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 출시일 | 2020년 11월 12일 |
개발사 | 인섬니악 게임즈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기종 | PS4, PS5 | 등급 | 15세 이용가 |
언어 | 한국어 지원 | 작성자 | ahnmg |
스파이더맨 팬들에게 있어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약 2년의 기간은 참으로 의미있는 해였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9월 출시한 PS4 타이틀 ‘마블 스파이더맨’은 잘 짜여진 재미와 완성도를 바탕으로 플레이어와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타이틀이 됐다. IP확장 측면에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그저그런 게임이 아니라, 독립된 타이틀로의 매력과 가치를 충분히 갖춘 타이틀임을 확고히 했다.
여기에 마일즈 모랄레스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톰 홀랜드의 열연을 볼 수 있는 MCU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까지. 서로 다른 매체마다 새로운 매력을 가진 캐릭터를 선보이면서,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다양한 해석과 표현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다양하고 새로운 성격의 스파이더맨을 선보였던 뉴 유니버스.
그리고 2020년 현재.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후속작이 촬영에 들어간 사이. 개발사인 인섬니악은 2018년 출시했던 ‘마블 스파이더맨’의 후속작,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를 깜짝 발표하며 팬들의 관심을 한데 모았다. 현 세대인 PS4는 물론, 차세대 콘솔 기기인 PS5에도 대응하여 연말 발매가 이루어진다는 촉박한 일정까지 공개했기 때문이다.
영원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가 아닌, 새로운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는 캐릭터 그 자체로도 후속작을 대표하는 형태로. 그리고 ‘차세대’라는 단어를 대표하며 플레이어들의 곁으로 자리하게 됐다. 마치 새로운 시대, 새로운 히어로의 깜짝 등장을 알리는 것처럼 말이다.
※ 해당 타이틀은 SIEK를 통해 제공되었으며, 리뷰는 게임 내용에 관한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감상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리뷰에 사용된 스크린샷은 클릭 시 4K 원본으로 확대됩니다. ※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는 제품 측면에서는 꽤 복잡한 라인업으로 출시되는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낀 세대’라고 부를 수 있는. 즉, PS4와 PS5로 같은 날 자리하는 게임이기에, 두 가지 플랫폼에서 모두 플레이해볼 수 있다. ‘마일즈 모랄레스’ 자체는 PS4에서 구매를 하더라도 PS5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다.
단, 두 버전 사이에 놀랄만한 그래픽 및 기능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없다고 할 수 있다. PS4 버전과 PS5의 비주얼 측면은 양 기종간 아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차이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며, PS5 버전에서만 발전된 광원 효과와 추가적인 파티클 및 이펙트가 더해지는 식이다.
이와 같은 차이는 전체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PS5에서의 게임 플레이 몰입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두 버전의 비주얼을 옆에 두고 비교하면 세세한 부분을 알 수 있지만, 빠르게 진행되는 게임 플레이 속에서 이를 느끼기는 어렵다.
차세대에서의 큰 차이는 비주얼이 아닌 로딩 속도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PS4 버전을 구동했을 때만 로딩 화면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HDD를 사용했을 때는 물론이고 SSD를 장착했을 때 PS4는 타이틀 화면에서 오픈월드로 진입할 때 약간의 로딩을 거친다.
PS5에서 하위호환으로 PS4 버전 마일즈 모랄레스를 구동했을 때에는 9초 가량의 로딩을 거쳐야만 진입이 이루어진다. 빠른 이동 시에는 전작에서도 만날 수 있었던 지하철 장면이 재생되며, 12초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PS5에 기본 장착된 SSD의 속도를 고려하면, PS4에서는 타이틀에서 게임 진입 시 최소 9초 이상. 그리고 빠른 이동은 최소 12초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임을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외 게임 내부에서의 로딩 구간은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플레이 도중 건물 내부로의 진입이 이루어지는데, 이 부분에서 전작과 달리 로딩 화면이 출력되지 않는다. 이는 PS5는 물론, PS4에서도 마찬가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로딩이 들어갈 만한 부분을 최소화하고 이를 게임 플레이로 연결시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행위 자체는 원작과 같지만 이를 플레이의 연장선으로 두고 있다. PS4에서 전작을 플레이해 본 사람이라면 ‘어라, 이 부분에서 로딩이 있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장소들이 전부 로딩 없이. 게임 플레이의 연장선에서 다뤄진다. (이와 같은 변화가 가져온 장점은 후술하고자 한다)
반대로 PS5 버전의 마일즈 모랄레스는 로딩 화면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다. 정확하게는 있기야 있을 텐데. 보여줄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을 정도로 로딩이 빠르다. 타이틀 화면에서 계속하기를 눌러 오픈월드로 진입하는 시간은 1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잠깐 검은 화면으로 화면에 자리할 뿐. 바로 그 즉시 게임 플레이로 이어진다.
PS5에서 빠른 이동은 전작에서도 등장했던 지하철 씬 자체를 만나볼 수 없다. 빠른 이동을 누를 경우, 1초 미만의 암전이 이어지고 마일즈가 지하철 입구에서 지상으로 걸어서 올라오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즉, PS5에서의 마일즈 모랄레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로딩 화면을 볼 수 없는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S4와 PS5 모두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하철 역에서 걸어나와 바로 오픈월드의 게임 플레이가 이어지지만, 이후 플레이에서는 로딩 화면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과장을 보태지 않아도 굉장하게 느껴지는 로딩 속도의 단축은 PS5에서 마일즈 모랄레스의 게임 플레이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친다. 로딩으로 인한 게임 플레이 도중의 단절이 삭제되었고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의 호흡으로 진행되고 있다.
삭제에 가까운 로딩의 부재를 우리는 이미 경험한 바 있다. 2018년 출시한 ‘갓 오브 워’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의 호흡으로 게임 플레이를 이끌어 나갔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와는 별도로, 긴 호흡으로 구성된 게임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는 타이틀이기도 했다. 여정을 진행하는 과정이 아무런 끊김 없이 롱테이크로 펼쳐지며, 플레이어들이 보다 게임에 밀접하게 다가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PS5의 마일즈 모랄레스도 이와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더 나아갔다. 건물 밖 오픈월드에서 건물 내부로. 오픈월드 곳곳에 자리한 마커를 수집하는 과정도. 모두 로딩 없이 하나의 선상에 위치한다. 작은 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진 결과물은 큰 차이로 이어진다. 플레이어가 패드를 내려놓지 않는다면 마일즈 모랄레스는 계속해서 진행되는 것과 같다.
초기 로딩 외에도 실질적으로 로딩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게임 디자인도 확인할 수 있다. 전작과 비교해서 건물 내부의 활동은 큰 차이를 보여주도록 게임이 설계되어 있다. 전작에서 내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로딩을 한 번. 밖으로 나갈 때 한 번을 겪는 구조로 게임이 디자인 되었다면, 마일즈 모랄레스는 이러한 구조를 조금 다르게 설계하려 했다.
구조를 다르게 만들면서 효율적으로 로딩을 분산시키는 한편, 게임 플레이 도중 오픈월드를 로딩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전작처럼 바로 공간으로 진입하는 것이 아닌 환풍구를 통한 효율적인 로딩이 대표적이다. 마일즈 모랄레스의 내부 공간은 환풍구를 통해서 좁은 공간들이 계속해 연결되어 있는 구조를 가진다. 전작에서도 환풍구 플레이는 등장했지만 이를 더 효율적이고 자주 사용하는 형태에 가깝다.
플레이어는 적들이 위치한 내부 공간을 환풍구 벤트를 통해 이동한다. 환풍구를 거쳐 이동하는 시간은 적지많은 않다. 다음에 나올 공간이 크다면 환풍구를 통해서 이동하는 시간이 더 길게 설정되어 있다. 그리고 이렇게 환풍구 또는 좁은 공간을 이동하는 플레이를 스파이더맨 답게 만들어뒀다.
때문에 환풍구에서의 이동 시간이 길수록 게임이 늘어질 것이란 생각은 접어두어도 좋을 것 같다. 개발사인 인섬니악은 긴 환풍구에서도 게임 플레이를 접목시키는 것을 잊지는 않았다. 환풍구 속에서 돌아가는 팬을 웹 슈터로 멈춰 진행을 이어나가거나, 때로는 시간을 들여 돌아가도록 길을 배치해뒀다. 평면으로만 진행하는 것에 머무르지도 않는다. 때로는 수직으로 내려가도록 플레이어를 유도하는 등 좁은 공간에서의 탐험을 밀도있게 구성하고자 했다.
이렇게 게임 플레이가 이어지는 도중 미리 다음 공간을 로드하는 구조이기에 플레이어는 건물 내부에서 외부로 나갈 때의 로딩을 겪지 않는다. PS5는 물론 PS4 또한 이런 구조는 그대로 적용된다. 놀랍게도 어느 플랫폼에서나 환풍구를 통해서 오픈월드 환경으로의 빠른 진입이 가능하다. PS5에서 내부 미션을 마치고 환풍구를 통해 바로 빠져나갔다면, 이는 PS4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일즈 모랄레스는 PS5에서 두 가지의 그래픽 선택 옵션을 제공한다. 제공되는 옵션은 ‘그래픽 우선’과 ‘성능 우선’. 초기값은 그래픽 우선으로 설정되어 있고 레이트레이싱과 향상된 광원 효과와 같은 추가적인 시각 효과를 제공한다. 초당 30프레임의 게임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모드이며, 4K 해상도를 기반으로 화면이 조절된다. 성능 우선 모드는 그래픽 우선 모드에서 제공했던 레이트레이싱, 향상된 광원 효과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초당 60프레임으로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해상도 또한 낮은 해상도를 기반으로 4K 화면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오픈월드 중심의 게임 플레이가 이루어지고, 세부적인 디테일을 표현할 일이 적은 타이틀이므로 플레이어의 선택과 취향에 따라서 두 모드를 선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성능 우선은 전투에서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있으며, 얼핏 보기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한 단적인 차이는 건물 유리창에서의 반사 표현이다. 그래픽 우선에서는 건물 외벽 유리창이 외부 환경을 그대로 반영한다. 창에 붙어있는 마일즈 모랄레스의 모습 또한 반사되며, 모델링된 건물들이 그대로 표현된다. 성능 우선 상태에서는 외부의 건물 그대로가 아닌, 가상의 건물들이 유리창에 자리한다. 카메라를 돌려 외부를 둘러보면, 환경이 고스란히 반사되는 것이 아님을 바로 알 수 있다.
비주얼 부분에서는 지난해 개봉했던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유니버스’의 영향을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주인공도 마일즈 모랄레스로 같을 뿐더러, 이미 뉴유니버스 코스튬까지 추가해 둔 상태다.
인섬니악은 이렇게 그간의 미디어 믹스를 게임 내에 반영하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이를 해석하는 것에는 도가 텄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타이틀에서도 이와 같은 부분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그레인과 관련한 기본 옵션이 10(최대치)으로 설정되어 영화와 같은 느낌을 주고 있기도 하며, 차세대의 성능을 십분 활용하여 보다 영화에 근접한 비주얼로 게임을 마감하고 있다.
하지만 전작에서도 그러했듯이, 모든 것을 그대로 반영하기 보다는 내용을 약간 비틀었다. 그리고 이를 인섬니악만의 마일즈 모랄레스로 승화시켰다. 마일즈 모랄레스의 메인 빌런은 팅커러와 프라울러. 그리고 에너지 기업인 록손까지 다양한 악역들이 자리한다.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는 없지만, 전작과의 일부 연결고리까지 기획하여 전작을 플레이한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회상거리를 남긴다.
피터 파커의 얼굴은 이제 톰 홀랜드에 조금 더 근접해졌다. 어려진 느낌이 들기도.
그렇지만 전작의 것에 기대기만 하지는 않는다. DLC가 아닌 스탠드 얼론으로 기획된 타이틀이기에 한 작품 내에서 최대한 다양한 악역과 갈등 구조를 선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춘 편이다. 이를 통해서 전작과는 다른 형태의 빌런, 반전 요소들이 자리하게 됐다. 마일즈 모랄레스라는 캐릭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일종의 국룰이라고 할 수 있는 설정도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 게임 플레이 한 시간 안에 어느 정도 빌런들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전작의 이야기가 히어로로서 어느 정도 완성된 피터 파커에서 시작한 형태였다면, 마일즈 모랄레스는 갑작스레 슈퍼 파워를 얻은 초보 히어로로 설정되어 있다. 전작의 DLC에서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는 단서들이 나오기도 했기에, 마일즈 모랄레스 본편을 통해서 한 명의 히어로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는 것에 위화감은 없다.
몇 번 사건을 말아먹기도 한 초보 히어로 마일즈. 그렇기에 마일즈 모랄레스는 피터 파커와 달리, 정신적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다. 위기를 맞이하여 새로운 능력을 습득하기도 하고 선거에 나가려는 어머니와의 갈등, 조력자와 시민들의 호응. 그리고 빌런들의 활동 사이에서 끊임없이 내적 갈등을 이루어내고 교훈을 얻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스파이더맨이 부재한 뉴욕을 지켜내야하는 책무를 짊어지고 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점도 큰 차이다. 전작의 피터 파커가 다수의 빌런과 홀로 대적하는 갈등을 보여줬다면, 마일즈 모랄레스는 전작과 다른 갈등 구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비틀어 뒀다. 이외에도 게임 내에는 친구이자 조력자인 강케를 비롯해 다수의 조연이 등장하고,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방향에서의 게임 플레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마일즈 모랄레스의 게임 플레이는 전작인 마블 스파이더맨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큰 틀에서는 변경된 부분이 없다. 특징적인 프리 플로우 전투, 빌딩 숲에서의 웹 스윙과 도시 곳곳에 있는 수 많은 마커까지. 전작을 플레이했던 사람들에게는 익숙할 만한 요소들이 게임 전체에 포진한다. 첫 인상 만으로는 ‘캐릭터만 바뀌고 큰 변화가 없네? ‘라는 감상을 내놓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아무런 변화 없이 적용된 것은 아니다. 시스템 측면에서의 변화는 전작의 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새로운 기능과 스킬들이 어우러지면서 다른 느낌과 리듬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일즈가 새로운 세대의 스파이더맨이기에,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정체성에 마일즈의 정체성을 추가적으로 더한 것이기도 하다. 코믹스에서의 마일즈가 스파이더맨의 명성에서 시작하여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했듯이, 게임에서의 마일즈 모랄레스도 이와 같은 방향을 따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출시한 마블 스파이더맨이 구축한 대표적인 토대는 ‘전투 시스템’이다. 게임 플레이의 기본이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는 전작의 것에 마일즈 모랄레스의 정체성이 더해졌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전투의 흐름은 프리 플로우를 통한 액션을 선보이는 것에 주목한다. 적의 타입에 따라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조합의 적들과 구조물을 활용하는 전투 측면은 같은 방향성을 가져가고 있다.
여기서 마일즈 모랄레스의 정체성, 전기충격과 투명화가 적용되면서 전투는 보다 복잡해지고 다양하게 변화한다. 마일즈는 피터 파커보다 사용하는 장비의 숫자가 적다. 초기에는 두 개의 장비만을 사용할 수 있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두 개의 장비를 더 입수하여 총 네 개의 장비만을 사용한다. 피터가 8개의 장비를 사용했던 것을 생각하면 1/2로 줄어들었다.
장비들의 효과도 전작과는 다른 방향의 활용을 보여주고 있다. 전작에서 피터 파커의 장비들은 적을 개별로 무력화 하거나, 공격 시에 간접적인 지원을 받는(드론) 것에 치중하여 직접적인 액션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었다. 몇 개의 장비는 웹 슈터의 기능을 강화하여 사용했었고 적 다수가 등장할 때 수를 빠르게 줄이는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마일즈는 이와 다르게 웹 슈터 하나. 홀로그램과 중력 함정, 트랩 마인까지 단 네 개만을 가지고 있다. 각 장비는 직접적인 전투보다는 은신 플레이에서의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장비마다 고유한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장비들이 베놈 액션의 연출과 강렬함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전작과 차별화가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장비가 적을 한 지점으로 당겨오는 중력 함정이다. 적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한 장소로 모아버리는 중력 함정은, 마일즈의 베놈 능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기회로 이어진다. 잔뜩 모아두고 공중으로 적을 감전시키며 띄우는 ‘베놈 점프’를 사용하는 식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외에도 처음부터 주어지는 베놈 펀치 또한 마일즈 모랄레스의 특징적인 플레이를 대표한다. 적의 방어를 한 번에 파괴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무리 액션 (피니셔)와는 별개로 주어지는 기능이기에 게임 플레이가 보다 복잡하게 진행된다. 캐릭터 육성 측면에서도 베놈 액션들에 새로운 기능을 덧붙이면서 추가적인 효과와 액션이 가능하도록 선택지를 늘려나가는 형태로 게임을 설계했다.
이와 같이 전작의 프리 플로우 전투를 기본으로 베놈 모드의 액션을 추가한 마일즈 모랄레스는 전작을 플레이한 사람에게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갈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액션 자체의 연출과 피드백이 한층 더 자극적이고 직접적으로 변했기에, 톡 쏘는 맛이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전투에서의 추가 요소들로 인하여, 마일즈 모랄레스의 전투는 전작이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렬하게 다가온다.
짧고 강렬하게 '쏘는' 베놈 모드의 능력들.
전작에서 다양한 연출을 보여줬던 피니셔 (마무리 일격)도 더욱 풍부해졌다. 마일즈의 위치, 적의 상태. 주변 환경에 따라서 피니셔 연출은 계속해서 달라지며, 차세대의 광원 표현까지 더해져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나간다.
무엇보다 다른 캐릭터와 함께 연출되는 피니셔까지 등장하고 있다. 초보 히어로인 마일즈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른 캐릭터와 함께 적을 상대하고 조언을 받기 때문이다.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개발사가 선보인 합동 피니셔 연출은 마블 코믹스 원작을 알고 있는 사람은 물론, 전작을 플레이한 팬들에게도. 영화 시리즈를 감상한 팬들에게도 모두 놀라움으로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다.
플레이와 관련된 피드백 측면에서는 도심에서의 웹 스윙에 PS5 만의 기능이 적용됐다고 정리할 수 있다. 듀얼센스의 새로운 기능 어뎁티브 트리거가 여기서 등장한다. 어뎁티브 트리거에서 가해지는 압력을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직접적이기보다는 섬세하게 구성되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게임 플레이 시, 트리거에는 항상 약간의 압력이 가해진 상태가 유지된다. 압력이 없을 때 트리거가 쉽게 눌러지는 것과 달리, 거의 끝 부분에서 강한 압력을 느낄 수 있다. 상시로 약한 압력을 주는 것을 시작으로 압력 수치를 조금씩 조절하면서 웹 스윙의 느낌을 촉감으로 묘사한다. 달라지는 압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우선은 트리거를 끝까지 꾹 누르는 것이 아니라 압력이 커지는 부분 직전까지만 손가락을 누를 필요가 있다. 이 상태에서 웹 스윙 도중 마일즈의 속도가 빠르다면 거미줄이 걸렸을 때의 압력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이 체감된다.
고점에서 거미줄이 끊겼을 때는 압력이 ‘톡’하는 느낌으로 손가락에 전달되며, 웹 스윙 도중에는 압력이 조금 더 강해지는 형태로 구현했다. 섬세하게 표현한 상태이기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변화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직접적으로 압력 변화를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으로 어뎁티브 트리거를 통해 매우 인상적인 결과물을 남기지는 못했기에, 이 부분에서는 개선될 여지를 남긴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 내에서 트리거를 플레이에 활용하는 것이 웹스윙 뿐이므로, 보다 직접적인 피드백을 느끼기 위해서는 압력을 더 강하게 표현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게 마일즈 모랄레스는 전작 마블 스파이더맨에서 나아가, 자신만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게임을 구성하고 발전시켰다. 근간은 전작과 마찬가지지만, 몇 개의 변화 만으로도 충분히 달라지는 체감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차세대 기기에 대응하면서 끊기지 않는 호흡으로 플레이어를 이끌어 나간다.
PS4와 PS5로 동시에 출시되는 게임임을 차치하고도, 마일즈 모랄레스의 완성도는 흠잡을 데 없는 수준이 분명하다. 큰 폭의 그래픽 발전을 이루어내지는 못했지만, 전작과는 다른 시기와 분위기에서 새로운 모습의 뉴욕을 표현하는 것에 성공했다. 화창한 여름이 아닌 눈이 내리고 하늘이 높은 뉴욕은 새로운 주인공과 갈등에 맞춘 분위기를 보여주는 셈이다.
그래픽의 발전으로 전작과 비교해서 색감이 조금 변화한 상태다.
스탠드 얼론이기에 게임의 분량도 충분한 수준을 보여준다. 사이드 퀘스트는 더이상 전투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행동과 기능을 제공하면서 볼륨을 늘리고 있다. 차량을 확인하기 위해서 번호판을 촬영한다거나, 근접해서 특정 인물의 얼굴을 촬영하는 등 베이스 플레이와는 별개의 행동을 사이드 퀘스트 내부에서 끝날 수 있도록 조절했다.
맵 곳곳에 위치한 수집물은 전작과 다르게 스트레스의 강도가 많이 줄어들었다. 수집에서 귀찮음 보다는 모험과 발견의 경험을 위주로 설계된 상태다. 전작에서 비둘기를 쫓았던 경험에 비춰보면, 반복과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 또는 성취감보다, 소소한 발견으로 방향이 전환되었다고 할 수 있다.
뉴욕 곳곳에 자리한 은닉품은 물론, 피터 파커가 사전에 만들어둔 도전 과제들. 그리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추가되는 음성 대화 찾기 등은 각자 자른 형태의 플레이를 기반으로 설계된 모습이다. 은닉품은 특정 장소에 있는 박스를 찾아 개봉하는 발견을. 도전 과제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전투와 웹 스윙 등의 조작 능력을 시험하는 행위로 구성된다. 스토리 중반부 이후 추가되는 새로운 수집물은 주변 소리를 수집하고 비교하는 조사의 연장선에 가까운 경험으로 유도한다.
이외에도 골목 곳곳에 자리한 범죄행위를 막거나, 소소한 도전들을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편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게임 내에서 터치패드를 스와이프하면, 조력자 '강케'가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플레이어가 이용할 수 있는 퀘스트와 도전과제를 리스트로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듀얼센스의 PS로고 버튼을 누르면,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주 임무 / 도전 과제 등으로 바로 연결되는 네비게이션이 콘솔 UI 측면에서 제공된다. PS5에서 지원하는 기능을 통해서 바로 게임 플레이로 이어지는 구조다. 메뉴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하면, 게임 내에서 해당 임무 또는 도전과제가 선택되고 네비게이션으로 해당 지점을 목적지로 표시해주는 형태다.
정리해보면, 새로운 세대의 스파이더맨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는 코믹스에서도 그러했듯이 게임에서도 피터 파커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선보이는 것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마블 스파이더맨 출시 당시 작성되었던 리뷰에서 ‘인섬니악 스튜디오 역사상 최고의 게임’이라고 표현한 바 있는데, 이번 마일즈 모랄레스는 전작의 명성을 뛰어 넘을 정도의 재미를 보장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개발사가 가지고 있는 스파이더맨에 대한 애정은 무수한 떡밥들과 자신들만의 캐릭터 구축으로 이어졌다. 아낌없이 캐릭터를 쏟아내면서도 스파이더맨과 관련된 몇 가지 법칙도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 개발자들이 스파이더맨의 팬이기에 표현해야 할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기존의 설정을 비틀어야 신선함을 줄 수 있는지를 인지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액션 측면에서의 새로운 리듬. 그리고 로딩 시간의 삭제로 긴 호흡을 가져간 마일즈 모랄레스는 전작을 플레이했던 사람들이 열망했던 후속작으로서의 완성도를 입증했다. 애정과 기술적 발전으로 빚어낸 이번 타이틀은 ‘인섬니악이라는 개발사의 대표작’이라 불릴 수 있는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PS4의 황혼기에서. 그리고 PS5라는 차세대가 시작하는 첫 날에 반드시 플레이할 만한 가치가 있는 타이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작성 / 편집 : 안민균 기자(ahnmg@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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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4로 하면되지않나요? 전 플4로할라는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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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를 풀퀄리티로 하는게 낫겠음? 아니면 2회차를 풀퀄리티로 하는게 좋겠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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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원작에서 부터 나온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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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한테 따져야할듯
(IP보기클릭)221.153.***.***
게임 확실하구먼
(IP보기클릭)92.38.***.***
(IP보기클릭)14.52.***.***
MOR:모알
플4로 하면되지않나요? 전 플4로할라는뎅 | 20.11.06 22:37 | |
(IP보기클릭)223.38.***.***
저도 플4로 할건데 하면서도 아쉬울거같긴해요 이걸 플5로 하면 얼마나 더 좋아질까 생각날듯 | 20.11.07 11: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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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4로 하다가 나중에 플5사면 무료업그레이드해서 다시하면되지 걱정들도 참 많으시네.. | 20.11.07 12: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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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8744214418
1회차를 풀퀄리티로 하는게 낫겠음? 아니면 2회차를 풀퀄리티로 하는게 좋겠음?ㅋㅋㅋ | 20.11.07 13: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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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무슨 뜻인지는 이해 되요~ 다회차 플레이어들은 이해를 못 하는 부분일수도 있지만 ㅎ 그런데 게임기 가격이 그냥 마트에사 우유하나 사먹는 가격이 아니라서.. 저도 그냥 ps4로 플레이하려고요 | 20.11.07 19: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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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는 무료업그레이드 지원해주니 그냥 플4버전으로 즐기다가 플5 샀을때 업글해서 즐겨도 되지요. | 20.11.07 20: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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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회차 유저의 시선으로는 그럴순있는데 초회차만 하는 유저들은 이왕 첫플레이를 ps5로 하고싶은게 이상한건 아닌거같아요 | 20.11.10 14: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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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가격 저렴해지면 ps4로 즐길 생각입니다 | 20.11.15 11: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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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고 말한사람 아무도없는데 | 20.11.18 15: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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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확실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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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효만
모랄레스 원작에서 부터 나온 특성 | 20.11.07 0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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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효만
마블한테 따져야할듯 | 20.11.07 01: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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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효만
스파이더 스트렝스 초인적인 근력과 회복력, 속도와 지구력을 가지고 있다. 초인적인 순발력과 반사신경을 가지고 있다. 벽에 달라붙거나 오를 수 있다. 스파이더 센스(Spider-sense) 생체 전기 조작 능력(Bio-Electrokinesis) 마일즈는 신경계에 흐르는 생체 전기를 조작해 공격에 이용하는데, 거미줄에 흐르게 하는 수준에서 전기 빔을 쏘거나 펀치를 강화하는 등 출력도 자유롭다. 타인의 생체 전기에도 간섭할 수 있고 전기 능력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 뿐만 아니라 운신을 자유롭지 못하게 하거나 전자 장비를 망가뜨리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스파이더 카모플라쥬 입고있는 옷을 포함해 순식간에 주변환경과 동화되어 사실상 투명해지는 능력. | 20.11.07 11: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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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도 결국 디지털버전 샀는데 | 20.11.10 01: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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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매장들은 예약받던데 온라인은 여태 소식이없네요 | 20.11.07 12: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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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탐은 12시간이고 가격은 풀프라이스인가요..? 70불이던데 | 20.11.08 16: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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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불 정도입니다 | 20.11.08 20: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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