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후네 케이지 "개발자-유저간에 '장벽'이 생겼다"
그는 "예전에는 개발자들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었지만, 산업이 성장하고, 개발비가 높아지고, 실패에 대한 위험이 커지면서 개발자와 유저사이에 '회사'라는 큰 장벽이 생겼다"며 "하지만 미국의 '킥스타터'(크라우드 펀딩을 위한 사이트)를 활용하면 개발자와 유저사이의 장벽을 없앨 수 있다. 유명하지 않은 개발자라도 어떻게든 이런 것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개발자-유저의 '장벽'과 일본 게임 시장의 신작 가뭄
이나후네 케이지는 캡콤에서 '록맨' 등 다양한 게임 프로젝트에 참가했었고, 지금까지 약 27년 동안 게임 개발을 해왔다. 그가 한창 일을 했을 당시에는 개발자들이 '이런 게임 만들고 싶다'고 하면 경영진들이 크게 간섭하진 않았다. 최소한 '안된다'고 하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게임 개발비가 점점 상승하고, 게임 산업이 커지고, 게임 하나가 실패했을 때 회사가 큰 타격을 입는 시대다.
그러다보니 개발자들이 '이런 게임 만들고 싶다'고 해도 경영진들이 반대해서 못 만드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런데 그런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은 분명히 시장에 있다. 예전에는 개발자와 이런 유저 사이에 장벽이 없었지만, 이제는 '회사'라는 큰 장벽이 생겨 버렸다.
같은 이유로, 일본 게임 시장에는 신작이 별로 없다. 실패했을 때의 위험이 너무 크기에, 너도나도 잘 팔리는 스타일로 게임을 만들고, 기존 시리즈의 후속작을 개발한다. 이나후네 케이지는 "사실 일본인이 잘 하는 것은 기존에 있던 것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런데 신작이 나오기 힘든 시장 상황이 되다보니 일본인의 장점을 살릴수가 없다"고 말했다.
■ '킥스타터'를 활용해서 '장벽'을 없애보자
이나후네 케이지도 'comcept'라는 게임 개발사를 설립한 후에는 경영진이되었다. 아직까지 직원들에게 월급을 못준 적은 없었지만, 매달 직원들 월급을 주기위해서는 항상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그는 "캡콤에 있었을 때애 비해 더 정신 없긴 하지만, 이런 저런 회의가 없고 게임 개발에 100%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느 날 미국에 있는 '킥스타터'가 눈에 띄었다. 이것을 잘 활용하면 개발자와 유저의 '장벽'을 없앨 수 있을 것 같았다. 킥스타터는 개발자와 유저간의 '직거래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마침 이나후네 케이지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록맨'을 다시 만들어달라는 팬들을 많이 만났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로만 원하는 것인지 정말 원하는 것인지 '킥스타터'를 통해 물어볼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록맨'은 아니지만 '록맨'의 영혼을 담은 '마이티 No. 9'을 개발하겠다고 킥스타터에 올렸다. 기본적으로는 PC로 개발하고 모금액이 특정 수치를 달성하면 PS3, Xbox360 버전도 만들고 더 모이면 PS4, XBOX ONE 버전도 만들겠다고 공개했다. 대답은? 바로 1차 목표액이 모금됐다.(킥스타터 페이지 바로가기) 전 세계의 '록맨' 팬들이 입으로만 원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은 이나후네 케이지가 유명 개발자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름이 없는 인디 개발자라도 킥스타터를 활용하는 방법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나후네 케이지가 '이 개발자가 만들려는 게임은 내가 봤더니 괜찮더라'라는 식으로 추천을 해줄 수도 있다. 새로운 책이 출판되면 유명한 소설가나 작가들이 책 뒷면에 추천하는 멘트를 적는 것 처럼. (물론, 잘못되면 신뢰도가 떨어져서 다시는 활동할 수 없겠지만.)
■ 인디 개발자라면?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계속 만들어라"
이나후네 케이지는 인디 개발자들에게 "퍼블리셔가 이 게임을 사줄까 안사줄까를 의식하지 말고, 그냥 자기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게임을 계속 만들어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자신이 개발한 것을 대기업에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인디 개발자들에게만 보여줄 것. 대기업 관계자에게 보여주면 자칫 비슷한 게임이 먼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캡콤 정도되는 대기업이 되면, 내부적으로도 서로 치열하게 견제한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자기가 먼저 선점하려고 하는 경쟁도 치열하다"며 "반면 인디 개발자들은 일단 자기 일 하는 것도 벅차다"고 말했다.
■ 부분유료화 게임에 대한 이나후네 케이지의 생각
이나후네 케이지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부분유료화(Free-to-play) 게임에 대해 "기본적으로 게임은 무료로 즐길 수 없다는 점을 게이머도 알 것이다. 아무리 부분유료화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게이머로 하여금 돈을 내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안그러면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며 "이런 점 때문에 부분유료화 게임이 자칫 잘못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comcept' 이나후네 케이지 대표
| 김창훈 기자 changhoon@ruliweb.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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