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배하라 성역의 창조자를, 디아블로 4 ‘릴리트’ 스태추
11월 첫째 주, 매년 이맘때쯤 뭇 게이머는 미국서 날아드는 블리즈컨 소식에 설레고 놀래고 환호하곤 했다. 필자 역시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를 뛰어다니며 몸은 고단해도 마음만은 퍽 즐거웠다.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 오프닝에서 두 고위기사가 합체할 때 함께 함성을 질렀고, ‘오버워치’가 첫 공개될 때 함께 감동 받았으며, ‘디아블로M’으로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질 때도 현장에서 함께 실망감을 토로했다.
올해 블리즈컨은 세계적인 코로나-19 창궐의 여파로 취소 수순을 밟았다. 내년 2월 온라인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지만 어쨌든 뭇 게이머로선 블리즈컨 없는 연말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필자의 이런 헛헛한 마음을 지름신이 알아줬을까? 작년에 예약 주문한 ‘디아블로 4’ 릴리트 프리미엄 스태추가 장장 1년여 만에 인천 공항 문턱을 넘어왔다. 증오의 딸, 성역의 창조자, 몸값 499.99달러(한화 약 57만 원)의 어머니 릴리트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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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인치(62.23cm) 스태추답게 박스가 엄청 크다. 사무실에 소형 냉장고가 새로 온 줄 알았다.
어머니의 존안이 그려진 박스 전면. 옆에는 크기 비교를 위한 악마적인 색상의 모 음료수 캔.
측면에는 릴리트의 상징이 있다. 자세히 보면 절규하는 천사나 악마의 등근육이 보이기도.
후면은 "세 명이 오리라~"로 시작되는 유명한 주문이 적혔다. 릴리트의 이목구비도 살짝.
끝으로 상부는 '디아블로 4'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로고로 장식됐다. 게임은 언제 나오려나?
상자를 개봉할 때 깨알 같이 보이는 문구 "피가 그 열쇠다(Blood is the Key)".
보증 및 경고문과 설명서 등이 동봉되어 있다. 대충 스태추 몸통만 잡고 들지 말라는 뜻이다.
스티로폼 뚜껑 - 1차 부속물 - 2차 부속물의 3단 구조다. 릴리트와 꼬리, 디아블로 머리가 한 묶음.
그리고 양 날개와 받침대가 한 묶음이다. 저 받침대가 정말 말도 못하게 무겁다.
릴리트 프리미엄 스태추 전체 구성품. 사진으로는 전달이 어렵지만 파츠 하나 하나가 큼직하다.
피규어 뽑기에서 가장 중요한 얼굴, 주황색 눈동자 부분이 약간 아쉽지만 이만하면 만족한다.
찍고 보니 부위가 좀 민망한데… 디아블로 머리에 가리는 부분까지도 디테일이 훌륭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찢어진 의복은 고풍스러우면서도 음산한 느낌을 준다. 약간 말라붙어 갈라진 나무 껍질 같기도.
보기에도 그렇고 실제로 만져봐도 질감과 무게감이 상당하다. 싸구려 플라스틱과는 전혀 다르다.
날개가 들어갈 어깨 죽지와 꼬리를 끼울 골반은 비어있다. 참고로 꼬리를 끼울 때 힘이 꽤 든다.
스태추 본체만큼 거대한 날개. 좌우 날개의 디테일이 조금 다르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훌륭한 도색 덕분에 날개뼈를 감싼 시커먼 가죽이 굉장히 생물적으로 느껴진다.
반투명한 날개막 역시 완벽하게 구현. 쭉 뻗은 뼈의 끝자락은 누가 찔릴 정도로 뾰족하다.
꼬리는 기본적으로 휨새가 있는 형태여선지 다른 부위보다 말랑말랑한 편이다.
워낙 길이가 긴 만큼 아래쪽에 받침대와 연결할 수 있는 고정핀이 하나 더 존재한다.
다음은 성역 정복 3전 3패에 빛나는 디아블로(였던 것). 릴리트에게는 작은 아버지뻘이다.
이쪽도 스태추 조립 완료 시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마감해놓았다.
상술했듯 헉- 소리나게 무거운 받침대. 스태추가 크고 고가라 넘어지지 않도록 무겁게 만든 듯.
간혹 받침대에서 품질이 급락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작품은 바위와 피의 묘사가 흠잡을 데 없다.
그러면 슬슬 어머니의 날개와 꼬리를 끼워드리자. 날개 각도가 살짝 비대칭이라 더 자연스럽다.
"작은 아버지, 어찌하여 머리만 오셨소…"
리빙TIP, 게임 패드 거치대로도 활용할 수 있다. Xbox 컨트롤러, 스위치 프로콘도 가능.
조립 완료한 릴리트 프리미엄 스태추의 위용. 옆에 둔 넨도로이드와 크기를 비교해보자.
24.5인치(62.23cm) 기럭지에서 뿜어져나오는 존재감은 실로 압도적이다. 과연 어머니!
한 마디로 고급스러운 그 자체다. 그간 한정판 번들 피규어만 찍어온 필자에겐 문화 충격.
오드아이라 왼쪽에서 볼 때와 오른쪽에서 볼 때 인상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날갯죽지에 뿔이 돋아난 뒤태 역시 강렬하다. 오오 어머니 오오.
Hail, Daughter of Hatred, Creater of Sanctuary. Hail, Lilith!!
크기가 워낙 커서 어딘가 거치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한동안 루리웹 사무실에 기거하시기로.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