디가 더 적었기 때문이다. 필립이 마치 나를 비웃는 것 같았다.
엄마 미워.
요즘들어 부쩍 친해진 솔샤르와 Ji가 어떻게 해서 친해졌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답을 얻어냈다.
둘은 <곰돌이 푸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고, 둘 다 병아리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훈련에서 짝이 되서 꺄르르 웃으며 훈련하는 둘을 보며 내내 우울했다. Ji의 애인은 나라고, 나!!!
그래도 솔샤르는 착하니까 괜찮다.
Ji의 입에 사탕을 넣어주려고 입을 벌려보라고 했는데 천천히 입을 여는 Ji가 너무 귀여웠다.
이 표정, 나만 봤구나!!하고 좋아했는데 스머져가 봤나보다.
스머져는 솔샤르와는 다른 부류다. 자주 Ji에게 추근덕 거리는 녀석이다.
빠른 시일내에 위대한 게리 네빌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해줘야할 것 같다.
엄마가 청소하면서 내 싸인펜을 버렸다. 산지 얼마 안된건데…!!!
훈련이 끝나고 Ji와 손을 붙잡고 주차장으로 갔다.
Ji의 손은, 그리고 손가락은 남자 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예쁘다.
물론 Ji의 모든 게 다 예쁘지만 말이야.
어제 무리해서 그런지 나도 피곤했고, Ji는 그보다 더했나보다.
Ji는 거의 하루종일 잠만 잤고, 자는 도중 끙끙 거리기도 해서 나는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Ji, 정말 병아리 좋아하는구나. 침대엔 온통 병아리 투성이다. 솔샤르가 탐낼 것 같다.
(소문에 의하면 스콜스는 낙엽 무늬라고 한다.)
자는 모습도 너무너무 사랑스런 아이다. Ji의 머리 맡에 싸인펜 몇 자루를 두고 집으로 왔다.
내가 Ji의 집에 간 사이에 엄마랑 필립 둘이서 맛있는 거 해먹었나 보다. 젠장 젠장.
-게리 네빌의 일기 끝.
역시 4차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리네빌 다이어리]입니다.
박지성의 자서전에서 알 수 있듯이 네덜란드 출신인 반 니와 반 데 사르가 유난히 박지성과 친했죠.
게리네빌 다이어리가 공개되고 축구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영감님과 베컴에 대한 애정어린 집착...
그쪽 다이어리는 차차 올리기로 하고, Ji가 합류했을 때 다이어리부터 올려보겠습니다.
1. 게리 네빌은 찰리 채플린 같은 수염을 가지고 있는데 본인은 이 수염에 대해서 무한한 자부심과 집착을 가지고 있음.
2. 데이비드 베컴과 굉장히 친한 친구사이
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 퍼거슨을 무지 존경한다고 함.
4. 루니를 제외한 리버풀 출신 사람들을 죽도록 싫어한다고 합니다.
5. 그의 남동생 이름은 필립 네빌. 역시 축구 선수입니다.
Monday : Ji에게 여전히 자연스럽게 말을 걸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저 루드 반 니스텔루이 때문이다. 한시도 Ji에게서 떨어지지를 않고 있으니까!!
니스텔루이 뿐만 아니라 같은 네덜란드인인 반 데 사르와도 굉장히 친한가보다.
오늘따라 수염이 더 옅게 보인다. 엄마보고 싸인펜 좀 더 사다달라고 해야겠다.
Tuesday : 훈련도중 Ji가 넘어졌다. 내가 바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또 내 앞길을 막는 건 니스텔루이였다. Ji는 웃으면서 그에게 괜찮다라고 말한 거 같다.
솔샤르가 어제 카툰 네트워크에서 본 <파워퍼프걸>에 대해 떠들었지만 듣지않았다.
왜냐면 그것보다는 Ji가 더 걱정되거든. 솔샤르는 삐진 것 같았다.
저녁에 필립이 싸인펜으로 수염을 그리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나에게 말했다.
그 녀석의 엉덩이를 걷어차려다가 엄마한테 걸려서 혼났다. 펑펑 울다 지쳐 잠들었다.
Wednesday : Ji가 나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었고 나는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우하하!
게다가 오늘 감독님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칭찬을 해주셨다.
오늘밤은 웃으면서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Friday : Ji와 더 가까워진 느낌이든다. 그와 하루종일 턱수염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끝까지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나는 흡족해진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필립에게 내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이며 내 턱수염은 어떤 남자보다 멋지다고 훈계해주었다.
그는 내 말을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뒤따라갔지만 그는 이미 방문을 잠궈버렸다.
Sunday: 훈련이 없어서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Ji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었다. 하루종일 울었다.
Monday : Ji에게 문자의 답장이 왜 없었는지에 대해 물었고 Ji는 핸드폰을 꺼놨다고 하면서 사과했다.
나는 괜찮다고 말하며 이제부터는 꼭 답장을 해달라고 말했다. Ji는 알겠다면서 웃었다.
턱수염이 몇일 전보다 빳빳해지고 진해졌다. 이번주는 싸인펜 없이 지내도 될 거 같다.
Wednesday : Ji가 잠시 한국으로 떠났다. 나도 같이 떠나고 싶지만 엄마가 안된다고 하셨다.
Thursday : TV에서 Ji가 한국에서 인터뷰한 내용이 방송되었다.
맨유에서의 생활에 만족한다는 내용이었다. 모두 내 덕분이지. 역시 난 위대하고 친절한 게리 네빌님이다. 그리고 그는 최고의 클럽인 맨유에서 뛴다는 것은 굉장히 영광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내가 있으니 최고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 위대한 게리 네빌이여!
필립의 방문을 고장내고 말았다. 이제 그는 수리공이 오기 전까진 문을 잠글 수 없을 것이다.
Friday : 저녁무렵쯤 베컴과 통화를 했다.
한참 이야기 하다가 그에게 어떻게 하면 내 턱수염이 더 짙고 멋지게 보일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선 "너도 사실 내 턱수염을 가지고 싶지?"라고 물었다. 베컴은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울면서 잠이 들었다.
Monday : Ji가 돌아왔다. 나는 니스텔루이를 제치고 맨 처음으로 그에게 인사를 했다.
Ji는 밝게 웃었고 하루종일 같이 붙어서 훈련했다.
엄마는 나에게 혹시 내가 필립의 방문을 고장내뜨린 게 아닌지 물었다. 난 아니라고 말했다.
방에 들어와 Ji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뒤 답장이 왔다. 첫 답장이다! 답장마저 귀엽다.
보관함에 저장하려고 했으나 실수로 삭제를 눌러버렸다. 또 울었다.
Tuesday : Ji에 대한 감정이 점점 커져간다. 오,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이다!
스콜스에게 다가가 나의 신뢰를 받는 동료들이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해 말했지만 스콜스는 나에게 엄청난 양의 낙엽을 뿌리고는 여유로운 걸음으로 사라졌다. 이런 스콜스 같으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가와서 아침에 공들여서 그린 수염이 몽땅 지워졌다.
나의 옅어진 수염을 보고 필립은 배를 잡고 웃었고 나는 엄마에게 일렀으나 엄마는 아무말도 안했다.
다음번엔 필립의 방문을 통째로 없애버려야겠다.
Saturday : 나는 경기에서 골을 넣었고 나에게 달려오는 동료들을 안아주었는데,
그 중 Ji를 가장 꽉 끌어안았다. 품 안에 쏙 들어오는 게 마치 아기를 안고있는 느낌이었다.
세상이 이대로 멈추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내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Sunday : 처음으로 Ji에게서 문자가 왔다. 그가 나에게 처음으로 보낸 것이다!(답장이 아니다.)
답장을 보내려는 순간 배터리가 다 닳아서 셀폰이 꺼졌다.
시간이 꽤 흘러서 다 충전을 하고 답장을 보냈지만 그의 답장은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Monday : Ji가 니스텔루이와 반 데 사르를 집으로 초대했었나보다.
낄낄거리고 난리도 아니다. 흥, 어디 두고보라지. 이젠 이 게리 네빌님이 방문순위 1위가 되주지!
솔샤르는 무언가 이상한 말을 외치며 공을 차 정확히 나의 엉덩이에 맞췄다.
분명 카툰 네트워크 어디선가 본 만화에서 주인공이 필살기 쓰기전에 외치는 소리겠지.
Wednesday : Ji의 머리를 쓰다듬는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그것은 마치 내가 무척이나 아끼는 강아지를 사랑스럽게 쓰다듬는 것과 같은 느낌일지도 모른다.
내가 그의 머리에 손을 올리면 그는 가만히 서있는다. 아, 역시 너무 사랑스런 아이야!
가끔씩 그는 나와 이야기 할 때면 얼굴이 새빨개져서 말을 잠시 못할 때가 많은데,
그 때의 모습은 마치 수줍은 여자아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젠장, 젠장.
내 방에서 없어졌던 싸인펜이 필립의 방에서 발견되었다. 그것도 잉크가 다 떨어진 채로.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그 녀석을 어디론가 입양 보내버려야겠다.
Thursday : 행운이다! 훈련이 끝난 뒤 Ji가 내게 자신의 집까지 차로 태워다 줄 수 있냐고 물은 것이었다. 물론 OK.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와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내게 필립을 보고싶다며 언젠가 그 녀석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오, 말도 안돼! 그런 녀석보다는 이 게리 네빌님이 더 위대하다는 것을 그가 모를리 없다!
애써 외면하며 잘 둘러댄 뒤 그를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보다 늦게 왔다고 엄마한테 잔소리 들었다. 필립의 방 문은 완벽하게 고쳐져있었다.
Sunday : 나는 또 다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영감님은 나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셨다.
경기가 끝난 뒤 Ji는 나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겠다는 이야기를 몰래 귀띔해줬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 제의를 받았지만, 내 마음은 커다란 풍선처럼 부풀어졌다!
최고의 선물이다. 신문에서 스크랩한 내 사진에 싸인펜으로 수염을 그렸다. 역시 잘생겼다.
Monday : 입에 연신 웃음이 걸려 주체할 수 없었다.
긱시가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볼 때 쯤에서야 나는 입꼬리를 내렸다.
나의 작은 아이는 여전히 사랑스럽다. 몇 일 뒤면 Ji의 집에 갈 수 있는 것이다. 우하하하!
스머져 저녀석, 요즘들어 부쩍 Ji에 대한 스킨십 빈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그의 수염은 전혀 남성적인 매력이 없으니까.
Wednesday : 필립에게 넌지시 "나의 위대한 팀에 소속되있는 동양인 선수를 알어?" 라고 물었고,
그 녀석은 안다고 대답했다. 역시 그와 이 녀석을 만나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쩝. 나는 지난번 필립이 싸인펜을 몰래 가져간 것에 대한 벌로 내 등번호를 빳빳하게 다리도록 했다.
역시 그 녀석을 믿을 게 못 된다. 여기저기에 아직도 주름이 남아있잖아! 결국 내가 다시 다렸다.
Thursday : 이제 Ji가 나에게 안기는 정도의 스킨쉽은 아무것도 아니다.
여기까지 발전해오다니, 역시 내가 생각해도 나는 정말 매력있는 남자인 것 같다.
내가 안아줄 때마다 그의 얼굴은 터질 듯이 새빨개지고는 하는데 그게 참 귀엽게 보인다. 우하하!
문자도 어느때보다 더 자주하고 있다.
지난번처럼 삭제를 누르는 바보같은 짓은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다!
Friday : 드디어 내일이다.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엄마는 나에게 필립과 함께 마당의 잡초를 뽑는 일을 시켰다.
필립이 잡초보다 잔디를 더 많이 뽑는 것을 보고 엄마에게 말했으나 엄마는 너 역시 같다고 말했다.
내가 지나간 자리 또한 잡초보다 잔디가 더 적었기 때문이다. 필립이 마치 나를 비웃는 것 같았다.
엄마 미워.
요즘들어 부쩍 친해진 솔샤르와 Ji가 어떻게 해서 친해졌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답을 얻어냈다.
둘은 <곰돌이 푸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고, 둘 다 병아리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훈련에서 짝이 되서 꺄르르 웃으며 훈련하는 둘을 보며 내내 우울했다. Ji의 애인은 나라고, 나!!!
그래도 솔샤르는 착하니까 괜찮다.
Ji의 입에 사탕을 넣어주려고 입을 벌려보라고 했는데 천천히 입을 여는 Ji가 너무 귀여웠다.
이 표정, 나만 봤구나!!하고 좋아했는데 스머져가 봤나보다.
스머져는 솔샤르와는 다른 부류다. 자주 Ji에게 추근덕 거리는 녀석이다.
빠른 시일내에 위대한 게리 네빌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해줘야할 것 같다.
엄마가 청소하면서 내 싸인펜을 버렸다. 산지 얼마 안된건데…!!!
훈련이 끝나고 Ji와 손을 붙잡고 주차장으로 갔다.
Ji의 손은, 그리고 손가락은 남자 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예쁘다.
물론 Ji의 모든 게 다 예쁘지만 말이야.
어제 무리해서 그런지 나도 피곤했고, Ji는 그보다 더했나보다.
Ji는 거의 하루종일 잠만 잤고, 자는 도중 끙끙 거리기도 해서 나는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Ji, 정말 병아리 좋아하는구나. 침대엔 온통 병아리 투성이다. 솔샤르가 탐낼 것 같다.
(소문에 의하면 스콜스는 낙엽 무늬라고 한다.)
자는 모습도 너무너무 사랑스런 아이다. Ji의 머리 맡에 싸인펜 몇 자루를 두고 집으로 왔다.
내가 Ji의 집에 간 사이에 엄마랑 필립 둘이서 맛있는 거 해먹었나 보다. 젠장 젠장.
-게리 네빌의 일기 끝.
역시 4차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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