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앨범보다 노력 기울여, ‘아틀리에’ 지숙을 만나다
매력적인 아이돌이자 다재다능한 파워 블로거 지숙이 돌아왔다. 앞서 두 차례 ‘아틀리에’ 한국어 OST를 맡아 찬사를 받은 그녀가, 시리즈 20주년을 기념하는 ‘네르케와 전설의 연금술사들’로 다시금 뭇 게이머와 만나게 됐다.
평소 ‘쑥쓰러운 쑥로그’를 통해 게임를 향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지숙답게 노래에 담긴 선율부터 ‘아틀리에’ 특유의 활기차고 두근거리는 분위기를 십분 살렸다. 당초 아이돌 출신 가수에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던 팬덤이, 이제는 앞장서서 지숙의 참여를 바라게 된 것도 이러한 그녀의 재능과 노력 덕분일 터.
이제는 국내 게이머들에게 있어 ‘아틀리에’와 떼려야 뗄 수 없게 된 지숙을 만나 간단한 소감을 들어봤다.
● 반갑다.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 올해도 역시 꾸준히 음반 활동을 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열심히 활동했다. 덕분에 처음으로 나만의 목소리가 담긴 솔로 앨범도 발매할 수 있었고. 여가 시간에는 여러 취미를 즐겼는데 당연히 게임도 포함되어 있다. 앞으로 게임 관련 행사를 통해 여러분을 뵐 수 있음 좋겠다.
● 그렇다면 어떤 게임을 주로 즐겼나. ‘아틀리에’ 시리즈는 제외하고
: 잠깐 ‘리그 오브 레전드’에 빠져 PC방을 자주 갔다. 평소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편은 아닌데, 혼자 집에서 콘솔만 하다 있다가 PC방에 갔더니 친구들도 맛있는 것도 많아 기뻤던 것 같다.
그리고 간 김에 엄청 오랜만에 넥슨 포털에 로그인했더니 옛 추억이 그대로 남아있더라. 닉네임도 너무 민망하고, ‘카트라이더’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접었는지 막 트리 장식 같은 거 달고 있고. ‘바람의 나라’ 캐릭터도 여전히 귀여웠다. 어쩐지 아이템은 싹 털렸지만(웃음).
그 외에는 실제 축구는 전혀 못 하지만 손가락으로나마 열심히 했고, 최근 나온 ‘무쌍’ 신작도 재미있게 즐겼다.
● 본인이 참여한 ‘아틀리에’ 시리즈를 즐기는 것으로 아는데, 전부 엔딩까지 봤나
: 물론이다. 게임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게임 마지막에 나오는 내 멘트를 보려고 최선을 다했다. 이번 ‘네르케와 전설의 연금술사들’도 당연히 플레이할 계획이다. 직접 게임을 하다 보니 팬 여러분의 마음이 가까이 느껴진다. 시리즈 20주년에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며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 ‘네르케와 전설의 연금술사들’은 100여 명의 역대 캐릭터가 총집결하는데, 누가 가장 기대되나
: 개인적으로 ‘아틀리에’에서 처음 만난 친구인 소피가 기대된다. 속편 ‘피리스의 아틀리에’에도 소피가 나오는데 다시 볼 때마다 성장하는 모습이 좋았다. MBC ‘나 혼자 산다’에 나왔을 때 소피 할머니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정말로 그녀가 자라는 과정을 보는 것 자체가 게임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됐다.
그리고 새롭게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네르케도 어서 만나고 싶다. ‘아틀리에’ 시리즈는 항상 캐릭터의 머리 스타일이나 의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앞서 공개된 일러스트를 보니 네르케 역시 상당히 개성적인 디자인이라 마을을 뛰어다닐 모습이 기대된다.
● 그럼 역시 ‘아틀리에’ 시리즈 가운데 가장 추천하고픈 작품도
: 나는 솔직히 ‘소피의 아틀리에’가 가장 좋았지만, 이번 신작도 꼭 해보길 추천한다.
● 그간 즐겨 본 ‘아틀리에’ 시리즈를 관통하는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
: 뭔가를 캐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나만의 자유시간을 보내는 감각. 전체적으로 타 게임에 비해 자유롭고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실제로도 평소 시간이 날 때 걸어다니길 좋아하는데 게임으로나마 그럴 수 있어 힐링이 많이 된다. 그리고 소피가 뛸 때 너무 귀엽지 않나, 소맷자락을 팔랑거리며~
● 블로그를 보면 뭔가를 만들길 좋아하는데, 확실히 ‘아틀리에’와 잘 어울린다
: ‘아틀리에’ 핵심 시스템이 마치 폭탄주 조합하는 그런 거니까(웃음). 처음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만들다가 갈수록 강한 화력을 추구할 때 스스로 이런 면이 있구나 싶었다.
● ‘네르케와 전설의 연금술사들’은 닌텐도 스위치로도 나오는데, 기기 구매 의향이 있나
: 이미 가지고 있다. 올해는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휴대기기인만큼 활동성이 굉장하기 때문이다. 이게 TV 화면으로 즐기는 것과 또 다른 맛이 있다. 또한 OST를 부르는 입장에서도 새로운 플랫폼의 게이머 여러분에게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어 기쁘다.
● 소피, 피리스 OST는 각 타이틀이 지닌 분위기를 십분 살렸는데, 이번 네르케는 어떤 느낌인가
: ‘아틀리에’ 시리즈 특유의 예쁜 감성은 그대로인데 거기서 조금 더 활기찬 느낌이다. 소피, 피리스 OST가 선율을 살렸다면 이번에는 박자를 쪼개는, 그러한 템포와 리듬감이 있다. 아무래도 여러 전설의 연금술사가 모이다 보니 한층 활기차고 힘이 넘치는 것 같다.
● 특정 국가를 위한 OST를 새로 녹음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정말로 잘 해냈다
: 몇 년 전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만해도 ‘아틀리에’를 잘 알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리저리 조사하다 보니 볼수록 매력 있고 이거 완전 내껀데? 싶더라. 그래서 이 게임이라면 OST를 잘 부를 수 있겠다는 나만의 자신감이 샘솟았다.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솔로 앨범을 낼 때보다 더 노력을 기울여 작업하고 있다. 앨범은 내 이름을 걸지만 OST는 게임을 대표하는 거니까. 내 목소리가 혹여 평가에 해를 끼치지 않을까 원곡도 여러 번 듣고 모니터링을 진짜 많이 했다.
그리고 직접 게임을 즐기다 내 노래가 들릴 때 그 형언하기 힘든 묘한 기쁨이 있다. 그런 감정을 알게 되고선 더욱 열심히 노래하려 한다. ‘리디 & 수르의 아틀리에’는 듀엣곡이라 아쉽게 참여하지 못했지만 ‘네르케와 전설의 연금술사들’로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게 됐다.
● 처음에는 일본 원곡을 함께 수록해달라던 팬덤도 이제는 호평 일색으로 돌아섰다
: 평소 콘솔 커뮤니티를 자주 보는데 나쁜 반응이 없어서 너무 다행이다. 게이머 여러분이 ‘리디 & 수르의 아틀리에’ 참여하지 않아 아쉽다는 얘기를 해줄 때 참 기뻤다.
● 솔로 앨범과 게임 OST를 녹음할 때 무언가 다른 점이 있는지
: 노래를 녹음하는 시스템은 똑같지만 내가 머릿속에 그리는 이미지가 다르다. 추상적인 이야기인데, 앨범 곡을 부를 때는 실제 내 삶이 떠오르는 반면 OST는 ‘아틀리에’ 속 세상을 상상하게 된달까. 그리고 게임 분위기에 맞춰 조금 더 기분 좋게 부르려 신경 쓰는 편이다.
● 한국어 OST에 대해 코에이 테크모 본사에서는 어떤 반응이던가
: 지난 5월 ‘신삼국지 모바일’ 행사에 초청받아 갔는데, 관계자 분이 고맙다고 해주었다. 일본어라 길게 대화하지는 못했지만 나도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소피의 아틀리에’ 덕분에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내가 더 감사하게 생각한다.
일본에 놀러가면 게임 센터에 꼭 들르는데 ‘아틀리에’ 일러스트만 봐도 너무 반갑다. 앞으로도 게임 업계와 좋은 인연이 계속되길 바란다. 얼마 전에 형탁 오빠가 D모 게임 광고했더라. 나도 슬라임 진짜 좋아하는데, 흥칫뿡(웃음).
● 그러면 앞으로 게임 업계에서 욕심나는 일이 있나, 또다른 OST나 홍보 모델이나
: 나를 필요로 할 때 하는 것이 가장 좋지 싶다.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평소처럼 게임을 즐기고 있다가, 어딘가 나와 컨셉이 맞는 게임에서 불러줄 때 진심을 다해 작업할 수 있다.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애정이 생기고 소피 같은 인생 캐릭터를 만날 수도 있겠지. 앞서 말했듯 게임을 켰을 때 내 목소리가 들리면 이루 말할 수 없는 환희가 느껴진다. 일단 앞으로도 ‘아틀리에’ 시리즈를 쭉 계속하고 싶다는 정도.
● ‘네르케와 전설의 연금술사들’ 외에 올해 기대중인 게임을 하나 꼽는다면
: ‘레드 데드 리뎀션 2’. 말 타고 다니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 컨트리한 분위기도 좋다.
● 끝으로 뭇 게이머에게 인사를 전해달라
: “항상 OST를 부를 때마다 ‘아틀리에’ 유저분들이 머릿속에 가득해요. 이번 곡도 열심히 녹음했으니 게임을 하는 동안 제 목소리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네르케와 전설의 연금술사들’ 재미있게 플레이하시고 꼭! 엔딩 보세요~”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