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의 저편으로 추가 컨텐츠 모두 클리어. 캐릭터 전체 250레벨, 최종 무기 장착, 아츠 캐릭터 이외는 최종 악세. 모두 맞추고 어비스로 심층 최종 보스 잡고 대강 마무리합니다.
전반적으로
- 선물로 확장 패키지를 줬다기 보다 마감 못 맞췄고 3분기 실적을 내기 위해서 일단 뚝 잘라서 먼저 본편을 릴리즈 한 것 같습니다. 이걸 굳이 따로 낼 필요는 없었던 것 같아요.
- 최근에 섬3를 꺼내서 해 봤었는데 시궤와 비교할 때 시스템 편의 부족은 말할 것도 없고 너무 스토리 템포가 느리게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시궤의 스토리 전개가 빠르다는 이야기도 되는데 저는 시궤 쪽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책이나 서브퀘 놓쳐서 세이브 수시로 하고 역시나 몇번 로드 하면서 전전긍긍하는 삶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아요… 전투, 인물 수첩 완도 다른 시리즈에 비해서 많이 난이도가 낮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것도 좋았습니다.
- 솔직히 루퍼스가 다시 크로스벨 점령해서 로이드 눕히고 린의 검에 아직 고민이 담겼느니 어쩌니 할 때, 거 재탕이 너무 심한 거 아니요 하고 정말 너무너무 화가 났는데 지금은 이 시리즈도 필요했다고 인정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 차차 적겠습니다.
린에 대해서
- 이번 작의 린은 사족입니다. 이렇다할 명확한 이유 없이 같은 고민을 반복시키는 건 시나리오 라이터의 고민 부족입니다.
- 섬궤 전반의 저주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린의 테마는 '희생 없는 행복은 가능한가'. '쉽게 자기 희생을 선택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대강 이런 내용이고 그걸 깨달으면서 검성의 경지에 오릅니다. 린은 저주가 깃든 자신의 몸에 깊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쉽게 말하면 ‘가장 값지게 죽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 근데 섬궤2의 크로우, 섬궤3의 밀리엄의 사망으로 이 테마가 좀 꼬입니다. 나의 희생은 안되지만 동료의 희생은 괜찮은가? 이 모순 때문에 이거 뒷수습이 쉽지 않겠구나 생각을 했었는데
- 섬궤4의 진엔딩을 보고 ‘아 왜 다 살아나냐 유치하다’ 라는 생각보다 ‘아, 이걸 이렇게 푸는 구나…’ 하고 좀 놀랐습니다. 지보의 힘이 여럿 겹쳤을 때 (키아) 죽음도 극복 가능하게 하는 현상이 있었다 보니 뭐 인정합니다. 4개의 타이틀 동안 린 너무 고생했는데 이 정도 상은 주는 게 맞다 생각도 들고… 저도 사람 안 죽는 거 좋아요. 레베도 안 죽었으면 했어요.
- 하여간 이러다 보니 섬궤 쪽 시나리오에서 희생자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주인공 테마와 꼬이기 때문에... 시궤 막판에 바벨이 쥬노 요새를 증발시켰는데 다행히도 희생자가 없었다 그래서 ‘말도 안되는 소리 하네’ 생각했습니다.
- 이렇게 린 자신의 이야기는 섬궤 4에서 끝났는데도 시궤에서 리바이벌을 해서 좀 짜증이 났는데, 마지막의 ‘나는 행복해져야 한다’ 의 대사는 무게감이 있었고, 들어볼만 했습니다. 궤적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그건 그거고 이슈멜가는 다시 안 나오는 게 맞았습니다. 궤적 6이후의 모든 주인공이 다 모여서 돌파할 대상으로서의 무게감을 원한 것 같은 데 너무 오랜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한 저주가 이런 식으로 쉽게 되돌아 오고 또 쉽게 퇴장하는 게 납득이 어렵습니다.
- 10/1 추가 패키지 시나리오를 볼 때 역시 차기작 출연의 가능성이 보입니다. ‘내 역할이 아니다’ 는 이번 가족 여행은 순순히 돌아가겠다는 거고 그 다음에 바로 ‘지금은 아직 아니다’로 첨부도 했고 팔엽일도류 사매(?)에게 검이 부러져서 목숨도 구걸당한 상황에 ‘아 이젠 만날 일 없다’하는 건 좀 이상해요. 이제 와서 라그나로크 헬라 같은 누님을 (그러고 보니 묠니르도 부서졌었네) 아네라스가 상대할 순 없잖아.
루퍼스에 대해서
- 섬궤 내내 너무 싫었던 캐릭터입니다. 그러나 밤의 나인 밸리 비행선 신에서 반. 마지막 던전 신에서 반, 해서 용서합니다.
- 사형 집행 안 된 건 신기하긴 해요. 애쉬도 사실 제국에 다시는 발 못 붙일 줄 알았습니다. (집행자 하면 되겠네 했지...) 그러나 장군 들이 탱크 위에 서서 지휘하고 사관생도들이 총구를 교관에게 들이대고 수업 받는 세계관에서 뭔들 못 할까 싶어요. 궤적 시리즈의 군대와 사관학교는 일본 자위대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서 정규군 느낌으로 보면 속만 터집니다.
- 하여간 루퍼스란 캐릭터 자체는 환영합니다. 지금까지 궤적 시리즈에 없었던 타입이라서 이야기를 많이 다채롭게 해 줄 것 같습니다. 벽궤에서 로이드, 섬궤에서 린의 동료는 다들 너무 주인공만 바라보고 있어서 다들 개성이 없었어요. 영벽궤에서 미연시 살짝 맛보고 섬궤에서 본격 도입해 봤더니 주인공에 목메는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캐릭터가 많이 겹칩니다.
- 주인공과는 다른 사고로 움직이는 인물들이 이야기를 다채롭게 해 줍니다. 렌이 특히 그랬고, 뒤바리마저 린 루트를 타려고 해서 머리가 아팠는데 루퍼스 옆에 있으니 캐릭터가 확 살아나요. ‘죽어도 싫은데요?’ 아우 너무 후련해.
감정 조절
- 궤적 그동안 우는 연출 너무 ‘우아아앙~’ 일변도라서 민망했습니다. 시궤 처음 엔딩 볼 때 루퍼스 마지막에 우와앙~ 하고 울까봐 식은땀 났습니다.
- 라피스는 ‘우와아앙’ 인정. 하여간 팔콤 놈들 소리없이 떨어지는 눈물 한 줄기의 미학이 없음.
- (1) 퇴장할 때 아무도 안 보는데 뒤로 손 좀 그만 흔들고 (2) 서로 쳐다보고 그냥 끝내. 끄덕이지 좀 마 (3) 즐거운 대화 심볼 등 2D 캐릭터 때 이펙트를 3D에 쓰는 건 정말 오바입니다. 연출은 연극처럼 과다하게 하라고 지시하는 디렉터 (그것도 윗사람)이 분명히 뒤에 있습니다. 누가 좀 말려줘요.
심층 영역, 최종 전투에 대해서
- 일단 열리자 마자 나이트메어 난이도 고정해서 따로 레벨 안 올리고 최종보스까지 직행. 클리어했습니다. 문제는 레벨을 +50, +100 안 하고 걸리는 몹만 잡으면서 그냥 막보한테 간 건데 아주 큰 실수. 오랜만에 식은땀 났습니다.
- 파티는 크리티컬 팟, 데미지 증폭 팟, 아츠 팟 세 개로 나눠서 운영 중이었습니다. 오더와 베리언트 레이지를 최대한 활용하려다 보니 다른 세팅의 캐릭터를 섞으면 효율이 안 좋더라고요.
크리티컬 팟은 티타, 랜디, 크로틸더 오더, 데미지, 아츠 팟은 렉터, 크로틸더 오더 추천합니다. 뎀딜로 따지면 크리:대미지:아츠 = 1.0 : 1.2 : 1.5 정도 느낌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 전투는 크리티컬 팟을 골랐습니다. 역시 BP가 건실하게 쌓이는 게 전투 운영이 편합니다. 아츠 팟은 딜이 좋은 대신 오더가 꼬이기 쉽다 보니 역시 다들 일장 일단이 있는 것 같아요.
하여간 즐거운 한 달이었습니다. 이제 다음 타이틀 나올 때까지 안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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