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민이 많은 요즘입니다.
완전 창작에 빠진 상황이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 지가 관건이더군요.
뭐, 글쓰는 것은 여전히 재미는 있는데, 결국 만들어야하는 스토리라인이라 고민만 잔뜩!
비도 오니까 센치해지네요...
여튼 늘 하던 이야기 복붙합니다.
제 소설은 언제까지나 팬픽이며 2차창작이고, 활협전 본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심만 가득한 글임을 밝힙니다.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벽,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시간. 좋지않은 꿈을 꿨다. 가슴 속이 타들어가는 듯한 뜨거운 고통이 소용돌이 치더니 당문의 모든 이들이 뜨거운 업화안에서 비명을 지르며 타죽어가는 모습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보고싶지 않아서 눈을 돌렸지만 꿈 속에서는 어찌하여도 도망칠 수 없다. 같은 상황이 지속되어 눈을 감았지만 눈을 감아도 눈꺼풀 뒷편으로 보이니 눈을 감는 것조차 지옥이고 고통이었다. 눈을 파버릴까? 그러면 고통이 사라질까? 아니야... 눈을 감아도 보였어. 나는... 그 고통스러운 상상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으니 무슨 짓을 하던 똑같을 것이다. 사형... 사형... 사형... 살아... 있을까..."사형..."가슴 속이 미어졌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어? 당 소저 어디갔어?"욱죽이 일어나 정리를 하던 중, 어느샌가 이부자리에서 사라진 그녀를 찾았다. 이 조그만 방에서 그녀가 보이지 않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그때 밖에서 우소매의 말소리가 들렸다."묵령은 지금 명상 중이야. 소죽."욱죽이 허둥지둥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우소매와 위국 만이 그녀를 반겼다.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어디에도 당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명상 중이라던 그녀가 보이지 않으니 마치 속은 것처럼 느껴졌으나, 자신을 바라보던 우소매에게 물었다."명상 중이라며. 어디있는거야?"위국은 욱죽의 모습을 보고는 차분히 미소지었고 검지손가락으로 입을 가려 묵언하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냈다. 거기에 보태 우소매가 집 앞 높게솟은 나무 위를 가리켰으니 욱죽이 입을 딱 벌리고는 바라보았다. 묵령은 나무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한쪽 다리로 균형을 잡고 양팔을 벌린채 조용히 호흡하며 명상 중이었다. 욱죽이 조용히 물었다."소매. 당 소저는 당문에서 항상 저래왔어?"우소매가 답했다."당문사제들 중 유일하게 저렇게 아침마다 저렇게 명상하곤했어. 그러고는 한시진있다가 내려왔지. 간만에 보지만 경이롭다니까. 발디딜 공간이 어디있다고 나뭇잎 하나 밟고서는 저런 자세가 가능하다니... 신기스럽지? 몸이 작고 가벼워서 그런건가..."위국이 오른팔의 소매로 입을 가리며 쿡쿡 웃고는 미소지으며 말했다."어제는 분명 영락없는 아이였는데 정말 남다르군요. 그래도 건강해보여서 다행입니다. 그 고생을 하고도 할 것은 다하니, 그나마 그녀의 정신 만큼은 그래도 건강해보이네요. 다행입니다."우소매는 당문에 있을 적, 묵령을 떠올렸다."본매가 당문에 있을 적에도 말 수만 적었지, 영락없는 소녀였어.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도 귀여워서 하마터면 공동파의 비밀까지 말할 뻔했다니까? 이를 테면 위장문의 이상한 서적이라던가... 웁웁!!"그녀의 말을 듣고는 황급히 입을 막아서는 위국."그, 그만...! 그건 단지 간단한 취미생활로... 아니... 그건 소매도 거들지 않았습니까!?"욱죽이 그둘의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에 든 듯한 주제가 나온 것인지 음흉하게 도끼눈을 뜨고 말했다."호오... 나를 빼놓고 그런 건설적인 작당을 했단 말이야?""그, 그야... 저는 장문인이었고, 소죽은 매일이 바쁘지 않았습니까... 소매한테 그런걸 걸리지만 않았어도... 아니, 소죽도 관심이 있었나요??"우소매가 위국의 틀어막은 손을 뿌리치고는 음흉한 미소를 씨익 지었다."안 걸렸어도 본매가 알아냈을 걸? 내가 누구야. 비천의 계단광마로서 암습에 능하지. 장문인 덮치기는 내 범위는 아니지만, 지금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위국은 너무 당황해 벌개진 얼굴을 두손으로 탁탁 때리더니 주먹을 쥐고 헛기침을 하고는 자신의 몸가짐을 가지런히했다. 비록 지금은 장문인의 위치는 아니었지만 최소한의 몸가짐의 정돈은 필요하다 여기는, 진정한 선비였기에 스스로의 수양을 멀리하지 않던 그녀였다. 그나저나 묵령이 나무위로 올라간 시간이 좀 지났기에 위국은 그녀가 걱정이라도 되는 듯 우소매에게 물었다."흠흠. 그나저나, 당 소저가 올라간지 얼마나 된거죠?"우소매가 손가락으로 예상되는 시간을 얼추 생각하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이리저리 확인하더니 해가 올라온 위치를 확인하곤 말했다."흐음... 거진 반시진 정도 된거 같은데? 내려오려면 아직 멀었어.""그, 그런가요... 몸도 성한 상태가 아닌데 생각보다 오래... 어?"...."펴, 평안히 주무셨나요?"어느새 묵령이 그들의 뒤에 조용히 서서 아침 문안인사를 드리니 셋다 화들짝 놀라 뒷걸음하며 빠졌다."어, 어느새..."묵령은 부끄러웠는지 쭈뼛쭈뼛 했고 그 모습을 본 위국이 다정다감하게 다가가 그녀에게 물었다."당 소저. 이제 좀 괜찮으신가요?"묵령은 위국에게 공손히 목례를 하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감사합니다. 저를 구해주시고 거둬주신 은혜는 꼭 갚도록 하겠어요."우소매와 욱죽은 묵령의 이야기를 듣고는 머리를 긁적이며 서로를 바라봤다. 그녀가 힘든 방랑생활에 지쳤을텐데 이리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다행이기도 했지만,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버린 무림맹이 새삼스럽게 원망스러웠다. 그들에게 한방 먹여주고 싶었지만, 이제는 무림인으로서도 지내기 힘든 상황이었고, 자신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저 잠자리를 내어주고 보호해주는 것이 전부였으니, 자신들은 그녀를 돕고자하는 마음 뿐이었다. 위국은 묵령에게 다가가 두 손을 따뜻하게 꼬옥 잡아주고 그녀의 여린 눈망울을 바라보았다."당 소저. 이곳은 이제 당 소저의 집이에요. 비록 아직 보잘 것 없지만 혼란스러운 지금은 힘을 합쳐야 할 것입니다. 일단 당 소저는 기운부터 차리고 앞으로 할 일을 같이 도모하는 것이 어떨까요? 우리는 당 소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소저만 괜찮다면 부디 이곳에 머물러주길 청합니다."묵령은 그녀의 말에 살짝 당황해 했다. 아무래도 오래있을 생각은 없었던 것인지 그녀의 제안에 살짝 뒷걸음질 쳤다. 그때 그녀의 뒤에 있던 욱죽이 어깨를 '살짝' 잡고는 부축였다."괜찮아요. 당 소저가 어딜 가려하든 딱히 뭐라지는 않을게요. 허나, 갈 곳이 없어 언제라도 이곳에 머물어 준다면 우리도 항상 반길 것이니, 부담만 가지지 말아주세요. 힘이 필요하면 언제든 우릴 불러요. 도움을 드리겠어요. 지금은 서로 도울 때 입니다."우소매도 같이 거들었다."령아. 일단 어디를 가야 할지, 무엇을 먼저 해야할지 생각해둔 곳은 있는거야?""그... 그..."묵령은 살짝 고민하는가 싶더니 역시 가장 일순위로 해야 할 일이 생각이 났는지 자그마한 입을 열었다."......아버지.""윽... 그렇지..."당문을 그렇게 놓고 왔으니 가장 먼저 떠오를 만한 것은 역시 아버지의 상황이었다. 우소매는 당시 장문인의 상황을 알고있었기에 그녀가 이리도 은근다급하게 주춤대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비록 당문에서부터 무림맹의 손아귀를 벗어나긴 했지만, 그녀에게 당문은 본가였으니,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당문과 가족들이구나. 무림맹에게 당한 상처가 한달이 지났어도 지워지지 않았을 터인데, 참으로 가슴 아플 미래가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때 욱죽이 묵령의 뒷덜미로부터 햇빛에 비쳐 빛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어? 어제는 못 봤는데 머리에 가려진... 이건... 비녀...?"그녀들은 아직도 묵령에게 놀랄 일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비녀. 그녀에게 부군이 있었던 모양이다....분명 당문에서 장문인의 딸을 급하게 시집보내기 위한 구혼례의 잔치가 있었다. 당시 당문은 가세가 기울었고, 장문인은 혼수상태에, 대사형은 사망, 이사형은 행방불명, 남은 삼사형과 사사형으로는 당문을 지키기에는 버거운 상황이었으니, 그녀를 안전하게 시집보내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이었음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일은 거의 비밀이다시피 조금씩만 알려진 소문만이 알게모르게 돌았었다. 순간 불안한 무엇인가가 떠오른 것인지, 위국이 갑자기 진정되지 않는 가슴을 부여잡고 설마설마하며 물었다."자, 잠깐. 당문에서 외동 따님의 구혼을 위한 잔치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습니다. 그런데 경사치곤 조용히 끝이 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유인 즉. 당 소저께서 잔치를 파하셨다고..."욱죽이 덧붙였다."그것도 있었고, 당시 금오상인이 외성으로 난입해 깽판치고는 조활에게 그 목숨을 다했다고도 들었지. 덕분에 예비장파인이라고 불렸던 돼지 멱을 따준 것은 고맙긴 하지만, 당 소저는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있었는지 얼마 안 지나서 당문 내부에서 자그맣게 혼례의 의식을 치뤘다고 들은 것 같은데 맞나요?""......"묵령은 그녀들의 이야기를 경청했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위국은 점점 더 무서운 이야기를 들을까 고민이 됐다. 어디까지나 소문이었지만, 구혼례가 파되고 난 뒤로 당문내에서 자그맣게 그녀의 혼인이 성사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렸었다. 그 말은 당문내부에 그녀의 부군이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대체 누가? 가장 유력했던 후보라면 대사형 비협이 있었지만 금오상인의 함정에 의해 살해. 이사형인 날수상공은 광주당문의 습격과 함께 행방불명. 삼사형은 너무 늙어 그녀는 그저 손녀뻘이니 그럴리는 없고, 사사형은 떠돌이 상인 특유의 역마살의 남자라 접점이 희박할 것이니 남은 것은 당문의 제자들이었다. 그런데 후보군 중에 아직 한명이 더 남았으니, 혹시... 위국은 순간 그녀를 위한 걱정이 머리 속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 이름을 입밖에 꺼내기가 두려웠다.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이니까...꿀꺽.위국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감에 침을 삼켰고 식은 땀이 나니 아직 정확한 내막을 파악하지 못 한 우소매와 욱죽이 위국을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그녀들은 위국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눈치라 부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려하는 모습을 보고는 왠지모를 답답함에 그 주제를 꺼냈다."하지만 부군이야 있을 법 하지 않나요? 당시에 구혼례가 파되었다고 했지만 그 이후로 당문 내부에서 혼인이 성사되었다고 했다잖아요. 그럼 자연스럽게 당 소저의 부군은 당문인일텐데...""소죽! 그, 그만!!"위국의 외침에 그녀들은 무슨 이유로 그녀가 소리쳤는지 곰곰히 생각했다가, 위국처럼 그간의 당문의 상황을 되돌아보니 그녀가 어째서 소리를 질렀는지 늦지않은 시간내에 깨닫게 되었다. 묵령의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녀들의 표정을 보며 묵령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으니 그녀들의 속도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위국이 조심스레 물었다."음... 당소저. 혹시 혼인한 것이 사실인지요?""......?"묵령은 그녀의 의도를 몰랐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셋이 흠칫했다."그럼 그... 부군이라는 분이... 혹시 당문 외성제자. 조활 공... 이 맞나요?""...네."하늘이 무너지는 소리가 그녀들의 귓가에 들려왔다. 묵령의 반응을 보아하니 아직 그의 상황을 모르는 눈치였으니 안타까움이 배가 되었다. 위국은 순간 눈앞이 흐려지더니 아무 생각이 안들었다. 그저 묵령에게 다가가 안아줄 뿐이었다."......괜한 걸 물어서 미안해요. 정말..."묵령은 그때 자신이 꾸던 꿈 내용이 떠올랐다. 좋지않은 그림의, 잘때마다 매번 꾸는 악몽이었다. 누군가를 잃는 꿈. 당문이 불타오르는 꿈. 그가 불타오르는데 그저 멀리 도망가라는 꿈. 지난 삼십일일동안의 꿈이 다시금 새겨졌고, 묵령은 그것이 단지 꿈이라고만 치부하고 있었다. 자신의 부군은 강했으니까 어떻게든 살아있으리라 착각하고 있었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 지독한 악몽이 실제라는 것을 위국의 행동으로 비로서 깨달았을 때, 그녀는 당문이 아닌 이곳에 있었다. 그간의 추억들이 머리속에서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녀는 작은 입술을 굳게 깨물었고 원망스러운 차가운 땅바닥만 쳐다보았다."......역시. 꿈이... 꿈이 아니었나요..."위국은 힘이 되어주지 못해 그저 미안함만 가득했다. 그때, 당문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어째서 다수결만을 생각했을까. 공동파는 이미 썩을대로 썩었는데, 자신이라도 당문을 위해 움직였어야 했었다. 그렇게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미안... 미안해요... 그때... 나 혼자라도 나섰어야 했어... 알고 있었는데... 용기가... 없었어... "위국의 품에 안긴 작은 소녀는 그대로 얼굴을 파묻고 하염없이 울었다. 악몽은 그저 기분나쁜 꿈이길 빌었지만, 세상은 너무나 잔인했고, 현실은 가혹했다. 소녀가 받아들이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여전히 현실은 불공평하고, 그녀들은 분노했고, 슬퍼했다."하... 진짜 여러모로 민폐구나. 맹의 이름을 가진 집단이라는 족속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우소매는 속에서 무언가가 들끓어오르는 기분을 느꼈다. 소녀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은 족속들을 감히 맹이라 불러 마땅한 것인지 의문이다. 강력한 집단이긴 하지만, 동시대 같은 무림인으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닌 사실에 마냥 혼란만 가중되니 이빨만 아득빠득 갈릴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욱죽도 마찬가지였다."피곤한 놈들... 때려죽여도 모자라구만... 이참에 무공이라도 익혀야하나..."망치를 든 손이 부들부들 떨려 주변의 나무들을 두들겨 부숴놔도 화가 사그러들지가 미지수였다. 이 순간만큼은 열골마가 되어 당황한 무림맹 앞에 강림하고 싶었고, 무공을 배우지 않은 것이 오늘 만큼은 후회스럽다고 생각했다.아침은 밝았지만, 비가 내렸다.주륵주륵 내렸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진전은 있습니까."음습한 어느 동굴 안. 산자인지, 사자인지 모를 누워있는 사람의 형태를 유심히 바라보는 한 남자가 누군가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것의 곁에서 무언가를 하던 어떤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전이랄까... 이 분에게 집착하는 모양새인데, 이유라도 있으신지요?"남자가 물었다."내가 물어보는데 질문으로 답을 하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소. 그래도 목숨을 부지하게 만든 은인에게 하는 말 치고는 건방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남자의 어투와 늘어놓은 말을 듣자하니, 여자도 그리 쉽게 질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어차피 죽으려 했던 몸입니다. 그 기회를 당신께서 가져가셨으니 당신이 목숨 줄을 지녔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만. 착각도 정도껏 하시는 게 어떻습니까?"남자는 평소에 절대 지지않는 성격이라 그랬는지 속으로 참을 인을 새기고 잠시 눈을 감고는 생각에 잠긴 모양이다. 여자는 그저 누워있는 그것에 모든 집중을 하기라도 한 모양인지 맥도 잡아보고, 피도 채취해보고, 얻어낼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얻어낼 수 있게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여자가 입을 열었다."진전이 있긴 있습니다. 단지, 의미없이 일을 진행하는 것 같아 묻는 것 이었으니 저도 그만 하겠습니다. 질문해도 좋습니다."그녀의 말에 눈을 지긋이 뜨고는 탁자 위의 날카로운 작은 날붙이를 들고는 이리저리 살펴본다. 그녀의 시선을 빼앗기 위해서인가도 싶었지만 그녀는 단 한번도 시선을 주지않고 오로지 자신의 할일을 묵묵히 할 뿐이었다."생각보다 날카롭습니다. 만지시는 것은 뭐라 안하겠으나, 질문이 없다면 더 묻지 않겠습니다.""당신은 이걸로 사람을 보는 것이오?"잠시 멈칫하며 남자를 바라보았지만 크게 대수롭지 않은 듯, 다시 할일을 마저 하면서 입을 열었다."지금 제가 하는 시술은 다들 꺼려하는 방식입니다. 사람의 건강이나 병의 이유를 겉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제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록 사람을 열어보는 시술이지만, 약이라는 것이 실제로 어찌 작용하는지 눈으로 봐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그 도구가 당신의 눈에 이상해보임이 충분합니다. 그러니 믿으려하시면 믿으시고, 믿지 못 하겠으면 지금 시술을 중단 할 수도 있으니 언제든지 이야기 하십시오."남자는 그녀가 사용하는 방식을 생각보다 신뢰하는 모양이었다. 생전 처음보는 방법. 맥을 짚는 방법까지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었으나, 가르고, 붙이고, 직접 그 부위를 살펴보는 방식은 듣도보도 못한 방법이기에 주변에서 이를 마도다, 마녀다 라는 각종 수식어가 붙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 효과를 보였던 정보들이 그녀를 뒷받침 하고 있었으니 주변의 손찌검은 지금당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니라. 단지, 지금 필요한 것은 그녀의 방법, 방식이었으니 남자는 그녀가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리낌을 지워 계획을 앞당기는 것이 우선이라 판단했다."아니오. 괜찮소. 당신의 방식은 여간 찾아보기 힘든 방식이기도 하고, 말마따나 당신이 이뤄낸 업적만 보더라도 유능한 몸이시니 일절 의심하지 않소. 의심이야 말로 신뢰를 베어버릴 칼날일지니, 수고를 들여 당신의 목숨을 구한 이유는 신뢰입니다. 당신을 믿소."여자는 그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고, 이어서 작업을 하려는지 남자가 이리저리 살피던 도구를 가져와서는 조용히 누워있는 사람의 형체를 향해 사용하기 시작했다."믿어주신 은혜는 목숨을 구해주신 은혜와 더불어 갚아드릴테니, 시간을 두고 지켜봐주십시오. 나쁜 결과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아직 확인해야 할 요소들이 많으니 그 부분만 확실하게 가려진다면 분명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소. 지금은 필요합니다. 이러고 있어서는 안됩니다."여자는 그가 말하는 것을 조심히 경청하고는 계속해서 작업을 시작했다.남자는 누워있는 형체를 보고는 조용히 뒤돌아 밖으로 나섰다. 밖으로 나선 하늘은 먹구름이 가득하고, 비는 부슬부슬. 바람은 차분히 부니 곧 태풍이라도 불어 올 것만 같았다. 본질이 뒤바뀐 무림맹이 현 무림을 장악한지 아직 한달. 그들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니,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다. 적어도 많은 정보와 교류가 필요한 시점에 그 누구도 움직이지않아 걱정이다.무림맹은 너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림맹의 무림 강제재패와 멸문, 멸파. 이것이 과연 자신이 알고 있는 무림맹이라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정도가 사라졌다. 대의가 사라졌다. 마치 사파와도 같구나. 사마외도와도 같구나. 그저 하늘을 쳐다보니 어두운 구름만 보여 더 이상 그 앞이 보이질 않는다. 뒷짐을 진 두 주먹은 이제는 알 수 없는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겹친 듯 살살 떨리고 있었다. 바람도 서서히 불기 시작했고, 빗줄기가 그 바람에 휘날리기 시작하니, 차가운 빗방울이 옷을 살살 적시기 시작하니 안하던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이 시기에 태풍이라니... 좋지 않군. 잘 있으려나..."
월영전(月鍈傳) (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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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추측이네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5.03.03 02:4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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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존 강개취의에서 뻗어나간 엔딩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 25.03.03 22:48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