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 둘이서 이야기할 때는
일동
(박수)
미야모토
안녕하세요(웃음).
이토이
봐봐, 말했지? 이 격렬한 사내 인기. 여러분, 이게 미야모토 씨입니다.
미야모토
네, 이런 느낌이에요.
일동
(박수)
이토이
처음 미야모토씨에게 오퍼한 것은 벌써 3년 정도 전의 일이고.'호보니치 학교'를 만들거니까, 꼭 뭔가 해달라고 했죠.
미야모토
그랬죠.
이토이
이런 걸 거의 하기 싫어하는 사람인건 알고있었지만 역시 미야모토 시게루씨의 수업을 듣고 싶었습니다.
미야모토
꽤나 부담스러웠어요. 어떻게 하지, 하고.
이토이
그치, 미안해. 하지만 가끔은 부담스러운걸, 해도 좋지 않을까, 라고(웃음).
그래서 이거의 미팅이라 칭하고 미야모토 씨랑은 서너 번 만났었지요.
미야모토
맞아요. 그래서 이번에도 미팅이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어, 미팅이 아니라 실전?'하고 .그럼 이제 가볼까 하고
이토이
그게 오늘입니다(웃음). 생각해보면 사람이 없는 곳에서 미야모토씨와 이야기할 기회는 엄청 많은데
이렇게 사람이 있는 곳에서 둘이서 이야기한 적은... 있을까?
미야모토
별로 없죠. 닌텐도 사내 행사에서 저희 직원들을 앞에 두고 한번 이야기를 했었죠.
7, 8년 전.이와타(사토루)씨가 있었을 무렵.
이토이
있었네요. 근데 그게 유일한 것 같아서, 그 뒤론 사람 없는 데서만 얘기하고 있지.
미야모토
그렇네요(웃음).
이토이
미야모토씨와는 항상 서로 질문을 맞부딪치는 인상이 있거든요. 저도 미야모토씨도 만날때마다 '이거 어떻게 생각해요?' 이러면서.
그래서 바보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기보다는 의외로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있죠.
미야모토
의외로라고 할까, 평범하게 진지한 이야기를.
이토이
하고있군요(웃음)
미야모토
저는 애초에 30살 넘고 이토이씨와 이야기를 하게되어 거기서 단련이 되었다고나 할까, 자랐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이토이
뭘(웃음).
미야모토
이토이씨와 이야기하고, 가장 컸던 것은, '이걸로 됐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게, 젊었을 때는 역시, 어떤 분야의 높은 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엄청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에 비해 나는...하고.
그런데, 이토이씨와 이야기하고 있으면, 비교적 느긋하고 그러다 보니 결과가 자꾸 쌓입니다.
그거 보고 '아, 이걸로 됐구나'라고 생각한 게 저에게 있어서 굉장히 구원이 되었고 지금도 구원이 되고 있어요.
그 무렵의 이토이씨는, 광고의 세계를 떠나 낚시를 시작하기도 하고, 점점 개인의 세계로 들어가고,
느긋하게 지내고 있는데, 물건은 잘 만들어내고 있고. 그런걸 가까이서 보다가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이상하게 동경하거나 열등감을 갖거나 해도 소용없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토이
아마, 그 무렵의 미야모토씨에게는, 제가 여러가지를 신경쓰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는 사람'으로 보였겠네요.
미야모토
아, 맞아 맞아(웃음).
이토이
미야모토씨가 30살이 넘은 정도고 나는 그 조금 위니까 뭐랄까, 그 무렵은, 세상의 움직임에 맞출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내가 건방질 때였으니까.
미야모토
(웃음)
이토이
건방진 쪽이 나답게 살아간다고 해야 되나? 그러니까, 뭐, 지금 생각하면, 정말 건방졌군요(웃음). 그럴 때 미야모토씨를 만났었죠.
미야모토
그래, 뭔가, '요즘 광고는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호감도와 효과가 결정되니까, 내가 안 해도 돼.' 그러셨어요.
이토이
아아, 멋지다, 나(웃음).
일동
(웃음)
미야모토
그래서 "게임 만드는 게 더 재밌어" 라고(웃음).
이토이
그 흔들림 그 자체를, 그대로 크리에이티브에 부딪혔어.
미야모토
그런 이토이 씨의 스탠스가 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가까웠다고나 할까.
'MOTHER' 제작도 동아리 활동처럼 재밌게 만들고 있어서. 저도 어느 쪽이냐 하면 그런 느낌이 좋더라고요.
저는 출신이 ID(인더스트리얼디자인)입니다만 ID 를 가진 사람은 예를 들어서
'냉장고 만들 거예요' 이렇게 정해지면 먼저 냉장고 카탈로그를 모으러 가는 타입과
'냉장고란 무엇 때문에 있는가?'라는 근본부터 생각하기 시작하는 타입이 있고,
저는 분명히 후자였습니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탈로그 모으기부터 시작하거든요. 마케팅부터 들어가거나.
이토이
네, 네.
미야모토
그런건 아니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면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토이씨의 일을 보고 있으면,
그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이 마음대로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아아, 왠지 아늑하다고 생각해서(웃음).
이토이
확실히,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할때, 미야모토 씨와는 가장 친한 것 같네요.
자신들이 무엇에 얽매여 있을까를 생각해서 하나하나 빼나간다, 이런 거.
미야모토
응, 응.
제2회 : 아무것도 못 해서 프로듀서가 됐다
이토이
저와 미야모토씨가 만나서 이야기하기 시작했을때는, 아직 이와타(사토루)씨가 없는 시대군요.
미야모토
네, 이와타 씨가 들어오기 전이네요.
이토이
이와타 씨의 등장 이후에는 우리 관계도 바뀌었죠.
미야모토
바뀌었네요. 이와타 씨가 들어와서 레벨업했다고 할까.
이토이
했네요(웃음).
미야모토
그렇죠, 이토이씨와 주고받는 게, 나 혼자였던 게, 이와타씨가 상주로 들어갔기 때문에 저는 스포트로 들어가게 되고.
이토이씨와 이와타씨로 이야기의 바탕이 되어 있고, 나는 맛있는 데만 들어가는 것 같아(웃음).
이토이
저와 이와타씨가 읽고 재미있었던 책을, 미야모토씨에게 추천하기도 하고.
처음에는 내가 이와타씨보다 먼저 읽었고, 권하기도 했는데 금방 추월당해서 이와타씨로부터 배우게 되었다.
그래서 이와타씨가 사내에 책을 나눠주게 되었는데, 아마 미야모토 씨는 그다지 읽지 않았을 거라고.
미야모토
아니 아니 아니 (웃음).
일동
(웃음)
미야모토
그야, 저는 원래 책을 잘 읽지는 않지만, 역시 두사람으로부터 여러가지 추천을 받으면, 이거라면 하고, 읽었어요, 많이.
......아니, 많이는 읽지 않았어.
일동
(웃음)
미야모토
그, 이와타씨는, '그게 왜?'라는 것에 대해서 되게 관심 있는 사람이잖아요.
이토이
네.
미야모토
그러니까 얘기하다 보면 "왜 미야모토씨는 그렇게 합니까?" 라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 제가 거기에 대답을 해나가죠.
그러면 조금 있다가 "이 책은 분명 재미있을 거예요."라고 이와타 씨가 추천해 주는 거예요.
그래서 그 책을 읽어보면, '아, 그렇구나'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즉, '이걸 읽으면 알 수 있어요'가 아니라, '미야모토씨가 항상 하는 말은 이런 거죠'라는 책이거든요.
이토이
아아, 아아.
미야모토
예를 들면, '행동경제학'이라니, 나는 이름도 몰랐지만 이와타씨의 권유로 그 책을 읽으니, 제 생각과 딱 맞아요.
이와타씨가 그렇게 말하면, '그렇습니다'라고 기쁜 마음으로 말합니다. 그럼, 나 읽을 필요 없는 거 아닐까(웃음).
이토이
(웃음)
미야모토
근데 블루오션이라던가 이노베이션에 대해서라든지, 이와타씨가 추천해준 책을 읽다보니
아아, 내가 해온 일이란게, 이런 건가 하는 걸 알게 돼서 자신의 대처나 사고방식이 굉장히 명확해졌습니다.
그리고 이와타씨가 좋아하는 책은 역시 경영책이 많았잖아요.
이토이
그렇죠.
미야모토
그래서 그런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확인한 후에 누군가와 이야기하면, '경영자 됐네' 이런 말을 듣고.
이토이
아~(웃음).
미야모토
스스로는 전혀 경영만 하고 있을 생각은 없는데요. 요즘도 그런 말을 듣는 경우가 많아져서.
이토이
미야모토씨가 하고 있는 일이라면, 아마 경영이라기보다는 크게 말하면 팀플레이인 거죠.
미야모토
아, 네네.
이토이
아마 미야모토씨가 ID 출신의 뭐든지 하는 사람으로서 패미컴 게임을 만들던 시절에는 팀에 대해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됐죠.
하지만 게임의 규모도 팀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고객의 수도 바뀌면 어느새 만드는 일이 팀의 일과 이퀄이 되어 간다.
미야모토
그건 그렇네요. 그래서 저는 옛날부터 팀 같은 거 잘 못해서 혼자 하려고 했는데 사실 팀에서 했거든요.
이토이
그래, 그거죠!
미야모토
서른이 넘어서 40살쯤 되면 "어? 나는, 팀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라는 걸 깨닫기 시작해서.
이토이
응, 응(웃음).
미야모토
궁극적으로 60세 정도가 되면 한층 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프로듀서가 됐다, 이런.
이토이
이번에 미야모토 씨한테 여기서 뭔가 얘기해 달라고 부탁했을 때, 임시 제목은 그거였거든요.
미야모토
맞아, 처음에 그 제목 했잖아요. "아무것도 못하니까 프로듀서가 됐다." 꽤 딱 맞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토이
미야모토 시게루가 그런 말을 해도 될까, 라고도 생각하지만....확실히 그렇네요.
미야모토
그래요(웃음). 큰 팀이 되면 더 이상 아무것도 못하고. 기본적으로 팀 안에서 부족한 부분을 제가 하는 거예요.
그래서 팀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까지 제가 어떤 역할을 할지 모르겠어요.
그런 의미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길 잘한 팀이 저에게 있어서 베스트 프로듀싱이고,
제가 뭔가 한다는 것은, 이미 팀에 문제가 있다는 거죠.
이토이
오, 그렇군요.
미야모토
요즘 프로젝트가 되면 정말 어느 팀에도 하이레벨의 전문가들이 갖추어져 있으므로 아무리 해도 내가 그걸 대신할 순 없죠.
그러면 그 팀에서 내가 어떻게 흔적을 남길까 하면, "아, 그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야."라고 생각하게 하는 수밖에 없네요.
이토
아~
미야모토
'그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지.' '다음 번에도 같이 해보고 싶다'라고 말해주는 게 제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창의력이 강한, 기술 레벨이 높은 팀 같은 곳에서도 열심히 물고 늘어질 수 밖에 거죠.
이제 영화같은건 만들어본적도 없는데(웃음).
이토이
일의 세계가 완전히 바뀌더라도.
미야모토
네, 영화 쪽 분들에게 '있어줘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해 주시려면 뭘 하면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계속 그런 식으로 여러 팀에 들어가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팀 없이 혼자서 다 하는 건 매년 연하장 정도로.
이토이
(웃음)
(3화는 내일 공개됩니다)
(IP보기클릭)211.234.***.***
ㅡㅡㅡㅡ 닌텐도 주요인물이 마더시리즈 제작자랑 컨텍하는거 보니 마더 시리즈 리메이크 기대해도 되나 ㄷㄷㄷ
(IP보기클릭)59.29.***.***
클레이 아트 풍 그래픽이 이젠 어려운기술이 아니니 아예 클레이아트 같은 느낌으로 나오면 좋겠어요
(IP보기클릭)119.195.***.***
두분 만나신김에 마더신작 프로젝트좀....
(IP보기클릭)49.98.***.***
뜬금 TMI 하나. 이토이 시게사토는 이웃집 토토로에서 아버지 역할로 성우도 했음.
(IP보기클릭)118.235.***.***
이런 뉴스 좋아요.
(IP보기클릭)118.235.***.***
이런 뉴스 좋아요.
(IP보기클릭)119.195.***.***
두분 만나신김에 마더신작 프로젝트좀....
(IP보기클릭)211.234.***.***
ㅡㅡㅡㅡ 닌텐도 주요인물이 마더시리즈 제작자랑 컨텍하는거 보니 마더 시리즈 리메이크 기대해도 되나 ㄷㄷㄷ
(IP보기클릭)221.162.***.***
와 위에 느낌 완전 좋네요...슈패미 마더2 진짜 너무 재밌게 했었는데 신작까지는 아니여도 제발 리메이크만이라도 ㅜㅜ | 24.01.02 19:09 | | |
(IP보기클릭)218.50.***.***
그런데 이토이 인터뷰는 잊을 만하면 하는 편이라 너무 회로 돌리시면 안됩니다 | 24.01.02 20:35 | | |
(IP보기클릭)166.104.***.***
(IP보기클릭)59.29.***.***
rule-des
클레이 아트 풍 그래픽이 이젠 어려운기술이 아니니 아예 클레이아트 같은 느낌으로 나오면 좋겠어요 | 24.01.02 16:51 | | |
(IP보기클릭)121.132.***.***
스퀘어랑 관계가 있던 시리즈는 아니라서... 그래도 보고 싶긴 하네요 | 24.01.02 16:52 | | |
(IP보기클릭)166.104.***.***
클레이아트 스타일도 멋지겠네요. | 24.01.02 16:54 | | |
(IP보기클릭)106.252.***.***
(IP보기클릭)73.103.***.***
(IP보기클릭)49.98.***.***
뜬금 TMI 하나. 이토이 시게사토는 이웃집 토토로에서 아버지 역할로 성우도 했음.
(IP보기클릭)21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