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소 잠이 깊게 들지 않아 꿈을 안 꾼지 꽤 됐는데 저번 주 주말에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에어컨이 없어 한창 덥고 습한 방에 선풍기만 틀고 잤는데,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군요.
엄청 큰 소리로 위이이이이잉- 하는... 모기라고 하기엔 너무 큰 소리여서 저는 누운 채로 놀라 눈을 떴습니다.
그때 저는 만세하는 포즈로 양팔을 올리고 자고 있었는데 제 오른쪽에 웬 주먹만한 검은 말벌이 날라오는 겁니다.
저는 이게 벌인지 싶을 정도로 큰 몸집에 순간 겁을 먹고 몸이 경직되더군요...
설마 내게로 오겠어... 하고 숨죽이면서 지켜보는데 역시나 제게로 달려들더군요. 소름끼치는 날개 굉음과 함께요...
말벌은 제 오른쪽 겨드랑이 쪽으로 세게 달려들더니 이불? 옷? 아무튼 제 속으로 들어와서는 가만히 멈췄습니다.
저는 덜컥 겁을 먹고 얼음처럼 굳어버렸습니다.
설사 잘못 움직여서 벌에 쏘이거나 물릴까봐 조마조마했죠ㅠㅠ 가위 눌린거마냥 3분 정도 가만히 있다가 도저히 몸이 불편해 천천이 움직여보기로 했습니다.
그순간 저는 잠에서 깼고 말벌은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주위를 두리번 거렸는데 방에는 선풍기만이 혼자 돌아가고 있었을 뿐 벌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선풍기 펜이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말벌 꿈을 생각해냈구나 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추스리고 아침 약속을 나가려고 옷을 갈아입는 순간 제 오른쪽 팔 안쪽에 길게 멍이 들어있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꿈에서 말벌이 제게 달려와 앉은 그 곳이요... 멍도 동그랗게 들지 않고 길쭉하게 누군가에게 긁힌 자국으로 나서 보기에도 더 흉해 보였습니다. 그 멍은 지금도 아물지 않고 남아있네요...
저는 기분이 묘해서 약속에 나가는 도중에 벌에 관련된 해몽을 찾아 보았습니다.
대충 주로 임산부들이 벌 꿈을 꾸게 되며, 집안을 일으킬 아이를 얻는 태몽이라는게 주류 였습니다. 혹자는 길몽이니 로또를 사보라는 소리도 있었지만 대부분 남자가 꾸면 질병과 관련된 흉몽이라더군요. 심신이 불안한 상태가 꿈에서 벌로 나타나 두려워하는 자신의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는 소리였습니다.
그렇게 벌 꿈에 관련된 해몽 중 '가까이 지내는 지인의 관계와 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일이 생길 것 입니다.'라는 특이한 해몽도 있었는데 마침 그날 제가 만나러 가는 사람은 제가 오랫동안 짝사랑 해오던 동생이었습니다.
뭐 꿈이란게 끼워 맞추기 식이겠지만 벌꿈을 꾼 그날 저는 동생과 함께 놀이공원에서 덥지만 재미난 하루를 보내고, 보관했던 짐을 보관함에서 꺼내다 자동으로 닫히는 철문에 코를 맞아 코피를 쏟아 '이게 꿈이 아주 개꿈은 아니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가지 위에서 말한 것처럼 '가까이 지내는 지인의 관계와 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일이 생길 것 입니다.' 라는 해몽처럼 신기하게도 놀이공원에서 나와 돌아가기 전 동생이 목이 마르다며 카페를 들렀는데,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하던 아이가 카페에 1시간 가량 넘게 가만히 앉아 수다만 떠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수다만 떨었다면 이상할 건 없었는데, 자꾸 그 동생이 저에게 '오빠 무슨 할 말 없어?' 혹은 '내가 다 들어줄테니 편하게 말해봐' 같은 말은 중간중간 계속 해대더군요. 커피는 이미 30분 전에 다 마셨는데 일어나지도 않고서...
그때 전 아침에 꾼 벌 꿈의 해몽을 생각하며 오늘이 이얘와의 관계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날이겠구나 싶어서 그 동생이 다음번에 같은 질문을 할때 전 대답했습니다. 5년 동안 숨겨온 고백을요...
근데 뭐...
벌 꿈은 그닥
좋은 꿈은
아닌 거
같네요...
후...
다시는 꾸고 싶지 않은 꿈이네요.
해몽같은 걸 믿고 싶지도 않고...
그래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팔뚝 안쪽의 멍 자국은 신기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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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는 동생이죠... 근친이라뇨...!!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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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꿈이라는게 정말 신기하죠... 특이한 꿈을 꾸면, 심리적인 영향이 행동에까지 미치는건지... 어쨋든, 멍자국+코피+고백... 고생하셨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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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간의 사랑은 옳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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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꿈이라는게 정말 신기하죠... 특이한 꿈을 꾸면, 심리적인 영향이 행동에까지 미치는건지... 어쨋든, 멍자국+코피+고백... 고생하셨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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