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원숭이 섬으로의 귀환 | 출시일 | 2022년 09월 20일 |
개발사 | Terrible Toybox | 장르 | 어드벤처 |
기종 | PC | 등급 | 전체 이용가 |
언어 | 한국어 미지원 | 작성자 | PforP |
*원숭이 섬 시리즈 전반과 본작에 대한 중대한 누설이 있습니다.
원숭이 섬(과 루카스아츠, 혹은 론 길버트)의 매~우 길지까지는 않은 연대기
지금이야 스타워즈 게임만 집중하지만, 한때는 다양한 게임을 만들었던 루카스아츠
루카스아츠의 등장은 어드벤처 게임 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선보였다. 어드벤처 게임 제작사로 이름을 알린 ‘매니악 맨션’
옛날 옛적 조지 루커스라는 청년이 있었다. 몇 편의 영화를 만든, 이 영화 청년은 오랫동안 품고 있던 우주 모험담을 성공시켜 미국 영화사에 한 획을 긋고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1980년대 초반 거물이 된 루카스는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는데 루카스아츠는 이 시기를 타고 세워진 게임 회사였다. 아타리 시절부터 활동하기 시작했지만, 루카스아츠가 본격적으로 빛을 보게 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였다. 시에라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여러 회사가 도전하고 있었던, 그래픽 어드벤처라는 장르에 뛰어들어 ‘매니악 맨션’ 시리즈, ‘작의 모험’ 같은 수작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루카스아츠 어드벤처 게임은 경쟁자로 불렀던 시에라 엔터테인먼트랑 차별점이 많았다. 우선 그들은 시작부터 철저히 그래픽에 기반한 연출과 게임 디자인을 선보였다. 텍스트 어드벤처에서 당연시 여겼던 전지적 나레이션에 의존해 상황을 설명했던 시에라 어드벤처 게임들과 달리, 루카스아츠 어드벤처 게임은 전지적 나레이션은 줄이고 인물의 대화나 중얼거림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좀 더 영상적인 연출 방식을 구사했다. 게임 디자인 면에서, 텍스트 입력기가 남아있는 등 과도기에 있었던 시에라 어드벤처 게임과 달리 루카스아츠는 게임 화면 아래 명령어 선택으로 직관적인 게임 플레이를 구성했다.
무엇보다 게임의 난도 및 접근성 측면에서 시에라보다 상대적으로 플레이어 친화적이었다. 불합리하다 싶을 정도로 어려운 퍼즐과 다양한 게임 오버가 넘쳤던 시에라 어드벤처 게임과 달리, 루카스아츠는 극초기를 제외하면 유머를 무기로 삼아 불합리한 게임 오버를 줄이고 흡사 미국 애니메이션을 보는듯한 흡입력 있는 전개로 플레이어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지금도 한국 어드벤처 게임 팬덤에 한해서 보자면 시에라보다는 루카스아츠가 좀 더 팬층이 큰 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어드벤처 명가로서 루카스아츠의 정체성을 구축한 게임이 바로 ‘원숭이 섬’ 시리즈다.
‘원숭이 섬’ 시리즈는 1990년대 오리지널 루카스아츠 어드벤처를 대표하는 게임이었다. 사진은 1편.
디즈니랜드의 놀이기구인 ‘캐러비안의 해적’과 소설 ‘낯선 조류’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훗날 ‘캐러비안의 해적’이 실사화되면서 ‘원숭이 섬’ 시리즈 영향력이 발견되기도 했다.
18세기 카리브해 해적을 소재로 한 ‘원숭이 섬의 비밀’ 시리즈는 어드벤처 명가 루카스아츠가 남긴 유산 중에서도 가장 영향이 컸고 지금까지도 회자하는 게임이다. 우선 게임 디자인이라는 측면에서 원숭이 섬의 비밀 1, 2는 루카스아츠식 어드벤처 디자인, 나아가 그동안 루카스아츠 게임에 관여했던 감독 론 길버트의 재능이 절정에 달했다. 원숭이 섬의 비밀 1은 매니악 맨션과 작의 모험,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 등에서 시도해왔던 유저 친화적인 게임 디자인 성과를 종합했고 훗날 이어질 루카스아츠 어드벤처의 전형을 제시했다. 사실 최후의 성전은 영화 홍보용으로 6개월 만에 급속 제작한 게임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원숭이 섬의 비밀 1, 2야말로 당시 루카스아츠 제작진의 참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원숭이 섬 시리즈는 유머를 무기로 삼은 게임이었다. 론 길버트, 데이브 그로스만, (훗날 그림 판당고와 사이코너츠로 성공하는) 팀 셰이퍼가 담당한 각본은 18세기 스워시버클러 해적물과 위트가 넘치는 미국 유머의 진수를 능수능란하게 다뤄내면서 플레이어를 사로잡았다. 매니악 맨션이나 작의 모험에서 정립된 황당하면서도 생기발랄한 캐릭터들, 재치 넘치는 대사와 동시대 대중문화 패러디가 절묘하게 배합된 이 코미디 모험극은 곧 1990년대 루카스아츠 게임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스필버그 원안으로 만들어진 더 디그 정도만 원숭이 섬 시리즈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게임일 것이다) 공식적으로 언급된 원숭이 섬 시리즈의 모체는 디즈니 월드 놀이기구인 캐러비안의 해적과 팀 파워스의 낯선 조류 On Stranger Tide로 꼽히는데, 내용 측면에서는 낯선 조류의 영향력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캐러비안의 해적 영화판이 낯선 조류를 부제로 차용했다던가, 원숭이 섬의 비밀 영화화랑 관련 있다는 소문 (각본진은 이 소문을 부정했다.)을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비화라 할 수 있다.
바이 바이 몽키, 곤 투 클래식 어드벤처 헤븐
아직도 팬들 사이에서는 최고작으로 꼽히는 ‘원숭이 섬의 비밀 2:르척의 복수’. 하지만 론 길버트는 이 게임을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시리즈에서 손을 뗐다.
루카스아츠 독립 후 론 길버트의 대표작은 다름 아닌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이다. 이외에도 케이브독과 휴멍거스 게임에도 많이 관여했다.
하지만 최고작으로 꼽히는 2를 마지막으로 시리즈 조타수 론 길버트는 루카스아츠를 떠나 새로운 항해를 시작해버렸다. 그 결과 2의 충격적인 결말은 묻혀버렸고, 원숭이 섬은 근 30년 이상을 새로운 조타수들과 함께 항해해야 했다. 그래도 론 길버트랑 원숭이 섬 시리즈는 헤어진 후로도 둘 다 잘 풀린 편이다. 우선 론 길버트는 그 시절 어드벤처 게임 개발자 중에서는 성공적으로 경력을 이어간 편에 속한다. 휴멍거스 엔터테인먼트와 케이브독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양질의 아동용 게임을 만들기도 했고, 지금도 충성스러운 팬덤을 이끄는 RTS 게임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의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휴멍거스와 케이브독에서 물러난 이후로는 전성기가 지나긴 했지만 지금도 큰 공백기 없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한편 원숭이 섬 시리즈는 5년의 공백 기간을 가지고 ‘원숭이 섬의 저주’로 돌아왔다. 한국어화가 이뤄져 인지도가 높은 게임이기도 하다.
팬덤에서는 좋은 대접은 못 받는 ‘원숭이 섬의 탈출’. 이 작품은 루카스아츠 어드벤처 게임의 종언을 선언한 게임이기도 했다.
귀환 전 시리즈 최신작이었던 ‘원숭이 섬의 이야기’. 텔테일 게임즈의 초기작이기도 하다.
길버트 퇴사 후 원숭이 섬 시리즈는 방향성이 달라져 올드팬의 실망 섞인 아우성을 듣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게 이어간 편이다. 2D 카툰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한 ‘원숭이 섬의 저주’는 빅 우프와 결말 떡밥을 대충 얼버무리는 바람에 팬들이 30년을 기다리게 되는 원흉이 된데다 론 길버트조차 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게임 자체는 잘 빠진 편이었고 꽤 히트했다. 여기다 시리즈 최초로 한국어화 되기까지 해 팬덤 확장에 큰 공을 세웠다. 뒤이어 2001년에 발표된 시리즈 4편 원숭이 섬에서의 탈출은 공식적으로 루카스아츠가 만든 마지막 어드벤처 게임이다. 과도기적인 패드 조작을 도입하다가 시리즈 최악의 조작감이라는 평을 받았고 팬덤에서도 호불호가 격하게 갈렸다. (다만 발매 당시 평단 평가는 의외로 좋았던 편이다.)
그 이후론 부활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첫 부활은 루카스아츠 어드벤처 게임을 이끌던 멤버들이 설립한 텔테일 게임즈였다. 텔테일의 첫 게임 샘 앤 맥스 후속작이 원숭이 섬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게임은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여기서 등장했던 캐릭터 모건 르플라이는 강렬한 행적 때문에 발매 당시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다만 이 프로젝트에서 론 길버트의 비중은 감수 수준으로 작았던 편이고, 오히려 시리즈의 다른 한 축이었던 데이브 그로스먼의 비중이 컸던 편이다. 이런 점을 감안했는지 텔테일 측에서는 원숭이 섬의 이야기가 향후 나올 후속작의 스핀오프에 가깝다는, 좀 배배 꼬인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귀환이 나온 시점에서 보자면 거의 5편으로 안착한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하면서 텔테일은 루카스아츠 게임에 더 이상 손대지 않았고 미디어 프랜차이즈 게임화로 노선을 틀어버렸다.
한편 론 길버트는 케이브독과 휴멍거스를 떠나 2013년 친구의 게임 제작사에서 더 케이브를 만들었고…
2017년 다시 자기 스튜디오를 차려 본격적으로 루카스아츠 어드벤처로 복귀한 팀블위드 파크를 내놓았다.
오랜 시간이 흘렀고 론 길버트와 동료들 입지도 업계 선임으로 올라갔다. 단적으로 원숭이 섬 시리즈에 그래픽을 담당하고, 샘 앤 맥스 원작자인 스티브 퍼셀은 2022년 기준 픽사 시니어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다.
다시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사실 텔테일이 루카스아츠 프랜차이즈에 관여한 건 2010년 샘 앤 맥스 시리즈 완결이 마지막이다. 2012년 디즈니가 루카스아츠를 인수한지라 텔테일 측에서 더 이상 손을 댈 수 없었고, 때마침 워킹 데드나 울프 어몽 어스가 성공해 그쪽으로 노선을 틀어버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텔테일 게임즈가 이후로 자가 복제가 심해져 팬층 이탈이 심해졌고, 경영 기반이 튼실하지 못해서 2018년 파산해버렸다. 한편 론 길버트는 잠깐 동료 팀 셰이퍼의 스튜디오인 더블 파인에 들어가 더 케이브라는 게임을 만들었다. 더블 파인에서 나온 후 론은 오래간만에 자기 스튜디오인 테러블 토이박스를 만들었고, 2017년 첫 게임 팀블위드 파크라는 어드벤처 게임을 들고 왔다. 팀블위드 파크는 대놓고 1980년대 초 루카스아츠 어드벤처 게임의 귀환을-정확히는 매니악 맨션이나 작의 모험-내세운 게임이었는데, 론 길버트와 왕년의 루카스아츠 게임 개발자들의 실력을 확인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2019년 PAX에서 디볼버 디지털이 원숭이 섬이 다시 귀환할 거라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엔 좀 더 특별했는데, 론 길버트가 테러블 토이박스를 이끌고 데이비드 그로스먼과 함께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다. 디즈니 이미지를 생각하면 의외지만 ‘원숭이 섬으로의 귀환’(이하 ‘귀환’)은 디즈니 측에서 창작적 자유를 받고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한다. 샘 앤 맥스 원작자이자 ‘원숭이 섬’ 시리즈 스태프였던 스티브 퍼셀이 현재 디즈니 산하 픽사에서 선임급으로 활동 중이라는 사실도 (’메이의 새빨간 거짓말’ 크레딧에도 올라와 있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 결과 비교적 취미 개발에 가까웠던 ‘팀블위드 파크’랑 달리 ‘원숭이 섬으로의 귀환’은 그로스먼를 포함해 마이클 랜드와 피터 매코넬, 클린트 바자키안 작곡자 팀도 새로 합세해 꽤 그럴듯한 제작진으로 꾸려져 2년 간 제작한 끝에 발매되었다.
우리의 착한 해적 가이브러시 율리시즈 쓰립우드가 여섯 번째로 항해를 나서는 이야기
4에서 가이브러시가 5까지 나오기로 계약했다고 투덜거렸는데, 다행히도 미키 쥐와 도널드 오리가 고용 승계를 잘 해줬다.
‘원숭이 섬’ 시리즈가 갑자기 몽키 컴뱃 (*실제로 있었음)을 하지 않는 이상에야 팬들이 원하는 건 정해져 있긴 하다.
그리고 ‘귀환’은 그 원하는 걸 잘 해내고 있다.
이미 전작 ‘팀블위드 파크’에서 론 길버트와 테러블 토이박스는 향후 개발 노선이 루카스아츠 어드벤처 게임의 부활이라는 걸 못 박아두었다. 그렇기에 게임 디자인에 대해서는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하나씩 점검해보자. 아이템과 인벤토리? 있다. 퍼즐? 있다. 재치 있는 대사? 있다. 대사로 퍼즐 힌트 유추하기? 있다. 여러 겹의 비선형적인 퀘스트 속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풀어나가기? 있다. 상호작용 포인트 찾기? 있다. ‘한편’ 자막 연출? 있다. 원숭이 섬 시리즈 특유의 모욕 칼싸움? 있다. ‘원숭이 섬으로의 귀환’에서 그들이 귀환하고자 하는 원숭이 섬은 고전 어드벤처 게임이나 다름없다. 다만 명령 체계나 조작이 상당히 간소화되었고 패드 플레이도 염두에 둔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팀블위드 파크’보다는 2000년대 이후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에 가까운 편이다.
하지만 ‘귀환’은 이런 고전 어드벤처 게임 특유의 플레이어가 풀어나가는 매력을 노련하게 다뤄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비선형적인 퀘스트 동선과 설계가 제일 빛나는 편이다. ‘귀환’은 A를 풀러 갔는데 그걸 풀려면 B와 C를 선행해서 풀어야 하고, D하고도 어느 정도 연계되어 있더라…. 식의 꼬여있는 구조의 퀘스트가 많다. 보통 이런 비선형적인 퀘스트를 내세운 게임은 제작자조차 갈팡질팡해서 본래 목적이나 방향을 잃고 지루하고 무의미하고 짜증 나는 탐색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귀환’은 그런 헤매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고 의도한 동선을 명료하게 대사와 상황으로 제시하고 있다. 퀘스트와 퍼즐을 얽는 방식 역시 위트를 품되, 세심한 논리로 구성했다. 지나치게 꼬지도 않고 그렇다고 뻔할 정도로 단순하지도 않다는 점에서 완급조절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대신 시대의 변화에 맞춘 편의성 추가가 눈에 띈다.
수집 요소 격인 일반상식 카드. 의외로 퍼즐 내용이 매니악한 편이다.
전반적으로 아이템 조합도 많이 줄었고 오브젝트로 할 수 있는 것도 두 개 정도라 풀이가 복잡하지 않다. 뭘 어떻게 어디다 써야하는지를 아는게 주요 관건이라 할 수 있다.
‘귀환’에서 새로 추가된 부분 대다수는 편의성이다. 특히 입문자를 배려한 부분이 많다. 우선 전작 ‘이야기’마저 13년 전 게임일 정도로 시간이 흘렀던지라 시리즈를 되짚어보는 스크랩북이 추가되었다. 발매 직전까지도 ‘귀환’의 시점이 언제인지 왈가왈부가 많았는데 스크랩북과 후술할 서사를 보면 ‘귀환’은 명백히 시간대 끝에 속하는 게임이다. 두 번째로 게임 내 안내 기능이 대폭 추가되었다. 할 일 목록이나 힌트 시스템은 전형적이긴 하지만 게임의 재미를 해치지 않는 수준으로 완급조절이 잘 된 편이다. 심지어 힌트를 다 본 후로도 또 생각해내야 할 부분도 있을 정도다. 패드 플레이를 고려한 조작 체계나 상호작용 디자인도 합격점이다. 확실하게 상호작용 지점을 찍을 수 있도록 구성해놓은지라, 그 시절 어드벤처 게임들이 종종 빠졌던 피곤한 픽셀 추적 같은 건 안 해도 된다. 다만 초반부 멜레이 섬 내부를 돌아다닐 때 전체 지도를 보려면 일부러 지정된 출구로 찾아가야 하도록 구성한 건 살짝 불편했다.
반대로 올드팬을 겨냥한 요소도 보인다. 우선 일반상식 카드라는 수집 모드가 추가되었다. 이 카드엔 선택형 퀴즈가 제공되는데, 퀴즈 대다수가 시리즈 오타쿠만이 알 수 있는 요소라 입문자에겐 꽤 어려운 편이다. 다음으로는 캐주얼 모드와 하드 모드가 있다. 전반적인 구조는 전작 ‘팀블위드 파크’의 난이도 모드랑 비슷하다: 기본적인 내용은 같되 튜토리얼이 대거 삭제되고 퍼즐의 단계 (나아가 일부 대화)가 늘어나는 변화가 있다. 큰 내용은 같지만, 난도에 따라 각각 입문자와 올드 팬를 위한 콘텐츠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정석적이긴 하지만, 하드 모드에서만 볼 수 있는 일부 대화는 논란의 엔딩을 이해하는 단초가 있기에 하드 모드 2회차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3D로 나온 전적이 있음에도 2D 그래픽으로 귀환했는데, 다시 조타수를 잡은 론 길버트의 의향이 크지 않았나 싶다.
그래픽 자체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다만 디테일을 많이 넣다 보니 다소 난잡한 구석도 있긴 하다.
4나 5에서 3D 그래픽을 도입한 걸 생각해보면 본작의 2D 그래픽 회귀는 좀 의외라 할 수 있다. 다만 론 길버트나 여타 제작진들이 3D 게임에 무지한 것도 아니고 여건상 3D 그래픽을 충분히 도입할 수 있었던 걸 생각해보면 의도적으로 이 노선을 택했다고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론 길버트는 3D 그래픽과 자기 원숭이 섬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다만 노골적인 도트 그래픽 시절 (정확히는 초기 루카스아츠) 향수를 불러일으킨 전작 ‘팀블위드 파크’랑 달리 ‘원숭이 섬으로의 귀환’은 비교적 최근 2D 어드벤처 게임에 가깝다. 정확히는 ‘원숭이 섬의 저주’ 스타일이면서도 노선에서는 차별했던 구석이 있다. 공식적으로 론 길버트가 전작과 달리 도트 그래픽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로,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좀 더 시각적인 부분에서 자유를 누리고 싶어서라고 코멘트한 바 있다.
그래픽 자체는 참신하고 매력적이다. ‘리틀 빅 플래닛’과 ‘테어어웨이’로 이름을 알린 아티스트 렉스 크롤이 담당했는데, 과격한 데포르메와 그와 대조되는 빼곡한 세부 배경 묘사, 화려한 색감으로 무장한 카툰 미학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아트워크를 움직이기 위해 새로 만든 엔진인 딩키 엔진 역시 제작진이 의도했던 팝업 북풍 애니메이션을 정확히 살려내고 있다. 특히 스탠 스탠맨이 늘 해왔던 특유의 어처구니 없는 팔동작 애니메이션 구현은 그 자체로도 장관이다. 어떤 지점에서는 렉스 크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테어어웨이’를 떠올리게 하고, 어떤 지점에서는 루카스필름에서 제작했던 ‘Twice Upon Time’이라는 1980년대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한다. 다만 단점이 아예 없진 않다. 어렸을 때 부터 원숭이 섬 팬이었다던 렉스 크롤이 팬심에 지나치게 힘을 주면서 작업했는지 세부 묘사가 2% 넘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픽셀 추적이 사라진 것과 별개로 플레이어 관점에서 보면 시인성이 그리 좋지는 않다. 색감도 화려한 편이라 전반적으로 산만하다고 느낄 지점이 분명히 있긴 하다.
비밀을 찾을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오, 우린 우주 경쟁 시대에서 자라났어
근데 이제는 변기 청소나 하래
세상이 얼마나 큰지 봤는데
이걸 어떻게 보상받지?
-Pulp, ‘Glory Days’ 중
취향의 호오가 갈릴 그래픽이긴 했지만, 몇몇 팬의 반발은 그야말로 폭력 수준이었다. 결국 론 길버트가 발매 전까지 블로그 업데이트를 중단했을 정도.
문제는 이 그래픽이 예상 이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당연하겠지만 제작진도 호불호 정도는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그래픽 콘셉트가 공개되었을 당시 원숭이 섬 팬덤의 반응은 폭탄이라도 터진 수준이었다. 론 길버트 시절 원숭이 섬 게임을 좋아하던 팬 대다수는 이 그래픽을 저주했고 탈출하고 싶어 했고, 론 길버트에게 우습지도 않은 욕설을 퍼부었다. 결국 이 사건으로 론 길버트가 발매 전까지 공식 블로그 업데이트를 포기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악성 댓글을 단 원숭이 섬 팬들도 예측하지 못한 게 있었다. 바로 공개된 본편 서사가 그래픽 콘셉트 논란 이상으로 매우 뜨거운 감자인데다, 그것도 팬덤을 겨냥하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아마 결말에서 대다수 플레이어가 이런 표정을 지을 거라 예상한다.
2 결말을 망친 아들과 6 결말을 망친 아버지의 자강두천 대결! (는 론 길버트 본인의 대결)
일레인: 널 사랑하지만 너 30년 내내 결말에서 헛소리만 한다.
이 단락부터는 치명적인 누설이 있기에, 하지 않은 분들은 넘어가기를 바란다. ‘귀환’의 결말은 안티플롯이자 메타픽션이다. 간단히 말해 처음엔 원숭이 섬의 비밀을 찾으러 가는 것처럼 시작했다가 결말엔 사실 그건 아무것도 별거 아니었다는 (혹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식으로 마무리 지어버린다. 결국 원숭이 섬의 비밀은 맥거핀으로 처리된다. 2랑 비슷한 결말인데, 여기다 메타픽션적인 허구성 폭로가 덧붙여져 있다고 보면 좋다. 실제로 발매 후 원숭이 섬 팬덤에서는 굉장히 당황했고, 심지어 격앙된 비난을 내뱉기도 했다. 2 결말의 논란은 아무것도 아니게 만들어버리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그 논란의 강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주지해야 할 점은, 2하고는 명백히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2의 결말은 떡밥이 있는 클리프 행어에 가까웠다. 일레인이 사라진 가이브러시를 찾는 마지막 컷 신이나 당시 개발진 증언을 들어보면 론 길버트 본인은 르척이 만든 함정 혹은 맥거핀 정도로 염두하고 차기작을 기약하는 결말을 의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 이후 길버트는 퇴사해버렸고, 남겨진 제작진들은 이 떡밥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해하다가-히트작이었음에도 후속작이 발매될 때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결국 대충 설명하는 식으로 치워버렸다. 즉 2의 결말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붕 떠버린 사고에 가까웠다. 반면 귀환의 결말은 명백히 의도한 것이다. 모든 서사 요소가 철저히 결말의 반전에 맞춰져 있으며, 이를 위해 이야기 속 이야기라는 구조와 신빙성 없는 화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몇몇 리뷰에서 ‘뮌하우젠 남작’이나 ‘돈 키호테’가 언급되는 이유도, 신빙성 없는 화자 가이브러시가 펼치는 익살스럽고 다채로운 구조의 이야기 때문에 그렇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몇 개 있다. 우선 ‘원숭이 섬’ 시리즈는 일반적인 이미지랑 달리 보물을 찾거나 얻는 걸 목표로 하는 활극은 아니었다. 론 길버트와 데이브 그로스먼, 팀 셰이퍼가 ‘스페이스 퀘스트’를 어느 정도 참조하지 않았나 싶어질 정도로, ‘원숭이 섬’ 시리즈는 강력함과는 거리가 먼 어벙한 청년이 재치 있게 상황을 풀어나간다는 야바위가 중심인 활극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원숭이 섬’ 시리즈에서 대놓고 보물 얻는 걸 목표로 삼았던 게임은 의외로 2편과 본작밖에 없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2에서도 보물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비밀이 처음으로 언급되는 1편에서도 대놓고 가이브러시가 결말에서 “그래서 원숭이 섬의 비밀이 뭔데?”라고 한 뒤 허무맹랑한 대사를 하면서 끝났다. 이 시리즈가 맥거핀을 활용해 엉뚱한 지점에서 착륙하는 건 전통이라 봐야 할 것이다. 그럴싸한 목표로 플레이어의 관심을 사로잡은 뒤, 부산하게 진행한 후 잘 풀렸지만, 살짝 어긋난 결말을 보여주는 부류의 서사를 즐겨 쓴다고도 할 수 있다.
사실 2는 1의 ‘비밀’ 맥거핀 농담을 이해 못 한 아이들의 항의 전화에 대한 응답을 어느 정도 담고 있었는데, ‘귀환’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다만 ‘귀환’은 기본적으로 젊은이가 아닌 중년의 관점으로 진행되는 게임이라, 맥거핀의 뉘앙스가 달라졌다.
곧장 말해 세대 변화와 중년의 위기가 핵심 갈등 소재라 할 수 있다.
‘귀환’도 비슷한 구도를 차용하고 있다. 가이브러쉬와 르척은 원숭이 섬의 비밀을 찾으려고 하지만 정작 그게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어떻게 쓸지도 모른다. 심지어 주변 사람들, 특히 르척의 부하들은 대체 왜 그런데 집착하냐며 질려하기까지 한다. 비밀의 단서는 난데없는 곳에 등장하기까지 한다. 이런 묘사가 이어지니 비밀이 대단한 무언가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비밀을 찾는 본인들과 주변인들의 온도 차 때문에 ‘귀환’의 맥거핀은 전작보다도 더욱더 노골적이다. 하지만 ‘귀환’의 맥거핀은 단순히 농담 이상으로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그 이유를 찾자면 이 게임이 왕년에 명성을 날렸던 중장년이 만들고 주연을 맡은 게임이라는 점에 있다.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가이브러시와 일레인은 착실히 나이를 먹었다. ‘귀환’에서 부부의 나이대는 명확히 언급되지 않지만, 본편에서 시간이 다소 흐른 액자 밖 얘기에는 아들 보이브러시가 등장하기까지 하니, 적어도 30대 초반은 넘은 것은 확실하다.
이러다 보니 가이브러시가 모험을 떠나는 이유도 달라졌다. ‘귀환’에서 가이브러시가 비밀에 집착하는 이유는 좀 더 실존적인 경향이 크다. 오래간만에 돌아온 멜레이 섬은 많이 달라졌다. 일레인은 총독직에서 물러났고 마을 상황도 많이 달라진데다, 자신의 업적을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 ‘귀환’에서 가이브러시나 일레인 역시 더 이상 햇병아리가 아니다. 그래도 꾸준히 자기 할 일을 찾아다니는 일레인과 달리, 가이브러시는 해적이면서도 딱히 할 일이 없는 애매한 상태에 처해 있다.
르척이 비밀을 찾으려고 한다는 소식은 가이브러시에 중년의 위기를 돌파할 기회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가이브러시가 주변인들에게 원숭이 섬의 비밀을 찾겠다고 우쭐거리거나, 자신감을 잃고 좌절해 있을 때 묘한 아련함과 애잔함을 안겨준다. 이 시리즈 팬 중에서 나이를 먹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건 숙적 르척도 비슷한데, 본작의 르척은 부하들에게도 고압적인 자세로 까이고 지도 바뀐 것도 못 알아차리고 억지로 반칙을 써서 이기는 등 묘하게 헛똑똑이 꼰대 상사 이미지가 강해진 편이다. 여기까지 보면 ‘귀환’에서는 중년의 위기라는 주제가 작동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언차티드 4’랑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인데, 다소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 ‘언차티드 4’에 비하면 ‘귀환’은 훨씬 이 내용을 허허실실 풀어가는 편이다.
코로나19 및 안티 백서 문제라던가 현실 문제 풍자가 많아졌다.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메타픽션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특히 마지막 파트 퍼즐의 허술함은 철저히 의도적이다.
여기다 ‘귀환’에서는 동시대적인 요소를 다루는 부분이 많아졌다. 원체 블랙 코미디 요소도 많이 포함된 시리즈긴 했지만 ‘귀환’의 블랙 코미디는 좀 더 구체적인 이슈를 다루는 게 많다. 가장 노골적인 풍자로는 코로나-19 사태와 안티 백서가 있다. 작중 일레인은 괴혈병 퇴치하려고 라임을 키워 보급하려고 하지만, 해적들 사이에 떠돌아 다니는 이상한 미신 때문에 보급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게 게임의 서브플롯 중 하나인데, 해적들을 만나보면 ‘과학적’인 것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다. 해적들의 대사부터가 노골적인 안티백서가 하는 말의 패러디다 보니 놓치는 게 이상할 정도다. 심지어 시리즈 전통의 스탠 스탠맨도 이런 깊어진 블랙 코미디랑 연계되어 있다. 원래부터 사기꾼이라는 게 명백한 캐릭터였지만, ‘귀환’의 스탠은 비록 코믹하게 묘사되긴 했지만 진짜 범죄자급의 인성과 행적을 보여준다. 감옥 갔다고 하면 바로 이해가 갈 것이다. 이외에도 재난 피해, 슬럼화 등 묘하게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는 블랙 코미디가 많은 편이다.
블랙 코미디 뿐만이 아니라 ‘귀환’은 자신이 속해 있었던 어드벤처 게임 장르에 대해 고찰도 하고 있다. 마지막 장이 대표적이다. 마지막 장 퍼즐 대다수는 상술했던 이전 장들의 퍼즐/퀘스트랑 반대로, 단순한 수수께끼와 답 풀기로 이뤄져서 상당히 싱거운 편이다. 그냥 평범한 방 탈출 게임에 붙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건성이다. 그런데 이게 논란의 결말 앞에 붙어 있으면 의미가 달라진다. 간단히 말해 마지막 장 퍼즐은 만들다 귀찮아서 내던진 디자인이 아니라, 그 시절 어드벤처 게임들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의도로 보는 게 정확하다. 이 퍼즐을 통해 ‘귀환’은 198~90년대 대다수 어드벤처 게임들이 이야기 전달이나 퀘스트의 유기성을 등한시하고 퍼즐 디자인에 몰두했지만, 그 퍼즐조차 시시했다는 걸 풍자하고 있다. 게다가 건성이긴 하지만, 퍼즐 내용 자체는 상술한 블랙 코미디의 연장선에 있어 은근히 뼈가 있다.
‘귀환’에서 가이브러시가 배우는 교훈 역시 ‘결과’나 ‘성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과정’의 미덕을 인정하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본작의 결말은 왜 가이브러시가 승리하고 르척이 패배할 수밖에 없는지를 간명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맥거핀과 현실적인 블랙 코미디를 활용해 도달한 주제 의식은, ‘인생은 결과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도 있다’에 가깝다. 결말에서 가이브러시 부자간의 대사와 엔딩 후 볼 수 있는 제작자의 말을 보면, 론 길버트와 데이브 그로스먼은 이 결말이 매우 논란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있다. 30년 동안 기다려왔던 팬들의 기대를 배반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실제로 추가로 볼 수 있는 몇몇 엔딩 쿠키/연출은 이런 의도를 보강하고 있는 데다 (아마 상술할 그래픽 콘셉트 건으로 날뛰었을) 극성팬들에 대한 비판이라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완의 중단이었던 2랑 달리 ‘귀환’의 결말은 당혹스럽긴 해도 허허실실하면서도 제대로 맺음을 하고 있다. 이제 론 길버트와 데이브 그로스먼은 미완성된 2의 결말이나, 새로이 붙인 해설이 당시 생각과 달라졌어도 신경쓰지 않는다. 남은 사람들이 3에서 땜질한 설명도, 원숭이 섬의 ‘비밀’ 모두 지나온 과거고 설명없이 그대로 놔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다 잘 풀렸는 데다 자식한테 엄마랑 같이 떠났던 개쩌는 과거 얘기를 들려줄까 말까 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다가올 개쩌는 얘기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좋기 때문이다. 길버트가 만들진 않았지만 4 결말에서 일레인이 총독직의 무게와 거부감, 아직 젊으니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얘기했던 걸 생각해보면 많이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어떤 지점에서는 좀 부럽기도 한 게, 이 편안함은 그동안 쌓아왔던 게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자신감과 여유기 때문이다. 론 길버트와 데이브 그로스먼, 그리고 둘의 동료들은 2 이후로도 참 열심히 살아왔고, 게임 속 주인공 가이브러시랑 일레인도 마찬가지다. 5편까지 하면서 이 부부는 고생도 하면서 즐겁게 모험하며 살아왔고, 함께 할 동반자도 생겼다. 그러면서도 호기심을 잃지 않은 이상적인 나이 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말에서 ‘비밀’에만 집착하느라 허구에 머무른 악역들과 비교해보면 명확하다. 가이브러시와 일레인의 모험이 더 이어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둘은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늙어가겠다는 안도감이 든다.
콥: 룸도 32년 전 게임이야. 신작 좀 내줘… (*콥은 죽은 사람입니다.)
‘원숭이 섬으로의 귀환’은 진정한 ‘귀환’이라는 평가를 들을만한 자격이 있는 게임이다. 대다수 그 시절 어드벤처 개발자들과 달리 론 길버트와 데이브 그로스먼이 여전히 양질의 코미디 어드벤처 게임을 만드는 데 자질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 시절 어드벤처 게임에 대한 기억이 없는 세대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퍼즐과 퀘스트와 더불어, 현시대에 걸맞은 인터페이스와 편의성을 갖추는 등 세련되게 나왔다. ‘원숭이 섬으로의 귀환’은 올해 상반기에 나왔던 ‘사이베리아: 월드 비포’처럼 어드벤처 팬들이 만족할 잘 만든 구식 어드벤처 게임이다. 다만 서사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완성도와 별개로 나이를 먹은 중년의 시각이 반영된 안티 플롯 풍 결말로 상당히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플레이어가 판단할 몫이라 생각한다.
예측불허의 결말임에도 가이브러시와 일레인도, 론 길버트와 제작진도 그동안 참 열심히 살았구나…하는 감회에 젖게 하는 게임이었다.
작성 PforP / 편집 : 안민균기자(ahnmg@ruliweb.com)
(IP보기클릭)223.38.***.***
충분히 만족스럽고 좋았음 30년전 추억에 잠겨본것도 너무 좋았다
(IP보기클릭)124.59.***.***
그리웠고. 그 그리움을 채우는 것만이 전부일까 했습니다만, 기대도 하고 있지 않았던 한글화에 거기다 한글화의 수준도 잘 만들어져서 온갗 꽁트 거리를 즐기는 거 만으로도 돌아왔다는 것 넘어서는 기쁨을 주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재밌어서 단숨에 빠르게 끝내면 아까워서 어쩌지. 하는 생각 때문에 진행이 꺼려질 정도군요... 여러가지를 다시 느낄 수 있어 즐겁습니다.... 어느새 이 장르를 보기가 드물고 힘들어졌고 찾아보기도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 장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고블린 시리즈가 참 재밌었죠. 어렸을 때라 게임 내의 힌트가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아 일일이 클릭 하고 반응을 보며 생 노가다 수준으로 플레이를 했음에도 재미가 있었고 2를 플레이할 때 가장 즐거웠습니다. 퍼즐이 지나치게 머리 아프지 않았고 타이밍도 너무 늦게 움직이는 것만 아니라면 적절한 위치로 이동을 해주는 것만 주의를 해주면 클리어할 수 있었던 덕이 크겠지만, 그 반응을 보는 재미는 분명히 있었지요. 하지만, 요즘 들어선 복잡한 방향의 생각이나 머리를 굴리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엔 많은 것이 피로하고 힘들어졌고(주로 건강적인 측면에서) 복잡하고 정교한 것이 과연 정답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슈터류 게임과 뱀서 스타일의 정말. 단순성에 중점을 둔 게임들이 즐겁고 재미가 느껴지니 말이죠. 엘든 링 같은 게임도 즐기고는 있고 더 롱 다크 같은 게임도 즐기고 있습니다만, 복잡함과는 다른. 게임이라는 것이 주는 본질적인 재미란 뭘까. 합니다.
(IP보기클릭)49.163.***.***
처음 결말을 보면 보이브러시처럼 벙찌는 표정인데 이후에 론길버트 편지를 보면 이해가 됨 결론은 가이브러시도 우리들처럼 20대~40대를 이상적인 목적을 가지고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것
(IP보기클릭)175.114.***.***
오랜만에 어드벤쳐 게임이였고 오랜만에 너무 재미있게 했던 게임입니다.
(IP보기클릭)175.210.***.***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ㅎㅎㅎ
(IP보기클릭)223.38.***.***
충분히 만족스럽고 좋았음 30년전 추억에 잠겨본것도 너무 좋았다
(IP보기클릭)175.114.***.***
오랜만에 어드벤쳐 게임이였고 오랜만에 너무 재미있게 했던 게임입니다.
(IP보기클릭)175.210.***.***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ㅎㅎㅎ
(IP보기클릭)121.161.***.***
(IP보기클릭)1.241.***.***
(IP보기클릭)49.163.***.***
처음 결말을 보면 보이브러시처럼 벙찌는 표정인데 이후에 론길버트 편지를 보면 이해가 됨 결론은 가이브러시도 우리들처럼 20대~40대를 이상적인 목적을 가지고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것
(IP보기클릭)125.141.***.***
(IP보기클릭)124.59.***.***
그리웠고. 그 그리움을 채우는 것만이 전부일까 했습니다만, 기대도 하고 있지 않았던 한글화에 거기다 한글화의 수준도 잘 만들어져서 온갗 꽁트 거리를 즐기는 거 만으로도 돌아왔다는 것 넘어서는 기쁨을 주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재밌어서 단숨에 빠르게 끝내면 아까워서 어쩌지. 하는 생각 때문에 진행이 꺼려질 정도군요... 여러가지를 다시 느낄 수 있어 즐겁습니다.... 어느새 이 장르를 보기가 드물고 힘들어졌고 찾아보기도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 장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고블린 시리즈가 참 재밌었죠. 어렸을 때라 게임 내의 힌트가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아 일일이 클릭 하고 반응을 보며 생 노가다 수준으로 플레이를 했음에도 재미가 있었고 2를 플레이할 때 가장 즐거웠습니다. 퍼즐이 지나치게 머리 아프지 않았고 타이밍도 너무 늦게 움직이는 것만 아니라면 적절한 위치로 이동을 해주는 것만 주의를 해주면 클리어할 수 있었던 덕이 크겠지만, 그 반응을 보는 재미는 분명히 있었지요. 하지만, 요즘 들어선 복잡한 방향의 생각이나 머리를 굴리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엔 많은 것이 피로하고 힘들어졌고(주로 건강적인 측면에서) 복잡하고 정교한 것이 과연 정답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슈터류 게임과 뱀서 스타일의 정말. 단순성에 중점을 둔 게임들이 즐겁고 재미가 느껴지니 말이죠. 엘든 링 같은 게임도 즐기고는 있고 더 롱 다크 같은 게임도 즐기고 있습니다만, 복잡함과는 다른. 게임이라는 것이 주는 본질적인 재미란 뭘까. 합니다.
(IP보기클릭)119.207.***.***
(IP보기클릭)1.238.***.***
동감입니다. | 22.10.16 21:37 | |
(IP보기클릭)175.116.***.***
(IP보기클릭)39.116.***.***
(IP보기클릭)121.139.***.***
(IP보기클릭)211.245.***.***
(IP보기클릭)14.39.***.***
(IP보기클릭)118.129.***.***
(IP보기클릭)121.134.***.***
(IP보기클릭)211.195.***.***
(IP보기클릭)222.117.***.***
(IP보기클릭)222.113.***.***
(IP보기클릭)106.248.***.***
(IP보기클릭)115.139.***.***
(IP보기클릭)112.220.***.***
(IP보기클릭)223.39.***.***
(IP보기클릭)116.84.***.***
저는 대우 프로엘리트로 했던 매니악맨션 ㅎㅎ 어린나이에 너무 무서웠어요 | 22.10.31 16:34 | |
(IP보기클릭)121.160.***.***
(IP보기클릭)211.207.***.***
도트 시절의 게임은 도트를 고수해야 좋은데. 그 점에서 라이브 어 라이브는 정말 대단했어! 원숭이섬의 비밀은 2편이후로 계속 누더기가 되는 것 같애. 덤덤한 가이브러쉬와 시니컬한 게임의 분위기가 사라져. 새로운 팬도 만들고 싶고, 올드 팬도 잡고 싶은 상업적인 마인드가 뻔히 보여서 하기가 싫다. "시리즈 게임"의 묘미는 맘에드는 주인공의 새로운 얘기를 듣는 재미이지 제작자의 감성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뿐만아니라 시리즈 라고 하기도 이제 뭐한게 제작자도 애정을 가지고 있다기 보다는 우연히 기회가 닿으면 만드는 느낌. 게임은 리메이크라고는 하지만 높은 확률로 제작자가 리틀 미스포츈에서 뭔가를 느낀게 확실한 듯.
(IP보기클릭)175.115.***.***
(IP보기클릭)218.50.***.***
(IP보기클릭)221.161.***.***
(IP보기클릭)58.121.***.***
(IP보기클릭)125.141.***.***
(IP보기클릭)183.102.***.***
(IP보기클릭)121.134.***.***
(IP보기클릭)18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