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 블랙 옵스 콜드 워, 냉전 시대 음모론으로 회귀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밀리터리 FPS의 대명사 ‘콜옵’이 돌아왔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28일 새벽, 사전 예고한 바와 같이 신작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Call of Duty: Black Ops Cold War, 이하 블랙 옵스: 콜드 워)’를 전격 공개했다. 본작은 여러 ‘콜 오브 듀티’ 개발 스튜디오 가운데 트레이아크와 레이븐 소프트웨어가 공동 제작했으며 오는 11월 13일 음성까지 한국어화를 거쳐 정삭 발매된다.
2010년 첫 발을 내디딘 ‘블랙 옵스’는 제목 그대로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특수부대의 비밀 작전을 내세워 여타 ‘콜 오브 듀티’와 차별화를 꾀했다. 1960년대 냉전 한복판에 선 미군 특수부대원을 주인공 삼아 베트남부터 쿠바, 소련, 홍콩까지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암살 및 파괴 공작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작중 모든 상황은 게임 시나리오에 따른 허구지만 여기에 실존 인물과 장소, 사건을 교묘히 뒤섞어 그럴싸하게 풀어내는 서사가 백미다. 즉 기존 ‘콜 오브 듀티’가 테러 혹은 전면전을 다룬다면 ‘블랙 옵스’의 정체성은 음모론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어진 속편 ‘블랙 옵스 2’가 2025년을, 그리고 ‘블랙 옵스 3’가 무려 2060년을 배경으로 삼으면서 시리즈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것. 물론 계속해서 특수부대의 비밀 작전을 다루긴 하지만 어차피 그 기반이 되는 역사 자체가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이니, 음모론적인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트레이아크도 이야기를 수습하기 곤란했는지 2018년 출시된 ‘블랙 옵스 4’는 아예 싱글 캠페인을 제외한 멀티플레이 전용 게임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시리즈 10주년을 기념하는 ‘블랙 옵스: 콜드 워’는 ‘블랙 옵스’의 모든 것이 시작된 지점, 즉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초강대국의 냉전 시대로 회귀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집권하던 1980년대 초,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련 스파이 페르세우스에 맞서 미 정보국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작전의 지휘봉을 든 인물은 미스터리한 CIA 요원 러셀 애들러. 뿐만 아니라 시리즈 전통의 주인공인 메이슨, 우즈, 허드슨이 합류하여 페르세우스의 음모를 파헤친다. ‘블랙 옵스 1’ 시나리오를 집필 한 바 있는 헐리우드 영화 감독이자 각본가 데이빗 S. 고이어가 복귀하여, 우크라이나부터 라오스에 이르는 흥미진진한 음모론을 들려줄 전망이다.
이처럼 시나리오가 원점 회귀를 택한 반면 게임 시스템은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변화로 눈길을 끈다. 우선 시리즈 사상 최초로 주인공 캐릭터의 완전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성별과 피부색, 어느 지역 출신인지, 군 경력이 있는지, 심지어 불안정하거나 폭력적이라는 등 심리학적 프로파일도 설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화에 선택지가 생기고 임무 도중 분기가 나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으며, 완수하지 않아도 무방한 부가 임무가 주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플레이어의 선택은 향후 전개에 영향을 미쳐 멀티 엔딩으로까지 이어진다.
트레이아크의 야심작 ‘블랙 옵스: 콜드 워’는 크로스 플랫폼을 넘어 크로스 제네레이션을 표방한다. 따라서 PC, PS4, Xbox One은 물론이고 연말 출시될 9세대 가정용 콘솔 PS5, Xbox Series X까지 모든 기종에서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론칭 이후에도 멀티플레이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무료 업데이트되며 배틀로얄 모드인 ‘콜 오브 듀티: 워존’과도 연동한다는 계획이다. '블랙 옵스'하면 빼놓을 수 없는 좀비 모드 역시 돌아온다.
시나리오부터 시스템까지 파격의 연속인 ‘블랙 옵스: 콜드 워’, 과연 ‘콜 오브 듀티’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1편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에 트레이아크 댄 번팅(Dan Bunting) 공동 대표, 레이븐 소프트웨어 댄 본드랙(Dan Vondrak) 선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본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트레이아크 댄 번팅 공동 대표와 레이븐 소프트웨어 댄 본드랙 선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배경이 1980년대라기에 ‘모던 워페어’처럼 ‘블랙 옵스’도 리부트인줄 알았다. 어째서 다시 1편의 시간적 배경으로 회귀했는지
본드랙: 우리는 ‘블랙
옵스 1’을 사랑한다. 그런데 ‘블랙 옵스’ 1편과 2편
사이에 상당한 시간차가 나고, 그 기간 동안의 풍부한 이야기를 그냥 포기한다는 건 팬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더욱이나 메이슨, 우즈, 허드슨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다 버린다는 건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대신 ‘블랙 옵스 1’을 향한 러브레터를 쓰듯 시대적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속편을 만들고자 했다. 1편과 2편 사이에
벌어질 법한 이야기를 말이다. ‘블랙 옵스’가 지난 10년간 쌓아온 놀라운 역사를 기리고 그것이 훼손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그야말로
우리 영감의 원천이니까.
번팅: ‘블랙 옵스’ 시리즈는
지구상 모든 장소와 여러 시대에 걸쳐 있으며, 그만큼 우리의 창조성을 발휘한 여지가 매우 많다. ‘블랙 옵스’의 역사를 살펴보면 1960년대부터
2060년대까지를 아우른다. 그만큼 이 세계관에는 여러분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엄청나게 많이 남은 셈이다. ‘블랙 옵스: 콜드
워’는 오랫동안 시리즈를 성원해준 플레이어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작품이다. 여러분은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고, 이 세계관을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지나온
모든 플레이의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 헐리우드 영화 감독이자 각본가 데이빗 S. 고이어가 합류한
것으로 안다. 그는 어떤 역할을 맡았나
본드랙: 고이어 감독은 믿을 수 없는 에너지의 집합체다. 우리가 전화를 걸었을 때 그는 ‘블랙 옵스 1’에 대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끄집어 냈다(데비잇 S. 고이어는 ‘블랙 옵스 1’ 시나리오를
집필한 바 있다). 뭐랄까 그는 생각하는 방식이 남다르다. 고이어
감독은 우리가 시도해볼 만한 온갖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그는 우리가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정말 대단한 점은 어떠한 가정이라도 극한까지 파고들길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너무 뻔할까봐 두려워하지 마라. 게임을 할 땐 단서를 놓치지 쉽다. 그러니 플레이어에게 뭔가를 알게 하고 싶다면 다섯 번씩 보여줘라. 드라마틱한
장면을 하나만 마련하지 말고 다섯 번씩 보여주고 그걸 더 강조할 방법을 찾아라!’ 예를 들어 온갖 종류의
숫자 같은 아이디어도 고이어 감독이 낸 것이다. 고이어 감독과 일하며 매우 즐거웠고 서사적으로도 더욱
탄탄해지는 기회가 됐다.
● ‘블랙 옵스: 콜드
워’가 실화에 기반하진 않았다지만 미국과 소련간 냉전을 아우르는 이야기는 상당히 정치적이다
본드랙: 게임은 어디까지나 게임이므로 어떠한 정치적 발언도 하고
싶지 않지만, 어쨌든 음모론이란 실제 역사를 곁들였을 때 훨씬 더 흥미롭지 않나. 80년대는 너무나 많은 사건이 회색 지대에 놓여있고 누가 옳고 그른지 알기 어렵다. 그렇기에 우리는 동쪽과 서쪽(즉 소련과 미국) 모두 그들이 하는 일에 약간은 더러운 수작이 있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어느
한쪽만 맞다 아니다가 되어선 안된다. 양쪽 다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음을 게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80년대에 대한 나름의 음모론을 지어내고자
했다. 결국 중요한 건 그거다. 역사적인 순간에 기반하되
플레이어가 천천히 풀어갈 수 있는 재미있는 허구라 할 수 있겠다.
● 최근 4~5년 사이에 기밀 해제된 미국 정부 문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는데,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을까
본드랙: 너무 많이 이야기했다간 결말까지 말해버릴 텐데(웃음). 어쨌든 우리는 아주 깊이 조사했고 실제 장소와 인물, 작전명, 임무 사항 등을 게임에 집어넣었다. 플레이어 여러분이 직접 이런 내용을 검색해보고 게임의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우선 게임을 한 뒤 거기 나오는 장소, 인물, 용어를 검색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실을 게임에 접목시켰는지 알게 될 것이다.
● 소련 스파이로 알려진 코드명 페르세우스는 비밀에 싸인 인물이다. 그와
애들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본드랙: 이 자리에서 페르세우스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고 싶진
않지만,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그가 실제 역사에 기반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일찍이 애들러는 자신의 경력을 다 받쳐 페르세우스를 쫓았고 마침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981년, 과거의
유령이 돌아오고야 말았다.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페르세우스를 더 자세히 알게 될 것이다.
● 게임에 등장하는 로널드 레이건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실존인물을
등장시킴으로써 얻는 효과가 있다면
본드랙: 다시 말하지만 ‘블랙
옵스’는 실화가 곁들여진 음모론이다. 음모론이 그토록 매력적인
까닭은 우리가 사건의 일부를 알아챘을 때 그것만으로 마치 진실을 깨달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기억하는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인물과 순간을 가져와야만 했다. 그리고 나서 그 배후에서
벌어진 음모에 대한 내용을 마치 그림자처럼 편집증적으로 가득 채워 넣었다. ‘블랙 옵스 1’을 통해 많은 플레이어가 케네디 대통령과 키델 카스트로를 만난 바 있다. 그처럼
본작에도 여러 실존 인물이 등장하며 몇몇은 큰 역할을 맡기도 한다. 이들이 있기에 음모론이 더욱 현실적이고
플레이어가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같은 실존 인물을 등장시킬 때 어려운 점은 없나.
뭔가 법적인 걸림돌이라거나
본드랙: 유일한 도전은 그가 충분히 그럴싸하게 보이는가 뿐이었다. 우리는 많은 역사적 자료에 기반하여 레이건 대통령을 재현했고,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다. 정치계 거물과 같은 상징적인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은 언제나 ‘블랙 옵스’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를 최대한 현실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 외에 어떠한 어려움도 없었다. 그게 전부다.
● 1편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반면 메이슨의 망상에서 비롯된
사건과 빅토르 레즈노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는 듯하다
본드랙: 메이슨과 레지노프의 서사는 매우 훌륭했고 우리도 정말로
좋아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싶진 않다. 메이슨이
당한 세뇌를 둘러싼 사건은 ‘블랙 옵스 1’을 통해 충분히
다뤄졌다. 물론 시리즈의 팬이라면 무언가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블랙 옵스: 콜드
워’는 1편을 몰라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 개방적인 맵과 다양한 임무 수행 경로, 한 가지 이상의 결말까지. 게임을 보다 비선형적으로 만드는데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또한 ‘콜 오브 듀티’ 플레이어들이 사랑하는 강렬한 경험이 여전할지 궁금하다
본드랙: 우리의 당면 과제는 ‘블랙
옵스’ 특유의 스릴 넘치는 플레이를 보존하는 동시에 보다 폭넓은 선택의 자유를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선 임무를 기획할 때 가장 폭발적인 장면, 그러니까 멋진
경험을 보장하는 선형적인 부분을 구상했다. 그런 다음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지점을 열어놓는 거다. 가령 KGB 본부나 베트남전 임무에선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많은
내용이 변화한다. 관건은 ‘콜 오브 듀티’ 플레이어들이 낯설어 하지 않는 선에서 선택지를 넣는데 있었다. 만약
비선형적인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플레이어라면 여전히 총질에 집중하는 게 가능하다. 우리는 선택적 목표를
위한 시스템을 설계했고 이러한 모든 옵션이 플레이어에게 명확히 보여지도록 애썼다. 다만 그렇다고 너무
많은 부가 임무를 넣는 우를 범하진 않았다. 그리 나쁘진 않을 거다(웃음).
● 그렇다면 싱글 캠페인이 얼마나 비선형적인지, 플레이어의 선택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보다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나
본드랙: ‘블랙 옵스: 콜드
워’는 여전히 선형적인 게임이고,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양의 분기를 넣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싱글 캠페인 와중에 언제든 완료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부가
임무가 몇 가지 주어질 것이다. 또한 어떤 임무에선 플레이어에게 선택지가 제공되기도 한다. 그 결과는 그냥 추가 목표일 수도 있고 향후 전개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플레이어는 여전히 정해진 순서에 따라 임무를 수행할 것이고, 그 와중에 내린 선택은 게임이 끝날
갈 즈음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거기서 스스로 선택한 결과를 확인하기 바란다.
● ‘블랙 옵스 2’에서도
멀티 엔딩을 시도한 적이 있지 않나, 그때와 무엇이 달라졌나
본드랙: 게임마다 나름의 방식이 있는 것이고 그게 항상 적절하진
않을 수 있다. 우리는 ‘블랙 옵스: 콜드 워’를 처음 구상할 때부터 여러가지 결말을 염두에 뒀고, 그렇기에 기꺼이 멀티 엔딩을 채택했다. 만약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맞지 않았다면 무리해서 다른 엔딩을 추가하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이 ‘블랙 옵스 2’에 대한 조그마한 경의의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 싱글 캠페인에 부가 임무가 추가된 만큼, 평균적으로 어느정도
플레이 타임이 나올지 궁금하다
본드랙: 기존 ‘콜
오브 듀티’ 싱글 캠페인과 비슷한 분량일 것이다. 다만 플레이어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날 수 있다. 누군가는 모든 부가 임무를 수행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오래 걸리더라도 은밀히 플레이하길 즐기기 때문이다.
● 미리 설정된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신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
본드랙: 플레이어 자기 자신이 블랙 옵스 요원이라고 몰입했으면
좋겠다. 여태껏 ‘콜 오브 듀터’는 이미 정의된 인물상을 체험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나. 그 대신 플레이어
스스로가 싱글 캠페인의 주인공이 된다면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우리 중 몇몇은 80년대에 자랐고 그때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 같은 게 없었다. 누가
만들려 해도 용량이 부족했겠지. 커스터마이징의 매력은 우리 자신이 게임에 들어간 것처럼 느껴지고 모든
것을 직접 결정한다는 거다. 처음에 대사를 선택할 수 있게 하자고 결정했을 때, 우리 모두는 아예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되도록 만들면 어떨까 얘기했다. 게임에
최대한 몰입할 수 있도록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넣은 셈이다.
● 아무래도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미리 설정된 캐릭터보다 서사적으로 느슨하고, 강렬한 연출이 어렵지 않나
본드랙: 내 생각은 정반대다.
플레이어에게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맡긴다는 것은 그만큼 주인공에게 깊이 몰입하라는 의도다. 우리는
여러분이 자신만의 동기를 갖기를 원했다. 세계 어디에 있는 플레이어라도 블랙 옵스 요원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좋았고, 그래서 성별과 출생지 등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강렬한 서사와 연출은 주인공 주변 인물들과 악당인 페르세우스를 통해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다. 미리 정해진 주인공은 없지만 페르세우스의 음모를 파헤치고 그것을 저지한다는 목적은 존재하니까.
● 자신만의 주인공을 창조하라고 했는데, 공개된 영상을 보면
누군가 플레이어를 ‘벨(Bell)’이라고 부른다
본드랙: 몇몇 미션에서 메이슨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메이슨 없는 ‘블랙 옵스’을
만들 수 있겠나. 물론 여기에는 충분한 서사적 당위성을 부여할 것이다.
이외에는 정말 플레이어가 원하는 데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성별부터 피부색, 출생지, 그 외에 각종 이력까지.
단순히 미국인, 러시아인, 아시아인 같은 구분이
아니라 완전히 자신만의 인물상을 만들 수 있다.
● 플레이어가 설정한 주인공의 성격이나 이력이 실제로 게임에 영향을 미치나, NPC와 상호작용할 때 대사가 달라진다거나
본드랙: 커스터마이징의 핵심은 플레이어가 원하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건 단지 여러분이 생각하는 설정을 기제하기 위한 것이라 게임 자체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우리는 그저 누구나 그들이 원하는 인물상을 창조하는 것을 막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 싱글 캠페인 중 베트남전은 일종의 과거 회상처럼 보인다. 특히
과거에 얽힌 여러 기억을 보여주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본드랙: 베트남전이야말로 우리가 역사의 어두운 시기를 깊이 파고들
수 있는 기회였다. 우리는 주인공 일행이 13년 전으로 되돌아가
사건의 실마리를 밝혀내도록 구성했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어떠한 선택을 하고, 그로인하여 기억의 다른 부분을 발견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가령
헬기에서 뛰어내린 뒤 논두령에서 한바탕 교전을 벌였다고 해보자. 기억에 따라서는 그것이 한밤중이었고
총이 아닌 활과 화살로 은밀한 작전을 펼쳤을지도 모른다. 이런 선택들이 겹겹이 쌓여 플레이어마다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고 약간의 반전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충분히 깊게 파고들어 모든 기억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여러 번 기억을 떠올리며 다양한 경로를 탐험해야만 한다.
● 베트남전 미션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빨간색 문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본드랙: 그 부분은 캠페인을 플레이하며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 모든 캠페인 임무에 앞서 로드아웃(무기, 의상, 차량 등)을 설정해둘
수 있을까
본드랙: 그렇지 않다. 로드아웃
세팅을 허용할 경우 우리가 원하는 경험을 충분히 전달할 수가 없다. 임무에 다양성을 부여하기 위해 어떨
때는 은밀하게 움직이고 또 어떨 때는 저격총을 사용해야 하는데, 플레이어가 매번 똑같은 소총을 들고
온다고 생각해보라.
● ‘워존’의 인기가
엄청나긴 하지만 ‘블랙아웃(‘블랙 옵스’ 배틀로얄 모드)’을 더 좋아하는 플레이어도 있을 텐데, ‘블랙아웃 2’가 나올 수 있을까
번팅: 친절한 질문 고맙다(웃음). 우리에게 있어 ‘블랙아웃’은
매우 자랑스러운 게임 모드다. 그건 ‘콜 오브 듀티’를 개발해온 모든 이들이 처음으로 배틀로얄 장르를 만들어볼 기회였으니까. 첫
경험인만큼 가능한 모든 것을 시도했고 거기서 얻은 노하우 덕분에 ‘워존’이 더 많은 이들에게 더 크고 나은 경험을 선사할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 ‘워존’은
굉장히 큰 성공을 거뒀다. ‘블랙아웃’이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었다면 ‘워존’을 우리를 새로운 장소로 데려갈 것이다. 여러분이 ‘블랙 옵스’를
하든 ‘모던 워페어’를 하든 우리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멋진 모드를 만들고자 협력할 계획이다.
● 차세대 콘솔이 곧 출시될 텐데, ‘블랙 옵스: 콜드 워’ 개발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가
본드랙: (하고자 하는)이야기를
위한 완벽한 기술력을 갖는 건 불가능하다. 우리는 회의실에 앉아서 ‘이
내용을 어떻게 풀까, 등장인물은 어떻게 생겼을까, 조명은
어느 정도로 하고, 임무 지역은 얼마나 커야 할까, 거기서
어떤 종류의 상황이 벌어질까, 몇 명의 적을 투입할 수 있을까’ 등을
끊임없이 조율한다. 항상 창조적인 결과물을 얻고자 기술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인다. 확실히 PS5와 Xbox
Series X의 스펙을 활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장은 세부 사항을
밝히기 어렵다. 향후에 이에 대한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다.
● 크로스 플랫폼, 나아가 크로스 제너레이션을 내세웠는데 정확히
어떤 플랫폼을 지원하는가
번팅: 단순한 크로스 플랫폼이 아닌 크로스 제너레이션이란 PS4, PS5, Xbox One, Xbox Series X 그리고 PC에서
모두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블랙 옵스: 콜드
워’를 함께 즐기고 경험하는 거대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정말로 중요했다. 플레이어가 플랫폼에 따라 친구를 고르도록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성우 녹음 등 개발 과정이
원격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 향후 업데이트에 차질은 없을까
본드랙: 바이러스의 확산 정도에 달린 문제다. 그래도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원격 개발은 훨씬 잘 돌아가고 있다. 배우들이
언제 어디서나 연기할 준비가 되어있어 녹음하기가 어렵진 않았다. 사태가 이어지는 한 이러한 공정도 계속될
것이다. 가능한 빨리 호전되길 바랄 뿐이다.
|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