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플래그 테일: 레퀴엠 | 출시일 | 2022년 10월 18일 |
개발사 | 아소보 스튜디오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기종 | PC, PS5, XSX, NS | 등급 | 청소년 이용불가 |
언어 | 한국어 지원 | 작성자 | PforP |
"하지만 나는 사람을 죽이지 못한다는 걸 당신도 알잖아요."
"자네 자신이 죽느냐 사느냐는 문제인데도 적을 못 죽인단 말인가?"
"아무튼 목숨을 빼앗는 것만은 못 하겠어요."
오르바르와 마티아스 할아버지는 그런 형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눈치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자네 같다면 죄악은 영영 사라지지 않을 텐데." 오르바르가 말했습니다.
나는 반대로 모든 사람이 요나탄 형 같다면 죄악 따위는 아예 생기지도 않았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사자왕 형제의 모험’ 증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쥐들도 밤에는 잠을 잔다
전작 ‘플래그 테일: 이노센스’의 성공은 제작진조차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했을 정도였다.
’이노센스’와 ’레퀴엠’ 사이에 아소보 스튜디오는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제작했다.
3년전 발매된 ‘플래그 테일: 이노센스’ (이후 이노센스)는 중급 예산 게임의 미덕을 잘 챙긴 게임이었다. 장르를 혁신하는 게임은 아니었지만, ‘언차티드’ 같은 영화적 연출을 내세우는 TPS를 지향하면서도 자기만의 소재와 아이디어를 재미있게 살려낼 줄 알았다. 발매 후 ‘플래그 테일’은 그리 풍족하지 않은 중소 게임 개발사의 신규 프랜차이즈 치고는 100만장을 돌파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흑사병과 유사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고, 그해 12월부터 후속작 제작에 들어간 아소보 스튜디오에게도 힘든 시기였다. 그럼에도 2020년 아소보 스튜디오는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신작을 제작해 다시 한번 화제에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 진영에서는 주목받는 신예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지금도 마이크로소프트 인수 루머가 돌고 있을 정도다.
‘플래그 테일: 레퀴엠’ (이하 레퀴엠)은 여러모로 급성장한 스튜디오가 내놓을 법한 신작이다. 더 커졌고 더 길어졌고 더 야심차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레퀴엠’은 장르가 갑자기 변경되진 않았다. ‘레퀴엠’은 여전히 ‘이노센스’에서 구축한 쥐떼를 피해 다니며 투석구로 싸우는 시네마틱 TPS 잠입 게임이다. 심지어 UI 디자인까지도 전작을 계승하고 있다. 다만 밸런싱이나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는 제법 많이 바뀌어서, 플레이하는 감각은 전작과는 다르다. 좀 더 잠입 게염스러워졌고, 난도가 올라갔다.
무기 변경이 휠 시스템이 변경되어서 변경하려면 한 단계 더 거쳐야 한다.
새로 추가된 석궁. 강력하지만 탄환 수급이 제한적이라 아껴 써야 한다.
‘레퀴엠’에서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이라면, 무기 및 전투 시스템이다. 우선 조작 면에서 무기가 두 개나 추가된 걸 반영해, 휠 버튼으로 바뀌었기에 무기 변경이 까다로워졌다. 무기 선택 - 탄환 제작/선택 - 조준 - 발사로 진행된다고 보면 좋은데, 보면 알겠지만 무기 선택이라는 단계가 하나 더 늘어나서 번거로워졌다. 여기다 탄환이 투석구용에만 머물지 않고 전 무기 공통으로 쓰이게 되고, 대신 탄약 종류가 대폭 칼질 당하거나 용도가 흡수되었다. 일반 탄환인 돌멩이를 상시로 쓸 수 있게 된 대신 점화약, 오도리스와 엑스팅귀스 빼고 특수 탄환 대다수가 칼질 당했다. 빛을 밝히는 루미노사는 황철석라는 이름으로 땅에다 내리치며 쓰이는 도구로 변경되었고 기절용 탄약이었던 솜눔은 새로 추가된 반격 무기인 나이프와 끈으로 목 조르기에 흡수되었다.
투석구의 빈 자리를 차지한 것은 이번에 추가된 석궁이다. 사실 석궁 추가 자체는 엄청나게 새롭다고 보기엔 어렵지만, 플래그 테일 내에서만 본다면 전투 양상을 바꿀 정도로 강력한 강점이 있다. 전작 ‘이노센스’에서 투석구는 조준 및 발사까지 상당히 텀이 있었다. 때문에 정확히 조준해 급소를 맞춰야 하고, 다인 전투에서 꽤 불리한 무기였다. ‘이노센스’에서는 이 문제를 다양한 탄약을 제공하는 것으로 약점을 해결했다. 반면 ‘레퀴엠’의 석궁은 일반적인 TPS 게임 슈터 무기에 가까워서 중장갑 병사를 제외하면 바로 급소를 조준해 쏴 죽일 수 있다. 전투 플레이를 한다면 투석구는 보조로 쓰고 석궁을 주력으로 쓰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신 투석구랑 달리 탄약 제약이 심한 편이라, 제대로 쓰려면 적 시체에서 화살을 재활용할 수 있는 3단계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다.
사실상 수류탄 같은 역할인 단지. 의외로 속성 공격용으로 쓰일 때가 많다.
전투가 어려워졌다. 디펜스 스테이지가 많아졌는데, 시스템 변화로 은근히 까다로운 편.
전반적으로 ‘레퀴엠’의 무기 디자인은 투석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무기들과 탄환과 결합하는 디자인을 도입해 전투 양상을 다채롭게 만들려는 시도를 보인다. 이런 다각화를 잘 보여주는 신규 무기로는 단지가 있다. 기본적으로 전작의 단지처럼 소음을 내 적을 유인하는 용도로 쓰이지만, 특수 탄환과 조합하면 수류탄처럼 쓸 수 있다. 특히 타르 탄환과 단지 조합이 상당히 강력한데, 단지가 투척된 바닥을 적이 밟으면 마비가 걸리는데다 점화약으로 불로 붙여서 제거할 수 있다. 후술한 투구 쓴 적 역시 타르 단지+점화로 쉽게 제거할 수 있기에, 은신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면 필수적으로 쓰게 될 것이다.
무기 시스템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전작 전투가 너무 쉬웠다고 판단했는지, 전투 양상이 까다로워진 편이다. 디펜스 형식으로 계속 밀려오는 전투 스테이지가 많아져서 적 주변을 빙빙 돌면서 재료와 탄약을 수급하고 새로 추가된 특수 구조물을 활용해서 죽여대는 식의 전투가 많아졌다. 이런 까다로워진 전투를 보여주는 좋은 예로는 투구 쓴 적이 있다. ‘이노센스’에서는 투구를 녹이는 데보란티스 탄약이나 기구 업그레이드로 투구를 벗겨 쉽게 처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레퀴엠’에서는 데보란티스나 투구 벗기기 업그레이드 둘 다 사라졌기에 투구 벗기기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은신 제압 역시 소음이 심하게 나고 이점이 적기 때문에 아예 적을 피해가거나, 석궁으로 쏴 죽이거나 타르 단지로 점화해서 제거하는 게 강제되는 경향이 있다. 신 스킬을 최대로 찍으면 중장갑 적도 나이프 암살할 수 있지만, 나이프 역시 자주 나오는 편이 아니고 특수 상자 해금에도 쓰여서 그냥 석궁으로 제거하는 게 편하다. 이러다 보니 전작과 달리 투석구가 임기응변 또는 보조용으로 격하된 경향이 크다.
전작과 달리 도구 업그레이드는 전용 재료를 쓰게 변경되었다.
스킬 업그레이드가 추가되었는데, 플레이 방식에 따른 자동 업그레이드라는 특이점이 있다.
스테이지 디자인에 있어서 유기성을 염두에 둔 모습을 보인다.
업그레이드 시스템도 많이 변한 편이다. 우선 도구 업그레이드 같은 경우, ‘이노센스’랑 달리 탄환 재료는 전혀 쓰이지 않고 전용 재료인 도구와 조각으로만 업그레이드하게 변경되었다. 그렇기에 스테이지를 뒤져서 전용 재료를 채집하지 않으면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한편 ‘레퀴엠’에서는 스킬 시스템이 추가되었는데 진행에 유용한 패시브 스킬 해금에 가깝다.
의외로 ‘레퀴엠’의 스킬 레벨 시스템은 자동 레벨 업 시스템이다. 스킬 분류는 은신, 전투, 기회주의 총 3가지로 나눠져 있는데 플레이 방식에 따라 해당되는 분류의 스킬 레벨이 자동으로 올라간다고 보면 좋다. 레벨 포인트 배분에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는 일견 편해보지만, 반대로 보자면 능동적인 관리가 불가능하기에 플레이 방식이 일정하지 않으면 스킬 해금이 어정쩡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스테이지 디자인은 확실히 공이 많이 들어간 편이다. 다소 부족했던 스테이지의 입체성을 보강하고 개별 스테이지의 콘셉트나 진행 동선, 퍼즐의 다양화, 새로 추가된 NPC 동행자 스킬을 유기적으로 엮으려는 시도가 보인다. 특히 잠입 플레이 지점을 염두에 둔 디자인이 눈에 띈다. 물론 본격적인 잠입 게임에 비견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시리즈가 전형적인 너티독 풍 시네마틱 TPS 게임이라는 걸 감안해보면, 놀랄 정도로 잠입 비중이 높아졌다. 아예 무기 없이 적에게 도망 다니면서 퍼즐을 풀어야 하는 잠입 전용 스테이지가 나올 정도다. NPC 동료들의 비중 역시 늘어, 상호작용을 통한 동료 협동 기술이 대폭 추가되었다. 예를 들어 루카스는 안개탄으로 적들을 혼란에 빠트리게 만든 후 도주할 수 있고, 아르노 같은 경우엔 전투에 특화되어 딜러 및 탱커로 쓸 수 있다. 소피아는 프리즘 렌즈를 통해 횃불 대용으로 사용하거나, 불을 태워 관심을 돌릴 수 있다.
그래픽 자체는 꽤 신경 써서 만든 티가 난다. 문제는 최적화가 엉망이라 PC로 즐긴다면 스트레스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게임 디자인도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구석이 있어서, 피로한 감이 있다. 단적으로 장당 분량이 은근 길다.
‘레퀴엠’의 큰 단점은 완급 없이 강템포로 밀어붙여서 생긴 피로감에서 비롯된다. 상술한 전투도 그렇지만 스테이지 디자인이 규모가 커진 것도 한 몫 한다. 대표적으로 라 쿠나 섬이 있는데, 이 섬 마을의 규모가 굉장히 커서 사실상 반 오픈월드에 가까운 규모를 보여준다. 하지만 스테이지 내 콘텐츠 (혹은 부가 미션) 배치나 편의성은 여전히 일직선 TPS 게임에 가까워서, “가야할 곳은 넓게 띄엄띄엄 있는데, 정작 연결해주는 사잇길은 지나치게 늘어져버린” 디자인이 되어 버렸다. 이러다 보니 계속 달리다가 지쳐버린다는 단점이 있다. 스테이지 크기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각 장의 플레이 시간이 긴 편인지라 같은 16장+에필로그 구성임에도 적절한 템포였던 전작과 달리 한 장이 끝나면 지치는 경향이 크다. 전작에 있었던 난이도 조절 면에서도 여전히 아쉬운 구석을 보이는데 극 후반부 디펜스전은 시야 제한+온갖 적들이 몰려와 중과부적 상태가 자주 처함 때문에 전작처럼 난도가 급상승하는 감이 있다.
‘레퀴엠’의 피로감은 단순히 게임 디자인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보면 ‘레퀴엠’은 매우 아름다운 그래픽이지만, 최적화에 실패한 게임이다. 발매 후 분석에 따르면 PC 기준으로는 복잡한 오브젝트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CPU와 그래픽 카드가 놀고 있는 기이한 현상마저 보일 정도로 최적화가 안 되어 있는 모습을 보인다. 당연하겠지만 프레임 드랍도 심한 편이라, 어지간한 고사양으로도 좋은 그래픽과 쾌적한 플레이의 공존이 어렵다. 물론 전작보다 그래픽이 좋아졌다는 걸 감안해야겠지만, 이 게임보다 더 좋은 그래픽의 다른 AAA 게임도 CPU와 그래픽 카드를 놀려 둔 채 프레임 드랍이 일어나지 않았다. 발매 시점에서는 극단적일 정도로 PC 성능을 잡아먹는 게임이라 최적화 패치 나올 때까지 구매를 보류하거나 속 편하게 콘솔로 가는 것도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닌텐도 스위치판으로 사는 건 비추천한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 가족이 되긴 더 어렵다
에밀리: 우리가 이단일지는 몰라도 야만은 아니란다
제작진의 염세성이 전작보다도 강한 편이다.
‘플래그 테일: 이노센스’는 픽션화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흑사병 시절 중세 가치관의 변화를 꿰뚫은 설정들과 전개로 음울하게 그려낸 다크 판타지 성장극이었다. 그래서 후속작에서 어떤 얘기를 할지 궁금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전작의 청소년 성장물보다는 정통적인 비극에 가까워졌다. 우선 전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가톨릭은 ‘레퀴엠’에서는 비중이 거의 사라졌다. 대신 전작에서는 비중이 적었던 연금술 결사 오더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좀 더 밀교/오컬트적인 맛이 강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이 때문인지 ‘레퀴엠’은 전작보다도 포크 호러 성향이 강해졌다. 작중 전개 대다수가 이뤄지는 섬 라 쿠나에 들어서면 ‘제작진이 ‘미드소마’나 ‘위커 맨’을 정말 좋아했나 보네’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따뜻하고 밝은 섬마을에서 펼쳐지는 이교 행사라던가, 태양빛에 빛나는 형형색색 꽃들과 장식물들, 왠지 수상쩍은 지도자, 그 뒤에 숨겨져 있는 광기와 추악함이 그렇다. ‘레퀴엠’은 라 쿠나 뿐만이 아니라, ‘레퀴엠’은 세상의 이면 묘사에 상당히 공을 들인 편인데, 특히 격리 구역 시퀀스는 코로나-19 당시 격리 사태에 영감을 받지 않았나 싶은 부분이 있다.
전반적으로 ‘레퀴엠’은 극심한 무력감과 분노에 사로잡혀 있는 게임이다. 세상의 아름다움은 추악한 폭력과 약자의 희생을 먹으면서 버티고 있으며, 소통이나 안식의 시도는 무자비한 폭력 앞에 희생된다. 순수함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어느새 방향조차 잃어버렸다. 때문에 주인공 드 룬 남매 캐릭터도 많이 팍팍 해졌다. 아미시아는 ‘헬블레이드’에서 상담 받아야 할 악바리가 되어 피비린내나는 행보를 펼치고, 휴고 역시 전작보다 성숙해졌지만 동시에 누나의 영향을 받아 분노에 돌아버린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레퀴엠’은 이 과정에서 모든 아름다움과 희망을 박살 내버린다. 마치 이런 세상엔 해결책도 없고 잘 될리도 없다듯이. 여기다 쥐떼 역시 과격하고 화려하게 등장하는지라, 전작보다도 타락한 세상을 향한 절대자의 분노처럼 보일 정도다. 이렇듯 게임 템포랑 유사하게 원 패턴이다 싶을 정도로 꽉꽉 눌러 담은 분노와 좌절감 속에서 파국으로 나아가니, 이노센스 이후 작가진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본작 동료들은 ‘이노센스’하고 정반대로 어른들이다.
남매의 어머니가 왜 이렇게 무력하게 그려지냐는 평이 있는데, 백작 부부를 보면 의도적이지 않았나 싶다.
이런 불안정한 남매의 정신 상태를 반영했는지, 동료 캐릭터 구성 역시 많이 달라졌다. ‘레퀴엠’엔 주인공 또래 캐릭터가 전작의 루카스 말고는 등장하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이노센스’에서 멀어지려고 했나 싶을 정도다. 대신 어른들 비중이 늘었다. 다같이 똘똘 뭉쳐 난세를 헤쳐 나가던 가출 팸 같았던 ‘이노센스’의 동료들과 달리, ‘레퀴엠’의 동료들은 유사/대안 가족에 가깝다. 물론 이 양부모 역할을 맡은 캐릭터들이 복수심에 가득 찬 용병과 거칠고 실리를 추구하는 밀수업자니 이상적인 롤모델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이들은 짧은 시간이나마 순수함을 잃고 분노에 휩싸인 아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쳐 주려고 하고, 가장 도움이 된다. 기존 캐릭터인 루카스 역시 이런 역할에 맞춰서 재해석되었는데, 후반부에는 루카스와 아미시아의 유대감을 보여주는 장면이 등장하기까지 한다. 본작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숙주와 보호자 설정 역시 강한 유대감이 강조되는 편인데, 이런 묘사의 연장선상처럼 보인다.
반대로 정상 가족은 회의적이거나 부정적인 묘사가 강하다. 세상의 악의에 무력한 희생자이거나 (드 룬 가족, 아르노 부자), 아예 악의를 만들어내는 원동력 (토닌의 가족, 백작 부부)으로 나눠진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남매의 어머니 베아트리스 역시 어머니로서 책임감과 애정을 제외하면, 뭔가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무력한 캐릭터로 전작보다는 입체적인 포지션으로 변모했다. 심지어 아미시아 역시 초반부에 어머니에게 반발하기까지 한다. 드 룬 가족을 떠나면 정상 가족에 대한 회의적/부정적인 묘사는 더욱 강해진다. 도입부부터 혈육 간 가정 폭력이 등장하는 것도 그렇지만, 본작의 메인 악당인 백작 부부는 이런 묘사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아동 학대의 피해자이면서 정상 가족에 대한 삐뚤어진 집착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 집착이 어떤 참사를 불러일으킬지는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그렇기에 결말에 이르면 ‘레퀴엠’이라는 부제는 정상 가족상에 대한 ‘레퀴엠’ 아니었나 싶은 부분이 있다.
아르노: 우리가 언제 앙금을 해소했더라? 아미시아: 글쎄요, 제가 기절해서 카메라가 안 돌아가고 있는 사이에…?
전작보다 도식화된 전개를 연출과 성우의 열연으로 커버하고 있다는 인상이 있는 게 흠이다.
이쉬운 점이 있다면 핵심이 되는 관계 묘사가 전작보다도 더 거친 데다 미리 설정한 큰 서사에 끌려가는 경향이 크다는 점이다. 몇 시간전 죽이려고 달려들던 아르노가 (나름 속셈은 있었다지만) 잠깐 으르렁거린 뒤 남매에게 친절해지는 장면이라던가, 그냥 산책이나 하자던 소피아가 몇 시퀀스 지나자 지옥도를 헤쳐 나가며 두 남매의 멘탈을 책임지려는 모습 등 뭔가 방향성은 알겠는데 충분한 관계 묘사가 사라지고 작위적인 장면이 많다. 게다가 어느 정도 숨 돌릴 틈이라도 있었던 ‘이노센스’랑 달리, ‘레퀴엠’은 시작하자마자 마을 도착-이런저런 사건으로 드 룬 남매 멘탈 파괴-파국 이 구조가 끝날 때 까지 반복되다 보니 기계적인 인상이 강하다. 그나마 이런 아이들의 비극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파괴력과 정서적 힘은 남아있고, 후반부에서는 꽤 효과적인 정공법이 등장하는지라 이야기의 흡입력을 완전히 잃는 정도는 아니다.
‘플래그 테일: 레퀴엠’은 여러모로 성공한 후속작이 할만한 걸 전부 해보는 게임이다. 그래픽도 화려하게 스케일 키워보고 플레이 방식도 장르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바꿔보고 스토리도 더욱 강렬하게 밀어붙이고… 결과물은 반반이다. 확실히 자신감이 붙어서 매력적인 부분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지나치게 힘준 나머지 불균질하거나 피로해진 부분도 눈에 걸린다. 장단점이 팽팽히 서로의 꼬리를 무는 형국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최적화처럼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어쨌든 아소보 스튜디오는 플래그 테일을 장기 시리즈 화할 생각으로 보이기에, ‘레퀴엠’의 결과물이 차기작에서 어떻게 발전할지가 향후 관건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 나랑 함께 가고 싶니?"
요나탄 형이 물었습니다.
"물론이야. 형이 어딜 가든 끝까지 따라가겠다고 진작부터 말했잖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사자왕 형제의 모험’ 증
어쨌든 일단락이긴 한데, 의외로 후속작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작성 PforP / 편집 :안민균기자(ahnmg@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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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엔딩보자마자 2도 달려서 엔딩봤는데 그래픽은 1보다 좋아졌지만 쾌적함이나 게임성은 1이 더 나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엔딩이 개인적으론 너무 좋지 않은 방향이었음. 골프채를 내 손으로 휘두른 느낌
(IP보기클릭)112.168.***.***
배경그래픽이 너무좋아서 차세대스럽다 라는 느낌을 잘 받아들였네요. (현세대지만) 엔딩부분이 썩 마음에 드는 방향은 아니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충분히 납득이 가는 엔딩이였습니다. (결과는 똑같으나 직접 수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살짝 달라지지만, 오히려 이쪽이 더 설득력 있는) 오랜만에 재밌게 게임 했네요.
(IP보기클릭)211.232.***.***
진짜 올 시즌 해본 최고의 게임... 이거 하고 1편 바로 샀음.. 그래픽 현존 최고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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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자체는 상당히 재밌게 했지만 갠적으로 엔딩은 최악이었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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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엑으로 1회차 엔딩보고 PC로 2회차 이어서 하고 있는데 잘만든 게임이고 그래픽도 좋음. 단점도 있긴한데 한번쯤은 해봐도 좋을 게임. 모든 트로피 타려면 좀 더 진행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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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엔딩보자마자 2도 달려서 엔딩봤는데 그래픽은 1보다 좋아졌지만 쾌적함이나 게임성은 1이 더 나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엔딩이 개인적으론 너무 좋지 않은 방향이었음. 골프채를 내 손으로 휘두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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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 : 내가 모반이야.. 그 골프채하고는 엄연히 다르고 전 루카스에게 넘겼습니다 ㅠ | 22.11.24 23: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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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곤란한 일을 하더라도 "아미시아! 아미시아!" 하면서 귀엽게 행동하며 남동생 같은 귀여움을 자랑하는 휴고라서 더욱 충격적... | 22.11.27 20: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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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그래픽이 너무좋아서 차세대스럽다 라는 느낌을 잘 받아들였네요. (현세대지만) 엔딩부분이 썩 마음에 드는 방향은 아니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충분히 납득이 가는 엔딩이였습니다. (결과는 똑같으나 직접 수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살짝 달라지지만, 오히려 이쪽이 더 설득력 있는) 오랜만에 재밌게 게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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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ss 쓸수 있는 3천대에서는 무난하죠. | 22.11.24 23: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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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옵션에서 3080으로 50~70으로 빡시게 돌렸어요 최적화가 별로인 겜은 맞음 패드로 하기에 문제는 없는 프레임이긴 한데 아무래도 100프레임 밑은 많이 아쉽죠 | 22.11.24 23: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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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옵에 고프레임은 일반적인게 아니죠. 전 3070ti로 dlss 성능 4k 상옵 60프렘으로 무난하게했어요. 최고수준의 그래픽이니 비주얼만큼 사양먹었다고 생각합니다. | 22.11.25 0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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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60프레임을 어떻게 느끼는지 차이 같네요 그쪽은 무난하게 보시는거 같고 전 패드로 하기에 큰 문제는 없지만 좀 아쉬웟다는 정도 분명 그래픽은 좋앗으나 일방통행 겜 치고 프레임 튀는 구간이 많아서 최적화에 좋은 점수는 못줄거 같아요 자체엔진이라 그런듯 30번대로는 좀 빡시고 40번대로는 쾌적하게 즐길수 있습니다 | 22.11.25 01: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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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선으로 석궁스킬찍어 놓으면 석궁얻고 은신같은거 안하고 그냥 다 쏴죽일수도 있죠. | 22.11.26 22: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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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어에 가깝습니다. | 22.11.29 19: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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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라오어 같은 생존 게임에 가깝습니다. 때로는 인내심만으로 버텨야 하는 미션도 있고요. 다만 라오어보다 퍼즐 비중은 살짝 더 커요. | 22.12.03 21: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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