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7% 상승… 강북이 강남보다 더 올라
전셋값도 9년 만에 최고 상승률 갈아치워
전세난에 자금 유입 겹쳐 2021년도 비관적
올해 전국 집값은 14년 만에 최고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도 9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27일 KB부동산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12월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달 대비 1.36% 올랐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8.35% 상승했는데, 노무현정부 때인 2006년(11.60%)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값이 작년 말 대비 9.65% 올랐고, 단독과 연립은 각각 3.87%, 6.47%씩 상승했다. 아파트와 단독은 14년, 연립은 1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올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크게 뛴 지역은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있었던 세종시로, 아파트값 기준 상승률이 44.97%에 달했다. 서울 집값은 올해 10.70% 올랐고, 강북권(14개구)의 집값 상승률이 11.13%로 강남권(11개구) 상승률(10.28%)을 넘었다.
올해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6.54%로 2011년(12.30%)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전셋값이 작년 말 대비 7.52% 올랐고, 단독과 연립은 각각 2.96%, 5.61% 뛰었다.
전국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도 세종시였다. 작년 말 대비 22.39% 상승률로 집계됐다. 서울의 전셋값은 10.15% 올랐는데, 집값과 달리 강남 지역(10.97%)이 강북 지역(9.30%)보다 오름폭이 약간 컸다.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이 쉽사리 진정세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매매가격은 올해보다 상승폭이 크진 않겠지만, 전세난이 지속될 경우 매매시장도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집에 눌러앉는 세입자가 늘면서 전세매물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아예 집을 사려는 잠재적 수요도 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시중의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계속 몰려드는 것도 불안 요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셋값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집값도 진정되기 어렵다”며 “전세난을 벗어나기 위해 중저가 아파트 매수로 돌아서면, 매매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매도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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