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블1과 제노블2가 반반씩 섞였다,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 사전 체험회
당초 9월 발매를 예정했던 제노블레이드 3는 갑작스러운 발표를 통해 발매일을 7월 29일로 약 1개월 앞당기는 초유의 발표를 진행하며 무릇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발매일을 앞당겼다는 것은 결국 게임의 시스템적 완성도와 안정성이 충분함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닌텐도는 제노블레이드 3만을 위해 구성된 다이렉트 방송까지 진행하며, 보다 본격적으로 게임의 시스템과 세부 사항 등을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점차 정보가 공개될수록 제노블레이드 3는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 그리고 두 세계관의 합쳐짐에 따른 궁금증을 낳으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현재. 7월 말로 예정된 정식 발매에 앞서, 사전 체험회를 통해서 제노블레이드 3를 플레이하고. 새로운 시스템 전반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 사전 체험회는 한국닌텐도를 통해 진행되었으며, 게임 플레이의 가장 첫 챕터를 대상으로 체험회가 이루어졌다. 이번 기사에서는 초반부 내용 중 구체적인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제외한 신규 시스템 등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
● 제노블레이드 3의 설정 그리고 발전한 연출
게임의 트레일러 공개 당시부터 여러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본편의 시작과 동시에 명쾌한 답이 내려진다. 전작인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 1과 2는 서로 다른 세계관을 선보였지만, 그 중앙을 관통하는 존재와 핵심 설정을 가지고 있었다. 어찌 됐든 원인이 되는 사건이 같았고. 그 중심에 자리한 인물과 설정들이 느슨하게 두 세계관을 이어주는 형태였다.
문제는 그간 영상에서 유추할 수 있었듯. 두 세계와 관련해서 무언가 사건이 일어났다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꽤나 의미심장한 연출로 말이다. 다만, ‘어떻게’라는 부분에서는 큰 의문점들을 낳는다. 아마도 이야기의 핵심적인 갈등 상황을 고려하면, 최후반부에 가야만 의문들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제노블레이드 3의 세계관이 구성되는 과정. 제노블레이드 DE의 후일담과 연결되는 부분들. 다른 건축 양식. 전작들이 공유하는 핵심적인 가치와 개발진들이 바라보는 신이라는 개념 등 초반 1장 만으로도 눈여겨 볼 부분들이 잔뜩이다. 전작의 이야기를 모두 관찰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의문 및 상황 설정들(검은 안개라거나)이 하나하나 묵직하게 다가온다.
이와 같은 시각에서 보기에 제노블레이드 3의 이야기 진행은 제노블레이드 1의 그것과 닮아있다. 사건과 사고. 갈등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명확하게 답이 내려지는 것이 없다. 사실상 튜토리얼을 겸한 1장의 플레이는 주요 설정과 주인공의 과거 에피소드. 현재 게임의 무대 아이오니온의 상황을 설명하고. 앞으로 주요 갈등이 생길 소재를 여럿 배치하는 데 그친다.
따라서 1장에서 눈여겨 봐야 하는 부분은 이야기나 소재의 측면보다는 발전한 연출. 그리고 상당한 분량의 컷신과 더빙이다. 단언컨대, 제노블레이드 3에서 초반부 컷신은 꽤 긴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들과 비교해서도 분량이 꽤 많고. 간단한 튜토리얼 이후, 모든 세부 사항과 설정 일부를 컷신으로 제공하는 상태다.
주요 컷신의 경우에는 카메라를 의도적으로 역동적이게 배치하거나. 약간의 클리셰적인 연출들 -주로 애니메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을 사용하고 있다. 신규 시스템 우로보로스 변신이 추가되었기에, 변신이라는 소재와 연출 등을 컷신에 녹여내고 있는 모습도 보여준다.
시리즈 전체가 늘 비슷한 빌드업을 보여줬듯이, 제노블레이드 3 또한 같은 방향성을 지향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차근차근 소재와 단서들을 풀어나가며 사건의 배후.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이 이어지는 설계다. 1장은 후반부와 종반부의 전개를 위한 대략적인 설정을 전달하는 형태에만 그치므로, 이후 본편에서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발전한 편의성 - 내비게이션과 일부 UI 변경 사항들
전투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기에 앞서, 제노블레이드 3의 UI / UX 측면. 그리고 튜토리얼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편의성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간 시리즈에서 고질적으로 지적되었던 편의성이나 UI 등의 요소는 이번 타이틀에서 더 원활한 플레이를 유도하는 형태로 개선이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발전이다. 전작들은 구체적인 내비게이션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과 다층적 구조로 구성된 맵의 설계 때문에 이동을 하거나 숨겨진 요소를 찾는 것에 애로사항이 많이 발생하곤 했다. 특히 제노블레이드 2의 경우는 심각한 상태였는데, 맵을 위아래로 넓게 배치하면서도 명확한 지침이 없었다.
이는 필연적으로 플레이어가 맵을 탐색하게 하고. 동시에 예상치 못한 위협들-필드 내의 고레벨 몬스터-로 모험에 방해를 받는 결과로 이어진다. 제노블레이드 3는 설정 상 ‘눈동자’라 부르는 시스템 덕분에, 목표한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제공하는 상태다 .
그러나 게임 내 도움말에도 나오는 부분이지만, 내비게이션이 표시한 경로에는 생각하지 못한 위협이 여전히 존재한다. 적의 위치에 상관없이 표시되는 것이기에 그러하다. 이제는 빠지면 섭섭한 필드 내 거대 몬스터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므로 플레이 과정에서 주의를 요구한다. 사실 이러한 거대 몬스터 / 필드에서 예상하지 못한 위협 등을 통해 플레이어를 유도하고 있으니, 편의성 자체가 개선된 것에 보다 무게를 두는 것이 좋을듯 싶다.
도움을 청하는 NPC / 아군과 적이 싸우는 간헐적인 전투 등으로 내비게이션이 지시하는 길을벗어나게 한다. 간헐적인 전투는 접근 시 편을 들어서 전투가 이루어지고. 승리 시에 소정의 보너스와 보상을 받는 형태다. 초반부 주인공이 속한 진영만이 아니라, 몬스터와 몬스터가 싸우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선을 돌리는 형태로 작동한다.
전반적으로 모험 과정 위에서 부가적인 콘텐츠가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고. 초반 지역임에도 탐험할 장소들은 여럿 존재한다. 맵 자체는 수직적인 구조를 최대한 지양하고자 한 것으로 보이나, 후반부 지역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이어질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또한 여전히 오랜 시간에 걸쳐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되고. 이를 배워나가며 활용하는 플레이도 같다. 즉, 클래스 변경과 같은 제노블레이드 3의 추가점 등을 직접 마주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장이 끝난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손이 더 바빠졌다 - 제노블레이드 3의 전투 전반
제노블레이드 3의 전투 전반은 전작들이 보여준 탄탄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일종의 MMORPG식 전투 흐름과 같은 그것이다. 캐릭터마다 특정 역할이 주어지고. 플레이어는 이 중 일부 캐릭터를 조작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게 전투를 이끌어나가는 형태를 의미한다. 제노블레이드 3는 이와 같은 기본 틀은 유지하되, 굵직한 변경 사항으로 발전한 모습을 각인시킨다.
전투가 보여주는 변경 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조작 캐릭터를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 두 번째는 클래스 변경으로 다양한 육성 방식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두 요소는 제노블레이드 3에서 달라진 설정과 플레이를 이끌어내며, 여기에 플레이의 변주를 더하는 요소로 작동한다.
2는 좌측의 방향 버튼을 눌러서 블레이드를 바꿔 착용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서 전투의 리듬과 전략적 판단을 요구했다. 3개의 아츠를 가진 블레이드를 3명까지 장착했으니. 캐릭터가 하나라도 일반적으로는 9개의 아츠를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이 또한 8개의 아츠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역할이 고정되어 살짝 단조로웠던 전편의 시스템을 발전시킨 결과물이기도 하다.
제노블레이드 3는 기본적으로 2와 같이 3개의 아츠를 사용하게 되었으며, 여기에 조작 중 다른 캐릭터로 변화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전작들이 하나의 캐릭터만을 사전에 고르고. 이를 전투에서 활용했던 것과 무척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해당 변경점은 전투를 보다 복잡 다양하게. 그리고 전작들과 다른 흐름에서 전투를 진행하게 한다. 앞서 같은 역할군이 2인씩 편성되어 있다고 했는데,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 두 디펜더 직군 간의 어그로 전환이 중요하게 다뤄질 수도 있다. 강력한 적을 마주했을 때 얼마나 두 캐릭터 간의 협력이 잘 이루어지는가. 바로 거기에 맹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6인 캐릭터 조작 체계까지만 보면 이미 플레이어가 조작 가능한 스킬의 수가 18개다. 개발진은 여기서 클래스 변경을 통한 육성 볼륨을 더해뒀다. 이 경우는 단순히 클래스를 바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클래스의 아츠를 현재 클래스로 가져오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한 캐릭터당 3개의 아츠 그리고 3개의 마스터 스킬을 채용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조작 가능한 캐릭터가 6명임을 고려하면? 플레이어가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츠의 총합은 36개. 제노블레이드 2의 4배다.
방향키에 할당되는 마스터 아츠 그리고 버튼에 할당되는 일반 아츠는 ‘융합’을 통해서 모두 한 번에 사용할 수도 있다. 좌측의 마스터 아츠가 사용 가능한 상태 + 우측 아츠가 사용 가능한 상태가 되면 ZR로 융합 버튼이 활성화되고. 각 아츠가 가진 모든 효과를 받아 한 번에 공격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게다가 이걸로 끝이 아니다. 신규 시스템 ‘우로보로스’ 또한 전투의 변주를 더한다. 기존 시리즈가 체인을 통해서 강력한 한 방을 노릴 수 있도록 했다면. 이번에는 체인 어택 시스템과 더불어 A키로 발동하는 탤런트 아츠. 그리고 공격 콤보 시스템까지 여전히 유지된다.
이러한 콤보 관련 사항은 ZL로 전투 중 불러내는 전략 메뉴에서 어떤 방식을 중점적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제공한다. 플레이어가 지향하는 전략이나 전투 스타일에 맞춰 이용할 수 있도록 AI 행동을 조절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정리하자면, 제노블레이드 3의 전투는 전작인 1과 2의 융합이자. 보다 복잡 다양한 플레이를 추구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 두 작품의 시스템이 적절하게 섞이고 맞물리면서 전작들과 다른 리듬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시스템 우로보로스와 클래스 체인지를 통해서 더 강한 공격과 연출을 볼 가능성도 충분하게 주어지고 있다.
●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시리즈의 집약
아직 발매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만난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는 이전 작품들을 거치며 나온 기대치를 모두 충족함과 동시에, 새로운 설정과 이야기로 팬들의 기대를 한데 받고 있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시스템은 복잡하면서도 플레이어가 다양한 결정과 플레이를 누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서 제노블레이드 시리즈 특유의 전투가 가져오는 재미. 그리고 전투에서 플레이어의 생각과 조작이 들어갈 여지가 배는 늘어났다. 그래서 제노블레이드 3의 전투 자체는 더 복잡하고. 흥미로운 부분들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미 공개된 정보만으로도 역대급 육성 볼륨을 보여준 제노블레이드 3. 실제 제품판에서는 1과 2를 관통할 수 있는 이야기. 새로운 시스템과 다양한 가능성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제노블레이드 3는 오는 7월 29일. 한국어화를 거쳐 닌텐도 스위치로 정식 발매될 예정이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