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사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4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종료 ‘조건부 유예’를 두고 일본 측의 발언에 강하게 비판하면서 ‘견강부회’라는 말을 썼다.
정 실장은 이날 오후 부산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장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일본에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지소미아 연장 발표 전후 일본 측의 몇 가지 행동을 두고 “우리로서는 깊은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이런 식의 행동이 반복된다면 한일 간의 협상 진전에 큰 어려움이 있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합의와 달리 일본 측에서 한 시간 앞서 합의내용을 언론에 누출한 것 ▲6시 동시 발표 약속과 달리, 일본 측이 7~8분 늦게 발표한 것 ▲일본 경제산업성이 합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 등을 언급했다.
정 실장은 일본 언론이 자국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 것’, ‘일본 외교의 승리’, ‘퍼펙트 게임’ 등의 보도를 하는 것에 대해 “(일본 고위층의) 견강부회다.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견강부회(牽强附會)’란 전혀 다른 이론을 자신의 주장에 근거로 쓰기 위해 강제로 부합시키며 옳다고 우기는 것을 의미하는 고사성어다. 같은 말로 아전인수가 널리 쓰인다.
아울러 정 실장은 일본의 행위에 외교 협상을 하는 데 있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 영어로 ‘브리취 오브 페이트(breach of faith)’라고 본다”며 “발표 이후 즉각 일본의 이러한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 외교 경로를 통해서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강력히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에 따르면, 일본 측은 우리가 지적한 이러한 입장을 ‘이해한다’, 특히 경산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것에는 ‘사과한다’, 마지막으로 ‘한일 간 합의 내용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해줬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정 실장은 “영어로 ‘유 트라이 미(You try me)’라는 말이 있다. 한쪽이 터무니없이 주장하며 계속 자극하면 내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경고성 발언”이라며 “유 트라이 미, 이 말을 일본에 하고 싶다”면서 강력히 경고했다.
정 실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은 하나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아주 지극히 실망스럽다”며 “일본 정부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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