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킬 어디까지 조합해 봤니? UBT로 평가대에 오른 ‘언디셈버’
니즈게임즈가 개발하고 라인게임즈가 서비스하는 핵앤슬래시 신작 ‘언디셈버(Undecember)’가 금일 오후 2시부터 UBT(Un Boxing Test)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1~5 액트로 구성된 게임의 첫 에피소드를 체험하고 13번째 존재인 서펜스에 맞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유저와 승부를 겨루는 영광의 성전, 다수가 협력하여 강적을 타도하는 보스 레이드, 최대 15명이 가입할 수 있는 길드 개설 및 8vs8 길드 전장까지 게임의 전체적인 윤곽을 살펴볼 좋은 기회다.
‘언디셈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앞서 인터뷰와 함께 소개한 바 있으므로, 여기선 사전 시연을 통해 접한 내용 및 감상 위주로 전하도록 하겠다. 별도의 등록 절차 없이도 PC(플로어), 모바일(안드로이드)로 UBT 참여가 가능하니 관심이 동한다면 어떤 게임인지 직접 확인하는 것도 좋겠다. 다만 18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UBT 기간은 오늘부터 19일까지 일주일. 플레이 영상을 공유하거나 버그를 제보한 유저에게 경품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클래스의 경계가 없는 자유로운 육성
핵앤슬래시든 아니든, 대부분 게임에서 처음으로 하는 일은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 선택의 대상은 캐릭터 자체일 수도 있고 클래스일 수도 있다. ‘언디셈버’의 경우, 그냥 자신의 성별만 고르고 곧바로 외모 조정으로 넘어간다. 클래스라는 개념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대신 힘, 민첩, 지능까지 세 능력치를 어떻게 분배하느냐가 육성 방향을 결정한다. 여기에 조디악으로 각종 특성을 찍고 장비와 스킬을 맞춰가며 자신만의 빌드로 발전시킨다.
그러니까 근접 전사를 꿈꾼다면 우선 대검이나 도끼를 구하고, 무기 장착에 필요한 수준까지 힘 능력치를 올리고, 근접 스킬룬을 장착하고 관련 조디악을 찍으면 된다. 궁수라면 민첩 → 활 → 원거리 스킬룬 → 조디악 세팅, 마법사도 마찬가지로 지능 → 지팡이 → 마법 스킬룬 → 조디악 세팅 순으로 빌드를 구축한다. 근접 전사로 플레이하다 귀한 지팡이를 주웠다면 능력치를 초기화하여 완전히 다른 빌드로 옮겨 타도 무방하다. 그만큼 육성의 자유도가 높다.
온갖 기상천외한 연계가 가능한 스킬룬
‘언디셈버’서 모든 스킬은 룬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룬을 바꿔 끼는 식으로 스킬 세트를 손쉽게 관리한다. 물론 스킬마다 발동하는데 필요한 무기가 각기 다르고 그 무기에는 요구 능력치가 붙었을 테니 아무렇게나 막 쓸 수는 없다. 즉 활을 들고 풍차처럼 주위를 벤다든가 도끼를 휘둘렀는데 화살이 나가는 수준의 기행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하나의 무기 내에서라면 룬 조합을 통해 온갖 기상천외한 연계기를 만들어 사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스킬을 조합하는 시스템을 룬 캐스트라 한다. 룬은 특정 스킬을 사용하게 해주는 스킬룬, 그 효과를 강화하거나 바꾸는 링크룬, 두 스킬룬을 이어주는 트리거룬까지 세 가지가 존재한다. 가령 불화살을 쏘는 스킬룬 + 투사체를 4개로 늘리는 링크룬 + 적중 시 발동 트리거룬 + 화염의 비를 내리는 스킬룬을 함께 장착했다고 해보자. 단숨에 네 갈래 불화살을 쏘고 적중된 장소에 화염의 비를 내리는 스킬이 완성된다. 이것도 하나의 예일뿐,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다만 앞서 언급한 무기 외에도 몇 가지 제약이 따르긴 한다. 일단 스킬룬 테두리가 여러 색으로 칠해졌는데 그것과 같은 링크룬만 연결할 수 있다. 스킬룬 테두리색을 바꿔주는 기능도 지원하지만 결과값이 무작위인데다 꽤 희소한 자원을 요구하므로 완전히 마음대로 세팅하긴 힘들다. 그리고 밸런스 붕괴를 우려해서인지 조건을 다 맞추더라도 트리거룬은 연달아 붙일 수 없다. A 스킬 발동 후 B 스킬 발동 후 C 스킬 발동 후… 이런 사기 스킬은 못 만든다.
‘언디셈버’가 여타 경쟁작과 차별화되는 요소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역시 룬 캐스트이리라. 아직은 기대만큼 룬의 종류가 많지 않고 PvE, PvP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지도 좀 더 지켜봐야한다. 그래도 본작의 아이덴티티이자 특출한 재미 요소이므로 이리저리 조합을 바꿔가며 자신만의 최강 연계기를 찾아보자. 1~5 액트까진 능력치 초기화가 자유로우므로 이런 빌드, 저런 빌드, 이런 스킬, 저런 스킬을 실험하며 다가올 정식 론칭을 미리 준비하면 어떨까.
호쾌한 몰이 사냥, 다채로운 즐길 거리
‘언디셈버’는 핵앤슬래시 즉 자르고(Hack) 베는데(Slash) 특화된 게임이다. 적 한둘 쓰러트리는데 진땀 빼는 게 아니라 화면 가득 몰려드는 떼거리를 단숨에 쓸어버리며 쾌감을 얻는다. 룬 캐스트 해금은 커녕 변변한 장비조차 없는 초반부터 이러한 방향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피해량과 범위가 다소 부족한 초반 스킬로도 적들이 두부처럼 터진다. 물론 그렇다고 난이도가 마냥 낮다는 건 아니고, 머릿수가 너무 많거나 특별히 강한 보스에게 위협을 받기도 한다.
아울러 테스트 단계임에도 많은 콘텐츠를 숨김없이 공개한 점도 특기할 만하다. 사전 시연이 가능했던 필자도 초반부를 넘지 못했을 정도로 1~5 액트는 상당한 분량이다. 여기에 PvP 콘텐츠인 영광의 성전과 길드 전장, 보스 레이드까지 모두 보여준다는 건 자신감이 넘치거나 매를 맞아도 먼저 맞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테스트할 콘텐츠가 많은 만큼 기간도 일주일로 긴 편이다. 평소 핵앤슬래시를 즐겨하고 새로운 대안에 목말랐다면 한 번쯤 플레이해보자.
모바일로는 넘치고 PC로는 아쉬운…
끝으로 ‘언디셈버’의 플랫폼 전략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라인게임즈는 꾸준히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거나 할 예정인 작품의 멀티 플랫폼화를 추진해왔다. ‘언디셈버’도 라인게임즈 자체 플랫폼인 플로어, PC 스팀, 양대 앱마켓에 함께 출시된다. 금번 UBT 역시 플로어와 안드로이드를 모두 지원하여 멀티 플랫폼이 어떻게 돌아갈지 살짝 엿볼 수 있다. 다만 진짜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플랫롬으로 나오느냐가 아니라, 메인 플랫폼이 무엇이냐다.
지난 인터뷰서 “모바일로 개발하다 PC로 확장했다”고 답한 바와 같이 ‘언디셈버’는 모바일이 메인 플랫폼인 듯하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느꼈다. 단순히 UI/UX만이 아니라 그래픽과 콘텐츠도 모바일로는 넘치되, PC로는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문제는 그간 메인 플랫폼이 PC인 것처럼 홍보되어 괜한 실망과 그에 따른 욕을 먹진 않을까 우려스럽다. 모바일 기반의 멀티 플랫폼 전략도 많은 장점이 존재한다. 그저 과도한 기대가 되려 독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