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학생이었을 때, 같은 세미나에 A라고 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A는 그리 말수가 많지도 않고 세미나에 출석해도 주변과 필요이상으로는 대화하지 않았습니다.
학내에서도 딱히 친한 친구는 없는 모양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 A가 저에게 말을 건네왔습니다.
A가 말한 내용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걸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 데다가 아무리 봐도 여성 경험이 적어보이는 저에게 말하니 부자연스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혹시 놀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조금 의심했습니다만, 그의 태도가 너무나도 진지해서 그렇게는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말을 들어보니 그가 좋아하는 사람인 여성하고는 대화해 본 적도 없고 길에서 스쳐지나가는 사이(?)라는 듯했습니다.
아무리 여성 경험이 적은 저라도 우선은 말이라도 붙여보지 않으면 진전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말부터 걸어보는 게 어떤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A는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라든가 "말할 타이밍을 잡지 못하겠어"등을 질문했습니다.
저는 각 질문에 대답했고 A는 그걸 전부 메모했습니다.
다음주 세미나 시간에 A는 또 다시 저한테 찾아와서 "오늘, 말 걸어볼 거야"라고 했습니다.
저는 A가 좋아하게 된 여성이 어떤 사람인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A에게 "대화가 끊어지면 내가 끼어들게"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뻐하며 함게 가는 걸 동의해주었습니다.
그 여성은 언제나 저녁 5시쯤이면 정해진 것처럼 길을 지나간다고 하기에 A와 그 길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 길은 주택가를 지나가는 외길로, 들어가서 기다릴 수 있는 가게도 없어서 멍하니 여성이 오는 걸 기다렸습니다.
5시가 조금 지나자, A가 "왔다"고 중얼거리며 조금 걸어나가더니 전에 메모한 내용대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화는 어느 정도 이어진 듯했고, 제가 끼어들 필요는 없어보여서 그 자리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서 그 자리를 떠나고 싶었습니다.
저에게는 A가 말을 건네고 있는 상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A는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도 A는 평범하게 세미나에 출석했습니다.
조금 말수가 많아지고 밝아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애인이라도 생겼어?"라고 묻자, 그는 기뻐하며 "같이 살고 있어"라고 대답했습니다.
"어떤 사람이야?"라고 하는 질문에는 "S(저)가 본 적 있어"라고 대답했습니다.
아직도 저는 A가 장난을 친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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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람....나만볼수 있어요....내눈에만...보...여요... 크흐륵커헑으흐윽 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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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 16.12.26 11: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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