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gamer.ne.jp/gp/yurimaster/shortstory3.html
단 1번, 사랑의 도피를 한 적이 있어요. 2월. 1년 중 제일 추운 달에. 12일.
저와 코코로, 자매 두 사람의 같은 생일에……아, 저희들은 2살 차이지만 우연히? 같은 날에
태어났어요.
그건 4년 전의 일이에요.
5년 전에 양친이 이혼하고, 저희는 각자의 어머니를 따라가게 되어, 오오토리 아이와 야나기야 코코로, 성이 바뀌어
다른 사람 같이 되어, 살고 있는 곳도 지방과 제도로 나뉘어 서로 떨어지게 되었어요.
저희가 만나도 되는 건 1년에 1번, 두 사람의 생일만이라고 정해놨어요.
다음해, 첫 만남의 날.
제가 17살, 코코로가 15살. 만난 건, 제도의 북쪽, 현을 하나 넘은 곳에 있는, 제 고향(원래는 두 사람의 고향) 마을에서. 둘이서 생일을 축하하고, 계속해서 손을 잡고 보냈어요.
굉장한 한파가 오는 바람에, 추워서.
저희는 제일 추운 달에 태어난 자매.
『그래서, 딱 붙고 싶어지는 거야. 운명이라구』
코코로가 마음에 들어하는 대사였어요.
2월이 제일 추운 달……이라는 건 실은 반은 정답이고 반은 오답인 듯 해요. 기상 데이터로 봤을 땐, 역시 1월이
제일 춥고, 하지만 2월은 춥고 따뜻함의 차가 극심해서 체감 온도로는 제일 춥다 느끼기 쉽다, 그런 이야기래요.
――말하자면 2월이 제일 춥단 거잖아.
제가 생각하고 있었더니 코코로가 딱 잘라 말했어요.
――응, 체감적으로는, 말이야.
――그거 그거. 기상 따위, 데이터 따위 아무래도 좋아. 체감, 내가, 아이에게 딱 달라붙고 싶다고 느끼는 게 중요한 거야. 틀려?
――아니, 틀리지 않아. 나도 마찬가지야.
――……춥네.
――응, 추워.
――나, 추워, 입술도.
――후후, 덥혀줄까?
――응, 아이의 입술로 덥혀줘.
"도망쳐버릴까, 어딘가, 먼 곳으로"
말을 꺼낸 건 누구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아요. 어쩌면, 키스를 끝낸 뒤 동시에 말했을지도 몰라요.
겨울의 맑은 오후.
저희는 역을 향해, 무작정, 적당히 티켓을 끊고, 적당히 전차에 올라타, 북쪽으로 향했어요. 제도와는 반대
방향. 보다 추운 방향으로. 도망자는 북쪽으로 향한다, 라는 말이 있는 듯 해요. 전차 안에서도, 나란히 좌석에 앉아
흔들리는 동안, 계속해서 손을 잡고 있었어요. 저물어가는 하늘. 차내는 히터가 틀어져있었지만 추워서, 덥히려는 것처럼.
――방금 전 할머니, 귤을 주다니 다정했지.
――응, 달고, 맛있었어. 대부분은 코코로가 먹어버렸지만…….
――…….으, 미안해, 나도 모르게.
――아니, 괜찮아.
――아이, 나 말이야. 게임 만드는 걸 공부하고 있어. 언젠가, 아이의 그림으로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뭐 독학이긴 하지만.
그건, 어릴 적 얘기했던, 저희의 꿈이었어요.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하는 저, 게임을 좋아하는 동생, 코코로.
"둘이서, 하나의 게임을 만들자"
어째서, 코코로가 또 다시 그 꿈을, 여기서 입 밖에 낸 건지. 저로서는 알 수 없기에.
――아이, 어쩐지 마음 속으로 가는 것 같네.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꼭 잡은 손, 흔들리는 전차, 창 밖은 밤이 스며든 저녁놀. 지금, 어느 지점에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돌아갈 거라면, 당일치기로 코코로가 제도로 돌아간다면.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위험한 시간인데……)
만나도 되는 건 생일 하루뿐.
그 날 안에 돌아가야만 한다.
내 손을 잡은 코코로의 손이, 조금 전부터 단단하게 꼭 쥐어져서.
나는, 나아갈 것인가, 돌아갈 것인가.
Select-A
나아가는 건 용기인 걸까요.
"용기"
그건 제겐 연이 없는 단어이기에. 자신의 소심함과 겁쟁이스러움에는 자각도 있고 자신감도 있긴 해요.
나아가는 것을 고르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분명 오늘은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어.
돌아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내일 돌아가면, 어떻게 될까. 돌아가지 않는다면. 저희 둘의 엄마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화를 낼까? 질색을 할까? 걱정을 할까? 슬퍼할까?
잘은 모르겠지만요.
「……용기 따윈, 없어. 나한테는」
중얼거리듯 저는 말했어요.
소심한데다 겁쟁이에다, 솔직한 사람이었어요.
코코로는 나아가고 싶은 건지, 돌아가고 싶은 건지.
그저, 제 중얼거림에 조그맣게 「키득」하고 웃으며,
「알고 있어. 겉으론 조용한 척 하지만 야한 아이니까, 아이는.」
「정말이지, 관계 없잖아. ……틀리다구」
「에, 틀리지 않은데. 나 같은 것보다, 훨씬 엉큼하니까」
「그러니까안」
「됐어, 나는 그런 아이를 좋아하니까」
「그치만 말이야……」
"그치만"으로는 부자연스러운 대화의 흐름이었어요. 코코로가 이상한 듯한 표정으로, 저를 보고 있는 걸 알았어요.
「그치만, 손이 떨어지질 않는걸」
이건 용기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떨어지지 않는걸, 잡고 있는 이 손이. 마법 같은 거라도 있는 거려나. 코코로, 혹시 쓸 수 있는거야? 마법 걸었어?」
잡은 손이 떨어지지 않게 되는, 마법.
코코로의 시선.
「응, 걸었어. 있다구, 마법 같은 건」
「그렇구나, 그럼 어쩔 수 없겠네」
이건 용기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저, 함께 있고 싶을 뿐인데)
오히려 정반대의――……
「나쁜 마법을, 걸어버렸네」 코코로의 웃음.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말이죠.
***
그날 밤, 갈 수 있는 데까지 간 저희는 쥐꼬리만한 돈으로, 역 근처에서 싸고, 오래된 호텔에 묵었어요.
……잊을 수 없는 밤이 되었어요. 아, 거사는 치르지 않았다구요?
마법은 하룻밤만에 풀렸어요.