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 해당 글은 이스8, 도쿄 재너두만이 아닌 많은 팔콤게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의 바랍니다.
이 두 작품을 1:1로 비교했을때, 어떤 작품이 더 뛰어난 스토리였던가요?
개인적으로, 절대적인 스토리 자체만 따졌을 때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완성도였습니다.
하지만 스토리텔링, 연출 등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스8은 JRPG로써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지만,
도쿄 재너두는 스토리 자체는 잘 짰지만 결국 그놈의 텔링에서 다 말아먹었죠.
어디서 이렇게 차이가 난 걸까, 당연한 말이지만 스토리작가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말할 수 있겠죠.
팔콤 메인 시나리오라이터 타케이리 히사요시, 그리고 팔콤의 사장인 콘도 토시히로.
이 두사람은 사실상 팔콤을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 다 가가브 출신 시나리오라이터구요.
타케이리는 가가브 이후 신영웅전설4부터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의 메인 시나리오를 담당하고 있으며
콘도 토시히로는 타케이리와 함께 서브 시나리오 라이터로써 활동하다가 디렉터, 이후 사장까지 진출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콘도가 메인시나리오로 뛴 작품은 지금까지도 구루민, 이스 셀세타의 수해, 이스8 이 세작품까지입니다.
타케이리가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의 팔콤게임을 도맡아 하다보니 소재가 점점 떨어지는 건 인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섬궤3가 나오려는 지금은 정말 정신 좀 차릴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1. 갈수록 심해지는 원패턴 전개,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심하게 원패턴일 이유가 있나?
후반에 포텐이 몰려있어서 초반에 숨길려고 원패턴 전개를 했다는 건 변명밖에 안됩니다.
이스8도 포텐이 5장 후반부터, 그러니까 극후반부에 몰려있습니다. 근데 그렇다고 이스8이 초중반부가 원패턴 전개였나?
전혀 아니올시다 입니다. 맵이 넓어지면서 이 이야기 자체를 사랑할 수 있는 준비운동을 꾸준히 시켜줍니다.
뭔가 즐겁게 익숙해졌다 싶으면 새로운 전개가 나오고, 또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며, 또 새로운 무대와 배경이 펼쳐집니다.
제가 생각해도 재너두는 너무 심하게 막나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자체는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텔링을 왜 저렇게밖에 못하는건지
그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입니다.
사실 타케이리는 옛날부터 팔콤 팬들의 공공의 적에 가까웠습니다.
가가브의 색을 망쳐놓고 덕후겜 제작사로 만들었다는 주장은 팔콤은 옛날부터 그런 제작사였으니 억지였다 치더라도
반복대사가 엄청 심한것에 진히로인이 죄다 여동생캐릭터라는 건 좀 심각했고, 흑막이 너무 많이 튀어나와서 황당할때도 많았죠.
거기에 이 인간은 대체 왜 타입문 게임에 심취해서 나스체를 따라하려는건지 이해가 안될때가 많았습니다.
이번에도 코우 어린시절 회상에서 "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하는거 보고 저거 완전 페이트잖아 생각을 했죠.
도쿄 재너두도 페르소나한테 컴플렉스 갖고 만든거 같은데 너희들 페르소나 안따라해도 충분히 재밌는 게임 만들 수 있거든?
솔직히 게임 퀄리티 평균만 따지면 포텐이 페르소나에만 몰려있는 아틀러스보다 골고루 괜찮게 만드는 팔콤이 더 낫다고 봅니다만
팔콤은 팔콤만의 멋진 매력을 분명히 갖고있는데 자꾸 자기 장점을 버리고 다른 게임 장점을 어설프게 따라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팔콤이 자꾸 페르소나나 페이트 따라하려는 게 되게 마음에 안드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건 팔콤문제가 아니라 타케이리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적어도 타케이리가 안쓴 구루민, 나유타의 궤적, 이스 셀세타, 이스8에서는 이런 문제는 없었습니다.
이스8에도 인연이벤트가 있는데 이게 뭐 페르소나 냄새가 나던가요? 그렇진 않던데.
2. 트루엔딩을 만들기 귀찮다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게 통으로 맡기는게 말이 되나...
도쿄 재너두와 이스8의 트루엔딩은 사실 많은 유저들에게서 호불호가 갈립니다.
신이 나타나서 모든 상황을 정리해버리는 전개때문에 그렇죠.
하지만 두 게임 중 어느 트루엔딩이 낫냐 치면 10이면 9는 이스8이 낫다 그렇게 말할겁니다.
사실 당연합니다. 도쿄 재너두는 너무 노골적으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써버렸습니다.
진짜로 신이 모든 걸 캐리해버렸죠. 주인공의 노력한 건 뭣도 없구요.
하지만 이스8은 분명 신이란 존재가 있고 이 존재로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적어도 신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이건 신이 아닌 다나가 해낸거라는 게 확실하게 설명되니까요.
이런 절대신에게 편하게 맡겨버리는 엔딩은 이 이야기의 주제의식까지 지워버렸습니다.
이 게임의 주제는 분명 "코우 일행이 일상을 되찾는다"였는데 이걸 주인공이 해낸 게 아니라 신이 해버렸어요.
당연히 흐릿하게 다가오고, 호불호가 매우 갈릴수밖에 없죠.
사실 팔콤도 이런 말을 하긴 했습니다.
"노말 엔딩이 우리가 원래 생각했던 엔딩이니 꼭 한번쯤 봐달라는 의미에서 이런 흐름을 택했다."라구요.
이유야 섬궤2랑 반대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던가(실제로 그런 게임이었고),
도호쿠 대지진때문에 이상한 엔딩은 내기 힘들었던가(근데 섬궤2는 왜그랬는데),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주제의식을 분명이 하려면
시오리가 살아나는 데 제대로 된 개연성을 부과하거나 걍 노말엔딩으로 끝냈어야 했습니다.
사실 노말엔딩으로 끝내는 것도 문제가 없다곤 못하는데, 이미 이스7에서 써먹은 엔딩이거든요(...)
이것도 타케이리의 한계로군요.
3. 메인히로인이 주인공과 얼마나 깊게 연관되어있는가.
도쿄 재너두의 아스카와 이스8의 다나의 차이점.
사실 아스카도 꽤 인기캐릭터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다나에게 비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도쿄 재너두는 아스카의 비중을 억지로 키워서 메인히로인으로 만들었다,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사실상 코우의 이야기에서 아스카는 "비일상으로의 초대" 외에는 딱히 없어도 되는 캐릭터였거든요.
코우가 시오리를 구하는데 아스카가 없으면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을까요? 전 충분히 성립된다고 봅니다.
반면에 이스8을 보면 과연 아돌과 다나 둘 중 하나라도 없다면 이스8이라는 게임은 성립했을까요?
아돌이 없으면 다나의 이야기는 성립되지 않았고, 다나가 없으면 이스8이라는 게임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서로 중요한 존재였고, 그렇기에 다나가 그렇게 맹활약을 했음에도 아돌은 묻히지 않았고,
그렇기에 전작과 분명 다른 느낌의 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돌이 주인공인 이스"로써 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와 함께, 다나는 피나도 아니고 거의 "하얀 마녀"급의 캐릭터로 부상할 수 있었습니다.
전 이스8의 리뷰를 많이 뒤져봤지만, 이스8을 까는 유저는 봤어도 다나를 까는 유저는 못봤습니다. 정말로요.
(이스8을 호평하는 유저의 평 : 다나 레알 갓캐릭 ㅠㅠㅠ)(이스8을 까는 유저의 평 : 다나라는 캐릭터가 아깝다(...))
차라리 아스카랑 시오리를 합친 캐릭터를 만들지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굳이 주인공을 양손의 꽃으로 할 이유가 있었는가(...)
뭐 주절주절 말이 많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 타케이리는 2016년에 간만에 스토리는 쉬면서 이스8의 품질관리로 참여한걸로 알고있는데
부디 이스8의 스토리를 보면서 좀 깨달음을 얻어서 각성하길 바랍니다.
팔콤이라는 제작사는 스토리텔링만 평타 수준으로만 해주면 연출은 알아서 잘 해주는 제작사라고 생각합니다.
도쿄 재너두도 저 오글거리는 스크립트를 어떻게는 괜찮게 포장하는데 노력했다는 건 여실히 보였고
타케이리가 문제가 참 많은 텔링을 하는 걸 알고는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제 인생겜인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의 스토리텔링을 했던 인물이라는 것 역시 알고 있으니까요.
근데 하궤도 콘도가 서브로 했지 않던가... 아몰라
여담 : 사실 콘도 사장은 이스 셀세타의 수해도 담당했습니다만, 스토리 자체가 너무 평이하다는 평이 많았죠.
사실 이건 리메이크작이라서 콘도가 한계를 처음부터 안아야만 했던 부분도 감안해야 합니다.
다만 이야기해볼만한 게, 아돌의 기억상실 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기억상실이라는 이야기 자체는 상당히 식상한 소재입니다. 하지만 기억상실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자신의 모험가로써의 정체성을 기억상실을 풀어나가면서 찾아나가다니, 이스에 걸맞는 괜찮은 스토리텔링 방식이었죠.
그런데 최근, 이 스토리텔링 방식을 써먹으면서 엄청난 갓겜소리를 들은 작품이 있습니다.
"젤다의 전설 :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라는 작품이었죠.
물론 이번 젤다가 그것덕분에 갓겜소리를 들은 건 아니었고,
정말 젤다가 이스 셀세타의 수해에서 따온건지, 아니면 우연히 소재가 겹친건지는 몰라도
적어도 콘도사장의, 가가브 이후 최고의 스토리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은 이스8을 쓰게 된 저력은
여기서 이미 나와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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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너두 아직 클리어를 안해서 본문은 읽지 않고 내렸지만 이스 8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좀 더 밝은 하얀마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뽑아냈던 거 같아요 엔딩보다 눈물 글썽인게 얼마만인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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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너두 아직 클리어를 안해서 본문은 읽지 않고 내렸지만 이스 8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좀 더 밝은 하얀마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뽑아냈던 거 같아요 엔딩보다 눈물 글썽인게 얼마만인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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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을 잘 읽어봅시다. 연출이 좋다는 건 이스8 이야기지 재너두 이야기가 아닙니다. 재너두는 연출 이상한 게 맞습니다(...) | 17.04.15 2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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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글거리는 스크립트를 연출로 커버할려고 노력했다는 부분에만 집중해서 전체적인 맥락을 놓친 것 같네요ㅠ 저는 연출이랑 스토리랑 뭐가 잘한 거 하나 없이 끊임없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게임의 평가를 끌어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요. | 17.04.15 20: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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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말씀은 아닙니다. 그 부분은 개인적으로 이상한 스토리텔링을 어떻게든 연출로 커버하려다가 시너지를 일으켜서 더 이상해져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 17.04.15 20: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