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6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현지에서 벌어지는 유혈진압 사태에 대해 “미얀마 당국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자국민을 향한 총을 당장 거둬 달라”고 촉구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미얀마의 죄 없는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피 흘리며 쓰러진 시민들을 보며 삭혀지지 않은 41년 전 광주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난다”며 “불의에 저항하는 용기,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양심이 죄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정치적 수사와 강변으로도 정의로움을 봉쇄할 수 없고, 진실을 묻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정 총리는 국회의장 시절인 3년 전, 미얀마 방문 당시 아웅산 수치 고문을 만났던 일을 떠올렸다. 한국의 민주주의와 투쟁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동안 수치 고문이 보였던 눈빛이 기억났다는 거다.
특히 수치 고문의 눈빛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떠올린 정 총리는 ‘하루에는 밤이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하루의 전부가 밤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라던 김 전 대통령의 말도 끌어왔다.
정 총리는 “광주시민이 흘렸던 눈물을 함께 닦아주며 힘을 보탰던 세계인들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겠다”며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미얀마 국민의 열망을 성원하고, 그 희생과 정의로운 용기에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